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핵심과제
[12가지 핵심과제] ⑫여성 “가족 공동체 살아나면 사회문제 저절로 해결되죠”

경제·정치적 성장 불구, 여성격차지수는 하위권 가족 역할 붕괴가 원인… 남성의 육아휴직 늘리기, 이웃 아이들 돌봐주기 등 확대된 가족 정서 필요 고정관념 정착하지 않게 여성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전후 60년만에 폐허였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세계적인 기업이 배출됐고, 반기문 UN사무총장·김용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수장도 탄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꼴찌수준인 분야도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여성격차지수는 135개국 중 107위였다. 최근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아시아 10대 국가의 상장기업 744개를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았다. 1%였다. 유럽(17%)과 미국(15%)은 물론, 같은 아시아권임에도 중국(8%)이나 말레이시아(6%), 일본(2%)보다 낮았다. 성평등 사회를 위한 대안은 뭘까. ‘딸들에게 희망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99년 출범한, 여성을 위한 유일한 민간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 조형(69) 이사장을 만났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조 이사장은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또하나의 문화’를 결성해 여성문화운동을 전개했고, 한국여성학회장, 이화여대 ‘이화리더십개발원’ 초대원장 등을 역임했다. ―향후 10년 우리 사회 업그레이드를 위한 12가지 핵심과제를 취재해보니, 결국 문제의 핵심은 ‘가족’이었다. 가족해체, 공동체 붕괴로 인한 비용이 너무 크다. “모든 사회문제를 가족해체나 공동체 붕괴의 문제로 볼 수는 없겠지만, 공동체적 정서의 회복은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인 가족, 한부모 가족이나 단독가구가 많아지는 등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전통적인 확대가족이 했던 역할을 대체할 가치나 규범이 없다. 핵가족 중심의

[12가지 핵심과제] ⑪ ODA<국제개발원조> 우리 입맛 맞춘 지원보다 그들 상황 먼저 배려해야

12가지 핵심과제 11ODA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공기오염·화상 위험에 노출된 아둘랄라 마을 연기 안나는 화덕 설치해 열효율·위생수준 높여 열매나눔재단 눈병 많던 구물리라 마을 부뚜막 보급해 환경 개선 원조에만 의지하지 않게 자립심·참여도 유도 “한국의 해외 봉사 단원이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청소년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쳤는데, 정해진 날짜 안에 과제를 해온 아이가 거의 없자 아이들을 다그쳤어요. 게으르다는 생각에 화가 났던 거죠. 그 나라는 수도조차 전기가 잘 안들어와요. 기증받은 컴퓨터 5대를 3시간 작동하기 위해 매일 1갤런(약 3.8리터)의 기름을 사서 자가 발전기를 돌려야 했고, 이 컴퓨터는 센터를 찾는 30명이 돌아가면서 썼어요. 일주일 동안 매일 센터에 와도 컴퓨터에 손도 못 대는 아이가 많았던 이유죠.”(박미석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이사장) 우리의 선의와 열정에만 집중한 나머지, 상대가 처한 환경을 배려하지 못한 해외 ODA(공적 개발원조) 사업의 잘못된 사례다. 윤현봉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사무총장은 “경험이 없다 보니, 상대국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평가한다. 압축 성장 경험을 그대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너무 저돌적’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더나은미래’는 해당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ODA 사업의 두 사례를 취재했다. 사례①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에티오피아 주거 환경 개선 사업 “우리 집에 화덕을 설치하고 싶다.” 지난 5월, 에티오피아 아둘랄라 마을 주민들이 해외 봉사 단원 최은미(26)씨를 찾았다. 최씨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자재를 공급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자재는 우리가 구입할게. 다만 화덕을 만들 수 있는 그 철제 틀만 빌려줬으면 좋겠어. 시멘트도 우리가 돈을 조금씩 모으면 살

[12가지 핵심과제] ⑪ ODA<국제개발원조>

도움 주는 나라 20년… 해외 지원하는 한국의 현주소 국내 단체 해외 원조 규모 빠른 속도로 성장 중 시민 참여도 늘면서 정부보다 개인 후원 많아 사업비 규모 늘어났지만 전담 인력 여전히 부족 지난 20년간 우리나라가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CSO·Civil Society Organizaion)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한국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는 최근 전 세계 91개국에서 지구촌 이웃을 돕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이하 CSO)의 현황을 담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CSO 편람’을 발간했다. 이번 편람은 지난 3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조사대상 168개 기관 중 설문에 응한 87개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외사업 규모 5년 새 4배 증가 지난해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들의 총 사업실적은 약 1조1649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국내사업에 쓰이고, 28% 정도가 해외사업(현금+물자)에 쓰였다. 해외사업 규모는 2006년 703억원에서 2009년 1425억원, 2011년에는 2835억원으로, 5년 사이 무려 4배가량 늘었다. 이는 2011년 정부의 무상원조액(약 4518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액수로, 정부 못지않게 시민사회단체들의 국제개발협력 활동 규모가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해외사업비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단체는 4곳이었다. 반면 3억~5억원 규모의 단체는 20곳(25%)으로 가장 많았고, 1억~3억원 규모도 16곳(20%)으로 다수였다. 1억원 미만의 사업비로 운영되는 소규모 단체도 9곳이나 됐다.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의 영역도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사업비가 가장 많이 투자된 분야는 보건·의료사업으로, 전체 규모의 26%(약 240억원)였다. 교육(21.3%)과 지역사회개발(15.4%)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애드보커시 사업은 2009년 4건이었는데 반해 지난해엔 25건으로 대폭

[12가지 핵심과제] ⑩ 의료… ‘협력’으로 건강해지는 마을

하나로 뭉친 보건의료진… 지역사회 튼튼해진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보건소와 1차 병원 손잡아 예방·교육·진료 통합… 3차병원 이용 줄어들어 각계 의료진 정기모임해 정보 네트워크 구성하고 음악회 등 지역축제 마련 의료기관·주민이 소통해 신뢰 관계 형성해야… 일본 미야기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와쿠야쵸(通谷町)에는 주민 1만7000명이 모여 산다. 센다이시로부터 50㎞ 떨어진 시골이지만,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건강한 마을로 꼽힌다. 1년 동안 와쿠야쵸 주민 한 명이 사용하는 평균 의료비는 25만엔(357만원)으로 일본 지자체 35곳 중 셋째로 의료비 지출이 적다. 1인당 사용하는 국민보험료도 넷째로 낮다. 병원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와쿠야쵸 마을 중앙에는 일본 대도시 주민도 부러워할 만한 400병상 규모의 주민의료복지센터가 있다. 진료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영양 교육, 수술, 재활, 간병 등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진다. 방문간호·재활 서비스도 활발해, 인근 지자체 10곳이 도움을 받을 정도다. 충분한 진료 시간이 확보되고, ‘마을 주치의’로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부여되기 때문에 이곳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력·사회복지사들은 물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1972년, 와쿠야쵸 마을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다스리지 못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노인들이 많았다. 젊은 층은 계속 마을을 빠져나갔다. 그 해 1월,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빙 둘러앉았다. 몇 주에 걸친 토론 끝에 “보건의료와 복지가 결합된 지역 공동체 모델을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센터 건립을 위해 자신의 땅을 선뜻 내놓았다. 이렇게 모인 땅이 3만평에 달했다. 건강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들은 주민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와쿠야쵸 군수를 찾아갔고, 군수는

[Cover Story] 12가지 핵심과제 ⑧ 시민사회… 비영리단체 성공 노하우

미국 사회 이끈 비영리단체 12곳… ‘협력’이 성공 비결 지도자·현장전문가 대상, 4년에 걸쳐 심층분석 미국에는 현재 180만개 이상의 비영리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해마다 3만개의 비영리단체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예산 규모는 1000조원이 넘는다(한국 비영리단체 예산 총액은 1조41억원, 2010년 한국개발복지 NPO총람). 최근 15년 동안 비영리단체의 성장 속도는 미국 전체 경제 발전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들이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쇼카 책임경영자이자 시드재단 이사인 레슬리 크러치필드(Leslie R. Crutchfield)는 듀크 대학의 사회적기업진흥센터와 함께 2008년부터 4년에 걸쳐 비영리단체 지도자 2790명과 현장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인터뷰를 통해 미국 내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의 6가지 공통된 습관을 밝혀냈다. 이 내용을 담은 책 ‘선을 위한 힘'(소동)을 발간한 레슬리 크러치필드는 ‘더나은미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들이 성공한 비결은 큰 규모의 예산도, 현란한 마케팅 능력도, 완벽한 경영 노하우 때문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비영리단체마다 각각의 비전과 사업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영리단체의 성과나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하긴 어렵다. 예산 규모나 재무 정보로는 비영리단체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을 뿐 그 단체의 영향력이나 성과 자체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단체를 통해 혜택을 받은 사람 수, 미국 또는 전 세계의 시스템을 변화시킨 성과, 정부 정책에 미친 영향력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산출한 뒤, 다른 비영리단체들이 롤 모델로 채택한 곳을 선정했다. 전국의

12가지 핵심과제 ⑦ 기부·나눔 문화_미국자선기부협회 린지 라폴 회장 인터뷰 “이젠 기부도 계획성 있게 지속적 나눔 문화 이어나가야”

미국 고액 기부자들… 3代 모여 유산 기부 논의, 소비습관 나쁜 자녀보다 자선단체 기부 선호해… 법·제도 정비하고, 투명성·전문성 갖춘 자선단체 늘어나야 40년 전, 미국 기부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충동적으로, 일회적으로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자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법으로 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기부 성과를 측정할 수도 있다. 기부한 자선단체로부터 죽기 전까지 연금을 타서 생활비에 보태기도 한다. 은행에서는 나만의 맞춤형 기부 설계가 이뤄지고, 실시간으로 기부액에 따른 세금 혜택을 공지 받는다. ‘계획 기부(Planned Giving)’의 도입은 미국의 개인 기부를 95%까지 끌어올렸고(기업 기부는 5%), 이는 대공황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감소하지 않은 채 성장을 계속했다. 1994년 설립 때부터 미국자선기부협회(ACGA)에서 미국의 계획 기부 모델을 전파하고 있는 린지 라폴(Lindsay L. Lapole) 회장을 지난 6월 13일 인터뷰 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계획 기부란 단어가 낯설다. 계획 기부란 무엇인가. “지금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어 눈앞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경우, 이는 계획 기부가 아니다. 계획 기부를 하려면 자신의 재산 상태를 살펴본 뒤, 평소 관심을 가지던 자선단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세제 혜택을 꼼꼼하게 따지는 등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자선단체는 기부자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효율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계획 기부란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전략적이고 신중한 나눔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미국의 고액 기부자들은 어떤 식으로 계획 기부를 하는가. “미국인들은 기부하기 전, 자신의 수입과 재정

[12가지 핵심과제] ⑥ 환경… 환경 NGO 30년_회원 10만명 시대 만들자

전문화되고 다양해진 환경 NGO… 국민 공감 하는 대안 제시를 공해문제연구소 시초 낙동강 페놀사건 계기로 환경 NGO 대거 등장 건강한 먹을거리 지향 생협운동 등에 비해 환경 NGO 회원수는 정체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 발굴 앞으로 경쟁력 키워야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환경 NGO가 탄생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설립된 것이 그 시초다. 지난 5월 30~3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한국 환경운동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다가올 30년을 고민하는 환경 NGO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해라도 좋으니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 1982년 5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서울 혜화동로터리에 민간환경단체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열 당시, 많은 이가 그에게 한 말이다. 환경에 대한 개념은커녕 ‘공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다. 초창기 중랑천·안양천 등 도시와 공단지역의 공해실태를 조사했던 최 대표는 “당시 중랑천에 가보면 물이 단팥죽 끓듯이 부글부글 끓었다”며 “오염된 하천물로 밥을 하면 화공약품 냄새가 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이 연구소는 1985년 ‘온산병 사태’를 국내외에 대대적으로 알렸다. 중금속 배출공장들이 들어선 울산 온산읍 일대 주민들이 집단괴질에 걸리고, 뼈마디가 쑤시는 병을 앓는 것을 조사했고, 이것이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정부는 결국 집단이주 계획을 세워 주민 3만명을 이주시켜야 했다. ◇’공해’에서 ‘환경’으로, 이젠 ‘에너지·기후변화’ 문제로 국내에 환경 NGO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다. 환경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을 촉발한 사건은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이다. 1991년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이 흘러나왔다. ‘페놀 수돗물’을 마신 시민들이 구토·설사를 하고, 임신부들은 인공유산을 할 정도로 공포분위가

“아직은 일할 때”… 다양한 전문 재취업 교육이 해법

노인 일자리 대안은 우후죽순 시스템 허다… 맞춤형 일자리 프로그램 ‘시니어직능클럽’ 호응… 취업·봉사 병행도 고려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은퇴한 후 현재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무전(70)씨는 현재 검정고시가 필요한 아이들을 가르친다. 최씨는 “교사 출신들은 가르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검정고시에 응시하려는 학생들 외에도 학교에 강사 파견을 나가는 등의 활동을 하는데, 주5일제 수업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생산적 복지, 세계적인 흐름 노인 복지의 패러다임이 ‘돌봄’ 중심에서 ‘일자리’ 중심의 생산적 복지로 변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정부는 바둑을 두는 노년(老年)의 모습보다 ‘서빙’하는 노년의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책적 차원에서 ‘노인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 이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능동적 노화(Active Ageing)’의 개념을 전파하며 중고령자들의 취업 활성화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도 사회보장제도만으로는 노후를 맞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 고령층의 취업 욕구가 커져가고 있다.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노인이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현재 노인 복지의 이슈 중에서 가장 급한 어젠다”라며 “최근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이 노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사업을 양산해 내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노인 일자리 시스템이 공급자 중심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 부처는 많지만 모두 색깔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제한적 일자리, 확대가 관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작년부터 ‘시니어인턴십’ ‘시니어직능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이 노인 인턴을 고용하면 1인당 3개월씩 임금의 절반(최대 45만원)을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12가지 핵심과제] ⑤ 노인- 은퇴노인 3인의 일자리 찾기

생산적 복지가 답… 맞춤형 일자리 늘려야 예상치 못한 퇴직 후 24시간 편의점 점주 10년 일자리 찾는 중 “72시간 동안 잠 못 자고 일한 적도 있었어요. 쉬울 것 같아 선택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고유석(63)씨는 지난 2002년 54세의 나이로 대형 보험회사인 K사 부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한창이던 구조조정 여파로 예상치 못한 퇴직을 한 것. “막연히 ‘나는 아니겠지’라고만 생각해 은퇴 준비도 거의 못했던 상황”이라고 당시를 기억하는 고씨는 “대한민국에서 직장 다니면서 은퇴 준비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고씨에게 은퇴는 ‘편안한 노후’와는 거리가 멀었다. 늦은 결혼을 한 탓에 자녀 2명이 모두 수험생이었기 때문이다. 양육비 부담은 고스란히 남은 상태에서 소득만 끊겼다. 고씨는 “국민연금을 10년 넘게 냈는데, 퇴직하고 나니 월 80만원 정도 받더라”면서 “무조건 일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퇴직금 등으로 만든 목돈 2억5000만원을 지인에게 맡겼다가 선물투자로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다급해진 고씨는 자영업으로 눈을 돌렸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 조건을 따져 선택한 것은 당시 막 생겨나던 ’24시간 편의점’이었다. 아파트 담보 대출 1억원과 편의점 본사 대출 1억원 등 2억원으로 서울 삼성동에 편의점을 오픈했다. 자주 다니던 친숙한 곳이 편의점이니만큼, 쉽게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편의점은 가족이 총동원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고씨의 설명이다. 고객과의 관계도 힘든 부분. 고씨는 “보험회사에서 고객서비스 교육까지 맡았었기 때문에 서비스는 자신 있었지만 정말 별의별 사람과 상황이 많다 보니, 손님과의 마찰도 가끔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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