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2주간 피란길에 오른 어린이가 100만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난민 20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다.
9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현지 민간인 피해 실태를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러셀 사무총장은 이번 분쟁으로 사망한 어린이는 최소 37명, 부상당한 어린이는 최소 50명이라고 덧붙였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개전 2주 새 우크라이나를 떠난 전체 난민은 8일 집계 기준 200만명이 넘는다. 그중 50%가량이 아동인 셈이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9일 0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민간인은 어린이 37명을 포함해 516명이라고 밝혔다.
러셀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아동 병원이 폭격당한 소식을 언급하며 “이번 공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 아이들과 가족에게 가한 끔찍한 해악이 드러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에서 마리우폴 어린이 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참사는 심각한 수준이며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시의회도 병원이 몇 차례 폭격당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민간인 대피를 위해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3차 협상 결과에 따라 8일에 이어 9일도 인도주의 통로를 확보해 민간인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