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
오색채 볶음면 스테이크 핫도그… 級이 다른 셰프의 급식

새롭게 개발된 메뉴들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채소를 쏙쏙 숨겨놓은 것이 포인트죠.” 프랑스 요리의 대가 김은희 ‘더 그린 테이블'(서울 서초구) 오너셰프가 자신이 개발한 ‘라따뚜이 스파게티’를 소개했다. 김 셰프는 “프랑스 사람들이 먹는 채소 스튜인 ‘라타투이(ratatouille)’를 활용해 채소를 친근하고 편하게 섭취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의 공공급식 프로젝트를 위해 유명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복도시락’은 전국 27개 행복도시락센터에서 공공급식 도시락을 만들어, 지역의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에게 배달한다. 전국에서 하루 1만2000개 정도의 도시락이 배달되고 있다. 이들을 아우르는 협동조합은 급식 메뉴를 연구하고, 식자재를 공공구매한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6개월간 총 26개의 메뉴를 개발할 예정이다. 먼저 7월 말까지 셰프 5명(어윤권·김은희·김동원·육향성·김승미)이 1차 메뉴 개발을 완료한다. 김은희 셰프는 두뇌에 좋은 호두를 듬뿍 사용한 ‘호두 크러스트 치킨구이’와 ‘라타투이 스파게티’를 완성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중식당 ‘금룡’에서 근무하는 육향성 셰프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중국 요리를 그대로 도시락통에 옮겼다. ‘유니짜장 유부밥’, ‘유니짜장 새우볶음밥’, ‘오색채 볶음면’ 등이 그의 작품. 중국 요리 특유의 기름기와 화학 조미료를 자제한 것이 특징이다. ‘양출쿠킹'(서울 가로수길)의 김승미 셰프는 ‘닭다리살 간장구이 덮밥’, ‘돼지고기 버터 된장소스 덮밥’, ‘소고기 덮밥’ 등 덮밥 3종 세트로 승부수를 띄었다. 한식의 친밀함과 일식의 담백함을 더해 아이들에겐 인기 만점인 메뉴. 특히 단체급식 주방에서 실제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조리 난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동원 ‘이츠크리스피'(서울 을지로) 오너셰프는 핫도그의 고정관념을 바꿨다. 소시지 대신 미트소스로 속을 채운

유럽만큼 좋은 급식 만들고 싶어서… 한 달간 점심·저녁 스파게티만 먹었죠

행복도시락 ‘공공 급식 개혁 프로젝트’ 참여한 어윤권 셰프 이탈리아 유학시절, 레스토랑보다 수준 높은 급식에 놀라 좋은 재료에 맛과 멋까지… 단가 맞추기 급급한 한국과 달라 직원 9명과 한 달간 매달려… 이탈리안 도시락 3종 개발 “스파게티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오’의 대표이자 총주방장인 어윤권(45) 셰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가 자신의 주 종목에 신물이 난 이유는 뭘까. “스파게티를 도시락으로 만들어야 했는데, 최고의 타이밍을 찾는 과정이 험난했어요. 조금만 어긋나도 면이 불거나 국물이 생겨서 제 맛을 잃었죠. 한 달 동안 수도 없이 실패했는데, 그 불량품이 고스란히 전 직원의 점심·저녁이 됐어요.” 26년 경력의 베테랑 셰프를 애먹인 미션은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행복도시락)이 기획한 공공 급식 개혁 프로젝트.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에게 공공 급식을 제공하는 행복도시락이 영국의 공공 급식 혁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지난 2003년 영국의 스타셰프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진행한 학교 급식 개선 프로젝트는 건강한 식자재 사용과 메뉴 구성으로 학교에서 ‘정크푸드’를 몰아내고, ‘공립학교 급식개혁법안’ 제정으로 이어지는 등 영국 학교 급식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 레스토랑 ‘에오’의 전 직원 9명이 매달렸고, 7월 첫 주, ‘라구(ragout·미트소스의 일종) 스파게티’ 등 3종의 이탈리안 도시락 레시피가 개발돼 행복도시락에 전해졌다. 순수하게 재능기부만으로 이뤄진 성과다. 어윤권 셰프는 자타 공인 국내를 대표하는 이탈리안 요리사다. 세계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포시즌호텔'(Four Seasons Hotel) 셰프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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