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하우스
[지역의 미래] 태양과 바람의 ‘기후 리더십’

118년 만에 가장 긴 열대야를 지나더니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온 듯하다. 기후학자들은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폭염이 사람만 괴롭힌 것은 아니었다. 충남 서산에서는 축구장 900개 면적의 바지락이, 경남 통영에서는 굴 양식의 35%가 폐사했다. 부산 앞바다의 자연산 미역은 자취를 감추었고 의성, 충주, 보은, 예산의 사과는 화상을 입어 품위가 떨어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책은 대증 처방에 머무르고 있다. 피해 농가에 특별위로금을 지급하고 외국 농산물을 들여와 밥상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한다. 감사원의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 보고서를 찾아봤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형식적인 대책만 갖고 있을 뿐, 기후변화 예측과 연계된 체계적이고 실효적인 계획을 찾기 힘들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지자체도 기후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 태양과 바람의 도시 1970년, 독일 주정부가 전력난 극복을 위해 프라이부르크시 외곽에 원전 건설을 발표했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격렬히 반대하며 태양광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9년 후 프라이부르크에는 최초의 태양전지 패널이 설치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해 미국에서 일어난 심각한 원전 사고는 전 세계에 원자력의 위험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의 도시’로 불린다. 도시 곳곳의 주택, 건물, 상점, 공공시설에는 틈틈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는데, 총면적이 축구장 21개의 크기인 15만 m2에 달한다. 모든 신축 건물은 패시브하우스(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설계만 허용된다. 고성능 단열재와 창호, 열 회수 환기 시스템, 태양열에너지를 활용하지 않으면 건물을 지을 수 없다.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에너지 관련 직업과 사업체가 독일의 다른 도시에 비해 4배가 많다고 한다.

태양광 옥상, 열 차단 발코니… 건물이 알아서 에너지 ‘자급자족’

제로에너지 기법으로 지은 사회주택, 지난 8월 ‘첫 삽’ 건물이 에너지 자체 생산 온실가스 배출량 줄여줘 민간 건축물 활성화 주춤 정부의 현실적 지원 필요 “8년 만에 드디어 첫 삽을 떴습니다.” 지난 8월 28일,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의 김종식 대표는 창업 이후 가장 특별한 날을 맞았다. 친환경 사회주택을 목표로 법인을 설립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에너지 건축 방식으로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로에너지 건축이란 단열 시공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 패널 등으로 자체 생산하는 기법이다. 건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총량을 ‘0(제로)’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번 제로에너지 사회주택은 지상 6층에 연면적 856.84㎡로, 총 16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김종식 녹색친구들 대표는 “국내에서 사회주택을 제로에너지 건축 기법으로 올리는 건 이번이 최초”라고 했다. 제로에너지 건축, 저탄소 사회의 ‘열쇠’ 제로에너지 건축이 온실가스 감축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유엔환경계획(UNEP) 발표에 따르면, 주거·건축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39%를 차지한다. 제로에너지 건축 기법을 사용하면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잇따른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연구를 보면, 2030년까지 신규 건축물의 70%를 제로에너지 방식으로 지으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1300만t 줄일 수 있다. 이는 500㎿급 화력발전소 10기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도 ’2030년 모든 신·개축 건물의 제로에너지화’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지난 2016년 발표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에서 건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18.1% 감축하겠다고 했으며, 이에 따라 제로에너지 건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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