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중대재해 입건된 대기업 10곳 중 7곳은 대형 로펌 선임… 유죄는 1개소 [2024 국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입건된 1000명 이상 제조업 대기업 10곳 중 7곳 가까이가 국내 10대 대형 로펌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죄판결을 받은 기업은 1곳으로 경영진 처벌로 중대재해를 막겠다는 법 제정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중대재해사건은 총 510건으로 건설업이 240건, 제조업이 270건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한 법으로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법이 시행된 이후 510건 중 345건이 변호인을 선임했는데 김앤장·광장·태평양·율촌·세종 등 국내 10대 로펌을 선임한 비율이 238건으로 46.7%에 달했다. 업계별로 확인했을 때, 건설업 중대재해 240건 중 변호인을 선임한 172건에서 10대 로펌은 114건이었다. 공시금액 800억 이상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82건 중 65건이 10대 로펌을 선임했다. 제조업 중대재해 270건 중 변호인을 선임한 173건에서 10대 로펌은 124건이었다. 직원 수가 1000명 이상인 제조업사에서 발생한 84건 중 54건이 10대 로펌을 선임했다. 이처럼 기업의 공시금액이나 규모가 클수록 10대 로펌을 선임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김 의원에 따르면 재판에 넘겨진 중대재해법 위반 사건 23건에서 유죄 선고받은 대기업은 1개소에 그친 반면 중견기업은 4개소, 중소기업은 18개소였다. 김소희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대형 로펌만 배불리고 있다”며 “기업이 경영자 보호가 아니라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산업재해 4년 연속 증가세…지난해 ‘최고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산재가 연속해서 증가하고 지난해는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자수는 13만6796명이었고 사망자수는 2016명이었다. 법 시행 직전인 2021년 대비 산업재해자수는 2023년 11.5% 증가하고 사망자수는 3.1% 감소했다. 최근 4년간 연도별 재해자수는 ▲2020년 10만8379명 ▲2021년 12만2713명 ▲2022년 13만348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재해자수는 6월 기준 6만841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업종별 산업재해자수는 ▲제조업 3만2967명 ▲건설업 3만2353명 ▲운수·창고·통신업 1만4937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5만379명 ▲부산지방고용노동청 2만3625명 ▲서울지방고용노동청 1만8295명 순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이상 50인 미만은 5만6514명 5인 미만은 3만8480명이었다. 김소희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지난해 재해자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매년 증가하는 산업재해를 막을 실질적인 예방 대책과 안전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

2023년 8월 2일 경기 광명시 코스트코 광명점 본사 앞에서 열린 코스트코 카트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추모집회 현장의 모습. /뉴스1
찜통 더위에 에어컨 없이…코스트코·쿠팡, 근로 환경 논란

2023 ESG 리스크 사건 읽기 <3> 코스트코 노동자 산재 인정… 중처법 위반 조사 진행 중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1300명, 폭염 시 휴게시간 보장 요청 지난해 여름은 말 그대로 ‘찜통더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으로 관측된 일수는 19일이며, 8월에는 11일 연속 폭염이 기록됐다. 극한의 더위는 노동 환경도 달궜다. 2023년 6월 19일,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를 하던 직원이 쓰러져 폐색전증(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사고 당일 낮 기온은 최고 35도, 주차장은 햇빛에 노출되는 구조에 에어컨 가동 시간이 정해져 있어 무더운 환경이었다. 피해 직원은 악조건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간당 100여개의 카트를 밀며 하루 3만~4만보 이상을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코스트코코리아가 직원 사망 하루 이후 노동부 신고를 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며 법인에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직원 업무가 계산원에서 주차장 업무로 바뀌던 당시 안전보건 교육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도 부과했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는 사고 134일 만인 10월 31일, 유족이 낸 산재 신청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다. 이번 산재 승인 결정은 열질환으로 인한 폐색전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용노동부는 과태료 부과와 별개로 코스트코코리아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열 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 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 또한 직업성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반이 인정되면 경영책임자인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을 받게 된다. 쿠팡 물류센터의

지난 1월 26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확장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조선DB
노동부 “중대재해 사망사고 10건 중 4건은 같은 기업서 재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10건 중 4건은 최근 5년간 사고 발생 이력이 있는 기업에서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발생기업 소속 530개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점검·감독 시행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138건이었다. 이 중 44.2%(61건)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5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기업에서 재발했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사망사고 30건 중 15건(50%)은 최근 5년간 중대재해 사망사고 발생 이력이 있는 기업에서 발생했다. 노동부는 “올해 1~7월 사망사고 중 일부는 해당 기업이 과거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유해·위험요인을 방치하면서 기존과 유사한 방식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A사는 지난 2018년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절단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화재로 숨지는 사고를 겪었다. 올해 같은 도구로 작업하던 다른 근로자도 가스 폭발로 사망했다. 중대재해 발생기업의 법 위반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 사업장 530곳의 법 위반율은 91.9%에 달했다. 이는 전체 점검·감독 대상 사업장 9506곳의 법 위반율(46.5%)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 노동부는 중대재해 재발 기업과 소속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50인 이상 기업 중 일부 사업장을 선정해 이달 중 불시에 안전관리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 경영책임자가 위해요인 확인·개선, 종사자 의견 수렴 등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점검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안전수칙과 작업계획서 등을 관행적으로 지키지 않거나, 현장의 의견을 방치해 사고로 이어지면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이 처벌받을 수 있다. /뉴스1
‘중대재해법’ 사각지대 논란 속 오늘부터 시행

입법 당시부터 사각지대 논란을 일으켰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늘(27일) 시행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 조치를 위반한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2020년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 2021년 한국전력 하청노동자 감전사에 이어 최근 발생한 현대산업개발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등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재 사망자 63% 차지하는 소규모 사업장은 미적용 문제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각지대다. 우선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50인 미만 기업은 2년 뒤인 2024년 1월27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통계(2020년)’에 따르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사망자는 1303명으로 전체 사망자 2062명의 약 63%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자는 24.2%(500명), 5~49인 사업장의 사망자는 38.9%(803명)였다. 이에 대해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성명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예방과 보호의 필요성은 5인 미만과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매우 절실하다”며 “2020년 기준 하루 평균 5.6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우리나라 산업재해 현실을 고려할 때 법 적용에 예외를 두거나 미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법 적용의 근거가 되는 중대재해 조사가 사고의 일차적인 원인을 밝히는 데에만 그친다는 문제도 있다. 2020년 인제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팀이 낸 ‘재해조사 보고서의 질적 제고를 위한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중대재해 사고의 90.2%는 사흘 안에 원인 조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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