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도 트렌디한 ‘취미생활’될 수 있어요”…봉사활동 기획·운영 플랫폼 ‘서울케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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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울케어즈 창립멤버들. 왼쪽부터 오우택·김민경·송지연씨, 장승규 대표. ⓒ이영재 청년기자

‘청소 본능을 깨워보자’ ‘서울숲 갔다 성수 핫플 가자’ ‘처음인 사람도 3시간 만에 뚝딱’.

봉사활동과 참여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서울케어즈(Seoul Cares)’에는 이 같은 제목의 프로젝트들이 올라와 있다. 순서대로 골목 쓰레기 줍기, 서울숲 공원 가꾸기, 베이비박스에 놓인 아기를 위한 털모자 뜨기 봉사활동 프로젝트 제목들이다. 프로젝트에 봉사활동답지 않은 제목을 붙인 이유는 사람들이 ‘취미생활’ 하듯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승규(29) 서울케어즈 대표는 “사람들이 주말에 몇 시간 짬을 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서울케어즈의 목표”라며 “주요 대상은 봉사활동 참여율이 낮은 20·30대 직장인이고, 운영진들이 주로 활동하는 서울시내 안에서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케어즈 플랫폼 자체도 운영진들에게는 일종의 취미 같은 봉사활동이다. 모두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근 후나 휴일에 서울케어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장 대표와 서울케어즈 창립멤버 김민경·송지연·오우택(이상 28)씨를 만나 서울케어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 년에 하루만 봉사활동 가자!”

서울케어즈는 장 대표가 미국 뉴욕의 지역 기반 봉사활동 플랫폼인 ‘뉴욕케어즈(New York Cares)’를 본떠 2017년 만들었다. 뉴욕케어즈는 뉴욕 시민이 일상에서 쉽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매달 1500개가량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으며, 연간 참여자 수만 5만명에 이른다. 장 대표는 뉴욕에서 회계사로 일하며 뉴욕케어즈를 알게 됐다. 그는 “참여자가 각자 형편에 맞게 원하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뉴욕케어즈 모델을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도입해서 지역 기반 봉사커뮤니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본격적으로 서울케어즈 모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때 함께 한 이들이 김민경·송지연·오우택씨 세 사람이다. 이들은 서울케어즈에서 기획하는 봉사활동 프로젝트들이 ’부담없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일요일 저녁 1시간 동안 노숙인 식사 배식하기, 토요일 오전 2시간 동안 서울숲 거닐며 쓰레기 줍기 등 3시간 이내에 끝나면서 노동강도가 높지 않은 활동들로만 프로젝트를 꾸린다. 슬로건도 ‘일 년에 하루만 봉사 가자’로 정했다. 일 년에 하루뿐이어도 좋으니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라는 뜻이다.

참가 신청 방법도 간단하게 설정했다. 서울케어즈의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클릭해 신청 버튼을 누르고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끝이다. 봉사활동 현장에 가서도 혼자 조용히 정해진 시간 동안 봉사활동만 하면 된다. 김민경씨는 “서울케어즈 봉사활동에서는 다른 참여자들과 어울릴 의무도, 봉사활동 시간보다 더 길게 사전 교육을 받을 필요도 없다”며 “사람들이 봉사활동 참여를 꺼리게 되는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케어즈의 또 다른 특징은 봉사활동 참여자가 프로젝트 리더가 되어 직접 봉사활동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술을 전공한 리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 수업을 하는 프로젝트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리더는 환경미화 프로젝트를 기획해볼 수 있다. 리더는 봉사활동 참여자들을 인솔하고, 이들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는 운영진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리더 선발 기준을 체계화해 더 많은 사람이 리더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케어즈의 서울숲 가꾸기 봉사활동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화분에 낀 물이끼를 제거하고 있다. ⓒ서울케어즈

봉사활동이 ‘트렌디한 취미’가 되는 사회를 꿈꾸다

지난 2년 동안 서울케어즈는 약 80개의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태까지 약 400명이 서울케어즈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절반 이상이 20대다. 오우택씨는 “봉사활동에 참여한다고 하면 대개 남을 돕겠다는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보다는 좀 더 차분한 태도로 작은 보람을 느끼며 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온도를 가진 사람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서울케어즈 프로젝트의 스펙트럼을 넓혀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송지연씨도 “사회에 대한 열정적인 관심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관심으로도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면서 “봉사활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에 더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케어즈는 지난 5월 2019년 상반기 프로젝트 일정을 마무리하고 현재 하반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또 기존에 월 단위로 프로젝트를 꾸려가던 것을 연 단위로 확장해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정기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장 대표는 “서울케어즈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중장기적인 운영 모델을 설계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봉사활동이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처럼 일상적이고 트렌디한 ‘소셜 액티비티’로 자리 잡도록 하는 데 서울케어즈가 앞장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영재 청년기자(청세담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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