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아이들, 꿈꿀 기회는 소외되지 않아야…”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국내외 소외계층 아동들 초청 다양한 직업 체험 기회 제공… 일반 참가자들에겐 ‘기부 교육’ “GS SHOP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고객에게 상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일을 하실 거예요.” 홈쇼핑회사의 스튜디오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공간에 들어서자 가슴에 ‘MD(상품기획자)’라고 적힌 명찰을 단 직원이 반갑게 인사했다. 어리둥절해하는 것도 잠시 아이들에게 쇼핑호스트, 시연 모델, PD 등 각자의 역할이 떨어졌다. 아이들은 오늘 일일 홈쇼핑회사 직원이 되어 직업 체험을 하기로 했다. 드디어 방송 개시. 아이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는 유니폼을 차려입고 자리에 섰다. PD를 맡은 윤동욱(가명)군이 “레디, 큐” 사인을 외치자 쇼핑호스트를 맡은 아이 둘이 오늘의 상품인 입체 동화책을 소개했다. 카메라가 비출 때마다 시연 모델이 된 아이 둘은 책장을 넘기는 시늉을 하느라 바빴다. 엄마들은 유리창 너머로 환하게 웃으며 이 모습을 관찰했다. “너무너무 수고하셨어요.” 직업 체험을 마치고 스튜디오를 빠져나가는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직원들이 미소와 함께 가상 화폐를 건넸다. 30분 정도의 직업 체험이지만 내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것이었다. 가상 화폐를 손에 쥔 아이들의 얼굴에 뿌듯한 표정이 번졌다. 지난 1월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Kidzania)’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초청 행사가 열렸다. 이날 키자니아에 초대받은 것은 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동 24명과 학부모 10명. “다문화 가정은 주로 소외계층이라 학부모들도 아이들 교육보다 경제적인 상황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이런 무료 체험

‘소비자 감동’ 강조… ‘진정성’에 집중한다

2011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착하게 살자’는 새해 결심은 개인만 하는 게 아니다. 기업들도 올 한해 더 ‘착한 기업이 되자’는 새해 결심을 한다. 이번 호 취재를 하며 만난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사회공헌을 평가하고 올 한해 사회공헌 계획을 짜느라 분주했다. 2011년 기업 사회공헌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국내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 9곳에 올 한해 자사 사회공헌의 방향을 물었다. 편집자 주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먼저 “올해도 우리 회사만의 사회공헌 테마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기 색깔이 분명한 사회공헌 테마를 갖고 있다.〈표 참고〉 이들 기업이 올해 운영할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대부분 3~5년씩 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들이다. ‘최소 3년 이상의 운영기간을 가져야 사회공헌의 성과를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의 그룹 공통자원봉사 프로그램인 ‘Happy Tomorrow’는 3년 단위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2009년부터 진행된 저소득층 아동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한화예술더하기’를 마무리하고 숙명여대 교수진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이처럼 뚜렷한 사회공헌 테마를 잡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전개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교보생명이 지원하는 ‘국내 사회적 기업 1호’ 다솜이재단이 좋은 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2003년에 이미 다솜이재단의 모태가 된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을 발족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홍상식 사회공헌팀장은 “사회공헌 테마를 정할 때 다른 기업들이 안 한 이슈를

[2010 사회공헌 결산] ⑥ LG U+_ ‘두드림 U+’ 캠프

장애인 가정 청소년들에게 ‘요술통장’ 선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LG U+의 이상철(62·사진) 부회장은 “꿈과 사랑, 이 두 가지가 사람을 강하게 만듭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두드림 U+’캠프에 참여한 장애인 가정의 청소년 100명과 LG U+ 임직원 100명의 멘토가 숨을 죽이며 이 부회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분들 동생 있어요? 동생이 있으면 동생을 사랑해보세요. 그러면 동생을 아끼고 보살피기 위해 강해지는 여러분을 느낄 겁니다.” 이 부회장은 말을 이었다. “여러분의 삶은 하얀 도화지와 같은 것입니다. 거기에 꿈을 갖고 인생을 그려 나가세요. 오늘 여러분들의 멘토가 되겠다고 모인 형과 누나, 언니, 오빠에게 여러분의 꿈이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오늘 여기에서 여러분들이 자신과 하는 약속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어요.” 강의가 끝나자 즉석에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CEO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학생도 있었고 자신의 꿈을 친구들이 얕잡아본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학생도 있었다. 장애 가정의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두운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모두 ‘꿈’과 ‘극복’에 대해 질문했다. LG U+는 한국 장애인 재활협회의 두드림펀드와 함께 ‘두드림 U+’사업을 하고 있다. ‘두드림 U+’는 장애가정 청소년이 꾸준하게 적금을 들 경우 LG U+의 임직원이 1:1로 매칭을 해주고, 다시 회사가 매칭을 해주는 프로젝트다. 장애가정 청소년이 한 달에 2만원을 저금할 경우 임직원이 추가 2만원을, LG U+가 4만원을 매칭해 8만원을 저금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

[2010 사회공헌 결산] ⑤ STX_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엄마나라 동화책 읽는 도서관, 우리 마을 자랑이에요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의 회의실. 10여 명의 엄마들이 담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미유키 언니는 아기 때문에 못 오고, 토야 씨는 1월이 출산예정일인데 벌써 오늘내일 한대요.” “우리 내년에는 인형극만 하지 말고 놀러도 가요. 호호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몽골·베트남·일본 등 7개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과 여기에 가세한 한국인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함께 떠나는 엄마나라 동화여행’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있다. 처음에는 ‘엄마 나라의 언어로 된 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동화책을 읽어줄수록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엄마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각 나라의 동화로 만든 ‘인형극’ 공연이다. 지난해에는 공연을 20여회 했고, 올해는 도서관·학교·다문화축제 등에 초청받아 한 달에 3번 이상 공연을 하고 있다. 2008년 9월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는 국제결혼가정 자녀와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공부방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도서관이 생긴 지 만 2년이 지나면서는 기존에 목표로 했던 역할뿐만 아니라, ‘결혼이주여성들의 네트워킹과 지역사회 참여 유도’라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2000년에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는 일본인 가요 스키모토(37)씨는 “일본 엄마들 모임에 가면 다들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곳에는 여러 나라 엄마들이 모여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모임에 한국인 엄마들이 합세하면서 결혼이주여성들만 있을 때는 몰랐던 한국문화나

[2010 사회공헌 결산] ④ SKT_ 북한이탈주민 휴대폰 교육

사용법에서 에티켓까지… 3600명에 ‘소통 교육’ 북한이탈주민 최미혜(가명·36)씨가 지난 4월 초 남한 땅을 밟은 뒤 가장 신기했던 것 중의 하나는 휴대폰이었다. 북한 국경 근처에는 휴대폰을 쓰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고, 북한을 떠나오는 길에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휴대폰을 사용해봤다는 북한이탈주민들도 만났다. 하지만 최씨가 직접 휴대폰을 손에 쥐어본 것은 한국에 온 후였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가족들이랑 돌려보며 좋아했지요. 어찌나 신기하던지….” 최씨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온 지 석 달 만에 휴대폰이 한국사회에서 ‘필수품’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 한번 만나려고 해도 시간을 정하고 목적지까지 가는데 계속 휴대폰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최씨에게 휴대폰 사용법을 알려준 것은 SK텔레콤 임직원들이었다. SK텔레콤 임직원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교육을 돕는 경기 서북부 하나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에 최씨를 만났고, 그가 묻지 않은 것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다. 최씨는 “내가 터치폰을 골라서 요금이 많이 나오는데 봉사자 분이 저렴한 요금제를 추천해주고 기초수급자에게 할인혜택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북한이탈주민 휴대폰 교육에 참여한 SK텔레콤 이성환(29) 매니저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커뮤니티를 만들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휴대폰 활용도가 높아 휴대폰 활용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선을 넘어오신 분들이라 그런지 쉬는 시간이 되면 줄을 서서 경쟁적으로 질문하시는데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에 중점을 두고있는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3년간 36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에게 휴대폰 활용교육을 해왔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은

[2010 사회공헌 결산] ③ BC카드_ 사랑,해 빨간밥차

영양만점·사랑만점… 11대의 밥차, 79만명에 한 끼 제공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식당은 아침마다 북적거린다. 점심때 복지관을 찾아오는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복지관의 홍태임(31) 팀장은 “용산 지역에만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4000여명”이라며 “복지관 식사가 없으면 끼니를 거르실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홍 팀장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밥차가 도착한 것이다. “저희 복지관이 지역 내 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서쪽에 계신 어르신들이 식사하러 오시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밥차가 생겨서 복지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계시는 노인분들에게도 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요.” 홍 팀장과 봉사자 다섯명은 복지관 식당에서 미리 준비하고 다듬은 재료들을 가지고 밥차에 올랐다. “조리는 어르신들이 모여 계신 공원에서 바로 합니다. 따끈따끈하고 맛있는 식사를 현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이 밥차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부터다. BC카드가 ‘사랑,해 빨간밥차’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빨간밥차는 5t 트럭에 가스레인지, 대형 솥 등을 넣어서 어느 곳에서건 취사와 급식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차량이다. “이 트럭이 움직이면 한 번에 600명 정도의 급식이 가능합니다.” BC카드 박상진(45) 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현재 서울·광주·여수·부산·대구·인천·울산 등에서 가동 중인 빨간밥차는 총 11대. 이 빨간밥차를 통해 일주일에 30회의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고 1회에 4100명이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빨간밥차 11대를 보급하는 동안 급식 지원을 받은 분들이 79만명 정도 됩니다.” 지방의 중소도시 인구 전체에 식사를 제공한 셈이다. 급식 지원을 받은 이들의 수도 적지 않은데, 박 부장은 빨간밥차의 진짜 효과는

[2010 사회공헌 결산] ② 한전_ 지역아동센터 자매결연 활동

3900여명의 산타들, 소외 어린이의 꿈을 밝히다 대전시 대덕구 법동에 있는 법동지역아동센터에는 지난 21일 산타가 다녀갔다. 산타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캐럴을 부르고 게임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도 한상 가득 차려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갈 무렵에는 산타가 준비해온 선물이 전달됐다. 포장지에 아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적힌, 아이들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선물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산타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전력연구원 직원들이었다. 법동지역아동센터와 일대일 자매결연을 맺은 한전 직원들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직접 고르려고 전날 겨울 추위 속에서 서너 시간을 돌아다녔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사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끼거든요. 반 친구들은 모두 거창한 선물을 받는데 자기는 선물을 받지 못하니까요. 외부에서 성탄절 축하파티를 해준 건 처음인데 너무 좋네요.”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날 밤 김미란 법동지역아동센터 원장은 잔뜩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한전 전력연구원과 법동지역아동센터가 인연을 맺은 지는 만 4년이 되었다. 한전 봉사자들은 한 달에 두 번 센터를 방문해 학습 지도를 해주고 있다. 주로 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과 함께 수학 학습지를 푼다. 2년 반 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송향순 한전 전력연구원 경영지원팀 대리는 “초등학교 수학이 의외로 어렵다며 따로 교재를 구입해 예습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다들 열심이다”고 전했다. 아이들을 위해 책상, 의자, 사물함 같은 시설을 교체해주고 문화 체험비용, 간식비용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김미란 원장이 한전 봉사자들에게 가장 감사하는 부분은 지난 4년 동안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가족처럼

[2010 사회공헌 결산] ① 아시아나항공_ 동전 모금 16년

‘티끌 모아 50억’… 구름 위 온정, 가장 낮은 곳의 삶을 보듬다 기자가 취재를 하다 보면 사회 공헌이 기업의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인을 여전히 만나게 된다. 이런 기업은 무지막지한 금액을 텔레비전 광고에 쏟아 부으면서도 그 금액의 1%도 안 되는 금액을 사회 공헌에 사용하는 것에는 유난히 조심스럽다. 반면 기업의 총수부터 직원까지 진심으로 나눔을 즐기는 기업도 있다. 이런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고객에 대한 믿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94년부터 유니세프와 함께 항공기 기내에서 사랑의 동전 모으기를 진행했다. 해외 체류를 마치고 돌아오는 승객들이 미처 환전을 하지 못하고 잔돈을 소지한 채 항공기에 탑승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환전이 힘들거나 환전을 해도 큰 의미가 없는 소액들을 기부받아 유니세프에 전달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취지였지만 유니세프로부터 처음 동전 모으기를 제안받았을 때 쉽게 나설 수만은 없었다. “항공사의 입장에서 보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야 할 승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설 수만은 없었습니다.” 기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이승희 과장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항공사도 같은 이유로 모금을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박삼구(65) 회장은 아동 구호를 위해 기부금이 쓰인다는 얘기를 듣고 기내 동전 모으기를 흔쾌히 허락했다. 오히려 잘하라고 격려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16년간 지속되는 장수 모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리고 놀라운 일들이 하나씩 벌어졌다. 1994년 1억6000만원이 1년 만에 모이더니 해마다 모금액이 전년도 대비 10%가 넘게 증가했다. 2007년과 2008년 사이에는 기존의 모금액보다 50% 이상 모금액이 증가했고,

무담보 소액대출, 취업·창업 교육, 법률지원… 작은 도움으로 ‘큰 희망’을 선물

아모레퍼시픽 ‘아름다운 세상 기금’ 수원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형숙(가명·48)씨는 홀로 아들을 키우는 모자(母子) 가정의 여성가장이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형숙씨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형숙씨에게 아름다운 재단과 아모레퍼시픽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기금’이 찾아왔고, 형숙씨는 이 기금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아 작은 미용실을 개업할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해 꼬박꼬박 대출금을 갚아온 지 3년 반, 그 사이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전문대를 졸업한 아들은 바리스타로 취직을 했고 가족은 전세자금을 모아서 내년 정도에는 조그마한 임대아파트에 들어가겠다는 계획도 세우게 됐다. 형숙씨처럼 조금만 부축해주면 일어설 수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필요한 제도가 저소득층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딧)이다. 형숙씨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아름다운 세상 기금은 지난 2003년에 조성됐다. 작고한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서성환 회장(1923~2003)이 당시 돈으로 50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주식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했다. 저소득층 여성 가장과 그 아동의 자활을 위한 교육과 창업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빈곤 탈출의 길을 열어주고 가난의 대물림을 막아 자녀들의 건강한 삶을 이끌어 내라는 유지였다. 이 유지를 이어받아 집행되는 아름다운 세상 기금을 통해 가게를 열면 ‘희망 가게’라는 이름을 붙였다. 11월 30일 현재 전국에 희망가게는 89개 점이 있다. 형숙씨처럼 기술을 이용해 창업하는 이도 있고, 음식점을 개업하는 이도 있다. 산업폐기물에서 부품을 추출하여 다시 활용하도록 하는 재활용사업, 개인택시 창업이 있었으며, 철저한 교육과 준비기간을 거쳐야 하는 자동차 외형복원사업으로 창업한 경우도 있다. 희망가게는 단순히 돈만 지원하는

봉사자 아닌 아시아의 ‘좋은 친구’ 되겠습니다

KB국민은행 사회공헌 ‘라온아띠’ “캄보디아에 다녀와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아직까지 답을 찾진 못했지만 적어도 ‘다양성’이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남들의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거죠.” 23세 정여은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삶’에 대해 말했다. 영어 점수와 취업을 위해 전력 질주하는 여느 20대와는 달라 보였다. 정씨가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볼 기회를 갖게 된 것은 KB국민은행의 사회공헌사업인 ‘KB-YMCA 대학생해외봉사단 라온아띠’에 뽑힌 덕분이었다. ‘라온아띠’는 순 우리말 고어(古語)로, ‘좋은’, ‘즐거운’이란 의미를 가진 ‘라온’과 ‘친구들’이라는 뜻의 ‘아띠’가 합쳐진 말이다. 라온아띠라는 이름에는 말레이시아·베트남·스리랑카·캄보디아·태국·필리핀 등 아시아 6개국에서 5개월 동안 교육·건축·의료 봉사활동을 하며 현지인들의 ‘좋은 친구’가 되겠다는 봉사단의 취지가 담겨 있다. 정씨는 가톨릭대학교 국제관계학과에 재학 중으로 미국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비영리기구(NGO)에 관심이 많아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년 넘게 세계시민교육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래서 학교 게시판에서 라온아띠 모집공고를 봤을 때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 정씨는 2009년 3월 초 캄보디아에 도착해 5개월 동안 라온아띠 활동을 했다. 봉사단 활동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정씨는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며 요구사항이 많아졌어요. 3개월쯤 지나서는 갈등이 심해졌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4개월이 넘어가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냥 다 같이 함께 생활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됐다. 정씨 스스로 ‘나는 봉사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서로 다르다’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주최한 한국YMCA전국연맹 송진호(48) 기획협력실장은 “라온아띠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대학생이 가장 주의해야 할

청각장애 아동에게 “아름다운 세상의 소리를 선물합니다”

삼성전자 사회공헌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표현이 아직 생소하던 1995년,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자면 상당한 체계를 갖추고 있던 사회봉사단은 삼성전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사회복지·문화예술·학술교류·환경보전·체육진흥 등의 활동을 벌였다. 2006년 사회봉사단은 본사와 지역별 조직을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센터로 재정비됐다. 삼성전자 사회봉사단 정우진(51) 사무국장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의 시간을 삼성의 사회봉사 1기로 규정하고, 그 후 새로운 10년은 지역사회에 중심을 둔 사회공헌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름도 일방적인 공헌보다는 자발적인 봉사의 뜻을 살리고 임직원의 봉사 참여를 더 이끌어내자는 취지에서 자원봉사센터라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로부터 5년,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은 세계적인 조직을 갖추었다. “현재 국내에는 8개의 자원봉사센터를, 해외에는 아프리카부터 아시아, 아메리카까지 9개의 지역총괄 자원봉사단을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규모만 키운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센터 전담조직에는 봉사팀을 지원하는 전문 사회복지사를 배치해 봉사의 전문성을 높였고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강화했다. “삼성전자의 3대 대표 제품인 휴대폰, LCD, 반도체 메모리 분야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2007년부터 저소득 청각장애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공와우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청각 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를 귀에 있는 달팽이관에 이식해서 세상의 소리를 선물하는 이 사업은 2007년에 이래 매해 30명씩 지금까지 총 120명의 청각장애 어린이에게 소리를 돌려주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54) 사장은 “인공와우수술 지원사업은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해 더욱 뜻깊다”며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이 사업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서울병원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안전은 기본… 일자리 창출부터 소외 계층 봉사까지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청정누리봉사단’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하 방폐물관리공단)은 2013년 경주로의 본사 이전을 앞두고 경주 시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에 한창이다. 한국에서는 19년 동안 9번이나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을 건설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2005년 경주에 처음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장갑이나 옷 등을 처리하는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이 결정됐다. 그러나 2007년 11월 착공한 이후 준공이 30개월 이상 늦어지면서 방폐장의 안전성은 줄곧 논란거리였다. 지난 3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민간 조사단의 최종 검증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방폐물관리공단은 경주시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주민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방폐물관리공단은 경주시 주민을 우선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공단은 첫 신입사원 채용 때부터 경주시 주민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채용인원의 20%를 지역 주민으로 뽑았다. 방폐물관리공단 홍보팀 이정화 과장은 “신규 채용직원 111명 중 22명이 경주 출신이라 직원들부터도 방폐물의 안전성 여부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입사한 경주 출신 전우정(31) 사원은 “관광사업 외에는 특별한 산업이 없었던 경주에 방폐장이 생겨 경주시의 발전과 지역 내 청년실업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폐물관리공단은 ‘청정누리봉사단’을 통한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에도 열심이다. 올 4월 창단한 청정누리봉사단은 식목행사를 필두로 임직원 120명이 응급환자돕기를 위한 헌혈을 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겨울을 맞아 지역 소외 계층에 연탄 4500장과 쌀·라면·양말 등 1600만원어치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앞으로도 방폐물관리공단은 경주지역에 거주하는 결혼 이민 여성의 부모를 초청해 경주 관광을 지원하고, 방폐장 부지 일부에 약 300억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