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경대가 ‘나만의 사업장’… 미용실 ‘표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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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2.0]③ 국내 첫 ‘공유 미용실’ 연 심재현 대표

지난 4일 세븐에비뉴 경기 부천점에서 만난 심재현 대표는 “미용사로 일할 때보다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숙박·운수 업계에서 시작된 공유경제 바람이 미용 업계에도 불고 있다. 저임금·중노동에 시달리던 미용사들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손님은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유 미용실’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팔레트에이치, 살롱포레스트, 쉐어스팟 등 지난해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공유 미용실 브랜드만 10여 개다.

공유 미용실 붐을 몰고 온 주인공은 20여 년간 미용사로 일한 심재현(43) 대표다. 지난 2018년 서울 마포구에 국내 최초로 공유 미용실을 열었다. 현재는 서울 강남구와 경기 성남·부천 등까지 합쳐 모두 네 곳의 공유 미용실을 운영한다. 지난 4일 세븐에비뉴 부천점에서 심 대표를 만났다.

“세븐에비뉴의 미용사들은 모두 ‘디렉터’로 불립니다. 기초 교육을 수료해 디렉터로 선발되면 약 2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미용사들이 각자 경대를 맡아 일을 시작합니다. 근무 일정도 알아서 짜고, 일해서 얻는 수익의 최대 50%를 가져갈 수 있어요. 기존 미용실이나 공유 미용실이나 미용사 신분은 모두 ‘프리랜서’지만, 기존에는 미용사가 일주일에 60시간씩 일하면서도 자신이 올린 수익의 30%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미용사와 사업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죠.”

세븐에비뉴의 미용사는 지휘·감독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가 아니라 플랫폼을 사용하고 수수료를 지급하는 ‘파트너’다. 회사는 미용사들에게 ▲홍보·마케팅 ▲브랜딩 ▲미용 기술 개선 ▲노무 관리 등 교육을 제공하고, 개별 미용사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도록 지원한다. 그래야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익도 커진다. 현재 세븐에비뉴에는 약 30명의 미용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일을 일하고, 하루 평균 7시간 근무한다. 일하는 시간이 대폭 줄었는데도 월평균 소득은 10% 이상 늘었다. 일주일에 6일, 하루 평균 7시간 근무하면서 한 달에 약 1000만원의 수익을 거두는 미용사도 있다.

심 대표는 “미용사에게 자율을 부여하면 스스로 더 큰 수익을 위해 노력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업주가 가져가는 이익도 많아진다”고 했다. “20년 넘게 미용업에 종사하면서 내린 결론은 주인이 돼야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겁니다. 노동자를 충분히 대우하지 않으면서 주인처럼 일하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공유 미용실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 소비자는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용사의 경력과 포트폴리오, 시술별 가격 등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현재 모발 상태와 원하는 스타일 등과 관련해 미용사와 상담하고, 가격까지 결정된 상태에서 원하는 날짜에 미용실을 방문하면 된다. 미용사의 실력이나 가격, 스타일 등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깜깜이’ 시술을 받는 시스템을 개선했다.

세븐에비뉴는 상반기 안에 모바일 기반 ‘원스톱 미용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미용사 추천 ▲헤어스타일 추천 ▲미용 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미용사에겐 모든 시술·고객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DB)가 시각화된 형태로 제공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는 시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심 대표는 “미용사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고객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유 미용실이 3년 안에 업계 표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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