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이 화제다.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씨스피라시’.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의 합성어로, 해양수산업의 이면을 떠받치고 있는 물고기 남획 및 학살,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산업 어구 등을 다룬 이야기다. 다큐의 출발은 해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우며 바다를 지키고 보호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플라스틱 빨대가 코 끝에 박혀 고통받는 바다거북이와 그물에 몸이 감겨 발버둥치는 해달과 같은 약한 것들에게 연민할 줄 안다. 그리고 자원봉사가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형마트에 들러 살찐 다랑어와 잘 손질된 새우를 사 먹는다. 이것이 조금 전 실천한 바다 보호 활동을 거스르는 일인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영양분의 원천인 어패류를 저렴한 가격에 먹는 것은 좋은 일이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기 전, 인류는 바다 자원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고, 이는 잦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이어졌다. 네덜란드와 전 유럽을 굶주림에서 해방시킨 염장 청어도 1358년 변방의 어부 빌렘 벤켈소어가 생선의 내장을 단번에 제거할 수 있는 손칼을 발명한 덕분이었다. 이 손칼로, 어부들은 시간당 2000 마리의 청어를 손질할 수 있었고, 바로 염장한 청어는 1년동안 상하지 않고 밥상위에 오를 수 있었다. 보존에 자신감을 갖게 된 어부들은 더 멀리 나가 조업을 했고, 늘어난 포획량은 유럽내 상거래를 촉진시켰다. 청어 무역이 발달하면서, 당연히 항해도 발달하게 되었다. 이는 조선업을 발달시켰고, 또한 해운업과 물류산업을, 그리고 무역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17세기 삼각무역의 강자로 떠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모든 기술의 진보에는 생활수준의 향상이라는 빛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