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19일 적십자봉사원들이 서울시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열무김치를 만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대한적십자사, 하지 맞이 여름 김치 전하며 복지 사각지대 돌본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가 하지를 맞아 서울시 취약계층에 여름 김장김치를 나눈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하지(夏至)엔 김장하지’ 캠페인을 진행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적십자 봉사원이 찾아가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 등 여름 김장김치을 전하며, 안부를 묻고 말벗이 되는 폭염 대비 특화 나눔 프로그램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서울시 내 취약계층 총 3338여 세대에 10톤가량의 여름 김장김치를 전달한다. 19일 노원구 적십자사 서울지사 북부봉사관에서 진행된 봉사활동에는 강원석 시인과 소명·소유미 트로트 가족, 적십자 봉사원 50여 명이 모였다. 봉사자들은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 2.5톤을 직접 담그고 5kg씩 포장했다. 김치는 대한적십자사와 결연을 맺은 취약계층 500세대에 전달했다. 김숙자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서울시협의회장은 “김치가 어르신들 입맛에 잘 맞으시길 바란다”며 “올해 폭염일수가 2배 가량 길어진다는데 어르신들 건강이 걱정이라 더 자주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윤성호 대한적십자사 부회장
[사회혁신발언대] 왜 적십자 인도주의 리더십인가?

근대 이전에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주술적 능력이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 신에 대항한 인간의 주체적 자아가 형성되면서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특별한 리더십보다 엘리트 대중과 교감하는 합리적 지도력이 중요해졌다. 근대 유럽인들은 수학과 과학적 지성을 앞세워 자신의 존엄성을 찾아갔다. 당시 지식인들은 인간이 신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이유를 인간의 이성(理性)에서 찾았다. 이성은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과 동의어였다. 서양의 이성은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원한 기하학(geometry)이 그 뿌리다. 기하학은 경작지의 면적 측량에서 출발해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에서 한 차원 높은 추상적 고등수학으로 발전했다. 합리와 추상적 논리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 당시 그리스 철학자들은 새로운 학문에 열광했고 모두 기하학의 마니아가 됐다.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는 이 고등수학을 기반으로 세상을 수로 설명하는 수리적 세계관을 세웠다. 서양의 수리적 전통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으로 꽃을 피운 후 서양철학 2000년을 지배하는 이성적 사고의 원형이 됐다. 이러한 수학적 전통을 감안하면 근대 인문학자들이 인간을 자연계의 어떤 종과도 차별되는 특별한 존재로 여긴 이유가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때문이라는 설명은 당연했다. 바로 이 수학적 이성 때문에 인간은 신으로부터 독립할 충분한 자격이 있고 신만큼 존엄하다고 생각했다. 수학에 바탕을 둔 근대의 합리적 인문주의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계를 명백히 드러냈다. 인간이 수학적 사유 능력을 가진 존재라서 존귀한 것이라면 수학 교육의 세례를 받지 못한 대다수의 평범한 인간은 어떤가? 평민과 노예, 여성 그리고 아프리카의 흑인, 봉건사회의 압제에 신음하던 동시대 아시아인들의

지난 8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이 피해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산불·지진·태풍… 재난 현장에는 그들이 있다

[적십자의 힘 ‘긴급 구호’] 전국 15지사 전문 인력과주민 자원봉사자가 ‘원 팀’체계적으로 구호활동 나서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구호 단체가 있다. 사고 발생 직후 소방, 행정 당국 다음으로 투입되는 대한적십자사다. 올해만 해도 3월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의 산불을 비롯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 9월 태풍 힌남노 피해 현장에서 긴급 구호 활동의 선두에 섰다. 이들이 재난 대응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사고 발생 이후 7일까지다. 정부 차원에서 피해 복구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적십자 구호 활동은 전국 15지사에 배치된 재난 대응 전문 인력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뤄진다. 올해 현장에 투입된 봉사자만 7900명에 이른다. 피해 복구 현장마다 적십자 자원봉사자를 상징하는 ‘노란 조끼’ 부대가 항상 뒤따르는 이유다. 재난 현장에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적십자사는 재해구호법 제2조 4항에 명시된 법정 구호 지원 기관이다. 일반적인 민간 구호 단체와 달리 정부·지방자치단체와 재난 대응을 위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재난 대응에 대한 행정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재난 대처 전문가’들이 재난 대응부터 초기 피해 복구, 사후 관리까지 도맡는다. “기상 특보가 내려지면 지역 지사에 재난 상황실을 항상 꾸립니다. 직원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연결하고 대응을 준비하다 보면 사람들이 하나둘 상황실로 오시죠. 생업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입니다. 태풍이 올라온다거나 폭우가 내리는 날이면 연락하기도 전에 상황실에 와서 대기해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오시는 분도 꽤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지난 3월 대한적십자사 현지 조사단이 우크라이나·루마니아 국경 지역 이사체아에서 루마니아 적십자사 직원들과 구호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세계 적십자들, 지난해 2억명 구했다

인도적 지원 필요한 인구내년엔 3억명 돌파 전망 매년 새로운 재난이 발생하고 앞선 재난은 장기화하면서 국제 구호 기관의 책임과 역할도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세계 인도주의 지원 보고서 2023’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인도적 지원을 받아야 할 인구가 올 초 2억7400만명에서 내년에는 3억390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올해는 대형 재난이 유독 많았다. 코로나 대유행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했고,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6~9월 넉 달간 연평균 강수량의 2~3배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국토의 3분의 1일이 물에 잠겼다. 이재민 수만 3300만명에 달한다. 전 세계 재난 현장을 누비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는 매일같이 구호 요청 전화가 쏟아진다. ICRC 사무실에는 전화가 하루 평균 400건 접수된다. 대부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흩어진 가족을 찾는다는 문의다. ICRC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이산가족 추적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국적 구분 없이 군인과 민간인 등 1만5000여 명을 추적하고 있다. 국제 분쟁으로 발생한 이산가족은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ICRC에 따르면, 1970년대 발생한 레바논 내전으로 인한 문제도 여전히 해결 중이다. 국내외 긴급 구호 활동을 적십자사 상근 직원으로 수행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각국 적십자사에서는 전체 인력의 90% 이상을 자원봉사자로 구성하고 있다. 전 세계 192국에서 활동하는 적십자 자원봉사자를 모두 합치면 1억명이 넘는다. 특히 미국적십자사(ARC·American Red Cross)는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이 넘는 봉사자들과 함께 구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체 봉사자의 25%가량이 24세 이하 청년이다.

[진실의 방] 9·11 테러를 막은 사람

미국의 어느 상원의원이 비행기를 탔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항공기 기장이 있는 조종실 안으로 다른 승무원들이 너무 쉽게 드나든다는 점이었다.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즉시 법안을 발의했다. 기장이 조종실 안에서 문을 열어줘야 바깥에 있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일종의 잠금장치를 항공기마다 장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항공사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런 장치를 모든 비행기에 설치하려면 일단 비용이 많이 들고 항공기 무게가 늘어나 연료도 더 많이 든다는 설명이었다. 법안을 낸 의원이 잠금장치 회사와 관련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누명까지 써가며 그는 어렵게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모든 미국 항공기와 미국 땅을 밟는 외국 항공기들이 잠금장치를 장착하게 됐고, 그 덕에 알카에다가 항공기를 납치해 벌인 ‘9·11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의원을 칭찬하는 사람도 없었다. 미국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가 쓴 ‘블랙 스완’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 상황에 대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대접과 평가를 받는지,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돈 한 푼 안 받고 자기 시간을 내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예찰’ 활동이 대표적이다. 태풍이 오거나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기상 예보가 뜨면 전국의 적십자 재난상황실로 그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예찰을 나가기 위해 모여든다. 자주 침수되는 지역, 문제가 생길 만한 지역을 미리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제공
국제적십자위, 지난해 대북 지원 2000만원… 코로나 이후 사실상 중단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대북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ICRC는 27일(현지 시각) ‘2021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대북 지원 규모가 1만5723스위스프랑(약 2140만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원금은 식수와 주거, 의료지원에 사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통제로 ICRC 직원들이 방북하지 못하면서 지원 활동도 함께 중단됐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을 위해 식량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도시 근교 지역 주민의 위생 시설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또 평양의학대학병원 응급의학과에 대한 지원 역시 2020년 2월 이후 끊겼다. ICRC는 “직원이 북한에 상주하지 못하면서 평양 낙랑과 송림 등에 있는 재활센터를 모니터링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재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 교육이 무산된 상황이다. ICRC는 “북한적십자사 측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국경은 여전히 닫혀 있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대한적십자사 신임 회장에 신희영 서울대병원 교수 선출

대한적십자사 차기 회장으로 신희영(65)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선출됐다. 적십자사는 11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신 교수를 제30대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며, 적십자사 명예회장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된다. 박경서 현 회장의 임기는 오는 15일까지다. 신희영 신출자는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소아과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대 의학 소아과학교실 교수, 의대 교무부학장,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서울대 연구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신 선출자는 2011년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학술공로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통일과 국제보건 의료역량 강화 등에 기여한 공로로 황조근정훈장(2등급)을 받았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집 쫓겨난 불우이웃에게 옥탑방 선뜻 내줘

[김귀동 적십자 서울지사협의회장] 피 안 섞인 남남인 데8년째 가족처럼 살아 적십자 봉사 16년째 1만5000시간 활동 어려운 사람들이 남 돕는 것 더 좋아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에게 선뜻 집 한쪽 옥탑방을 내줬다. 적십자 봉사활동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반찬을 해서 가져다주던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적십자 생계 지원을 받던 정성복(가명·76)씨가 살던 방에서 갑자기 쫓겨나게 돼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게 되자,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방을 내줬다. 한집에서 같이 어우러져 산 지도 어느새 8년. 이제는 맛있는 반찬을 먹다 보면 얼굴이 아른거려 조금이라도 꼭 싸가고, 같이 시골에 며칠씩 여행도 다녀오는 영락없는 가족이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김귀동(63·사진) 서울지사협의회장의 이야기다. “적십자 노란 조끼가 맺어준 인연이에요. 이제는 가족이지. 당신이야 나한테 늘 무척 고맙다고 하지만, 나도 또 옆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지 몰라. 이러다 그 양반 아프거나 먼저 떠나기라도 하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을 거야….”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김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씨는 두 달 전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노인들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김씨가 보채는 통에 함께 병원에 갔다가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 “그래도 수술 결과가 좋아 한시름 마음을 놓았다”며 김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가 적십자에서 봉사한 지는 올해로 16년째, 지금까지 봉사한 시간만 합쳐도 1만5000여 시간이 넘는다. 1997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바로 그해에, 두 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우연히 만난 당시

파퐁씨, 울지 말아요… 언니들이 있잖아요

[적십자 봉사원 동행 르포] 필리핀 이주여성 손잡아 준 희망풍차 사업 5년 전 만나 週에 2~3회 말동무 돼주고 도움 건네 희망풍차 사업 선정으로 집안 전체 리모델링하고 파퐁씨는 요양원 취직과 적십자사 회원 활동 나서 인적이 없는 2차선 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쪽에 축사 2~3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흙길은 중간중간 구멍이 파였고, 돌멩이가 차량 바닥에 닿을 듯 말 듯했다. 박현숙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 철원지구협의회장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을 다녀오면 승용차 바닥이 심하게 망가졌다”고 했다. 5분 남짓 갔을까. 파란 지붕과 하얀 외벽이 눈에 띄는 양옥집을 발견했다.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였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집 입구에 ‘하모니’라는 팻말이 적힌 이집은 넬리디 파퐁(45)씨와 남편, 두 아들의 보금자리다. 파퐁씨는 16년 전 필리핀에서 시집온 결혼 이주 여성이다. “선생님 오셨어요?” 파퐁씨는 박씨를 보자마자 반갑게 말을 건넸다. 급히 부엌으로 간 파퐁씨는 주전자에 보리차와 몇 시간 전에 찐 단호박을 내왔다. 동행한 채명옥 적십자 철원봉사회장이 “아직 덜 익었는데, 그래도 맛있다”고 했다. 박현숙씨는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야”라고 자세히 일러줬다. 1996년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한 박씨는 5년 전 파퐁씨를 처음 만났다. 다문화가정 실태조사를 위해서였다. 16년 전 국제결혼한 파퐁씨의 삶은 처참했다. 원래 이 집은 축사 창고를 임시로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창문도 없는 어두컴컴한 18평 내외의 공간에서 매월 대지 임대료 20만원을 내고 살았다. 생활 편의시설이라곤 임시로 설치한 녹슨 기름보일러,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재래식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