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Goods & Good] “사회적기업이 만든 술과 한과로 설 준비하세요”

ⓒpixabay

설날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왕이면 더 귀한 음식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의미 있는 선물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이번 설에는 지역사회와 영세농가에 보탬이 되는 ‘착한 소비’로 준비해보면 어떨까. 좋은 품질에 의미까지 더한 차례 식재료와 선물을 소개한다.

우리 술, 한과 만들며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의 제품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사회적경제 판로지원 통합플랫폼이자 인터넷 쇼핑몰인 ‘이-스토어 36.5+’(www.sepp.or.kr)와 서울시가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기업 전용 쇼핑몰인 ‘함께누리’(www.hknuri.co.kr)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사회적기업의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이-스토어 36.5+를, 서울시가 2014년 함께누리를 오픈했다. 현재 두 쇼핑몰에서는 설 선물세트 특별전이 마련돼 있다. 차례상에 올릴 수 있는 전통주, 가래떡, 농수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와 지역 특산물, 선물세트 등이 준비됐다. 

설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전통주다. 지역 특색이 강한 전통주를 원한다면 영농조합법인 제주샘의 술도 좋다. 대표 제품은 ‘오메기술’. 오메기술은 지난해 청와대 추석선물에 포함되기도 했다. 차좁쌀을 반죽해 만든 오메기 떡에 누룩을 섞어 발효한 오메기술은 무형문화재 3호다. 만드는 사람이 점점 없어져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오메기술을 김숙희 제주샘 대표가 3년동안 배우고 연구해 세상에 내놨다. 

김숙희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사라져가는 제주 전통주를 복원할 뿐 아니라, 도내 소규모 양조장들과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도 설립했다. 현재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에는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는 감귤 와인을 만드는‘1950’과 ‘녹고의 눈물’을 생산하는 ‘토향’, ‘술도가 제주바당’, ‘감귤와이너리’, ‘혼디주’, ‘황칠주’, ‘한라산 소주’가 있다.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에서 생산되는 제주지역 전통주들.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

달콤, 바삭한 한과는 설날 음식은 물론 명절 선물로도 인기가 높다. 조청류, 우과류, 강정류, 정과류, 약과류 등을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인 예주식품은 2대째 한과를 만들어오고 있다. 78년 충남상회로 시작해 2015년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취약계층인 경렫단절여성과 노인여성 등 취약계층을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하고 있으며, 수익 일부를 매년 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부하고 있다. 예주식품의 인기품목은 찹쌀 유과. 특히 딸기 유과, 녹차유과 등 ‘퓨전 유과’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좋다. 예주식품 홈페이지(yejufood.kr) 또는 함께누리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나물사랑은 전라남도 무안에서 나고 자란 산나물들을 가공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정희 나물사랑 재무총괄 대표는 “전남이 전국 나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지만 그동안 이를 가공하고 판매하는 곳은 대부분 경상도와 경기도 소재 업체들이었다”면서 “전남 농민들은 죽도록 농사를 지어 싸게 팔고,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 먹는 구조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예주식품의 한과세트. ⓒ예주식품

영세농가와의 상생이 회사의 주요 미션인만큼 나물사랑 제품 대부분을 지역 농민과 계약 재배를 통해 확보한다.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하고 선금도 미리 지급하는 것. 대신 물류비를 절약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나물사랑은 2013년에 설립돼 현재 직원 14명을 두고 있다. 2014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전체 직원 중 10명을 고령자 등의 취약계층으로 고용하고 있다. 판매제품은 구근류, 데친나물류, 건나물류 등 20여 가지다. 제품은 농협하나로마트와 나물사랑 쇼핑몰(namul55888.cafe24.com)에서 살 수 있다.

“공정무역 제품으로 뜻 깊은 설 선물 준비하세요”
서울시청 시민청에 위치한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 ⓒ더나은미래

설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공정무역 제품들은 어떨까. 공정무역 제품은 이-스토어 36.5+, 함께누리 뿐 아니라 아름다운커피, 아시아공정무역네워크, 페어트레이드 구루(www.fairtradegru.com) 등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직접 제품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면 한국공정무역협의회 홈페이지(kfto.org)에서 회원사로 등록된 오프라인 판매처를 검색해보자. 서울시청 시민청에 공정무역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는 재개발 국가의 농민과 노동자, 생산자들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동티모르, 캄보디아, 네팔 등에서 생산된 세계 공정무역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아름다운커피의 위캔과일쿠키 선물세트. ⓒ아름다운커피

공정무역 제품들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건 단연 커피다. 인기 제품인만큼 제품 종류도 판매처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공정무역 커피 원두를 국내 최초 선보인 재단법인 아름다운커피는 설을 맞아 네팔 공정무역 커피원두 드립백과 사회적기업의 쿠키가 함께 담긴 선물세트를 판매 중이다.

네팔 굴미 커피협동조합은 아름다운커피의 최초 커피 생산지이자, 파트너이다. 아름다운가게는 네팔의 커피 농부들로 구성된 이 조합으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주고 커피 원두를 구입하고 있다. 2015년 4월 네팔 대지진 이후 피해를 입은 생산농가에게 커피 미납 물량을 면책해주고 지속적인 재건 복구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쿠키는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위캔(WE CAN)의 제품이다. 위캔의 근로자 50여명 중 60%이상이 지적장애인이다. 장애인들은 위캔에서 과자를 구우며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고 공동체의 삶도 배울 수 있다. 아름다운커피(www.beautifulcoffee.com) 홈페이지에서 구입 가능하다.

AFN의 가족간식 선물세트. ⓒAFN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AFN)는 말린 과일과 견과류가 함께 포장된 ‘페어데이 가족간식세트’를 할인해 판매한다. 말린 망고와 파인애플은 필리핀 공정무역 단체 ‘프레다 페어트레이드(Preda fairtrade)’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1974년 필리핀 올롱가포시에 설립된 인권단체인 프레다 재단은 농부에게 괴일을 정당한 가격으로 구매할 뿐 아니라, 생산자들이 사는 마을의 발전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프레다는 농부들에게 유기농법 교육과 의료 서비스 등의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성매매 피해 아동들을 돕고,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캐슈넛은 국제공정무역기구의 인증을 받은 베트남 유일의 ‘공정무역 캐슈넛 농부 협동조합’에서 생산됐다. 공정무역 원칙에 따라 아동노동, 성 차별이 없는 노동환경에서 생산되고 있는지 매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농약을 쓰지 않은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AFN은 품질 확보는 물론 농가 소득도 향상시키기 위해 캐슈넛을 재배하는 농부 139가구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AFN의 카카오닙스는 AFN의 현지 파트너인 베트남의 공정무역 협동조합인 ‘마루(MAROU)’가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제품이다. 마루는 현지 농부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할 뿐 아니라 품질 좋은 초콜릿 원료를 재배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AFN 홈페이지(www.asiafairtrade.net)에서 구입하면 된다.

 

Goods & Good 이란?
나의 작은 소비로 이웃과 사회를 이롭게 할 수 있습니다. 환경친화적 학용품부터 공정무역 초콜릿까지…세상을 바꾸는 현명한 소비, 더나은미래의 기자가 소개합니다.

 

[박민영 더나은미래 기자 bad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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