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파리 협정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정반대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미국 내 억만장자, 재단, 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직접 행동에 나섰다. 미국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5∙사진) 전 뉴욕 시장은 유엔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1500만달러(약 168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자선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은 지난 1일, 이와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파리 협정 당사국들의 목표 이행을 돕고 유엔의 기후변화협약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설립자이자 세계에서 8번째 부자인 블룸버그는 유엔기후변화 특사이기도 한데, 평소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해 소신발언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전부터 미국 최대 환경운동 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에 총 8000만달러(약 870억원)을 기부하는 등 석탄 반대 및 기후변화 문제에서 적극적인 반대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 선언으로 인해, 미국은 시리아∙니라라과에 이어 파리기후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3번째 국가가 됐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기부는 개인적인 차원의 ‘고액기부’로만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미국은 도시, 주 및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파리협정을 계속 준수해나갈 것”이라며 “워싱턴(정치)이 우리를 막을 순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의 주도에, 기업 및 미국 내 대학, 시, 주 정부 등 각계각층에서도 ‘트럼프의 기후변화협약 탈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수백곳의 기업, 80개 대학 총장, 시장 및 주지사 등은 ‘미국의 서약(America’s Pledge)’이라는 이름으로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계속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휴렛 패커드의 공동 창업자 휴렛이 세운 ‘휴렛재단(Hewlett Foundtaion)’ 역시 “정치적인 문제와 관계없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것을 발표한 직후, 트럼프 내각의 비즈니스 자문 위원회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 밖에도 뉴욕, 보스톤, 로스앤젤레스를 비롯, 187개 주요 도시의 시장들은 ‘시티 포 클라이밋(#Cities4Climate)’ 협약에 서명하며 “기후변화 협약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현재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코네티컷, 하와이 등 미국 내 9개 주는 공식적으로 ‘미국 기후 얼라이언스(United States Climate Alliance)’를 결성했으며, 파리 기후변화 협약의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GDP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 역시 트위터를 통해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재단들에게 힘을 보태달라”며 사람들의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