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지원
자칭 프로불편러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 운동기

“전 프로불편러예요.” 지난달 8일,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일(38·시각장애3급)씨는 스스로를 ‘프로불편러(매사에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어 주위 사람의 공감을 얻으려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 지칭했다.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이곳저곳에 ‘장애인 접근성’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란다. 인터뷰가 있던 이날에도, 김혜일(38)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점자 신용카드’를 꺼내보였다.  “카드 위에 새겨진 점자를 통해 결제 정보를 입력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런 카드를 만들어 주는 금융사는 많지 않죠. 비장애인은 원하는 카드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반면, 장애인은 한 두개의 카드만 평생 쓰는 셈이예요.” 시각장애인이자 웹접근성 전문가인 김씨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국내 11개 은행 및 카드사를 대상으로 ‘점자 신용카드’ 발급 실태를 조사해 공개했다. 그 결과 11개 기업 중 8곳이 점자 신용카드를 발급했으나, 대부분 발급 카드 종류는 한정적이었다. ☞웹접근성이란? 장애인, 고령자 등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 김씨는 지난 2010년부터 10여년 동안 국내 대기업부터 공공기관에까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설득부터 내용증명, 인권위 질의, 민사 소송 등 법적 조치까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가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웹사이트 제작을 거부한 피자헛에게 끈질기게 요구해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웹사이트가 개설됐고, 홈페이지에서 본인인증을 할 때 필요한 ‘캡차(CAPTCHA)’의 그림문자를 읽어주는 음성지원을 모바일 버전에서도 가능하게 해달라 인권위에 진정을 넣은 것도 김씨다. 덕분에 현재 대부분의 본인 인증 모바일 페이지에서도 그림문자가 음성지원 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홈페이지 제작 덕분에 장애인 웹

장애인의 절규 “스마트 시대, 우린 바보가 된 듯합니다”

장애인 배려 없는 ‘스마트 세상’ 최신 스마트폰·TV 돌출 버튼·음성지원 등 장애인 위한 배려 없어 오락·앱… 기능 넘치지만 버튼조차 찾기 힘들고 끄고 켜기만 겨우 가능 “나도 스마트폰 사고 싶어.” 서원선씨의 얘기에 이승철씨가 덧붙인다. “스마트폰을 사는 게 아니라 아이폰을 사는 거지. 갤럭시는 사봐야 사용을 못 하잖아.” 원선씨와 승철씨는 시각장애 1급의 장애인이다. 눈앞에서 손을 흔들면 무엇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정도를 느낄 수 있고, 큰 물체의 형체와 색깔을 흐릿하게 알아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을까. 보통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작동한다. 화면에 버튼의 이미지가 나타났을 때 이미지를 건드리면 바로 다음 화면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작동이 되면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 원하는 동작을 실행시키기도 전에 실수로 다른 동작을 실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철씨의 아이폰은 버튼의 이미지를 건드리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대신 음성안내가 나와 어떤 버튼을 만졌는지 알려준다. 이 버튼의 동작을 작동시키고 싶을 때는 화면의 어느 곳이건 두 번 두드리면 된다. 화면을 되돌리길 원한다면 세 번 두드리면 된다. 덕분에 승철씨나 원선씨 같은 시각장애인들도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이 채택하고 있는 운영체제인 iOS에서 가능한 작업이다. 갤럭시의 안드로이드 체제에서는 이런 작동이 안 된다. 2010년 기준으로 1급으로 등록된 시각장애인의 수는 3만3000명이다. 승철씨는 “3만3000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이들은 모두 아이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기업에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비의 폭이 제한된 장애인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 1급 시각장애인인 신재은씨는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라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