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2.0시대가 왔다] ④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만들자

안에선 협동, 밖에선 지원… 사회적기업 성장의 밑거름 협동조합·자활 공동체 등 상호 거래 시스템 만들고 홍보 부족한 사회적기업 외부자원 이용해 적극 활용 “지속적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지난 2006년 삼성전자는 전국의 소형 가전 폐기물 처리를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에 맡겼다. ‘중소형 가전 폐기물도 적정 처리를 하라’는 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폐가전제품 처리를 맡을 파트너를 찾던 참이었다. 각지에서 쏟아질 물량 150t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필수였다.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는 SR센터(서울), 컴윈(화성), 사람과환경(전주). 살림(부산) 등 13개 지역의 재활용 전문 사회적기업이 모인 조직으로, 파트너로선 안성맞춤이었다. 권운혁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 이사장은 “같은 업종에 있으면서, 정보와 폐기물 처리 기술을 공유하고 공동 시장 개척을 하기 위해 함께 뭉쳤다”며 “사회적기업은 영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많지 않은데, 우리 네트워크는 커다란 한 영업 부서가 되어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고 말했다. 적정 기술에 대한 연구, 기초수급자를 위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장 개척 등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나가며, 600명 고용(취약계층 70%), 300억 매출(연합회 전체)을 이뤄냈다. 권운혁 이사장은 “소모품을 공동 구매하면서, 목장갑 하나로 아낀 돈만 1300만원”이라며 “중복 투자를 막고, 공동 교육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 등도 모였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작년에는 LG전자와도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이 좋은 생태계 위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네트워크’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강원도 원주의 사회적기업 ‘행복한 시루봉’은, 밥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떡을 만들기 좋은

영리기업, 사회적기업 키울 수 있을까… “생존 안 되면 지원 의존할 수 밖에”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 정부지원·외부 도움 받고… 돈·명예 모든걸 희생한다는 사회적기업 편견 없애야 ‘딜라이트’는 성공한 청년 사회적기업의 대명사다. 2010년 9월 창업한 딜라이트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청기를 34만원짜리 초저가로 판매하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연구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생 3명이 함께 경기도 부천의 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열고 보청기 개발을 성공시킨 것이 그 시작이다. 이제 딜라이트는 직원이 41명, 작년 매출액 15억원, 오프라인 지점도 9개나 설치됐다. 하지만 최근 만나본 일부 사회적기업가는 “딜라이트가 20억이 넘는 외부 투자를 받은 이후 달라졌다. 과연 사회적기업인지 영리기업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왜 그런 걸까.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딜라이트 본사에서 김정현(26) 대표를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딜라이트가 외부투자를 받은 이후 기업 성격이 영리기업 쪽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 “처음에 34만원짜리 제품 딱 1개뿐이었는데, 2010년 9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그해 2억원어치를 팔았다. 전화와 편지를 수십통 받았고, 제주도에서 부모님 모시고 비행기 타고 오거나 지방에서 KTX 타고 올라왔다. 온라인을 통해 공급했더니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도 문제이고, 사람들이 직접 보청기를 보고 난 후 사용해보고 싶어하더라. 그때가 스물네 살이었다. 갑자기 커지니까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작게 시작해서, 영업공간도 없고 제조시설도 없었다. 모두 외부시설에 생산주문을 맡기고 있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제대로 투자유치를 받기로 했다. 여러 곳과 접촉했는데, 투자의사가 있는 곳이 딱 3곳이었다. 한 곳은 절대적인 금액이 너무 적어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었고, 또 한 곳은 금융·재무적인 투자만

“무엇을 원하고, 해결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라”

알렉스 니콜스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적기업 연구소 ‘스콜센터’ 창립 멤버 옥스퍼드대 스콜센터-단순 가르침 벗어나… 1년에 한 번 포럼회, 기업 네트워크 구축 청각장애인 취업 위해… 고민하던 MBA 학생, 택배社 차려 고용까지 “그들에겐 필요한 것곰곰이 생각해봐야”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매김한 사회적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7월 3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사회적기업 리더 공동포럼 2012(SELF ASIA with ASES 2012)’에선 전 세계 사회적기업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회적기업의 생태계 조성과 연대를 위해서다. 알렉스 니콜스(Alex Nicholls)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최초의 사회적기업가 정신 분야 종신교수이며, 2004년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위해 설립한 스콜센터의 창립 멤버다. 현재까지 40편 이상의 논문과 5권의 저서로 사회적기업을 연구해왔으며, 특히 2009년 사회투자에 대해 쓴 논문은 영국경영학회가 뽑은 기업가 정신 부문 최우수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스콜센터(Skoll Centre)’는 미국의 아쇼카재단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양성기관으로 꼽힌다. 먼저 센터를 소개해달라. “스콜센터는 옥스퍼드대 내에 있는 학부과정의 하나로, 세계적인 사회적기업가를 키우기 위해 설립됐다. 2003년부터 이베이 초대회장인 제프 스콜(Jeff Skoll)이 만든 스콜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일 년에 한 번씩 ‘스콜 세계포럼’을 통해 사회적기업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멘토링의 개념을 도입해 기존 사회적기업가들이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옥스퍼드 외에도 하버드, 스탠퍼드, 시애틀, 뉴욕대 등에서 사회적기업가를 배출하기 위한 교육기관을 운영한다.” ―한국에선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이 ‘고용’과

[사회적기업 2.0 시대가 왔다] ③사회적기업의 현재와 고민

사회적기업 꿈꾸는 청년 늘어… 공공시장 열어줘야 가치 있는 일 하겠다며 영리기업에서 전환 해 우선 구매·가산점 등 자생력 키울 시스템 필요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돈도 벌자.” 2009년 가을,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한 청년이 모교인 연세대에 구인 포스터를 붙였다. 몇 달이 지났지만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그로부터 3년. 이 회사는 주요 언론사를 포함, 1만7000개의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소셜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IT형 사회적기업 ‘시지온’ 이야기다. 이인경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사무국장은 “고등학교에서 사회적기업 공모전 참여의사를 밝히고, 중학교에서 사회적기업 탐방 의뢰를 해오는 등 저변이 더 확대되는 추세”라며 “청년들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적 트렌드, 정부의 정책방향이 만난 결과”라고 말했다. ‘더나은미래’는 세스넷, 하자센터, 사회연대은행, 함께일하는재단 등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4곳 단체의 협조를 받아, 청년 예비 사회적기업가 35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이들의 고민과 당부를 들어봤다. 왜 청년들은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걸까. 설문에 참여한 35명의 창업 전 종사직업을 보면, 대학생 및 대학원생(16명)이 가장 많았으나, 영리기업(7명)과 자영업(6명)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사회적기업 연구 및 프로젝트 실행 동아리 등을 꾸리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글로벌 비영리단체 ‘사이프(SIFE)’, 사회적기업 연구 대학연합동아리 ‘센(SEN)’, 서울대학교 내 사회적기업 연구동아리 ‘스누위시(SNU WISH)’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영리기업에서 일하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도 많다. 강연과 콘서트의 결합을 시도한 강연기획 전문 예비사회적기업인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도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2년 반 근무하다 사회적기업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자리·재료공급·납품 조합끼리 서로 도와 다함께 뭉쳐야 지역이 산다

19개 협동조합 활동중인원주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지난 2009년 65차 UN총회는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로 발생한 경제위축을 협동조합이 보완하고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협동조합기본법’이 공포되었다. 아직은 생소한 협동조합.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은 협동조합을 영리기업과 비교해 설명했다. “영리기업은 출자자·운영자·소비자가 분리되어 주주가 단시간에 빠르게 돈을 벌기에는 적합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선 임금을 낮춰야 하고, 상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야 합니다. 소비자와 노동자에겐 불리합니다. 협동조합의 모델은 그 반대입니다. 협동조합은 소비자가 출자자이고, 운영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 가격을 높이거나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을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협동조합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모델은 이탈리아의 트렌토다. 트렌토는 인구가 50만명인 도농복합도시인데 이 중 23만5000명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고 협동조합이 536개가 있다. 트렌토의 시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을 협동조합을 통해 구매하고 자기가 생산한 것도 협동조합에 판매한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업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공급자와 소비자, 운영자가 상호 신뢰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이 오래 지속되는 것에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배추 파동이 났을 때, 소비자협동조합은 배추 파동 전과 비교해 차이가 별로 없는 가격으로 배추를 판매했습니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소비자협동조합은 미리 생산자와 가격을 합의해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계약이 된 수량을 정해진 가격에 구매합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입을 미리 예상하고 마음 편하게 좋은 배추를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협동조합의 조합원인 소비자는 조합을 통해 안전하게 생산된 먹거리를 안정적인

시민의 사랑이 끓인 칼국수… 희망의 한 그릇 ‘후루룩~’

시민공모주로 만든 식당 ‘희망칼국수’ 천안시민의 돈 모아 만든 착한기업 ‘동행’의 첫 식당 직원 월급 10% 제외 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 올가을 2호점도 오픈 예정… 벌써 1500만원 이상 모여 지난 2월 문을 열었다는 ‘희망칼국수’는 평일 점심시간에도 손님으로 북적였다. 점심시간이 다 끝나도록 스무 명씩 늘어선 줄이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이 칼국수집은 요즘 천안의 새로운 ‘맛집’으로 뜨고 있다. 하루에 파는 칼국수만 400인분이다. 칼국수의 생명인 육수가 시원한 데다, 6500원짜리 칼국수정식 하나만 시켜도 만두나 보쌈이 줄줄이 코스로 나오는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했다. 그러나 희망칼국수는 단순한 ‘맛집’만은 아니다. 맛있다는 소문만 듣고 찾아온 손님들은 ‘희망칼국수의 수익금 전액은 지역사회와 공익활동에 사용됩니다’라고 적힌 현판을 보고 또 한 번 놀란다. 주부 이주현(38)씨는 “내가 먹는 칼국수 한 그릇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좋아서라도 앞으로 이 집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희망칼국수는 천안시민들이 한푼 두푼 돈을 모아 ‘시민공모주’로 만든 착한기업 ㈜아름다운동행이 차린 첫 번째 식당이다. 박노진 아름다운동행 대표는 “시민공모주로 회사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 지 불과 2주 만에 1억원이 모여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현재 이 회사의 주주는 천안 시민 70명이다. 주주들의 면면도 다채롭다. 부모님을 따라 저금통을 깬 중·고등학생, 아내와 상의해 적금 탄 돈을 냈다는 직장인, 한푼 두푼 모아온 모임 회비를 낸 친목회, 경쟁 관계인데도 선뜻 돈을 낸 이웃 식당 사장까지, 천안 곳곳에서 시민주주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나섰다. “절반은 저도 아는

소리 없는 소통 기회… 향이 있는 소통의 장

청각장애인이 일하는 카페 ‘티아트’ 경복궁 역에서 인왕산 방향으로 꼬불꼬불한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그 꼭대기에 작고 예쁘장한 카페 ‘티아트’가 있다. ‘티아트’는 청각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카페이자 사회적 기업이다. 홍차수입회사 ‘티월드’ 대표이자 수많은 티마스터, 바리스타 등을 길러낸 자타공인 홍차전문가 박정동(47)씨가 직접 운영한다. 만나자마자 홍차부터 권하는 박 대표는 나른한 오후 티타임을 즐기듯, 밀크티를 몇 모금 마시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홍차 수입 때문에 인도에 자주 가는데, 아마 2008년도일 거예요. 인도 콜카타의 어느 식당에 들어갔는데 종업원들이 다 청각장애인들인 거예요.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 하는데, 그리고 저 역시 수화를 전혀 할 줄 모르니 큰일이다 싶었죠. 그래도 손짓 발짓 하며 결국 주문을 다 했어요. 음식도 맛있었고 서비스도 너무 좋았어요.” 그날의 짧은 경험이 박 대표의 눈을 뜨게 했다. 청각장애인이지만, 어떤 교육이나 지원도 받지 못한, 심지어 수화조차 배우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도 살아났다.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場)을 만들어 ‘소리 없는 소통’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인 것만 같았다. 박 대표는 자신의 경험과 강점을 살려 청각장애인들이 일하는 카페를 열기로 결심했다.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못 듣잖아요. 그래서 시각과 후각, 촉각이 자극되는 일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바리스타 일은 커피나 차를 만들면서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거든요. 그럼 소리를 듣지 못해도 덜 단조롭고 덜 지루할 거라 생각했어요.” 우선 수화부터 배웠다. 청각장애를 가진 청년들을 만나려고 단체들을 찾아다녔다. 함께 일할 직원을

“웨딩드레스, 식이 끝나면 평상복으로 수선해드려요”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친환경 결혼식 ‘에코웨딩’ 화분 꽃장식, 하객에게 선물로… 유기농 음식, 남는 건 싸가도록… “아직 장소 제약 많아 아쉬워”…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생애 그 어느 순간보다 빛나고 싶은 사람이 바로 결혼식 날 ‘신부(新婦)’다. 그 욕망을 공식적으로 풀어놔도 되는 결혼식은 그래서 종종 과한 느낌을 준다. 특히 식장, 음식, 웨딩드레스 등 결혼관련 상품이 죄다 ‘패키지화’된 한국의 결혼식은 비싸면서도 천편일률적이다. 결혼식 날 단 하루를 위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물품들이 환경을 심하게 오염시킨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결혼이 무엇인지 묻고, 상업화된 한국의 결혼문화에 대안을 제시하는 이가 있다.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31) 대표다. 이씨는 원래 의류회사와 방송국 의상실에서 일하는 평범한 패션디자이너였다. 그런 이씨가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그린(green) 디자이너가 된 것은 한 방송을 통해 국민대 윤호섭 교수의 인터뷰를 보고서다. 이씨는 “‘환경이 이렇게 되기까지 디자이너의 잘못은 없나?’라는 윤 교수의 물음에 내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 길로 이씨는 국민대학교 환경디자인 대학원에 진학했고, 자신의 전공인 ‘패션’을 통해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쐐기풀, 한지, 옥수수 전분 등을 소재로 친환경 드레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년에 170만 벌씩 버려지는 썩지도 않는 드레스는 새롭게 출발하는 한 가정의 시작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6년 연 첫 개인전에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웨딩드레스 열여섯 벌을 전시했다. 이 개인전을 보러 온 한 여성 관람객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사회적 기업가 되려면 이렇게 지원받자

창업 6개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아이디어 발휘… ‘글로벌워크 탐방단’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좋은 일’을 하면서 기업의 목적인 ‘이윤’도 내는 기업이다. 더나은미래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지원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당장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아이디어가 있거나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지 6개월 이내라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모집하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1년간 전문가로부터 상시적인 창업경영자문을 받을 수 있고, 3000만원 이내의 창업비용과 창업공간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지원자는 팀 구성원의 50% 이상이 만 19세에서 39세 사이여야 하며, 개인이 지원할 경우 사업시행 후 3개월 이내에 최소 3인 이상을 확충해야 한다. 4월 5일부터 29일까지 모집하며 구체적인 사업개요와 자금확보방안 등을 담은 사업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와 사업화 계획서 양식은 홈페이지(www.socialenterprise.go.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가지고 있는 사회적기업 아이디어를 숙성시키고 싶다면 사단법인 씨즈가 마련한 ‘청년 글로벌워크 탐방단’에 지원할 수 있다. 탐방단은 7~8월에 해외사회적기업을 탐방하고 국내 사회적기업가들의 조언을 받아 새로운 ‘한국형 일자리모델’을 만들고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정무역, 적정기술, 로컬푸드, 문화예술/패션디자인, 국제개발/국제교류, 소셜커뮤니케이션 등의 분야에서 10개 팀, 최대 40명을 선발하며, 모집기간은 4월 15일까지다. 팀, 개인 지원이 모두 가능하며, 선정된 탐방단은 탐방비(1인당 아시아 150만원, 유럽/아메리카 200만원) 지원과 창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후원하는 탐방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globalwork.asia)에서 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면, 대학(원)에 개설된

기업의 나눔활동 지침될 ‘사회적기업연구총서’ 발간

사회적기업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공익연구기관인 사단법인 ‘사회적기업연구원’이 ‘사회적기업연구총서'<사진> 총 5권을 발간했다. 이 연구총서는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그간의 연구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사회적기업의 분류와 정의, 사회적기업이 발달한 유럽 등 다른 나라의 정책 및 전략, 사회적기업 운영과 관련된 사회적 투자수익률(SROI)을 측정하는 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영복 사회적기업연구원장은 “이번에 발간된 연구총서는 사회적기업연구원의 국제교류 및 연구활동이 맺은 작은 결실”이라며 “이 책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사회적기업연구총서는 사회적기업연구원 홈페이지 (www.rise.or.kr) 및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iCOOP생협, 사랑나눔 크리스마스 케이크

iCOOP생협은 크리스마스 케이크 1개를 구입할 때마다 300원을 적립해 기부하는 ‘사랑나눔 캠페인’을 실시한다. 사랑나눔 캠페인으로 모인 기부금은 입양 일시보호소나 위탁가정에서 자라 모유가 부족한 영·유아들에게 생협 유기농 분유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또 기부금의 일부는 척수 수막염을 앓고 있는 10개월 된 소망이(가명)의 수술비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iCOOP생협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15종은 100% 유기농 우리밀, 무항생제 유정란 등 친환경 재료로 만들어졌다. 15일까지 전화나 홈페이지(1577-6009, www.icoopstore.co.kr)로 예약하면, 20~25일 케이크를 배송해준다. iCOOP생협 김현희 홍보마케팅팀장은 “iCOOP생협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통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홍보·수출… 전문 지식 살려 ‘사회적기업 성공’ 돕는다

한국수출입은행프로보노 봉사단 전문 분야의 재능·경력 살려지식·서비스 무료 제공하는 봉사 봉사마일리지 주고 업무시간 줄여 직원들 참여 독려하기도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은 서울 마포구 대흥동 주택가에 위치해 있었다. 회사라기보다는 공동체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직원들의 명함에 새겨진 문구도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새로운 마음으로, 버려지는 것은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하는 소셜 벤처.’ 터치포굿은 폐현수막 및 폐광고판 등을 이용해서 가방 및 지갑을 제작 판매하는 친환경 사회적기업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강상진(33) 대리는 터치포굿과의 신선한 첫 만남을 회상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강 대리가 터치포굿을 찾아간 것은 사내 봉사단인 ‘프로보노 봉사단’ 활동을 위해서였다. 터치포굿에서 프로보노 봉사단에게 요청한 것은 수출 관련 자문을 해달라는 것.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싶은데, 수출 절차나 방법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강 대리와 동료들은 터치포굿 담당자들이 수출업무에 필요한 능력이나 기술을 키울 수 있도록 무역 관련 교육과정을 안내하고 참고도서를 전달했다. 세 차례 이어진 만남은 봉사단에게도 유익했다. 강 대리는 “업체를 돕기 위해 수출 관련 공부를 하면서 우리 스스로 많이 배웠고,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프로보노 봉사단’은 강 대리처럼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사회적기업에 전수하는 일을 하는 사내 봉사단이다. ‘프로보노’란 말은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온 말로,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지식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봉사활동 또는 봉사자를 가리킨다. 한국수출입은행 프로보노 봉사단이 출범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사내 온라인 공고를 본 직원 27명이 모여 봉사단을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