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③ 확고한 전문성 갖춘 영국NPO

3년 파트너십 맺는 데 준비만 2년… 꼬장꼬장한 NPO 유언장에 ‘유산 기부하자’ 캠페인 벌이는 NPO 단체들 모금과 후원자 확보 위한 홍보·마케팅 투자 당연시 후원 기업의 모든 정보 모아 인권 침해·부패기업 걸러내 ‘죽을 때 당신의 삶을 남기세요(After Death, Leave Life)’ 세이브더칠드런UK가 올해 벌이는 유산 기부 캠페인 타이틀이다. 세이브칠드런UK는 유산 기부를 받기 위해 2개 팀을 별도로 운영한다. 수지 스테이븐 미래전략 리서치팀장은 “유산 기부와 고액 기부는 우리의 전체 모금액(2억8370만 파운드, 4800억원)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죽음과 신생아의 삶을 연결시키는 전략으로 캠페인을 브랜드화하면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영국에선 매년 9월과 10월 유산 기부 컨설팅 전문 기관인 ‘리멤버 어 채리티(Remember a Charity)’와 ‘윌 에이드(Will Aid)’가 각각 주도하는 유산 기부 활성화 공동 캠페인이 벌어진다. 영국 전역에서 비영리 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시민들이 유언장에 ‘유산 기부 하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독려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영국에서 만난 NPO 담당자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우선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라는 비전과 미션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지난해 기업 후원을 1억507만파운드(2500억원) 받은 세이브더칠드런UK는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준이 있다. 타냐 스틸 모금후원팀장은 “포르노, 담배, 무기를 판매하는 기업과는 절대 파트너십을 맺지 않고, 제약회사나 정유·가스·광산업,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 아동 학대 경험이 있는 기업, 모유를 대체하는 분유 판매 기업, 부정부패와 연관될 수 있는 보안 경호회사 등은 위험도가 높은 기업으로 분류한다”며 “모든 기업에 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데, 특정 기업과 사업을 하기 전에

[Cover Story] 비영리단체를 위한 人材는 없다?

Cover Story 뽑을 사람 없다는 비영리단체와 뽑히는 방법 모르겠다는 청년들 NGO 평균 경쟁률 30대1 단체들은 홍보·회계·IT 등 다양한 전문인력 원하는데 인재들은 국제개발로 몰려 대학이 나서 양측 연결하고 NGO 정보 교류할 수 있어야 구직자들과 비영리단체 사이 시행착오도 줄어들 수 있어 #1. 지난달 26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청파동 굿네이버스 본사 앞에 400여명이 몰려들었다. 건물 옆 커피숍에서도 ‘NGO 경영이야기’ ‘국제개발학’ 등 관련 책을 꺼내 든 청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필기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에 모인 신입 직원 채용 응시자들이다. 시험을 마친 신지은(가명·28)씨는 “최근 비영리단체에 청년들이 몰리면서 안 그래도 바늘구멍 같았던 NGO 취업문이 더 좁아졌다”면서 “필기에 붙어도 1차 면접에 논술 시험, 2차 심층 면접과 PT(프레젠테이션) 시험까지 통과해야 하는데, 만약 떨어지면 어디서부터 다시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2. 최근 한 중형 NGO는 홍보·마케팅 경력자를 채용하는 데 1년 넘게 걸렸다. 지원자가 많지 않은 데다, 영리 기업에서 받던 연봉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렵게 과장급 전문가를 채용했지만, 그는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퇴사하고 말았다. 언론 홍보나 마케팅을 전공한 대학생을 신입직으로 채용하는 시도도 해봤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에 대한 이해 없이 서류를 제출한 이들이 대부분이라 이내 포기했다. 해당 NGO 실무자는 “단체의 비전을 이해하면서 전문성까지 가진 사람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푸념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몇 년째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구직자들은 “NGO 취업문이 너무 좁다”고 하고, 정작 비영리단체에서는 “뽑을 사람이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② 정부·기업·NGO 모이니… 가나 청년 취업문 ‘활짝’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아프리카 현장을 가다 ② 중고차 수입 늘어나고 정비 수요 높아졌지만 정규 정비 교육은 없어 현대차·코이카 협력해 청소년 위해 기술고 설립, 차량 기술·설계 등 가르쳐 정부·NGO 도움으로 기업의 시행착오 극복 취업 고려한 CSR 전략에 인지도 저절로 높아져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북쪽으로 65㎞ 떨어진 코포리두아로 가는 길. 도로 양쪽에 빽빽하게 들어선 자동차 정비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비소는 후드(본네트)를 열고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북적거렸다. “흔한 광경입니다. 가나에는 워낙 고장 나는 차량이 많거든요.” 국제 개발 협력 NGO인 ‘플랜인터내셔널’의 가나지역 프로젝트 매니저인 조셉 애피아씨가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가나의 중고차 수입이 급격히 늘어났다. 매년 중고차 7만대가 들어오면서 정비 수요가 높아졌고, 지역마다 5000개 이상의 정비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비소가 늘어날수록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됐다. 조셉 매니저는 “가나에는 차량 정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나 기관을 찾기 어렵고, 기술교육학교 등록금도 일반 학교의 2~3배 이상 높다”며 “결국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정비를 하다 보니 차량에 문제가 생기고 사고가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비소의 70~80%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이조차도 배울 수 없는 청소년들은 도로에서 과자와 음료를 파는 등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을 한다. ◇기업 역량 살린 CSR로 가나의 사각지대를 메우다 2003년부터 가나에 대리점 두 곳을 설립해 차량 판매와 정비 서비스를 진행해온 현대차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CSR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과 국제 개발 협력 NGO 플랜코리아와 함께 프로젝트

국립대병원·NGO, 고액 기부자 향한 ‘모금전쟁’ 중

비영리·대학병원 기부 활성화 대책 비영리단체 후원자 기근 액수보다 신뢰 먼저 얻고 기부 방법 개발해야 대학병원은 기부금 부족 서울대병원 기부후원금 전체 예산 1%밖에 안돼 현재 기부접수는 되지만 모집은 할 수 없게 제한 이젠 법률 바꿔야 할 때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 “국민에게 공익성 알리고 기부로 받는 혜택 강조” 질문: ‘한국해비타트’는 어려운 이웃의 집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다 보니, 자원봉사만 생각하지 돈을 기부하는 후원자 모집이 어렵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답변: 해비타트는 ‘결연 후원’이 아니라, 정기 후원자들에게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만들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부분 부품’을 분할해 정기후원 상품을 개발하면 된다. 소액 후원자들이 너무 많으면, 관리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른 단체에서 아동 결연 모금이 잘된다고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자신의 단체에 대한 본질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9일, 비영리단체 팀장급 이상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NPO공동회의의 ‘고액 기부 개발전략’ 일일 워크숍 현장이다. 박준서 엔시스콤 공동대표는 “NGO들이 모금 액수에만 집중하는데, ‘조직의 미션’을 상품화하고, 후원자의 마음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돕게 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바로 ‘상품화’다. 박준서 대표는 고액 기부 개발을 위해 ‘우리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을 일순위로 꼽았다. “‘우리 단체는 대북 지원 사업을 합니다’가 아니라, ‘1만명의 아동에게 1년 동안 반건조 국수를 제공하는데, 이 국수는 3일이 지나면 썩는다. 국수 공장 유지비로 10만불이 든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NGO 조직 전반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 개발 열풍

후원자 관리부터 인사·재무·회계까지… 클릭 한 번으로 해결 후원자는 해마다 느는데 NGO 인력은 그대로… 재정보고서 분석에만 직원 20명이 달라붙어도 꼬박 한 달이나 걸려 지난해 4월, 기아대책에 태스크포스(TF)팀이 꾸려졌다. 모금팀, 후원자관리팀, 전산팀, 재무팀 등 각 부서에서 모인 실무자들이었다. 이들은 매일 아침 컴퓨터 화면 앞에 모여 앉았다. 오후엔 각 부서로 돌아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고, 밤에는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 새로운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상하기 위해서였다. 오정은 기아대책 스마트웨이(Smartway)팀 총괄 간사는 “후원자들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인력은 그대로라서 산더미같이 쌓인 단순 문서작업 때문에 정작 중요한 후원자 관리 및 예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며 “후원자 관리부터 인사, 재무, 회계 등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억 단위의 개발 비용이었다. TF팀은 시스템 개발 이후 달라질 업무 효율성을 정량적으로 측정, 분석했다. 오 간사는 “재정보고서를 분석하려면 직원 20명이 달라붙어도 꼬박 한 달이 걸리는 반면 통합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클릭 한 번으로 모금 특성별 분석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며 “분석 업무에 대한 20명의 인건비를 계산해봤더니 시스템 개발비로 1억원을 투자하면, 5년간 100억원 이상 절약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비용 때문에 난색을 표하던 자문위원단과 임원진들도 “당장 추진하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오 간사는 “과장급 실무자 10명와 함께 TF팀을 꾸리고, 억 단위의 시스템 개발비를 승인한 건 24년 기아대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비영리단체, 통합시스템 개발 열풍 최근 기부 문화가 확산되면서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는 비영리단체들이

[정유진 기자의 기빙 트렌드] ① 대학·NGO 달라진 모금 현장

고액 기부자 관리하던 대학, 소액 기부자 잡기에 나선 이유는? ‘아너소사이어티’ 여파로 고액 기부자 뺏긴 후 정기 후원자 절실해져…잠재적 기부자 DB 필요 소액에서 고액으로 시선 돌린 비영리단체와 ‘노하우 공유’ 한목소리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는 이화여대 09학번 후배입니다. 잠깐 통화 괜찮으신가요?” 전화기 너머로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학 후배라는 말에 반가움이 밀려왔다. 용건을 묻자 후배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학교에서 선배와 후배를 연결하는 ‘선배라면’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매달 1만원씩 학과 직속 후배에게 장학금을 주는 캠페인인데요. 지금까지 선배 2000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 혹시 함께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매달 1만원. 크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막상 기부를 하려고 보니 기자 정신이 절로 발동했다. ‘어떤 후배에게 장학금이 지원되느냐’ ‘장학금이 전달된 건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일시후원도 가능한가’ 등 쉴새없이 질문을 던졌다. 후원 상담은 20분 동안 계속됐다. 후배는 조목조목 친절하게 답변을 해줬고, 기자가 기부를 약속하자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선배라면’ 문구가 새겨진 오뚜기라면 2개가 집으로 배달됐다. 후원금 완납확인서, 손으로 쓴 감사카드도 함께였다. 일주일 뒤엔, ‘기부자 예우카드’가 도착했다. 학교 도서관 출입은 물론 교내 편의시설 이용시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였다. 기부 금액에 따라 제공되는 예우 내용을 보니 ‘후원 금액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최근 대학 모금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액 후원자 관리에 집중하던 대학들이 소액 기부자 잡기에 나섰다. 2010년 말, ‘선배라면’ 캠페인을 시작한 이화여대는 소액 기부자 3000명의 후원으로 총 18억8000만원을 모금했다.

[날아라 희망아] 가난한 소년 알하지… 공부가 하고 싶어 매일 학교 앞을 서성입니다

아픈 외할머니 도우며 학업의 꿈 키우는 아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NGO 직원 되고 싶어” 알하지(9)군이 흙먼지가 뒤덮인 가방을 열어 보입니다. 젓가락 길이의 나뭇가지가 한가득입니다. “숫자 공부를 하기 위해 직접 자른 것”이라고 합니다. 조그만 공책도 한 권 들어 있습니다. “글씨연습을 했다”는 페이지에는 알파벳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알하지는 이 흙투성이 가방을 항상 메고 다닙니다. 마을에 있는 움막 학교에서 공부하지만 매일 갈 수는 없습니다. 정식 등록을 하려면 1만2000세파(약 2만4000원)를 내야 하는데, 아직 500세파밖에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방을 메고 마을을 서성이다가 가끔 움막이 한가할 때 들어가 앉습니다. 알하지의 등에서 가방이 떠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알하지는 아빠와 함께 차드 북쪽의 ‘니제르(Nizer)’ 국경지역에서 지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엄마랑 떨어져 살았는데, 6남매 중 셋째인 알하지만 데리고 갔습니다. 2년 전 갑작스러운 폐병으로 아빠가 죽자, 알하지는 엄마에게 돌아와야 했습니다. 차드 은자메나시 왈리아 지역에서 농사일을 하던 엄마는 아이를 다시 알리가르가 지역에 사는 외할머니께로 보냈습니다. “키울 여력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외할머니 마리암(60)씨의 사정도 녹록지는 않습니다. 집 근처 밭에서 피망, 토마토, 양상추 등을 재배하며, 한 달에 1만세파(약 2만원) 정도를 벌었던 마리암씨는 최근 농사일에서 아예 손을 뗐습니다. 가슴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 거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2주 동안 수입도 뚝 끊겼습니다. 마리암씨가 힘겹게 손을 들어 집 앞 텃밭을 가리켰습니다. 풀이 아무렇게나 쓰러지고, 땅은 메말라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잘 돌봐야

제2의 인생설계, 한숨만? 우리는 이렇게 꽃피워요

베이비부머 세대 3인의 재능나눔 이야기 최영식씨_텃밭 가꾸며 지역 예술가와 소통 사회적 기업 회계업무 도와 “시니어 복합문화공간 운영 목표” 정은희씨_20년 간 주부에서 나눔의 리더로 취미로 시작한 퀼트에 봉사 접목 “작은 재능도 용기있는 나눔으로” 박항수씨_막연히 다짐했던 봉사와 나눔 NGO 활동하며 이제야 실현 “세상을 위한 인생 3막 즐거워” “늘청씨 어디 가요?” 최영식(58)씨는 길에서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늘청’으로 불린다. ‘늘 청춘’의 줄임말이다. 최씨의 활동무대는 문래동 대안예술공간 ‘솜씨’. 이곳에서 젊은 작가들과 어울려 차도 마시고, 책도 본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화요일에는 기타를 배우고, 수·목요일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한다. 목공수업에서는 이미 중급반이다. 지난해 3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은퇴한 최씨는 “지금 배우는 것들을 토대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현재 약 712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향후 3년 동안 퇴직할 50대 이상이 150만명으로 예상되면서 ‘은퇴 후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한국자원봉사문화에서 개최한 ‘베이비부머 자원봉사 콘퍼런스’에서 ‘나눔’으로 제2의 인생을 맞이한 세 명의 베이비부머를 만났다. ◇마을텃밭 가꾸기에 인생을 투자한다, ‘최영식’씨 퇴직을 3개월쯤 남겨둘 무렵부터, 최영식씨는 은퇴 후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 시작됐다. ‘희망제작소 행복설계아카데미’에서 해피시니어 교육을 받으면서, 인생 제2막의 기준을 세웠다. 첫째, 자신이 잘하는 일. 둘째, 재미를 느끼는 일. 마지막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 “문래동에서 20년 이상 살았는데, 동네에 대해 아는 게 없더라고요. 주부들은 옆집 아줌마도 만나고, 애들도 키우면서 지역 네트워크를

몽골활동 27개 단체, 외톨이 생활 청산… 정보공유 나서

국내 NGO도 네트워크 시작 분야·규모 다른 단체들 따로 따로 활동하니 사업 수행 효율성 낮아 실무자 정기교육 등 함께 모여 시너지 효과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 ‘정보공유 및 협력’이라는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오랜 숙원이 풀릴 것인가. 지난달 3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문영선(27)씨는 그 첫 단추를 끼우고 있었다. 문씨는 지난 6월 몽골에 처음 파견된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前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의 NGO 코디네이터다. KCOC는 NGO 간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을 위해 올해 처음 캄보디아·네팔·몽골 3곳에 직원을 파견했다. 정식 사무실이 없어, 문씨는 현재 몽골 굿네이버스 사무실 한쪽에서 근무하고 있다. “27개 단체가 몽골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 중 20여곳이 활발히 활동 중인데, 직원은 최소 2명부터 많으면 5명까지 있어요. 아동결연이나 지역개발(기아대책·굿네이버스 등), 환경(푸른아시아), 보건 영양(위드·글로벌케어 등), 농업교육(국제옥수수재단)까지 분야도 다양해요.” 지난 10월 1박2일 동안 실무자 정기교육을 실시한 결과, 몽골 현지직원까지 포함해 79명이 참석했다.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교육에 대한 NGO 실무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 직원과 몽골 현지직원들 사이에서 언어의 장벽이 있어요. 서로 말이 잘 안 통하니까, 사소한 오해가 쌓여 불신을 낳고 이게 결국 사업 수행에 방해가 되죠. 이런 교육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거죠. 워낙 바쁘다 보니 다른 단체들끼리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함께 모여 이야기를 터놓으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정보공유를 통한 시너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UN에서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10월17일)을 기념해 몽골 현지에서도 5개 단체가 모여 길거리 캠페인을

SNS로 알리고 파티 열고… 기부가 변한다

NGO의 모금활동 현지 사정 잘 알고 있는 직원 참여 거리캠페인전체 모금액의 70% 맞춤형 컨설팅으로 고액 기부자 마음 잡기도 전략 더한 모금활동으로 기부자의 마음 공략한다 “기부자의 마음을 여는 말 한마디가 아이 한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8일, 구의역에서 만난 한정오(46)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땀을 닦아내는 것도 잊은 듯했다. 한씨의 시선은 오로지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역을 나서는 시민들에게 고정돼 있었다. 그녀는 제3세계 빈곤아동들을 지원하는 NGO, 월드쉐어에서 3년째 거리캠페인을 전담하고 있다. “거리캠페인 중에 만난 70세 할머니가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매달 3만5000원씩, 벌써 2년째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힌 한씨는 “뙤약볕 더위에 주저앉고 싶다가도 뜻있는 후원자를 만날 때마다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얼굴과 얼굴 맞댄 거리캠페인, 기부자 마음 열어 월드쉐어의 전체 모금액 중 70% 이상은 거리캠페인을 통해 이뤄진다. 지하철역, 공원, 휴게소 등이 캠페인 무대다. 2008년 설립 이후, 전년 대비 신규회원 증가율이 2010년에 15.3%, 2011년에 32.7%에 달한다. 월드쉐어보다 규모가 큰 다른 NGO들이 거리캠페인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아갈 정도다. 류원규 월드쉐어 총괄팀장은 “거리캠페인을 일반 자원봉사자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진행한다”며 입을 열었다. 거리캠페인 전담직원 외에도, 전 직원이 날짜를 정해 번갈아 현장에 나간다고 한다. 그는 “바삐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후원을 강요하거나 잘못된 태도를 보이면, 해당 NGO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이 기부 자체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면서 “기부 현장의 최전선에 최고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입 직원들은 일반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가 말하는 ‘함께 일하고픈 NGO’

설득력 있는 기획안… 선호도 1위 좋은 기획력 지닌 NGO 현장서도 훌륭하게 실행 신뢰 관계 생기게 돼 소신 있는 곳과도 오랫동안 함께 하고파 지난해 (주)한국리서치가 실시한 ‘기업사회공헌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800대 기업 중 ‘공익단체(NGO, 시민단체, 사회복지시설 등 포함)에 대한 지원을 중단, 변경한 적이 있다’고 답한 곳이 절반이 넘었다(50.5%). 이는 특히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48.4%)과 사회공헌활동 담당자가 있는 기업(33.5%)일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업이 함께 일하고 싶은 파트너 NGO는 어떤 곳일까.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NGO에게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고 답했다. 지역사회의 니즈와 기업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설득력 있는 기획안을 보면, 해당 NGO의 전문성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박필규 GS칼텍스 사회공헌팀 차장은 “A라는 대상이 기업에서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 B라는 대상이 필요하면 해당 NGO에서 사회공헌 담당자를 설득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NGO는 현장에서도 훌륭하게 실행하더라”고 전했다. 지금 당장 함께 진행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NGO의 제안서를 모아뒀다가 여건이 될 때 다시 연락해보는 담당자들도 많다고 한다. NGO와 기업 간의 원활한 파트너십을 위해서는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실 차장은 “얼마 전 파트너 NGO기관이 타 기업으로부터 ‘포스코보다 5배 많은 사업비를 지원할 테니 포스코와 하는 프로그램을 우리와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고 하더라”면서 “당장의 비즈니스보다 파트너십을 먼저 고려하는 NGO와는 오랫동안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철학과 소신을 가진 NGO에게 끌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경운 LG디스플레이

[‘기업 사회공헌의 현실과 대안’ 시리즈] ③일정 취소 손바닥 뒤집듯·업무협약서 요구에 난색… 기업·NGO<비영리 시민단체> 파트너십 ‘흔들’

기업 사회공헌 현실과 대안 ③ 기업 무리한 요구… 맞춰가며 일정 짜놓으면 행사 직전 취소한 경우도 납품 단가 조정 압력에 협력업체들 몰래 기부 전담팀 갖춘 기업 33.9%… 지속적 활동하기 어려워 최근 국내의 한 NGO 실무자는 대기업 S사로부터 “임직원 500명이 함께 봉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해당 NGO 실무자는 거절의사를 밝혔다. 봉사단 규모가 커질수록 수혜처를 발굴하기 어렵고, 수혜처에 대한 배려보다는 봉사자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500명은 너무 많으니 100명 규모로 줄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도, S사 관계자는 “원래 규모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며 압력을 넣었다. 결국 어렵게 나무심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해당 NGO실무자는 행사 당일 오전, S사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회사 사정으로 봉사활동을 취소하겠다”는 것이었다. 행사 전날까지 설득을 거듭해 수혜처를 겨우 확보한 터라, 이제 와서 약속을 어길 순 없었다. 해당 NGO는 급히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S사 임직원 대신 나무심기 봉사를 진행했다. 당시 프로그램에 관여한 NGO실무자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업의 단순한 행사로 생각하는 이가 많다”면서 “사회공헌의 목적이 단순 홍보가 아닌 진정성에 있었다면, 수혜자와의 중요한 약속을 그렇게 쉽게 깨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벤트로 전락한 기업 사회공헌 활동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게 됐지만, 그러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작용이 생겨났다. 국내의 한 대형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규모의 싸움’이 돼버렸다”면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임직원 수가 많을수록 사회공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