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뜨거워진 지구, 해양생물은 더 깊은 바다로 숨는다

/픽사베이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양생물들이 더 깊은 바다로 서식지를 옮기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학교 동물학과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생물지리학(global ecology and biogeography)’에 최근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심화로 인한 해양생물의 서식지 이동 현상은 지중해에서 두드러졌다. 지중해 평균 수온은 30년마다 1도씩 올랐으며, 상승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연구팀은 “물고기, 갑각류, 연체동물 등 지중해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이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985~2017년 지중해에서 실시한 해저 탐사 기록을 메타 분석했다. 이 시기 각 해양생물이 거주하는 최소 수심은 평균 55m 깊어졌다. 다만 모든 종에서 동일한 패턴이 나타난 건 아니다.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냉수종은 따뜻한 물에 사는 온수종보다 더 깊은 바다로 서식지를 옮겼다. 바다 깊은 곳에서 살 수 있는 생물일수록, 활동할 수 있는 온도 대역이 넓을수록 더 아래로 내려갔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해양생물의 이동은 인류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논문 교신저자인 샤하 채킨 연구원은 “정책결정자들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면 심해로 서식지를 옮긴 종에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는 범위에 해양 보호구역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어류 포획도 지금보다 더 깊은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어업을 하기 위해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하고, 결국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할 수 있다.

채킨 연구원은 “해양생물이 따뜻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이미 대구와 같은 물고기는 물속에서 더 내려갈 곳이 없어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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