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커리어 정보만 쏙쏙”… 임팩트캠퍼스, ‘잡페어링’ 참가자 모집

청년의 커리어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인 임팩트캠퍼스가 오는 23일 직무 탐색 박람회 ‘잡페어링’을 개최한다. 임팩트캠퍼스를 운영하는 루트임팩트는 12일 “청년의 역량과 직무, 사회적 영향력을 ‘페어링(pairing)’해볼 기회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에서 취업준비생과 경력 3년차 이하의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루트임팩트는 한국씨티은행과 함께 지난 2019년부터 매해 청년 커리어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왔다. 올해는 루트임팩트 주관, 한국씨티은행·씨티재단 후원하에 청년들의 실질적인 취업 지원에 나선다. 이번 행사는 ▲현직자와 함께 역량과 직무를 연결해보는 ‘현직자 패널 토크’ ▲일의 의미와 영향력을 발견하는 ‘일과 이분의 일’ ▲현직자와 1대1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피챗’ 등 총 3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행사는 오는 23일 토요일 오후 12시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약 7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현직자 패널 토크’는 자신의 역량에 맞는 직무를 어떻게 페어링했는지 현직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마케팅, 개발, PM(Product Manager) 등 다양한 직무 담당자들이 각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알려줄 예정이다. 카카오스타일 백엔드 개발자, 마켓컬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이 대표 연사로 포진돼 있다. ‘일과 이분의 일’ 세션에서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등에 종사하는 현직자들이 일을 통해 발견하는 의미와 영향력을 이야기한다. 아동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 발달장애인을 발굴해 특별한 디자이너로 성장시키는 소셜벤처 ‘주식회사 키뮤’의 현직자들이 강연에 나선다. 마지막 세션인 ‘커피챗’에서는 현직자와 1대1로 만나 사전에 제출한 이력서를 기반으로 코칭을 받을 수 있다. 구글코리아, 원티드 등 약 30여개 조직의 근무자 40여명이 코치로 참여한다. 이지현 임팩트캠퍼스 매니저는

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이 8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사회적경제 박람회'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폐막… 대통령 표창에 ‘루트임팩트’

지난 8일부터 3일 동안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10일 막을 내렸다. 사회적경제 박람회는 정부가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힘쓰는 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2018년부터 진행해온 행사다. 이번 박람회는 중소기업벤처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총 17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개최했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올해는 18개 소셜벤처가 참가했다. 이 중 소셜벤처 중간지원 기관인 ‘루트임팩트’가 대통령 표창을, 돌봄 교사 매칭 플랫폼 ‘째깍악어’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루트임팩트는 서울 성수동에 소셜벤처 입주공간 ‘헤이그라운드’을 설립하고 입주기업 직원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소셜벤처 생태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임팩트 얼라이언스’라는 소셜벤처 협의체를 만들어 이들의 연대와 협력을 주도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째깍악어는 돌봄 교사 매칭 플랫폼을 운영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다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플랫폼을 통해 효율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돌봄 교사 양성프로그램에 참여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이 수상 이유로 꼽혔다. 사전심사를 거쳐 선발된 7개 소셜벤처가 참여하는 ‘임팩트 IR’도 진행됐다. 소셜벤처의 투자 유치를 지원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행사다. 7개 소셜벤처 대표는 임팩트 투자사 관계자 등 2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사업 모델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수기업에는 시상이 이뤄졌다. 에어백의 원리를 활용해 신속하고 안전한 구조가 가능한 구조용품을 개발한 ‘골든아워’가 대상을, 비대면 음주측정 서비스를 개발한 ‘인피아이’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박상용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과장은 “소셜벤처가 올바르게 평가받을 수 있는 측정 체계를 구축하고 펀드를 만드는

“비영리도 성수동으로”… 루트임팩트, 비영리단체 대상 업무 공간 지원

루트임팩트는 국내 비영리조직을 대상으로 서울 성수동의 커뮤니티 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입주 비용을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헤이그라운드는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공유 업무 공간으로 현재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재단 등 114곳이 입주해 있다. 이날 루트임팩트는 “비영리 조직들이 보다 나은 업무 환경에서 일하면서 사회 문제 해결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입주 비용을 지원하는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브라이언임팩트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멤버십 모집 대상은 사단법인, 재단법인, 사회복지법인, 사회적 협동조합 등 비영리 조직이다. 선정된 비영리 조직들은 규모와 설립 연차에 따라 2년간 평균 입주 비용 대비 최대 80% 할인된 금액으로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수 있다. 또 입주 멤버들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업무지원서비스와 커뮤니티 이벤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루트임팩트는 입주 조직에 비영리 조직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임팩트를 측정·관리할 수 있는 워크숍을 지원하고, IT 업무 도구 할인도 제공한다. 나종일 루트임팩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영리 조직은 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 고유의 역할을 담당한다”면서도 “영리 기업에 비해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멤버십 프로그램은 비영리 조직들이 사회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2년간 업무공간,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모집 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서류 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6월 중 최종 선발 조직이 선정된다. 프로그램 신청은 루트임팩트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엄마는 다시 일할 준비 중”... 루트임팩트 ‘리부트캠프’ 참가자 모집
“엄마는 다시 일할 준비 중”… 루트임팩트 ‘리부트캠프’ 참가자 모집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경력보유여성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프로그램 ‘리부트캠프(Re:Boot Camp)’ 참가자를 오는 24일까지 모집한다. 리부트캠프는 출산, 육아, 가족 돌봄 등으로 경력이 중단됐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 경력보유여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 기관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프로젝트를 10주 간 수행하면서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비콥(B Corp) 인증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시스템 구축을 지향하는 비랩코리아와 공간대여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앤스페이스(NSPACE)가 파트너사로 함께 한다. 참가자들은 각 파트너사에서 운용하는 실전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업무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지난해 시작된 리부트캠프는 기수제로 운영되며 이번이 4기다. 지난해 캠프 참가 후 취업에 성공한 심우경씨는 “엄마들을 위한 강의는 많지만 조직 안에서 경험을 쌓게 해주는 곳은 없었다”면서 “캠프를 통해 실제 직무와 조직을 경험해보고 재취업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권민희 루트임팩트 매니저는 “당장 취업에 뛰어들기 두려운 경력보유여성들이 일 감각을 회복하고 커리어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예정”이라고 말했다. 루트임팩트는 리부트캠프 참가자들의 프로젝트 수행 기간 동안 아이돌봄 서비스 바우처와 소정의 활동비를 제공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임팩트커리어 홈페이지(impact.career)에서 할 수 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유년기의 끝

영국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가 1953년 출판한 ‘유년기의 끝’이라는 책이 있다. SF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외계인 ‘오버로드’의 출현으로 급속도로 진화하는 인류 문명과 그 끝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70년 전에 썼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물질적 풍요에 따른 정신과 문화의 권태, 그에 대응하기 위한 예술, 철학 공동체의 노력 등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작품들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부분은 결국 인류 문명의 종말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닐까 싶다. 혹시 책을 안 본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안전하게 표현하자면, 이 작품에서 인류가 맞이하는 운명은 어떤 이들에게는 공포스러운 종말일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종교에서 표현하는 영적 부활에 가까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소설 제목에 쓴 ‘유년기’란 말 그대로, 어떤 의미로든 인류는 한 단계를 넘어갔다는 점이다. 현실의 인류는 지금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무게감으로 ‘한 시대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972년 지구의 미래를 연구하는 기관인 ‘로마클럽’이 MIT에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의뢰했는데, 인류가 자연에 존재하는 비재생 가용 자원을 과잉 개발하고 낭비한 끝에 21세기 중반에 정점을 찍고 쇠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리고 최근 국제 회계 컨설팅 업체 KPMG 연구진이 50년 전 로마클럽의 분석에 최신 데이터를 반영해 검증한 결과, 당시의 분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구체적으로는 2040년경 급격한 쇠퇴가 시작될 것으로 드러났다. 인류 문명의 급격한 쇠퇴가 곧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험난한’ 탄소 중립의 길

지난달 18일,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제2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안’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안’을 심의, 의결했다. 2차 회의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존의 2018년 대비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상향하는 것이었다. 당장 해외에 있는 탄소 중립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 단체의 지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국 정부의 과감한 결정에 기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들이었다. 하지만 이래저래 한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아주 복잡한 반응들을 듣고 있던 나는 선뜻 ‘나도 즐겁다’란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 칼럼을 통해 반복해서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탄소 중립은 인류 문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필수적인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류가 공격적으로 탄소를 배출해왔던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극적이고 고통스러운 변화를 겪어야만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차피 고통스러울 것이라면 최대한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때그때 임시 처방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의 탄소 중립을 위해 가장 뜨거운 화두인 수소 관련 정책들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전기분해를 통해 추출한 ‘그린수소’를 사용해야만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202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6.6%에 불과하다. 또한 국토 면적이 좁고, 평지가 적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특성상 재생에너지 시설을 추가로 확충할 여지가 많지 않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비율이 최상위권인 국가들은 대부분 지형 조건의 영향으로 수력발전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노르웨이 93.4%, 브라질 64.4% 등). 그렇다면 한국에서 현재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더 이상 물 쓰듯 쓸 수 없는 물

‘푸른 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표면의 70% 를 물이 덮고 있는 지구는 그야말로 물의 행성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인간을 비롯한 육지 생명체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민물의 비중은 3% 정도이고, 빙하와 만년설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용 가능한 지표수와 지하수의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1% 미만의 담수로도 인류 문명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뤄냈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들은 담수 자원을 말 그대로 ‘물 쓰듯’ 하며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리고 이 연재글의 내용이 항상 그러했듯이, 안타깝게도 이러한 풍요로움도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 이미 물 부족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이슈다. 이론적으로 담수 자원은 현재 인류의 사용량을 충당할 수 있지만 담수 자원의 지리적 분포와 중저소득 국가의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전 세계 인구의 26%인 20억명이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연간 200만명 이상이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인류의 비효율적인 담수 자원 사용과 수질 오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담수가 풍부한 지역에서도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하 대수층 37개를 관찰한 결과, 21개의 수량이 줄어들고 있고 그중 13개는 심각한 수준의 물 스트레스(물 유입보다 유출이 훨씬 많은)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각종 곡창지대의 기상이변, 특히 가뭄이 증가하면서 지하수 유출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전 세계 최대의 곡창지대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는 2000년 이후 빈발하는 가뭄으로 인해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게으른 소비 먹고 자라는 ‘포장 배송’이라는 가오나시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꼽히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에는 ‘가오나시’라는 매력적인 조연 요괴가 등장한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지만, 온천 직원들의 물질적인 욕망을 들어주면서 비대하게 커져가는 이 요괴는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풍자라는 해석이 있다.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이 요괴만큼이나 능숙하게 ‘편리함’이란 인간의 욕구를 빨아들이며 무럭무럭 자라는 산업이 있으니 바로 포장 배송이다. 전 세계적인 도시화,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e-커머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4년 1조3000억달러였던 e-커머스 매출은 3년 만에 2017년 2조3000억달러로 증가했고,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로 성장세가 폭발, 2021년에는 4조5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총알 배송’ ‘로켓 배송’ 등으로 익숙한 ‘퀵커머스’도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퀵커머스는 물류 및 플랫폼 투자로 소량 주문이라도 30분 이내로 배송하는 것으로, 터키의 ‘게티르(Getir)’라는 스타트업은 초고속 식료품 배달을 기치로 올해 6월 5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터키 둘째 유니콘으로 부상했다. 배달 플랫폼 연합체 딜리버리 히어로의 CEO였던 랄프 벤젤도 올해 ‘조크르(Jokr)’란 이름의 퀵커머스를 설립하였다. 게티르가 진출한 영국의 한 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도 가기 귀찮은 사람들의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이다. MIT 부동산 혁신 연구소에서는 올해 1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비교하며 온라인 쇼핑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단일 배송이 아니라 여러 상품을 묶음 배송하고,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퀵커머스는 소비자 편의성이라는 절대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최적화되지 않은 선의

사회 전체의 공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즉 비영리, 자선사업, 소셜벤처, 임팩트 비즈니스와 임팩트 투자 등을 하는 이들이 취약한 부분 중 하나가 철저한 ‘자기 검열’이다.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하이에크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고 했을 때는 전체주의의 폐해를 경고한 것이지만, ‘나는 스스로를 희생하고, 소명에 진정성 있으니 틀릴 리 없어’라고 맹신하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데도 제법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2017년 출간되었던 윌리엄 매커보이 저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중점적으로 지적하는 부분도 이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잘 쓰는 것’과 ‘가장 잘 쓰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한데, ‘선의’라는 기치를 내거는 순간 돈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검증하기가 지극히 어려워지는 것이다. 잠비아의 경제학자 담비사 모요는 2012년 출간한 책 ‘죽은 원조’를 통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이 1970년대 이래로 3000억달러 이상의 천문학적 지원금을 받았는데도 끝이 없는 빈곤과 부패의 수렁에 빠진 것을 바로 그 ‘잘못 사용된 원조’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원조를 ‘치유책을 가장한 질병’으로 부르며, 다양한 차관과 증여가 받는 이들의 부패와 갈등을 조장하고 자유 기업 체제를 방해한다고 한다. 아프리카 국가에 가장 필요한 지원을 하기보다, 서방국가들의 행정 편의에 맞춘 원조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임팩트 투자 또한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네트워크 ‘토닉’(Toniic)의 창립 CEO였던 모건 사이먼이 올해 초 출간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에서 이러한 사례를 언급한다. 예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멕시코 테우안테펙 지협의 풍력발전 프로젝트는 지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헤이그라운드 4주년, 국내 임팩트 생태계 허브로 ‘우뚝’

소셜벤처 중간지원기관 루트임팩트의 코워킹 커뮤니티 오피스 ‘헤이그라운드’가 개소 4주년을 맞았다. 26일 루트임팩트는 “지난 2017년 7월 서울 성수동에 처음 문을 연 이후 4년간 국내 임팩트 생태계 허브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헤이그라운드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의 공용 업무 공간이다. 지난 2017년 1호점인 성수시작점 개소에 이어 2019년에는 2호점인 서울숲점을 추가로 열었다. 현재 헤이그라운드에는 114개사 1100며 명이 근무하고 있다. 성수시작점 75개사, 서울숲점 39개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입주사는 322%, 입주자는 187% 늘었다. 루트임팩트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헤이그라운드 입주율은 97%, 재계약률은 83%에 이른다. 헤이그라운드는 설립 단계부터 잠재 입주사들이 함께 공간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그라운드 빌딩 프로세스’로 불린 이 과정에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를 중심으로 에누마, 점프(JUMP),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두손컴퍼니 등 20여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2년간 정기 모임을 통해 공간 형태부터 커뮤니티 운영정책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항을 결정했다. 이때 헤이그라운드 입주사로 참여할 수 있는 기준도 별도로 마련됐다. 임대료만 내면 업무 공간을 내주는 일반적인 기존 공유 오피스와 달리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려면 신청 조직이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심층 인터뷰와 내부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심사 기준은 총 5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일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긍정적인 사회 변화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심사 결과에 따라 추가 임대료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헤이그라운드는 입주사는 법무, 회계, 인사 등 조직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실무 역량 교육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어둠 속의 속삭임

계속해서 이어지는 변이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서도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거론 자체가 터부시 되는 ‘정신 건강’ 문제가 그중 하나다. 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안과 우울증 유병률이 증가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두 배까지 증가하였다고 한다. 재정적 불안, 실업, 감염에 대한 공포 등 정신 건강에 대한 위험 요소가 증가한 반면 사회적 연결, 고용, 신체 운동, 의료 서비스 접근성 등 보호 요소는 감소한 결과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문제 해결이 더욱 까다로운 정신 건강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인구의 약 13%인 9억 7100만명이 정신 질환을 겪고 있으며, 유병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가장 흔한 정신 질환은 우울증(3억명)과 불안증(2억 8000만명), 그리고 약물 사용 장애(1억 5000만명)이다. 한국도 정신 건강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18세 이상 국민 중 25.4%는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과적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OECD 국가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특히 20대와 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각각 30%와 30.5%로 60대(14.4%)보다 2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정신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질병을 앓는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영국 의학지 ‘The Lancet(더랜싯)’에서 발행한 리포트(Lancet Commission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가상 세계도 탄소를 배출한다

나아질 것 같으면서도 나아지지 않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것은 많지만, 그중 특히 수혜를 본 영역 중 하나는 디지털 전환일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거리 두기를 강제당하면서, 인류는 현실에서 하는 많은 것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요즘 메타버스(Metaverse)가 폭발적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콘텐츠 영역에서 일하는 지인과, 가상 세계의 성공은 그럴듯한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게 아니라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현실 세계가 망가지는 데 달렸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은 인류에게 필수 불가결한 단계다. 인류 생활의 모든 것이 전산화되고, 데이터가 축적되어 그것들을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2010년 1분기에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회사 10곳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둘만이 디지털 관련 회사였는데, 2021년 1분기 시가총액 상위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를 제외한 9곳이 디지털 관련 회사라는 것이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인터넷 사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인구는 2004년 약 9억명에서 2020년 약 48억명으로 늘었고, 특히 중저소득국에서 빈약한 보건, 교육, 의료 인프라 등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하면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은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은, 방금 전까지 눈앞에 존재하던 현실을 디지털로 전환한다고 해서 그 물리적 비용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누리던 만큼 더욱 높은 해상도로 생생하고 그럴듯하게, 또한 끊김 없이 디지털로 구현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