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시각장애인 지자체 접근 어렵다” 전국 청사 시설 60% 기준 미달

국내 지방자치단체 청사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점자블록 등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점자 안내 시설의 미설치율은 52.9%에 달했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유지 관리가 잘못된 점형 블록./보건복지부 제공
유지 관리가 잘못된 점자블록. /보건복지부 제공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달 전국 도·시·군·구 업무청사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총 278개 청사, 6021개 조사 대상 항목 중 세부 기준에 따라 올바르게 설치된 비율(적정설치율)은 38.8%였다. 올바르지 않게 설치된 시설 비율(부적정설치율)은 38.8%, 미설치율은 23.8%였다.

조사는 ▲매개시설(출입구 접근로 정비, 출입구 단차 제거 등) ▲내부시설(문·복도·승강기·에스컬레이터 사용 편의) ▲위생시설(화장실) ▲안내시설(점자블록, 경보·피난 설비) ▲비치용품(점자 업무 안내 책자, 8배율 이상 확대경) 등으로 구분해 시행됐다.

이 중 위생시설의 적정설치율이 15.1%로 가장 열악했다. 다음은 안내시설(26.7%), 비치용품(33.1%), 매개시설(47.9%), 내부시설(48.7%) 순으로 미흡했다. 특히 주요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인 점자블록, 점자 표지판, 점자 안내판 등의 적정설치율은 28.1%로 매우 낮았다. 미설치율도 52.9%로 높게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다.

지역별로는 충북 소재 청사의 적정설치율이 31.9%로 17개 지역 중 가장 낮았다. 경북 소재 청사도 미설치율이 35.5%로 가장 높아 열악한 상태였다. 울산광역시 소재 청사는 부적정설치율이 44.4%에 달했다. 연합회 측은 이에 대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방법과 지침에 대한 숙지와 준수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잘못 설치된 편의시설은 올바르게 설치하도록 조치하고, 미설치된 곳은 조속히 설치할 수 있도록 25일 전국 지자체에 시정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시정명령을 받은 지자체는 올해 상반기까지 조치한 후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복지부는 하반기 중 이행결과에 대한 현장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조치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이 올바르게 설치돼 시각장애인들이 청사 접근, 이용 시 겪는 불편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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