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STOP HUNGER 후원자주부 김주연씨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 이제야 깨달았죠”
봉사 앞장선 아버지 영향
3년간 1000만원 모아 캠페인에 기부하게 돼
“액수가 크고 작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
돕고 싶다는 마음 생겼을 때 바로 실천”

더 알뜰해지고 더 따뜻해졌다.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된 평범한 5년 차 주부 김주연(30)씨 가정의 이야기다. 얼마 전 주연씨 가족은 지난 3년간 모아 온 1000만원을 ‘STOP HUNGER(굶주림은 그만)’ 캠페인에 기부했다. ‘STOP HUNGER’는 국제 구호단체 기아대책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소망화장품이 ‘절대빈곤과 기아 퇴치’를 위해, 10월 31일까지 벌이는 식량 지원 캠페인을 말한다.

넉넉한 형편이 아님에도 선뜻 나눔에 동참하게 된 계기를 묻자 주연씨는 “오래전부터 나보다 더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돕고 싶었다”며 웃음을 보인다.

미상_사진_STOPHUNGER_김주연가족_2011“저희 네 식구 외에도 아버님, 어머님, 동서 내외가 함께 뜻을 모았습니다. 미리 금액을 정해두진 않았어요. ‘평소 절약해 모인 금액을 언젠가 뜻깊은 일에 쓰자’는 약속을 해왔거든요. 마침 1000만원이 모아졌을 때 ‘STOP HUNGER’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주연씨 가족의 나눔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연씨는 첫째 딸 해린(5)이가 태어난 지 1년째 되던 날, 돌잡이 비용 100만 원을 기아대책에 기부했다. 이는 아프리카 한 아동의 수술비로 쓰였다. 해린이의 생애 첫 번째 선물에 감동한 기아대책은 이를 모델로 ‘난생처음’ 후원 사업을 시작했고, 그 후로 많은 부모들이 첫 생일을 맞은 아이의 이름으로 ‘난생처음’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주연씨는 “뜻깊은 나눔을 경험했기 때문인지 해린이가 클수록 마음이 더 예뻐지는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절대 빈곤과 기아 퇴치’를 위한 식량 지원 캠페인 ‘STOP HUNGER(굶주림은 그만)’에 1000만원을 기부한 김주연씨 가족. 이들은 둘째딸 예린이가 태어날 때부터 뜻깊은 곳에 쓰기 위해 저축해 둔 돈을 선뜻 내어놓았다. 나누는 기쁨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한다.
‘절대 빈곤과 기아 퇴치’를 위한 식량 지원 캠페인 ‘STOP HUNGER(굶주림은 그만)’에 1000만원을 기부한 김주연씨 가족. 이들은 둘째딸 예린이가 태어날 때부터 뜻깊은 곳에 쓰기 위해 저축해 둔 돈을 선뜻 내어놓았다. 나누는 기쁨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해린이가 밥을 먹기 전에 ‘굶주리고 불쌍한 아이들에게 항상 떡과 복음을 주세요’라고 기도를 해요. 누가 시킨 것도, 가르친 것도 아닌데 말이죠.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에게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제일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해요. 하지만 저도 그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나눔의 기쁨’이 아닐까요.”

주연씨가 나눔에 눈을 뜨게 된 건 소외된 이웃을 찾아 봉사에 앞장선 아버지 영향이 크다. 김광수(55)씨는 육군항공대를 제대한 뒤 항공선교회에서 비행기 선교를 펼쳤다. 수륙양용비행기(수륙 양면으로 발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항공기)를 조종해 교통이 불편하고 낙후한 낙도, 오지, 산간, 정글에 의료진과 긴급구조대 파견을 도왔다.

주연씨도 아버지처럼 해외 봉사에 비전을 가지고 있다. 남편 최진씨 생각도 같다. 해린이와 예린(2)이가 중학생이 되면 해외 가족 봉사를 나갈 계획도 일찍이 세워뒀다. 두 딸이 성인이 된 후엔 부부가 함께 해외 교육 봉사를 떠나려 한다. 두 사람 모두 교육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최진씨는 현재 서울연희미용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고, 주연씨도 경희대학교 역사학과에서 교직 이수를 한 뒤 학원 강사, 과외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교육해왔다. 최진씨는 “지구촌 곳곳에 있는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나누는 기쁨을 설명했다.

“나중에, 언젠가 나누겠다는 다짐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저희가 이번에 ‘STOP HUNGER’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절약하고 모았기 때문이거든요. 크고 작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의 기쁨을 깨닫고 나면, 어느새 누군가를 돕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