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InnoCSR 대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정의에 대해서는 지난 10년 이상 동안 전 세계에서 계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CSR, CSV(공유가치창출), 사회공헌,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개념이 혼재되어 있어, ‘CSR=사회공헌’이라는,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정의까지 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CSR은 기업이 어떻게 돈을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돈을 버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많은 연관성을 가진다. 기업이 브랜딩이나 마케팅 측면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력 사업들을 검토하고 시행할 때 사회와 환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의 기업 구조는 오로지 밀턴 프리드먼과 애덤 스미스가 얘기했던 과거형 수익 창출에 맞춰져 있다. 구매에서부터 제조, 판매까지 이어지는 사업의 밸류 체인을 보면,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보인다. 구매팀을 예로 보자면, 소수의 구매 담당자가 많은 협력업체를 상대한다. 한 사람이 보통 흔하게는 수십 개 협력업체를 매월 상대한다. 이들은 기존의 협력업체들을 관리하고, 회사에 필요한 자원을 구매함과 동시에 신규 협력업체들도 발굴해야 한다. 간혹 사고가 나고, 이를 협력업체들과 해결하는 일도 도맡아서 한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구매 요소들은 낮은 가격, 높은 품질, 그리고 빠르고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다.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구매팀에 어느 날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윤리강령과 CSR 감사 제도를 정책화한다. 구매팀은 그 내용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채, 이를 협력업체들에 강조하고 협력업체 평가 요소에 반영한다. 협력업체들 역시 이를 즉시 비용으로 인식한다. 가장 낮은 원가로 높은 품질로 만들어서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