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자녀를 둔 모든 부모의 마음으로”…사회적기업 지드림 김희경 대표

지통제조업체 ‘지드림(G-DREAM)’ 김희경 대표 인터뷰 “혹시 제가 죽더라도 우리 아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의 마음이죠.” 2011년 남양주에 세워진 사회적기업 지드림(G-DREAM). 창업자인 김희경(59) 대표는 10년 넘게 운영하던 보청기 판매업체를 정리하고, 난생처음 지통(紙筒∙원통 모양의 종이상자)공장을 인수해 사회적기업을 세웠다. 10명의 직원 중 2명은 중증 발달장애인, 6명은 55세 이상의 고령자로 구성됐다. 주요상품은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담는 종이상자로 근로자의 80%이상이 취약계층이지만 사업을 시작한지 4년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대표가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큰아들 정우(가명∙36)씨 때문이다. 1급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정우씨는 일어나서 잠이 들 때까지 엄마의 손길을 요구했다. 정우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가정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정우씨가 학교에 있었을 시간까지 포함해, 김 대표는 하루 24시간을 꼼짝없이 큰아들에게 쏟아야만 했다. 사회성을 기를만한 창구가 완전히 막혀버린 정우씨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져갔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괴로워했다.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됐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정우가 하루종일 집에 있게 되면서 제 모든 생활에 브레이크가 걸렸죠.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것은 엄청난 체력과 인내가 필요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아들이 ‘버겁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부모인 저도 돌볼 수 없는 아이를, 둘째에게 맡길 수는 없잖아요. 제가 책임지지 못하면 결국 거주시설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건

대한민국 3대 문제, 청년이 상담합니다

주거, 노동, 경제 해법 찾는 청년들 비정규직, 갈수록 높아지는 월세, 학자금 대출로 인한 부채. 대한민국 3대 문제는 청년 문제로 이름을 바꿔 달아도 무리가 없다. 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없이는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 그러나 청년이 가진 해법은 다르다. 눈 앞에 닥친 ‘급한 불’을 꺼주기 위해 노동, 주거, 경제적 해법을 찾아 상담사를 자처하고 있는 것. ‘배워서 남주기’에 나선 색다른 청년들을 찾아갔다.  ◇ 청년 사이사이, ‘내 옆의 상담사’를 꿈꾸다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게 사장님이 연락도 안되고 오히려 협박을 한답니다. ‘네가 잘한 게 있느냐’는 식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14일 저녁, 유니온팩토리의 모임 현장. 친구의 고민 사례를 털어놓은 한 청년의 물음에, 많은 이들이 머리를 맞댔다. 노동법 공부 자료를 들고 자연스레 토론이 이어졌다. “임금 독촉했던 문자 있으면 캡쳐해두세요. 임금 체불 확인서도 있고요. 400만원 이하는 국선변호사 도움도 받을 수 있어요.”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다양한 대응 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년유니온의 산하 모임인 유니온팩토리는 지난 6월부터 격주로 만나 노동법 공부를 시작했다. 스터디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은 총 17명.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동 문제를 겪었던 청년도 있고, 과거 노무사로 일했던 청년, 노동법 공부에 관심이 많은 청년 등 구성원도 다양하다.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임금과 퇴직금’ 등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한다. 전진희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상담을 하게 되면 당장의 해결이 어렵다”면서 “일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알고 미리 배워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사람 키우는 사회공헌… 기자·사회적기업가 등 공익 현장으로 진출

국내 최초 공익 저널리즘 사관학교국내 사회공원 3조원 시대사각지대 발견해 이슈화하고 사회문제 해결하는 전문가 필요6개월간 공익·저널리즘 분야 교육 “이제 기자도 전문성이 있어야 살아남죠.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6기 과정을 시작으로 제 전문 분야를 공익 영역에서 찾을 겁니다.”(정다솜·25) “NGO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가 될 거예요. 청세담을 통해 두 영역 모두를 배우고 싶어요.”(김설희·27) 지난 8일, 광화문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 교육장에서 진행된 청세담 6기 입학식 현장. 포부를 밝히는 청년 35명의 열정은 뜨거웠다. 청세담은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이하 더나은미래)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소셜에디터(공익 전문 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국내 최초 공익 저널리즘 사관학교라고 하는 청세담은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3년간 소셜에디터 140여 명을 양성했다. 이날 입학식에선 국내외 미디어 최신 트렌드와 카드뉴스 제작 강의 및 실습이 진행됐다. 감각적 카드뉴스로 페이스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웅구 체인지그라운드 대표는 이날 강의에서 “카드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며 “신기술에 밝은 사람, 아이디어를 잘 표현하는 사람, 인맥이 넓은 사람 등을 찾아 내용을 공유하고 확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쟁률 3대1을 뚫고 선발된 청세담 6기생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저널리즘과 공익 전반을 배우게 된다. 현대해상 CCO 신대순 상무는 “청세담 과정을 통해 청년들이 성장하고 사회의 좋은 재목이 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람을 키우는 사회공헌… 청년의 꿈 키우고 사회문제 해결한다 사회공헌 3조원 시대다. 세전 이익 대비 3.5%의 비용을 사회공헌에 지출하고, 사회공헌

[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6기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공익기자 양성 프로젝트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6기의 서류전형 합격을 축하합니다.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2차 면접은 5인 1조 다대다(多對多) 방식으로 30분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면접 시간은 문자로 개별 공지됩니다.  면접일정: 7월 2일(토) 오전 10시부터  면접장소: 조선일보사 구관 3층 조선에듀케이션 회의실 문의: chungsedam@gmail.com, 02-725-5521오시는 길: 시청역 3번출구 또는 광화문역 6번출구에서 직진, 조선일보 전광판이 설치된 건물 안쪽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계단 이용해 입장   청년, 세상을 담다 6기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 (순서 없음)  정*현 jsh42457860@naver.com김*남 cfcing2@gmail.com안*현 pikapika00@naver.com최*정 sjchoi0523@gmail.com김*희 chacabee@naver.com김*겸 kimeorua@hanmail.net채*연 csy96102@naver.com김*영 glaemsep@naver.com정*영 kayjsy@naver.com윤*훈 qudgns8632@naver.com송*완 songs9459@naver.com정*솜 gienie1004@daum.net김*린 heelyn0413@naver.com박*윤 pjy8610@naver.com송*원 ksoon906@naver.com이*정 bambiya7@me.com이*영 youngholic25@naver.com김*영 rlatndud753@naver.com김*은 read_ye@naver.com이*민 tuji89@naver.com채*희 purechae96@naver.com황*원 hyowon793@naver.com조*지 eunjeec92@naver.com김*영 ksyeong612@naver.com유*아 ids0917@naver.com정*솔 chs7201@naver.com김*태 16sungtae@gmail.com박*기 gipark54@hanmail.net김*영 kd11yh@naver.com정*훈 whateverhhh@naver.com박*수 esooid@daum.net윤*혜 wjdgpdyz@naver.com조*호 joilhoha@gmail.com신*명 shin.jm7529@gmail.com윤*원 jwyun7@daum.net김*빈 chaepulib@naver.com변*영 zzicu75@gmail.com오*주 estheryoungjoo@gmail.com조*우 zero102502@naver.com김*은 loveajenny92@naver.com문*순 angel151004@hanmail.net기*주 kimj3737@naver.com

대학생이 바꿉니다, 미화원 어머니의 삶

달라진 대학가 풍경 서강대 인기 주점 ‘어머니 손맛’93명 미화원 모여 축제 때 운영… 매년 수익 절반 장학금으로 기부숙명여대 커뮤니티 ‘대나무숲’교내 비정규직 처우 개선 위해 4500명 학생 서명운동 동참도 “부침개 하나 주세요!” 지난달 20일 저녁, 서강대 축제 현장. 빨간 앞치마를 두른 50~60대 여성들은 전과 계란말이를 부치느라 분주했다. 음식을 주문하는 수십명의 학생들로 주점 부스는 북새통을 이뤘다. 서강대 여성 환경미화원들이 봄 축제 때마다 여는 ‘어머니 손맛’ 주점 풍경이다. 축제가 열리는 이틀간 93명의 미화원들은 두 조로 나눠 역할 분담을 하고, 시장조사와 메뉴 구성에만 일주일을 투자한다. 학교 측에선 축제 기간에 퇴근시간을 30분씩 앞당겨주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서빙 및 뒷정리를 돕고 있다. ‘어머니 손맛’이 7년 넘게 서강대 최고 인기 주점으로 자리매김한 비결이다. 2012년부터는 수익금의 절반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김민희(가명·61) 분회장은 “2010년 서강대 개교 50주년을 맞아 미화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민들레장학금을 마련했는데, 매년 주점 수익금을 이에 보태 기부하고 있다”면서 “사실 수익금 기부는 학생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웃었다. 실제로 서강대 학생들은 학내 미화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2007년부터 동아리 연합회는 미화원을 위한 정기 풍물교실을 진행해왔고, 2011년엔 사회과학대 학생들이 ‘맑음 교실’을 열었다. 컴퓨터·영어 교실, 네일 아트, 팔찌 만들기, 춤·노래 교실 등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미화원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매주 열리는 맑음 교실엔 최소 학생 10명과 미화원 20명이 참여할 만큼 인기가 높다. 미화원들은 ‘어머니

우리가 슬로우 패션을 고집하는 이유

패션 브랜드 공공공간  특별함은 언제나 눈길을 끈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OOO간(이하 ‘공공공간’) 브랜드는 다르다. 공공공간은 봉제 공장이 가득찬 ‘창신동’에서 ‘공유, 공감, 공생’을 모토로 잡은 슬로우 패션 브랜드다. 이들은 빠르게 입고, 쉽게 버려지는 것은 거부한다. 모든 디자인은 ‘제로 웨이스트(자투리 원단을 최소화하거나 남는 원단이 없도록 옷을 제작하는 방식)’를 기반으로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디자인이 많아요. 저희는 단순히 멋있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2011년, 순수예술을 전공한 미대생이었던 신윤예(31)·홍성재(34)씨는 창신동에 ‘공공공간’이라는 조그만 의류 브랜드 샵을 열었다. 동대문과 가까운 창신동은 한때, 봉제 산업의 메카였다. 하지만, 봉제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며 소외 산업 지역으로 변해갔다. 이들은 공동화된 지역에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며, 창신동 재생 산업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지역에서 어떤 임팩트를 만드는 게 도움이 될까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결국은 제품을 잘 만드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옷을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소외 산업 지역을 재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어요.” 셔츠를 시작으로, 가방, 앞치마까지 제품의 영역을 확대했다. 이 제품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철학은 ‘슬로우 패션’. 소비자들이 제품을 오래 쓰길 바라면서 화려하지 않은 색을 사용했고, 제품에 기능을 더해 쓰임새가 많도록 만들었다.  공공공간은 제품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삶의 태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브랜드라는 건 멋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뭘 지향한다’와 같은 방향성인 것 같아요. 결국, 좋은 디자인이라는 게 지금 시대에 어떤 삶을

[2016 서울숲마켓⑧] 양말 줄래요? 인형으로 만들어줄게요!

업사이클링 브랜드 ‘삭스플리즈’ 분리수거함에 다 쓴 물건을 넣는 것.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재활용이다.  그렇다면 재활용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시키면 어떨까? 버려진 양말을 인형으로 새롭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삭스플리즈’의 박정림 대표를 만났다. 그녀는 버려지는 양말을 모아 양말 인형을 만든다. 대학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창업을 하기 전 2년 반 동안 양말 브랜드 ‘삭스타즈’에서 일했다. 그 기간 동안 생산, 유통과정 중 생겨나는 불량양말들을 보게 됐다. 양말들을 어떻게 재활용할까 고심하던 중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인형으로 만들게 된 것. 이후 그녀는 양말 인형 만들기에 푹 빠져 창업까지 결심했다. “양말을 기부 받는다는 의미에서 브랜드 이름이 ‘삭스플리즈’랍니다.” 삭스플리즈 브랜드는 이렇게 태어났다. 버려지는 양말이 주재료이기에, 재료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다만,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삭스플리즈에는 다양한 동물인형들이 있다. ‘삭몽키(sock monkey)’ 인형은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이다. 박 대표의 전공을 살려 직접 캐릭터를 그려 만든 펭귄 인형도 있다. 유기농 양말 브랜드인 ‘그린블리스’와 협업을 통해 북극곰, 페어리 펭귄과 같은 멸종위기동물을 인형으로 만들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1인 창조기업이라 혼자서 양말인형 제작과 홍보를 모두 해야 하기 때문. 신생 기업이라 수익이 일정치 않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기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과 동물자유연대에 기부하고 있는 것. “좋은 의미로 시작한 사업인 만큼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지출을 줄이더라도 기부는 계속할 예정이에요” ‘Thank you for being with me’

[2016 서울숲마켓⑤] 옥수수로 만든 양말 보셨나요?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양말, 콘삭스  옥수수로 양말을 만든다? 생소한 제조 공정을 고집하는 소셜 벤처가 있다. 이름하여 ‘콘삭스(cornsox). 옥수수 섬유로 만드는 양말 브랜드다. 이들은 왜 이 일을 할까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의 옷이라도, 만드는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 않아요.” 콘삭스의 대표 이태성(34)씨는 “왜 옥수수 섬유로 양말을 만드냐”는 질문에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이씨는 아름다고 비싼 옷을 보면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했다. 몇백년 후에도 썩지 않은 화학 섬유 문제는 더 문제다. 그는 “옥수수 양말을 통해 패션 산업이 소재적인 측면이나,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윤리적으로 변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콘삭스에서 제작하는 옥수수 양말의 90% 이상은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들어진다. 장애를 가진 노동자들의 작업 속도는 비장애인보다 더딘 것이 당연하다.  불량품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장애인 작업장과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는 ‘옳은 방법’이기 때문이라 했다.  “양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자들은 임금이 높아요. 그런데 단순 작업을 하는 노동자는 봉급이 매우 적고 노동 강도가 세요. 이런 일은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노동자가 하는데, 이들이 갑자기 사라지면 공장 입장에서는 되게 곤란해지죠.”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말이다.  통념과는 다르게, 옳은 방법이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콘삭스는 노숙인의 자립을 돕기 위한 ‘Stand Up’ 사업도 진행한다. 소비자가 양말을 구매하면, 노숙인에게도 양말 한 켤레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콘삭스 양말의 포장과 가공에는 노숙인도 참여하고 있다. 근데 왜 굳이 양말을 기부할까. “노숙인 배식봉사를 갔을 때였어요. 노숙자들이 양말을

[2016 서울숲마켓②] 7000원짜리 비누 한 장의 비밀

  소셜벤처 ‘동구밭’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비누다. 하지만 가격은 7000원. 크기가 비슷한 시중 비누의 가격은 채 1000원도 넘지 않는다. 도대체 왜 비누 하나가 이렇게도 비싼 걸까.  “100% 천연재료만을 담았어요. ” 소셜 벤쳐 ‘동구밭’의 김정윤 매니져(25)가 말했다. 동구밭은 발달 장애인과 비발달 장애인의 텃밭 커뮤니티를 운영중인 소셜 벤처다. 이곳에서 만든 비누의 이름은 ‘텃밭에서 기른 비누’.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상추, 바질, 케일을 주재료로, 여기에 코코넛 오일, 포도씨 오일 등 100% 천연 재료만을 더해 만든다. 작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는데 1200개가 팔렸다. 순한 재료만을 써 피부 자극이 덜한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이 비누가 가치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쓰이는 곳’ 때문이다. 동구밭은 비누 판매 수익금을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의 운영비로 쓴다. 동구밭은 지난 2014년부터 발달장애인의 사회성 함양을 돕기 위해, 텃밭을 가꾸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 장애인과 비발달 장애인이 일대일로 짝을 지어 텃밭을 가꾸는 것. 비발달장애인들은 자원봉사로 활동에 참여한다. 처음엔 강동지역 텃밭 하나에서 시작했는데 현재는 서울시 12곳, 부천시 2곳 등 무려 14개 자치구로까지 그 규모가 커졌다. “발달 장애인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했어요.”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의 호기심과 의기 가득한 패기에서 비롯됐다.  발달 장애인 친구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친구의 부재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친구를 사귈 기회 자체가 없기 때문.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공헌 동아리인 인액터스 홍익대 학생 4명은 이 친구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

[2016 서울숲마켓①] 이야기를 담은 그릇, 사람과 사람을 잇다

핸드메이드 리빙브랜드, 공기핸디크래프트 복제의 시대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들에서 생산자의 삶과 이야기는 배제된 지 오래다. 전 세계의 생산자들과 일년 째 테이블웨어를 만들어 온 윤하나(37, 사진) 공기핸디크래프트(이하 ‘공기’) 대표는 수공예를 대안으로 삼았다. 손으로 직접 만든 그릇이라면 멈췄던 생산자와 소비자의 대화를 다시 흐르게 할 수 없을까? ‘엄마가 간다’, ‘미스터 뿌뚜’, ‘시간의 결’. 제품명만 들어도 그릇에 어떤 맛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해진다. “공산품에 익숙하신 분들께는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죠. 제품들이 균일하지 않으니까.” 윤 대표의 말과 달리 쇼룸에 비치된 제품들은 흠잡을 데 없었다. 방글라데시 간다 지방 여성들이 촘촘히 엮은 ‘엄마가 간다’ 바스켓은 한눈에 봐도 튼튼해 보였다. 원목을 깎은 볼에 코코넛 껍질을 하나하나 붙여 만드는 ‘시간의 결’ 우드볼도 독특한 매력을 자아냈다. 현지의 전통기술과 공기의 디자인이 함께 빚어낸 작품들이다. “현지 전통기술과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게 원칙이에요. 한국 소비자들이 눈이 높고 또 실용적인 걸 좋아하잖아요.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고려해 디자인도 바꿔보고, 현지 생산자들과 조율을 계속하죠.” 공기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과테말라의 공정무역 생산자 단체와 협력해 제품을 생산한다. WFTO(국제공정무역기구) 인증 단체에 중에서 생산자를 선택한 후, 논의를 통해 제품 디자인을 결정한다. 자연스레 제품에 만든 이의 삶과 이야기가 배어든다. 나무그릇 라인 ‘미스터 뿌뚜’는 17년째 목공예를 업으로 삼아온 인도네시아 생산자의 이름이다. 공산품에 비해 생산도 오래 걸리고 운송비용도 비싸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이 제품의 매력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영혼’이 담긴 그릇이라는 점이다.

세상을 담는 그릇으로… 청세담 5기, 6개월의 대장정 시작

지난 4일 서울시 NPO지원센터 1층 ‘품다’ 대강당에서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5기 입학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공익 분야의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공익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로, 2014년 3월 1기를 시작으로 100여명에 달하는 수강생을 배출했다. 그중 40명이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언론사 취업 사관학교’로 점차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번 청세담 5기 수강생 선발에는 모집 인원의 4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 청세담 5기생 총 32명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배우게 된다. 1주차부터 9주차까지는 저널리즘 및 공익 이론 강의와 실습이 진행되고, 10~16주차에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들과 ‘공익기자 실전과정’이 이어진다. 아이템 기획·현장 취재·기사 작성 등 실전 훈련과 동시에 공익 혁신가들의 특강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수강생들은 17~24주차에 직접 작성한 기사를 엮어 만든 E-book 과 책자를 제작하며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한편,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은 환영사에서 “청세담은 기자로서의 소양뿐 아니라 세상을 담을 수 있는 ‘선한’ 그릇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라며 “6개월 동안의 어렵고 힘든 과정을 끝까지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입학식에 참석한 신대순 현대해상 상무는 격려사에서 “청세담을 통해 수강생 개개인이 크게 성장하고, 그 성장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년의 色으로 담은 넓은 세상 속 숨은 이야기

청세담 4기 졸업식  “청세담 교육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배웠습니다. 더 넓은 세상을 발로 뛰며 보고 듣고 전하겠습니다.”(조은총·청세담 4기 최우수 수료) 지난 1월 27일,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10층 대강당은 아낌없는 박수와 웃음 소리로 가득 찼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관하고 현대해상이 후원하는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 4기 수료식이 열린 것이다. 4기생들이 6개월 동안 누빈 현장은 다양했다. 미혼모, 고령 예술인, 중도 입국 자녀, 이주민 등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 이야기를 마주하고, 국내 최초의 자살 유가족 자조 모임인 ‘자작나무’, 결혼 이주 여성을 위한 다문화 방문 산후조리 서비스 ‘다누리맘’, 청각장애인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손책누리’ 등 다양한 공익 현장을 발굴했다.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소셜벤처의 발전 방향을 묻는 설문이 진행되기도 했다. 청세담 4기생들이 쓴 기사는 ‘청년 세상을 담다 Vol.4’란 제목의 오프라인 책자와 이북(E-book)으로 만들어졌다.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등 온라인 서점 다섯 곳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국내 최초의 공익 저널리즘 사관학교로 불리는 청세담은 지난 2년 동안 소셜에디터를 약 100명 배출해왔다. 현물 기부와 임직원 자원봉사 등 일차원적 사회공헌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 투자하는 인재 양성 사회공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언론사와 기업 등에서 청세담 수료생들의 스카우트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공익에 대한 이해와 글쓰기 훈련이 잘된 청년들’로 소문이 났기 때문. 실제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 2년간 배출된 수강생 99명 중 35명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KBS,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