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학대 신고만큼 상담·치료도 중요… 통합 매뉴얼 확산돼야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 지원’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갈 때는 ‘아동학대 유형 중 어디에 속할까’ ‘학대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목격자는 없을까’ 이런 마음으로 가야 해요. 그런데 현장 조치가 끝난 후 학대 아동과 그 가정을 대할 때는 전혀 달라요. ‘이 가정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 가정을 되살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해야 하죠. 마치 ‘두 얼굴’을 가지고 일하는 느낌이에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A씨가 복잡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혼란스러운 것은 상담원뿐만이 아니다. A씨는 “아동학대는 신고 접수 후 현장조사를 하기 때문에 부모 등 학대행위자들의 거부감이 심하다”며 “재학대 방지와 궁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학대행위자와 상담원 간에 친밀한 관계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관계를 형성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쉽지 않다”고 했다. ◇인력난 시달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아동학대보호체계 최전선인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총 55개. 지역별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크게 늘었다. ‘2015 아동학대현황(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만9209건. 전년도(1만7791건)에 비해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접수 경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55.7%로, 절반 이상을 웃돌았다.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현장출동 업무가 관련 법령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사례관리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지침을 내렸다. 팀 운영체제를 현장조사팀과 사례관리팀으로 분리해 운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10명 내외로 구성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팀

웹툰 ‘단지’ 시즌2 시작… 이번 시즌엔 독자들도 함께 화내주길

웹툰 작가 ‘단지’ 인터뷰 “내 기억에 엄마는 항상 우는 나를 나무랐고, 오빠는 나를 조롱했다. 그것이 여러 번, 오랜 기간 반복됐다. (중략) 가끔 어깨를 크게 들썩일 때가 있었는데 아무도 ‘괜찮으냐’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 감정이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다.”(웹툰 ‘단지’ 1부 13화 中) 엄마, 아빠, 오빠, 동생과 다르게 고양이 귀와 꼬리를 단 모습. 웹툰 속 소녀 ‘단지’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마치 혼자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넘어져서 다친 동생을 달랬을 뿐인데 엄마는 ‘아기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며 단지를 욕하고, 오빠가 단지에게 폭력을 휘둘러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서른한 살이 된 단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세상에 선보인다. 웹툰 작가 단지(필명∙31)의 경험을 담은 동명의 자전 웹툰 ‘단지’는 2015년 7월 연재를 시작해 연재가 종료된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조회 수 1만2000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6일, 단지가 시즌2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간 이메일과 SNS를 통해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 500여 건을 만화로 재탄생시킨 것. 그녀는 왜 다시 펜을 잡았을까. 역삼동 레진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단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작품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아닐까 한다. 어떻게 ‘단지’를 시작하게 됐나. “원래 회사원의 일상을 담은 시트콤 형태의 웹툰을 연재할 생각이었다. 기획을 들고 당시 담당자를 찾아갔는데 ‘네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지 않아?’ 하더라. 그 질문이 계기가 됐다. ‘단지’는 늘 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에만 담아뒀던 이야기다. 우연히 친구들에게 제 어린

돌봄보다 서류가 먼저… 탁상 행정에 밀려난 아이들

문턱 높아진 지역아동센터 경기도 안양에 살고 있는 김정우(가명·8)군은 오후 2시쯤 학교를 마치면, 혼자 운동장을 배회한다. 작년엔 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났지만 올봄 이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여섯 살 난 여동생을 혼자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하원시간인 오후 5시에 맞춰 동생을 찾은 후, 저녁 9시까지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린다. 남매가 안쓰럽지만 엄마는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야간 근무를 자청하고 있다. 따로 사는 아빠는 최근 생활비마저 끊어버렸다.  엄마는 야간근무를 늘리면서 김군을 따라 동생도 지역아동센터에 등록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올해부터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기준이 초~중학교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동생을 보낼 만한 야간 어린이집을 찾아봐도 주변에는 없었다. 결국 정우는 동생을 위해 지역아동센터에 가는 대신 몇 시간씩 길거리를 헤매기로 했다. 최근까지 정우를 돌봤던 안양시 A지역아동센터장은 “조건에 맞지 않으니 도움이 필요한 남매 사이를 떨어뜨려 놓으라는 게 무슨 돌봄 제도인지 모르겠다”면서 “변경된 기준 때문에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오히려 거리를 헤매게 됐다”고 전했다. ◇돌봄 필요해도 소득·나이기준 맞춰야…더 어려워진 돌봄 서비스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기준이 강화되면서 피해를 보는 아동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말 배포된 보건복지부의 새 지침에 따르면, 올해부터 센터에 신규 등록하는 아동은 ▲소득(중위소득 100% 이하,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439만원) ▲연령(초~중학교 중심, 농어촌인 경우 미취학 아동 포함) ▲돌봄의 필요성 등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한다. 작년과 비교해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전까지는 별도의 연령기준 없이, 우선보호아동(기초생활수급가정 및 차상위계층가정

일본은 6만1676원, 한국은 1813원… 말뿐인 아동보호 정책

16개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 예방 체계 점검 올해 아동학대 예방 예산 185억원 작년보다 67억원 줄어들어예산도 정부·지자체 절반씩 부담… 지역별 편성액 4배까지 차이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 55곳 상담원 1인 최대 2만6000명 담당교대근무 등 제도 없어 이직 잦아 아동 학대 예방은 ‘민간 복지’의 영역일까, ‘정부 정책’의 영역일까. 현재 대한민국 정책에는 아동을 보호할 예산도, 인력도 담겨 있지 않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현장 전문가 25명은 “아동 학대 문제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원영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12월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는 아동 학대 사건들은 국가가 아동 학대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예견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나은미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16곳(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남도에 포함)을 전수조사하며, 아동 학대 관련 인프라 체계를 긴급 재점검했다. 편집자 ◇아동 학대 예방 예산 지자체별 최대 4배 차이…국가가 부담해야 2016년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185억원. 지난해(252억원)보다 26.5%나 감소했다. 보건복지부는 애초에 503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오히려 전년 대비 67억원을 깎아버렸다. 아동 학대 신고 건수가 늘고 학대 피해 아동이 급증한 현장의 목소리와는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2014년 51개 아동보호전문기관(현재 55개)을 통해 신고·접수된 아동 학대 사례는 1만7791건이다.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한 현장 전문가는 “올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1302억원인데, 아동 학대 예산은 그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웃나라 일본의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약 1조3588억원. 한국보다 무려 73배 많다.

“이번에도 말 뿐인가”…4.13총선 아동학대 예방·대응체계 공약 비교

정당별 아동학대 정책 살펴보니  20대 국회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정당별 10대 정책’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마지막 10번에 ‘아동 학대 대응 체계 강화’를 삽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10대 정책에는 아동을 직접 대상으로 한 공약이 누락됐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아동복지진흥원(아동 학대 대응 상설 컨트롤타워)을 필두로 학대 트라우마 네트워크, 경찰 내 학대 전담 조직 등 기존에 없던 기관과 조직을 추가 운영하는 공약이 주를 이뤘다. 아동 학대 예방 사업 예산을 일반회계로 전환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이상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행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한편 “지난해에만 아동 학대 예산이 27%나 삭감됐는데, 20대 국회서 1000억원으로 예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해 아동이 3일 이상 이유 없이 결석할 경우 해당 내용을 경찰서에 통보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아동 보호 전문 기관 100개소 확충과, 학대 피해 아동 쉼터 확충 등도 포함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의 원칙을 천명한 수준”이라면서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 관리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움 말씀 주신 분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상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아동) ▲손승영 동덕여대 여성학 교수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여성) ▲이종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청년)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기부) ▲김종걸 한양대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양동수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대표 ▲이병학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사회적경제)

[Cover Story] “아동학대, 정부가 나서라”

아동학대 현장 20년, 굿네이버스 김정미 아동권리사업본부장 “아동 학대 최근 이슈됐지만 언론에 보도 안된 사건도 많아… 아동 학대의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자녀 양육기술 부족, 최소 産前 부모교육 의무화해야…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민간 NPO 위탁 운영 시스템, 상담사 트라우마 치료까지 민간이 부담… 과연 맞는 일일까”“행방불명 19명 외에도… 호적 없이 고시원 전전하는 아이들 많아” 엄마들에겐 조금씩 죄책감이 있다. 울거나 떼쓰는 아이에게 가끔 화도 내고, 신경질도 부린다. 아이를 너무 사랑함에도 그렇다. 아동 학대 사건이 터지면, 엄마들은 분노로 치를 떨지만 또 그만큼 안타까워한다. ‘그 부모와 아이들은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하고. 아동 학대가 핫 이슈로 떠오르다가 식은 게 벌써 몇 차례다. 극악무도한 사건 중심의 뉴스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동 학대 이슈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 이런 밀물과 썰물을 무려 20년째 경험한 사람이 있다. ‘아동 학대’라는 말이 법에 명시되기도 전인 1996년부터 매 맞고 죽어나가는 아이들 곁을 지켜온 ‘엄마’, 김정미(46)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범정부 아동 학대 예방·근절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말한 22일, “아동 학대라면 며칠 밤이 새도록 얘기할 수 있다”는 그녀와 마주앉았다. -예전에 아동 학대 취재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을 만나고 온 취재기자가 “현장에 너무 충격적인 사례가 많아, 그걸 보고 나니 도저히 아기를 못 낳을 것 같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하더라. 어떻게 20년씩이나 있었나. “뭘 몰랐으니까. 1996년 굿네이버스 아동 학대 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발령받고 나서야 실감이 나더라. 한번은 다섯 살짜리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방임국가”… 보다 못한 엄마들이 나섰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前 하늘소풍)’ 엄마 3인 인터뷰 “세 분은 자주 만나시나봐요.” 명함을 꺼내며 건넨 기자의 첫마디에 박은영(47)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는 자주 안 만나는 게 좋죠. 사건 있을 때 만나니깐. 웬만하면 수다나 떠는 카페로 만들자 그랬는데.” 박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동 학대 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천안에서 중학생 여아를 친부가 목검으로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어요. 집에서 도망쳤다가 경찰이 잡았는데. 경찰은 문제아가 단순 가출한 것으로 생각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대요. 근데 여자애를 목검으로 6시간 동안 팬 거예요. 남동생이 둘 있는데, 누나가 저렇게 맞다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아빠는 딸이 자기를 남자로 생각해서 훈육한 것이라고 말했대요. 자기 잘못 덮으려고 이상한 애로 만들어버린 거죠. 공판 결과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아동 학대가 아니래요. 15세는 아동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6년 형량 받았어요. 알고 보니 이 아빠가 두 번 이혼을 하고 세 번째 동거녀랑 같이 살고 있었대요. 애는 계모한테 구박받기 싫어서 집을 나간 건데, 아빠는 딸을 문제아로, 이상한 아이로 만들어버렸어요. 가슴에 콕 박힌 사건이에요.” 박씨는 입을 열 때마다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아동 학대 사건까지 줄줄 꿰고 있었다. 이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의 고문인 공혜정(47)씨, 김희주(38)씨가 인터뷰에 합류했다. “공 선생님은 이 인터뷰 때문에 창원에서 올라오셨어요.” 공씨는 경남 창원, 박씨는 수원, 김씨는 인천에 거주하는 엄마들이다. ―아동 학대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심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공혜정=14일에 ‘너는 착한 아이’라는 아동 학대 관련

가해자 80%가 부모, 피해 아동 66%가 다시 집으로… ‘아동학대 사례 관리’ 필요한 이유

가정 내 학대, 환경적 요인 복합 작용 법적 처벌 외에 교육기관·이웃 등 주변 환경 변화시켜 치유 도와야 지난 9일 서울의 한 아동보호 전문기관. 사무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던 이성우(가명·4)군이 김준일(가명·35) 상담사를 발견하자 곧장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부자로 착각할 만큼이나 친밀한 모습이었다. 김씨가 처음 이군을 만난 것은 올해 봄, 동네 주민이 경찰에 이군의 아버지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다.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은 아버지의 강요로 네 사람분의 빨래·청소 등 가사 노동에 시달렸고, 둘째 딸과 이군은 아버지의 심기를 거스를 때마다 어두운 밤거리로 쫓겨나야 했다. “심리검사를 해보니 아버님의 자살 지수가 무척 높게 나타났습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는 놀이 치료, 아버님께는 양육 지도와 미술 치료를 실시했어요. 이틀에 한 번 가정방문과 상담도 진행했습니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아이들을 시설에 보내지 않고 끝까지 양육하려 했던 일 등 아버님 안에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계속해서 일깨워 드렸어요.” 병원,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지역의 보건·복지 서비스와 이군 가족을 연결하는 것 역시 김씨의 몫이었다. 이군 가족을 후원할 만한 지역 기업체를 수소문해 경제적 도움도 받게 했다. 그렇게 7개월이 흐른 후, 바뀔 것 같지 않았던 이군의 가정에 변화가 시작됐다. ‘아이들과 같이 죽을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던 이군의 아버지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렸다. 소리를 지르는 등 삼남매의 문제 행동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혼 후 연락을 끊었던 이군의 어머니는 최근 김씨의 연락을 받고 삼남매와 함께 가족 캠프에 참여하기도

전국 아동보호 기관 55개, 돌봐야 할 아이들은 909만명

아동학대 처벌법 1주년, 아동보호 전문기관 실태 조사 전문기관 1곳이 평균 4개 시·군 관리 상담원 인력 부족, 최대 14시간 근무 피해 아동 쉼터도 37곳밖에 없어 학대 현장에 전문기관과 경찰 동행해 체계적인 조사 가능해진 점은 긍정적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만7791건(2014년)으로 전년 대비 36%나 증가했다. 아동학대 신고 체계가 경찰(112)로 일원화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과 경찰이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서면서 생긴 변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아동학대 처벌법 지난 1년의 명암(明暗)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에 이어 ‘아동보호 전문기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전국 55개 아동보호 전문기관 중 서울 동남권 아동보호 전문기관(사례관리 전담)을 제외한 54개 기관이 설문에 참여했다. 편집자 주 아동학대 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긍정적인 변화에는 ‘아동학대 사건 조사 체계 강화’와 ‘피해 아동 보호 체계 강화’가 각각 29.63%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아동학대 처벌법에 경찰·상담원의 현장 조사 동행과 ‘피해아동보호명령’이 명시되면서 생긴 변화다. 지난해 설문에서 아동학대 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기대되는 효과에 ‘학대 피해 아동의 보호 근거 강화(27%)’가 선정된 것과도 부합한다. 조재만 구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계 아동학대 담당은 “아동학대 조사 현장에 경찰이 동행하면서 학대 행위자가 문을 잠그고 협조를 거부하거나, 상담원에게 폭행, 폭언 등 위협을 가하는 일이 줄었다”면서 “공조 체계가 긴밀해져 가정 폭력으로 신고가 들어왔을 때도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더나은미래 논단] 아동학대처벌법, 처벌보다 가족 지원 서비스가 우선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4년 시도별 아동학대 현황(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아동학대로 판정된 사례 건수는 1만27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은 것이다. 2013년의 6796건을 기준으로 보면 1년 사이에 거의 50%가 늘어난 수치다. ‘아동학대 보호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표현이 어색지 않을 정도다. 사실 2014년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 시행되고 ‘아동복지법’의 아동학대에 관련된 사항들이 개정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과 공적 개입이 대폭 강화된 해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아동학대는 전년 대비 거의 50%가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학대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만으로는 해결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동학대의 84%는 가정에서 일어나고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82%에 달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대책이 까다롭고 어려운 이유는 바로 아동을 돌보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부모가 학대 행위자라는 딜레마에 있다. 아동복지의 첫째 원칙은 안전하고 영속적인 가정이 아동에게 가장 바람직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둘째 원칙은 아동은 학대와 방임이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원칙 간에 충돌이 있을 때 국가와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가 문제다. 아동학대를 ‘엄벌’한다는 차원에서 무조건 부모를 사법처리하고 아동을 부모로부터 격리 보호한다면 성장에 가장 이상적일 수 있는 가정을 아동으로부터 박탈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대로 놔두어서는 아동의 안전이 확보될 수 없다. 이 두 원칙의 긴장관계를 조화로운 균형의 관계로 이끌어내는 것이 아동보호 체계의 과제다. ‘처벌’과 ‘가족지원 서비스’가 균형을 이뤄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민간 협력 시스템으로 학대 아동 보호하는 선진국”

美·英 아동 보호 체계 우리나라보다 40년 먼저 아동학대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미국은 일찍부터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분담했다. 모든 학대 신고 접수·현장 조사·학대 여부 판정은 아동학대 관련 공공기관인 ‘아동보호국(CPS· Child Protective Service)’에서 이뤄지고, 가족 상담 및 치료 서비스는 민간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담당한다. 아동보호국을 통해 전체 신고 640만건 중 학대가 아닌 사례 61%가 걸러질 정도로(2013년 기준) 불필요한 현장 조사가 확연히 줄었다. 학대 판정을 받은 부모들이 상담 및 치료를 거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등적 대응 시스템(Differential Response System)’을 마련한 것도 큰 특징이다. 학대 판정 시 사례별로 위험성을 진단해 ‘전통적 조사 방식(조사 및 법원 개입)’과 ‘대안적 방식(가족 서비스 중심)’ 등 두 가지 경로로 나누어진다. 후자에 배정된 가족들은 가정 돌봄·복지 서비스·병원 진료·상담·취업 알선·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해당 가족이 2주 안에 서비스를 다시 받는 비율이 높아졌고, 서비스를 받은 가족들의 학대 재신고율도 현저히 줄었다. 영국은 각 지자체의 사회아동돌봄부서가 아동학대 조사 및 서비스를 총괄하는 구조다. 경찰·병원·사회복지기관 등 다양한 기관들과 주기적으로 아동보호 회의를 한다. 아동보호 전략이 세워지면, 사례별로 이를 수행할 핵심 전문가와 가족 집단을 구성하고 모니터링한다. 지자체의 사회복지사가 아동에 대한 조사 및 서비스 전반을 결정하고, 각 서비스 기관들은 지자체의 요청에 협력하는 통합 시스템이 특징이다. 김기현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창기 민간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현장 조사와 서비스를 전담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공공과

상처 보듬어 줄 전문가가 필요해요

아동학대 예방, 국가·민간 협업 방안은? 학대 신고·조사 업무 많아… 가족 기능 관리 어려운 경찰 현장 조사엔 국가 역할 강화… 상담·치료, 민간 기관 전담해야 서울시, 공공·민간 협업 구축 중 지난 6개월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8632건이다. 작년 대비 무려 2500건이나 급증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특례법)’ 시행 이후 생겨난 현상이다. 신고를 받고 난 후,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함께 현장 조사를 실시한 횟수는 5768건. 1년 전 380건에 비해 15배나 증가했다. 아동학대 상담 경찰은 3300명(지구대 경찰관 제외)에 달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수는 7분의 1에 불과하다. 쏟아지는 현장 조사로 인해 정작 학대받는 아동을 위한 상담과 치료는 소홀해지고 있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없을까. “아동학대특례법과 아동복지법 시행으로 아동보호 체계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 시점이 왔다. 학대 아동 보호를 위해 국가와 민간이 어떻게 역할을 서로 분담해야 할지 단계별 전략을 세우고 준비해나가야 한다.” 지난달 30일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5년 굿네이버스 아동정책포럼, ‘아동보호체계 개선 방안’의 주제 발표를 맡은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말이다. 이날 포럼은 국내외 아동보호 체계를 연구·분석한 교수진뿐만 아니라 복지부, 법무부, 경찰청,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 민관이 함께 모여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교수는 ▲아동보호 전문기관 내에서 현장 조사와 사례 관리를 분리·운영(1단계) ▲공공과 민간의 현장 조사와 서비스 전담 인력 확충 및 전문 서비스 모듈 개발(2단계) ▲공공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협력 체계 구축(3단계) ▲공공의 현장 조사와 민간의 전문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