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정부 지원 없는 579종 질환까지… 의료 사각지대 해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희귀난치성질환 지원사업 지난 20일 규빈이는 두 돌을 맞았다. 엄마 김선미씨는 여느 아기들처럼 예쁜 옷도 사 주고 싶고, 맛있는 음식들도 가득 해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지만, 그 대신 ‘골수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해야 한다. 규빈이는 상세불명 면역결핍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다. 무균실에서 생활해야 하기에 생일잔치는 꿈꿀 수도 없다. 폐렴으로 입원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낫지 않아 결국 큰 병원을 찾으니, 상세불명 면역결핍이란다. 그 날 이후로 규빈이는 무균실에서 5개월째 투병생활 중이다. “규빈이 누나도 희귀난치성질환을 앓았거든요. 선천성 부신장애로 1년 넘게 고생하다가 결국 하늘나라로 갔는데, 규빈이도 희귀병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게다가 상세불명 면역결핍은 아직 정부 지원에 포함되는 희귀난치성질환 종류가 아니거든요.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죠. 바이러스 수치 때문에 사용하는 희귀 의약품값이 1일치가 33만원이니, 치료비·수술비 등 의료비 들어가는 게 오죽하겠어요? 다행히 기업이나 단체, 재단 등에서 관심 갖고 도움 주는 곳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국내 희귀난치성질환자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다. 본격적인 역학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약 13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선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희귀난치성질환자에 대한 정부의 의료 지원 현황은 크게 세 가지로 차상위 희귀난치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비 본인 부담 부분을 정부에서 전액 지원하는 ‘차상위 본인 부담 경감사업’, 저소득층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 부분을 정부에서 전액 지원하는 ‘의료비 지원사업’, 그리고 의료비 본인 일부 부담을 총진료비의 10%로 경감해

난치병 어린이들의 희망 행진… “편견은 버리고 관심 주세요”

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걷기대회 지난 토요일, 청계천에서 열린 ‘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기념 걷기대회’에서 열여덟 살의 진성선, 진은선 쌍둥이 자매를 만났다. 청계천도 처음이고 차를 탄 것도 처음이라는 자매는 “오늘 집에 늦게 돌아가면 좋겠다”며 잔뜩 기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청계천에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거든요. 기대 많이 하고 왔는데 비가 와서 속상해요. 그래도 모처럼 나온 건데, 이것저것 다 보고 갈래요.” ‘저녁 늦게까지 실컷 놀고 싶다’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여학생이다. 그러나 예쁘고 고운 얼굴과 달리, 두 자매의 팔다리는 너무 가늘고 힘이 없다. 자매가 앓고 있는 병은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인구 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대표적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신경장애가 발생하고 근육이 위축되면서 점차 걷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외출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몸이 불편한 것, 생활이 불편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다. “몸이 불편한 건 차라리 괜찮은데, 사람들의 시선이 제일 힘들어요. 오늘 아침에도 몇 번을 고민했어요. 분명히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볼 테니까요. 이런 행사를 통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과 시선이 나아지면, 따뜻해지면 좋겠어요.” 이처럼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 및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주최), 한국 희귀·난치성질환협회(주관) 등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정봉은 상무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 관심과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온몸이 마비돼가도 공부는 포기 못해”

희귀·난치성질환자 위한보조기기 보급·지원 절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올해엔100명에게 학습용 보조기기 지원 남윤광(27)씨는 ‘척수성근위축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유전성 질환으로, 근육이 천천히 말라붙고 마비되는 질환이다. 손가락 몇 개와 얼굴 근육을 빼고는 움직일 수 없는 탓에, 밥을 먹을 때도, 옷에 단추를 채울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항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남들에겐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도 남씨에게는 버겁고 힘든 일이다. 그런 남씨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공부’다. 작년 8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받아 적거나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찾아 빌리는 것도, 심지어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도 혼자 힘으론 쉽지 않았지만 남씨는 7년 반 만에 당당히 졸업했다. “병세가 점점 나빠져서 급기야는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 누군가 도와줘야 했습니다. 자료 조사를 할 때면 이 페이지, 저 페이지를 들추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하고요. 그때마다 매번 누군가에게 부탁해야 하니 마음껏 공부하기도 힘들고, 활동보조인이나 봉사자 등에게도 항상 미안한 마음, 불편한 마음이었죠. ‘페이지터너’를 지원받으면서 달라졌습니다. 마음껏 공부도 하고 책도 읽었습니다. ‘페이지터너’는 단순히 책장을 넘겨주는 기계가 아니에요. 제 병을, 제 인생을 넘겨주는 ‘라이프터너(life-turner)’예요.” ‘페이지터너’는 리모컨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도록 고안된 기계다. 이처럼 장애인의 손상된 신체 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도구들을 ‘보조기기’라 한다. 일상생활 및 의사소통을 돕는 보조기기에서부터 학습, 운동, 컴퓨터 사용 등을 돕는 보조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후원하는 한벗재활공학센터의 최운호(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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