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하준이법’ 마침내 국회 통과…”아이들 조금이나마 안전해지기를”

‘민식이법’ ‘하준이법’ 등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이름을 붙인 어린이 생명안전 법안 일부가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국회는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10일 본회의를 열고 민식이법(도로교통법개정안·특정법죄가중처벌등에관한개정안)과 하준이법(주차장법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식이법은 지난 9월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9살 김민식군이 숨진 사건을 계기가 된 법안이다. 도로교통법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단속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은 스쿨존에 신호등·과속방지턱·속도제한표지판 등을 우선해서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개정안은 스쿨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것이 골자다. 스쿨존에서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에게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하준이법은 지난 2017년 10월 서울랜드 주차장에서 차량 미끄러짐 사고로 숨진 5살 최하준군의 이름을 딴 법안이다. 주차장 관리주체가 ▲주차장 안전점검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고임목 안내와 설치를 의무화하고 ▲어길 경우 영업정지 또는 300만원 미만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날 고(故) 김민식군의 아버지 김태양씨는 민식이법 통과 직후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며 “하늘나라에 가서도 아이들을 지켜주는 우리 민식이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故) 최하준군의 어머니 고유미씨는 “그깟 주차장에 안내판을 세우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는데 2년이 넘게 걸렸다”며 “법안을 발의해 준 이용호 무소속 의원과 법안 통과를 위해 애쓴 정치하는엄마들에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은 ‘해인이법’(어린이안전관리에관한법률안) ‘한음이법’(도로교통법일부개정안) ‘태호·유찬이법’ (도로교통법일부개정안·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개정안) 등과 묶여 이른바 ‘어린이생명안전법’으로 불린다. 현재 해인이법은 법제사법위원회, 한음이법과 태호·유찬이법은 해당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

‘해인이법’ 상임위 문턱 넘었다…’한음이법’ ‘태호·유찬이법’은 통과 불발

안전사고를 당한 어린이에 대한 어린이 시설 종사자의 응급조치 의무를 명시한 이른바 ‘해인이법’(어린이안전관리에관한법률안)이 28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해인이법을 의결했다. 해인이법은 지난 2016년 4월 경기 용인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5살 이해인양이 어린이집 관계자의 응급조치 소홀로 세상을 떠난 사건을 계기로 발의된 법안이다. 법안은 13세 미만 어린이가 안전사고를 당했거나 위급한 상태에 놓였다고 의심될 경우 해당 어린이 시설의 관리주체·종사자가 응급처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이 안전사고를 방치한 어린이 안전시설 관리주체·종사자에게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조항도 담겼다. 다만 이날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 해인이법과 함께 상정된 ‘한음이법’(도로교통법일부개정안)과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일부개정안,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개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한음이법은 어린이 통학버스 내부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어린이 시설 관계자·운전자는 처벌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광주광역시의 한 특수학교에 다니던 8살 박한음군이 보조교사의 관리 소홀로 인해 학교 통학버스 안에서 심정지에 빠져 68일만에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고 발생 2달여 만인 2016년 8월 발의했다. 태호·유찬이법은 유치원·어린이집 차량뿐 아니라 학원·체육시설 등의 차량도 ‘어린이통학차량’에 포함시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5월 인천 송도에서 축구클럽 차량사고로 7살 동갑내기 김태호군과 정유찬군이 숨진 이후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의원 등이 발의했다. 숨진 어린이 이름을 딴 이 법안들은 민식이법’(도로교통법개정안·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개정안), ‘하준이법’(주차장법일부개정안) 등과 함께 ‘어린이생명안전법’으로 불린다.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세상 모든 하준이’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유… “엄마니까”

[법을 만드는 시민들] ‘하준 엄마’ 고유미, ‘정치하는엄마들’ 장하나씨 경사진 주차장 차 미끄러짐 사고로 아들 잃어 국민청원·편지 호소에 정부가 대책 내놨지만 사고 후 지금까지 안전 시설 달라진 게 없어 ‘정치하는엄마들’과 힘 합쳐, 법안 통과 목표 “하늘에서 하준이와 다시 만나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너를 아프게 한 그런 일은 이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에 머리가 하얗게 새버린 엄마는 아직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다고 했다. 혼자서 외롭게 시작한 싸움이었지만, 이제는 동지가 생겨 버틴다고 했다. ‘하준이 엄마’ 고유미(37)씨 이야기다. 고씨는 2년 전 차량 미끄러짐 사고로 다섯 살 최하준군을 잃었다. 그날 이후, 그는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사고로부터 다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법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이유는 하나다. “엄마니까.” 고씨에게 힘이 돼 주는 사람도 엄마들이다.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고씨와 함께 입법 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고씨와 함께 만난 장하나(42)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말했다. “엄마 고유미, 엄마 장하나는 힘이 없어요. 하지만 ‘엄마들’이 뭉치면 다릅니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요.” “같은 사고로 아이가 둘이나”… 엄마는 뭐라도 해보기로 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2017년 10월 1일 고씨는 남편과 하준군,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서울랜드를 찾았다. 남편이 트렁크에서 카메라를 꺼내는 사이에 SUV 차량이 고씨와 하준군을 뒤에서 들이받았다. 추돌 차량의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경사를 따라 수십m를 굴러 사람을 덮친 것이다. 이 사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