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일(수)

“작은 불씨가 큰 불씨로, 그 속에서 사회적 가치 나온다”…소셜밸류커넥트 현장 ‘말말말’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소셜밸류 커넥트(Social Value Connect·SOVAC) 2019’ 행사가 개최됐다. ⓒSOVAC 사무국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민간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SOVAC) 2019’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9일 SOVAC 사무국은 “전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공공기관·대기업 등 관계자 4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패러다임 전환,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행사는 사회 각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앞장서 온 전문가들의 강연과 토론으로 채워졌다. 이번 SOVAC 행사장에서 나온 주요 강연자들의 발언을 정리했다.

‘SOVAC 2019’에서 ‘지역 기업이 만드는 작은 불씨’를 주제로 기조연설하는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연합뉴스

“사회적 가치가 대단하고 큰 일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불씨가 큰 불씨가 되고 그 속에서 사회적 가치도 나온다고 믿는다.”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기업이 살면 지역이 살고, 지역이 죽으면 기업도 죽는다”며 “기업이 쇠퇴한 지역 사회를 재건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진어묵은 1953년 부산 영도구 봉래시장에서 문을 열어 3대째 이어져 온 국내 최장수 어묵 제조·판매 기업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삼진어묵 경영을 맡고 있다. 그는 ‘어묵 베이커리’ 등 고급화 전략으로 기업 성장을 견인했고, 2016년에는 비영리재단 ‘삼진이음’을 설립해 영도구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업을 살리려고 시작한 일들이 지역을 살리는 불씨가 됐고, 영도구는 도시재생의 핫플레이스가 됐다”고 말했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28일 열린 ‘SOVAC 2019’에서 사회적 가치 확산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가 사회적 가치 관련 활동을 아주 잘 한다. 학점으로 따지면 4점대일 것이다. 그런데 전공필수과목을 하나 안 들었다. 장애인 고용 문제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현재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이끌고 있는 김정호 대표는 SK그룹이 장애인 의무고용 법규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김 대표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떤 기업이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굉장히 엄격하게 바라 본다”며 “특히 SK 같은 대형 그룹사에서 국가가 부여한 의무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상시 50인 이상 고용하는 사업장에 전체 근로자의 3.1%를 장애인에게 할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김 대표 지적에 대해 “맞는 말씀”이라며 “무조건 실행하겠다”고 답했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상무. ⓒSOVAC 사무국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의 무관심’이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상무)

SOVAC 2019에서는 임팩트 투자, 사회적 기업 판로 확대, 비영리의 영속성 등 다양한 주제 아래 20개의 ‘브레이크아웃 세션’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는 최근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상무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블록체인 기술’ 세션에서 “블록체인 생태계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대중의 무관심’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관심을 모았다. 김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한 요소인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암호화폐 경제) 관점에서 살펴 보면 대중의 욕망이 좀 사라질 필요가 있다”며 “암호화폐로 큰 돈을 벌겠다는 욕망을 가진 사람이 많다보니 생태계가 안정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3~4년쯤 뒤면 블록체인 관련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현 소보로 대표. ⓒ조선일보 DB

“투자사와 투자 받은 기업은 피를 섞은 것과 같은 사이라더라.” (윤지현 소보로 대표)

인공지능 기반 청각장애인 소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소보로의 윤지현 대표는 임팩트투자사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의 한상엽 대표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윤 대표는 “한상엽 대표에게 투자 받기 이전부터 전략 수립, 영업, 팀 빌딩 등 사업 전반에서 도움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한 대표는 투자사와 투자 받은 기업은 피를 섞은 것과 같은 사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피투자자라고 불리나 보다”라고 말했다. sopoong은 소보로에 시드머니를 투자하고 엑셀러레이팅을 지원했다. 이에 한 대표는 “임팩트투자사로서 sopoong은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팀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소보로는 투자를 받아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만큼 기대되는 팀이었다”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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