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한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탈탄소 전략 실행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현지 시각) 글로벌 투자자 연합 ‘기후행동100+(CA100+)’는 탄소배출량이 많은 166개 글로벌 기업의 기후 관련 지표를 분석한 ‘넷제로 컴퍼니 벤치마크’ 보고서를 발표했다. CA100+는 전 세계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 투자기관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 700여 명의 투자자가 함께하고 있으며 이들이 관리 자산 규모는 약 68조 달러(8경2280조원)에 달한다.
CA100+는 이번 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중단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탈탄소화 전략 ▲자본 배분 조정 등 10가지 기준으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69%의 기업이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세우고 있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52%보다 17%p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단기 목표인 2025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수치화하고 있는 기업은 7%에 그쳤다. 2026년부터 2035년까지의 중기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운 기업도 17% 수준에 머물렀다. CA100+은 “많은 기업이 탄소중립 약속을 내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기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맞게 탄소저감을 위한 설비나 시설 투자 계획을 세우겠다고 약속한 기업은 9곳으로 5% 수준에 그쳤다. 또 절반 미만인 42%의 기업만 공급망과 소비자가 제품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스코프3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발렌틴 얀 CA100+ 프로젝트리더는 “기업은 탈탄소화 전략을 배출 목표에 맞게 정량화하고, 배출 감소 목표에 대한 방법론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