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필란트로피 학회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출범

국내 최초 ‘필란트로피 학회’가 설립됐다.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한국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Korea Society of Philanthropy ,KSoP)가 창립 총회 및 세미나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임기 3년의 초대회장으로는 한국의료지원재단 유승흠 이사장이, 수석부회장에 이진수 국립암센터 발전기금 이사장(전 국립암센터 원장)이 선출됐으며 5000만원 규모의 2017년도 예산을 확정했다.   유승흠 초대회장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한국의 비영리 분야는 지난 10여년 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면서도 “필란트로피 학문적 기초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지식체계를 축적하고 각 분야의 실천 방안을 찾아내야만 제대로 된 필란트로피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창립 이유를 밝혔다. 유 회장은 “특정 단체에 기업의 돈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NPO 단체의 공익활동 성과와 영향력에 대한 통계 부족,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렵게 하는 시스템 및 인프라, 30~40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없는 정책과 제도 등 여전히 한국의 비영리 분야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없이 많다”며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는 분야 간 울타리를 넘어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문적 융합을 이루어내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의 모색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필란트로피 활동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창립총회에 이어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박태규 연세대 명예교수, 박용주 전(前)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이승훈 을지대 의료원장이 필란트로피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발표하였고, 홍콩에서 특별 초청된 CPF(Child Psychoecology Foundation) 빈센트 로우(Vincent Law) 회장은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필란트로피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이 날 창립총회에는

“마중물 지원 넘어 변화를 만드는 지원으로” 서울시NPO지원센터 2기 개막

서울시NPO지원센터 3주년 성과토론회를 가다   1576개 단체. 지난 3년간 ‘서울시NPO지원센터’(이하 센터) 협업공간을 거쳐간 곳들이다. 6만6000명.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대관공간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2만여회.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공익활동 자료 1200여건의 조회수다.  서울시NPO지원센터가 벌써 3년을 맞았다. 2013년 11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시민사회 중간지원조직으로 출발, NPO(비영리조직) 역량 강화와 생태계 활성화를 이룰 마중물 역할을 해온 센터가 어느덧 제2막을 맞이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센터는 ‘서울시NPO지원센터 2기를 열며―잘하고, 자라다’라는 이름의 3주년 성과토론회를 개최했다. 1층에 위치한 공유공간 ‘품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 140여명의 NGO, NPO 구성원와 활동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NPO지원 3주년…이제 진짜 ‘변화’를 만들 때   “2기의 핵심 슬로건은 ‘마중물 지원에서 변화를 만드는 지원으로’ 입니다. 지금까지 센터가 조직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왔다면, 앞으로는 운영방식과 사업방식에 대한 보다 혁신적인 실험을 적극 지원하려 합니다.” 정선애 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의 말이다. 정 센터장은 “그간 서울시NPO지원센터를 다녀간 단체들이 서울시에 등록된 단체 중 79%이며, 이는 중앙 등록 단체를 합해도 47.5%나 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3년, 센터가 이뤄낸 성과는 무엇일까. 가장 두드러진 건, ‘NPO 조직운영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조직진단컨설팅,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지원뿐 아니라, 신입활동가 교육, 회계전문가부터 194개 협력기관까지 NPO와 타 영역을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  NPO가 강해지기 위해선 시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센터는 지난 3년간 다양한 시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공익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비와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미트쉐어(Meet share)’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모임은 472개, 참여자 수는 3400여명에 달했다.  

비영리 조직, 건강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

비영리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다. 비영리조직 관리자들은 ‘요즘 애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사명감도 없고, 시키는 일만 하고, 할 만 하면 이직이니 뭐니 딴생각을 한다”고 한다. “우리 세대는 적은 돈 받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일했다”는 이야기도 뒤따른다. 반면 ‘요즘 애들’도 할 말은 있다. “처음에 비영리기관을 알게 됐을 땐 가슴이 뛰었는데, 일해보니 조직의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한다. “일하는 곳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입들은 머지않아 떠나고, ‘일할 사람’이 없다며 위에서는 난리다. 문제가 뭘까.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재현<사진> NPO스쿨 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조직운영 방식을 돌아봐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너나없이 ‘똑똑한 조직’이 되기 위해 애쓰는 동안 서서히 건강을 잃어왔다”고 한다. 지난 3월, ‘건강한 조직’을 출간한 이재현 대표에게 ‘비영리 조직의 건강성’에 대해 물었다. 그는 경실련, 대한상공회의소를 거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미국 유나이티드웨이에서 근무했다. 2년 전 NPO스쿨을 만들고 다양한 비영리들을 만나 온 비영리 조직 전문가다.  ◇제 3섹터, ‘건강성’ 잃은 ‘똑똑한’ 조직들 책에서, 그는 가상의 비영리단체를 소개한다.  가상의 단체지만, 대부분의 비영리 조직이 밟아온 이야기. 이 대표는 “비영리조직이 존재 의의에 대한 고민을 멈추고 효율적인 방식의 운영에만 집중하다 보니 구성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사업을 관행화 시켰다”며 “비영리는 사명과 가치 기반으로 설립된 조직이고 그렇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ㅡ책 제목이 ‘건강한 조직’이다. 조직의 건강성을 다룬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 몇 년간 컨설팅을 통해 100여곳의 비영리조직, 신입활동가에서부터 사무총장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모두가 비슷한 휴유증을

아산나눔재단, 아산 프론티어 유스 3기 모집

아산나눔재단이 4월 27일부터 5월 28일까지 한 달간 차세대 비영리 인재 양성 프로그램 ‘제3기 아산 프론티어 유스(Asan Frontier Youth)’ 단원을 모집한다. 비영리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한민국 국적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된 25명은 오는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총 7개월간 활동에 참여한다. 유스 단원들은 ▲비영리기관 인턴십 ▲임팩트 교육 ▲글로벌 스터디 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인턴십은 ‘서울 YWCA’, ‘아름다운가게’, ‘대한적십자사’ 등 총 25개 비영리기관에서 8월부터 5개월간 진행되며, 단원들에게는 월 140만 원의 활동비도 지급된다. 매달 비영리 분야 전문가로부터 일대일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비영리 분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총 200시간의 임팩트 교육도 시행한다. 교육은 연사특강, 현장방문, 케이스 스터디 등이 포함된 ‘소셜섹터맵핑(Social Sector Mapping)’, 사회문제를 직접 발굴해 해결방안까지 도출하는 ‘사회혁신 프로젝트’ 과정 등으로 구성된다. 모든 교육과정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스터디를 위해 9박 10일간 해외 유수 비영리기관을 직접 방문한다. 박지훈 아산나눔재단 글로벌리더팀장은 “아산나눔재단은 앞으로도 비영리 분야 내 NGO와의 협력, 임팩트 교육 강화 등을 통해 더욱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아산 프론티어 유스는 비영리 분야 전문가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미리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많은 지원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5월 17일과 24일에는 아산 프론티어 유스 모집 설명회를 개최한다. 사업 소개, 모집 요강, 1·2기 단원 활동 내역 등이 공개될 예정이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모집 관련 자세한

[여문환의 비영리 현장 이야기-②] 장애인에게 경제교육을 한다고요?

우리 기관☞JA코리아 은 그동안 저소득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경제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농산어촌 마을 소재 학교, 분교, 보육원, 청소년 교도소, 북한 이탈 청소년, 베트남과 필리핀과 같은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들 그리고 작년부터는 미혼모들에게도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소외 계층의 청소년들을 접할 때마다 색다른 어려움을 접한다. 미혼모들은 사회적 편견을 제외하고라도,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예컨대 교육을 받을 동안 그들의 아이를 돌보아 줄 도우미가 절실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여 하나둘씩 우리 프로그램을 마치고 사회 혹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그들을 볼 때 정말 가슴 벅차다. 2016년부터 장애인을 위한 경제교육을 시작했다. 그것도 지체장애인보다도 오히려 발달장애인 쪽이 훨씬 많았다. 어렵게 평가지표도 만들고 나도 직접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었다. “일상생활도 어려운데 경제교육이 잘 될까?” 시작이 반이라 벌써 한 학기가 지나고 평가회도 가졌다. 전국에서 20명 가까운 장애인 시설 및 기관에서 직접 교재를 가지고 8시간 이상을 직접 가르친 결과를 서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잘 진행되었던 점, 문제점들 그리고 개선점들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 담당 선생님께서 그동안 어려운 점을 말씀하시면서 울음을 터뜨리셨다. 출발부터 어려우셨다고 하신다. 기관으로부터, 학부모로부터 매우 부정적 시선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으신 것이다. 하지만 한 번도 주위 집중을 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서서히 변화했으며 돈, 상품, 은행, 마트 등 기초적 경제생활에 최소한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어떤 친구들은 직접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 비영리 트렌드] 비영리도 합병이 되나요?

비영리도 ‘성공적인’ 합병이 가능할까. 미국에서 지난 10년간 비영리단체 합병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성공 전략으로서의 합병(Mergers as a Strategy for Succes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진행됐던 비영리 합병 사례 25건을 심층 분석했다. 합병에 실패한 사례들도 연구했다. 어떤 조건에서 합병이 성공적이었고, 결과는 어땠는지 들여다본 것. 포크 브라더스 재단(Polk Brothers Foundation)에서 후원하고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 연구진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연구에서는 합병 사례 관계자 100여명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합병을 결정한 이유 및 기관 선정 과정 ▲합병 절차 ▲합병 과정에서의 어려움 ▲합병 이후의 변화(내부 조직 및 단체 임팩트) 등을 들여다봤다. ◇단체를 합치다, 더 큰 임팩트 위해 “단체의 임팩트를 키우기 위해서, 미션을 잘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비영리단체가 ‘합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5곳의 성공사례 및 실패 합병 사례를 들여다 본 보고서의 결론이다. 연구에 따르면 심층 인터뷰에 응한 이들 중 88%이상이 “합병이 긍정적이었다”고 응답했으며 “미션과 임팩트를 더욱 크게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연구를 주도한 도날드 헤이더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 교수(비영리 경영센터 센터장)는 “합병을 후회하거나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단체들이 합병 이후 임팩트나 미션을 보다 잘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많은 단체가 임팩트를 키우기 위해 ‘합병’이라는 도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성공적인 합병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10년간의 합병을 들여다 본 연구진은 “성공적인 합병 사례는 80% 이상이 합병 논의 전부터

‘과다 업무·열악한 처우’… 비영리단체에 소통의 바람 분다

조직 문화 개선에 나선 비영리단체   BBB코리아, 올해부터 주 1회 재택 근무제 시행사랑의연탄나눔, 한 달 안식년 제도 도입녹색연합, 신입·임원간 역할 바꾸기 워크숍도     통역 봉사 단체인 BBB코리아는 올해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1회 재택근무제’를 시행한다. 월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한 3일 가운데 하루를 선택해 집에서 업무를 본다. 2004년 설립돼 15년 차를 맞이하는 중견 NGO에서 파격적인 결정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미혜 BBB코리아 사무국장은 “밤낮 구분없는 근무가 계속되니 직원들 건강 문제에 적신호가 켜지더라”며 “건강 악화는 근속 문제로 이어져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했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19개 언어를 365일 24시간 무료로 통역해 준다. 월드컵·아시안게임 등 국제회의, 경찰서·병원·공항·다문화 가정 등 연간 8만건의 통역 봉사를 담당하는 직원 수는 단 8명뿐. 이들은 자원봉사자 4000명을 관리하고, 통역 봉사 연결을 돕고, 캠페인까지 벌인다. 남을 돕는 일이지만, 직원들의 소진 또한 만만치 않은 법. 최미혜 국장은 “수신 전환 시스템(착신)을 이용해 어디서든 휴대 전화만 있으면 근무할 수 있다”며 “출퇴근으로 인한 체력 소모도 없고 시간도 절약돼 업무 효율과 직원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따뜻한한반도사랑의연탄나눔운동본부(이하 사랑의연탄나눔)는 2011년부터 ‘한 달 안식년 제도’를 시행 중이다. 원기준 사랑의연탄나눔 사무총장은 “업무 과다, 열악한 처우 때문에 5년 이상 근속하는 직원들이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돼 안식년제를 시행했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사랑의연탄나눔은 매년 자원봉사자 4만~6만여명과 함께 1만여 에너지 취약 계층에 연탄 300만장을 지원한다. 2004년부터 2016년

밀레니얼 세대 5가지 키워드

  진저티 프로젝트의 연구 전반을 통해 발견한 ‘밀레니얼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그 다섯 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다음은 심층 인터뷰 중 나온 밀레니얼 세대의 말말말.   1 가치 있는 일에 마음이 동할 때 밀레니얼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의미와 가치’. 이슈에 대한 깊은 공감과 문제 의식이 밀레니얼 세대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분노, 화남, 성장하는 것을 발견할 때 느끼는 재미가 이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 “나의 가장 큰 동인은 사회적인 감수성이다. 내 가치관과 사회문제에 대한 감수성에 따라 움직인다.”(20대, 남)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재미는 이 일이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느냐의 문제.”(30대, 여) “입사 5년차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스스로가 클라이언트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노예 같았다. 나의 전문성으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30대, 남) “일하는 문화가 매우 중요하다. 나를 희생하면서 활동하고 싶다기보다 즐겁게 평등한 문화 안에서 일하는 게 중요하다. 보람된 일을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데서 그 즐거움을 느낀다.”   2 바꿀 수 없다면 성에 안 찬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느냐는 것. 이들은 그럴듯한 명분보다는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는 데 주력한다. 말하기보다는 행동하고, 일상에서부터 변화를 만들고 싶어 하며 ‘영향력’을 중시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 “어떤 활동을 할 때 이게 실행 가능한 변화인지가 중요하다.”(30대, 여) “울림이 있고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바로 참여한다.”(30대, 여)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영향력 있는 곳에서

온라인 설문조사, 4000명 넘게 참여한 이유는? 밀레니얼 공익활동 연구한 ‘진저티 프로젝트’ 인터뷰 ②

<우리가 밀레니얼을 알아야 하는 이유, 밀레니얼 공익활동 연구한 ‘진저티 프로젝트’ 인터뷰 ①에서 계속> ◇ “이런 설문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4000명 넘는 밀레니얼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참여가 필요한 ‘온라인 설문조사’. 쉽지 않은 질문에 주관식 답변, 넉넉잡아 20분은 걸리다 보니 “500명만 참여해도 다행”이라고 여겼던 설문조사에서 ‘대박’이 났다. 온라인으로 설문을 돌린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설문에 참여한 이들은 4034명. 4000명이 넘는 이들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든 힘은 무엇이었을까.  ―설문 조사는 어떻게 설계했나. 4000명이 넘게 참여한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팀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10번도 넘게 설문 문항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설문 조사 문항을 고민할 때 팀 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던 지점이 조금씩 달랐다. X세대인 팀장급은 ‘연구’라는 틀이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밀레니얼 세대 팀원들은 ‘응답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 설문 양식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구글 대신 ‘타이폼(Typeform)’이라는 프로그램을 썼다. ‘로직 점프(logic jump)’가 가능해 응답에 따라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김귤’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영상과 귀여운 짤방도 만들어 넣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지만 대면 심층 인터뷰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설문 내용이 잘 통한 것 같다. 설문에 응답한 이들의 반응이 좋아 그 자체로 홍보가 됐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태그하며 ‘하면서 좋았는데 너도 해보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설문에 참여한 분들에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런 설문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답도 많이

“밀레니얼 세대는 이기적? 조직보다 가치를 중요시할 뿐” 밀레니얼 공익활동 연구한 ‘진저티 프로젝트’ 인터뷰 ①

[인터뷰] 밀레니얼 시대 공익활동 연구 ‘매거진 밀레니얼’ 펴낸 진저티 프로젝트 “비영리는 ‘노답’이요, 꼰대 문화다” vs. “요즘 애들은 사명감이 없다” 비영리 조직이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도 상당하다. 지속 가능 보고서를 만들거나 조직 워크숍을 의뢰하는 곳들도 생겨났다. 변화를 고민하는 단체들 사이에서 한 보고서가 화제다. 지난해 12월, 비영리 조직 컨설팅기관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동그라미재단 후원으로 펴낸 ‘매거진 밀레니얼‘이 바로 그것. 밀레니얼 세대의 공익 활동을 이해하기 위한 이번 연구에는 밀레니얼 세대 및 이들과 일하는 리더 그룹에 대한 심층 인터뷰, 4000명이 넘는 밀레니얼 세대가 참여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다.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연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를 기획·진행한 진저티 프로젝트의 서현선(40) 팀장, 홍주은(36) 팀장, 김빛나(27) 연구원을 만나 ‘밀레니얼 프로젝트’ 연구의 뒷이야기를 물었다. ◇ ‘밀레니얼 세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이야기 ―진저티에서 밀레니얼 연구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예전에 비해 비영리 영역이 힘이 많이 빠졌다. 젊은 사람들이 비영리로 잘 안 오고, 왔다가도 떠난다. 비영리 영역은 사람이 핵심인데, 이렇게 가다간 비영리가 끝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교육·컨설팅을 통해 비영리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세대’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위세대가 아래세대를 정말 모르더라. 밀레니얼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동그라미재단과 기회가 닿아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진저티 프로젝트의 창립자 셋 모두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⑧ 문제 정의에 관한 문제 #2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아침에 눈을 떴더니 집 앞에 지름 30m의 싱크홀이 생겼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더니, 모두 삽 한 자루씩을 들고 왔다. 문제가 해결될까? 지질, 토목, 건축 등 관련 전문가와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도 모두 모여야 한다. 반대로 지름 1m의 웅덩이가 생겼다. 이웃집에 연락했더니, 지질, 토목, 건축 전문가와 정부, 지자체에 연락하겠다고 한다. 이때는 삽 한 자루만 들고 오면 된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 대안은 크기가 맞아야 한다. 큰 문제를 지향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지나치게 크다’라는 말은 상대적이다. 큰 문제를 정의했다면 그에 맞는 대안이 있어야 하고, 문제를 작게 정의했다면 또 그에 적절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환경 문제’를 제기할 때는 그에 맞는 해결 대안을, ‘한강 수질 오염 문제’를 제기할 때는 또 그에 맞는 해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해결될 것 같고, 사람들이 이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 몇 년 전, ‘과자 과대포장 고발’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만약, 그 청년이 ‘과자 업체의 부도덕성 고발’이라고 했거나, ‘대기업의 사회적 윤리 위반’이라고 했거나,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대기업의 시장 지배’라고 했다면, 우리가 그만큼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냈을까? 우리가 만약 그 문제에 그만큼의 관심이 없었다면, 언론은 그 문제를 다루었을까? 광고, 홍보 등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1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 부족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 2만 원의 후원금이 필요하다면, 도무지 해결될

[직격인터뷰]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① 비영리단체 ‘별점’ 첫 시도… 그 향방은?

[직격인터뷰]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① 비영리단체에 ‘별점’이 매겨진다. 한국가이드스타는 2월 공익법인의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별점을 매기는 평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비판과 논란, 우려와 기대감의 한 중심에 선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사진>을 지난 12일 전격 인터뷰했다. 박 사무총장은 “평가받는 대상에게 환영받는 평가는 없다”며 “비영리 생태계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ㅡ미국 채리티 내비게이터처럼 비영리 공익법인 평가에 별점을 매기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계속 밀어붙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2015년 미국에서 암 환자를 지원하는 큰 규모의 비영리단체 4곳의 대표가 구속당하고 단체는 청산됐다. (관련기사 1, 관련기사 2) 내부에서 돈을 유용하고 목적 사업에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비영리조직은 기부금을 받는다. 돈을 잘 써서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공개하고 소통하는 건 당연하다. ‘믿고 맡겨라’는 방식으로는 더는 안 된다. 자정 작용으로 바뀔 수 없다면 외부 충격요법도 필요하다. ◇엉성한 공시로 평가 유보된 단체 많아 한국가이드스타에서 평가한 공익법인 수는 총 889개. 국세청에 결산서류를 공시한 8585개(사업연도 2015년) 공익법인 중 기부금이 3000만원 미만이거나(3397곳), 2014년도 이후 설립돼 만 2년이 되지 않은 법인(136곳)은 평가에서 제외했다. 해당 법률과 규칙, 특징이 일반 자선사업을 하는 공익법인과는 다른 의료법인(966곳), 학교법인(1532곳)도 평가에서 제외됐다. 위의 법인을 제외한 평가대상법인 2554곳 중 일반관리비 0원, 직원수 0명, 인건비 0명 등 투명성이 결여돼 평가를 유보한 법인 1665곳을 제외한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