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법] 모든 놀이터가 통합놀이터가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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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현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함께 놀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즐거운 공간.”

통합놀이터법개정추진단이 지난해 팝업 통합놀이터 행사에서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통합놀이터란 모든 어린이가 장애 유무나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놀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놀이터를  의미한다. 풀어서 ‘무장애 통합놀이터’라고도 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통합놀이터가 단순히 지체장애인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장애인 전용 놀이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단순히 놀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놀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듯 놀이터는 놀이라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서로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놀이터에서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된다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기회를 갖기 어려워진다. 어린이들은 놀이터에서 장애인이 없는 반쪽짜리 사회만 경험하게 되는 셈이다. 장애와 비장애 통합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이 이루어지려면 놀이터에서부터 통합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통합놀이터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통합놀이터가 일부 지역에 조금씩 설치되고 있기는 하지만, 법령상 제약 등으로 인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행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는 장애가 있는 어린이가 접근할 수 있는 놀이시설 설치에 관한 규정이 없다. 어린이놀이시설을 설치하는 자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제17조에 따라 안전인증을 받은 어린이놀이기구를 행정안전부장관이 고시하는 시설기준과 기술기준에 적합하게 설치해야 하는데, 해당 기준에는 장애가 있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이 열거돼 있지 않다. 따라서 휠체어 그네와 같은 놀이시설은 어린이놀이터에 함께 설치될 수 없는 실정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7조에 따르면 모든 아동은 장애 유무나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완전히 참여해 놀 권리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6조 제1항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아동이 장애를 이유로 한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다른 아동과 동등한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그렇다면 장애가 있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을 규정하지 않아 통합놀이터의 설치를 가로막는 어린이 놀이시설의 시설기준과 기술기준은 위 규정들에 배치되는 지점이 있어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통합놀이터를 확산시키기 위해 여러 인권 단체들이 2018년 통합놀이터법개정추진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던 통합놀이터 설치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모든 놀이터가 통합놀이터로 전환되는 그날, 어린이들은 분리와 배제, 차별을 겪지 않고 함께 어울리는 사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공동기획 |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재단법인 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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