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포츠
[희망 허브] 그들의 눈과 발이 되어 꿈 이루게 돕습니다

[장애인 스포츠 조력자 ‘가이드러너’] 수영부터 축구까지 다양한 스포츠… 장애인의 경기 참여 돕는 사람들 국내대학 최초 창립 ‘스키 가이드단’… 선수 대신 앞서서 진로 확보해줘 중증장애인 위한 보치아 종목… 공 무게·장비 조절 등 보조 필수적 ‘나이스, 나이스 샷!’ 녹색 잔디 위로 청명한 외침이 울려 퍼진다. “제대로 갔어요? 잘 안 맞은 것 같은데.” 스윙을 끝낸 유정일(47·시각장애1급·경기도 시흥)씨가 조문자(41·서울 관악구) 코치를 돌아보며 물었다. 조 코치는 “조금 급했는데, 공은 잘 갔어요”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베어크리크 골프클럽’에서 특별한 대회가 열렸다. 한국시각장애인골프협회(KBGA)가 주최하는 ‘(베어크리크배) 한국시각장애인골프대회’로, 벌써 9회째를 맞은 시각장애 골프 애호가들의 축제다. 전맹(全盲·B1) 선수와 약시(B2) 선수로 구분해 진행됐는데, 총 26명이 출전해 필드 위에서 자웅을 겨뤘다. 선수만 겨루는 게 아니다. 시각장애 선수들의 눈이 되어 주는 일명 ‘코치’가 일대일로 붙어 승부를 함께한다. 땡볕 아래서 일일이 선수의 공을 놔주고, 골프채의 방향을 알려주면서 세심하게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심리적인 안정을 돕기 위해 경기 내내 ‘잘했다’ ‘멋지다’는 격려가 끊이질 않는다. 양서연 한국시각장애인골프협회 총무는 “공을 치는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코치들은 정말 고생만 한다”면서 “모두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직장에 휴가를 내고 대회에 참석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는 분도 많다”고 했다. ◇장애인 스포츠의 숨은 조력자 ‘가이드러너’ 지난해 열린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은 2위를 차지하며 장애인 스포츠의 역량을 과시했다. 이는 장애인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더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그들의 손과 발이 됐던 조력자들이

대회 있으면 코치님, 없으면 기사님?

열악한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 처우 대회 개최 시에만 차출되는 형태 평소 식당·택시기사로 생계 유지 상시 전임지도자制 만들었지만 일부 종목에 몰려 불균형 초래할듯 “대회가 없는 시기에는 주로 장사나 식당을 하는 분들이 많다. 택시기사를 하는 분들도 있다.” 정진성 서울시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는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의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원인은 지도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에 있었다. 정진성 전무이사는 “대회 기간에만 단기적으로 선임돼 급여를 받기 때문에 업무 환경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운신의 폭도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김진성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사무국장은 “일반 스포츠는 초·중·고의 학생 체육으로부터 올라오기 때문에 학교체육, 입시체육, 생활체육, 실업팀, 프로팀 등의 다양한 직업 범주가 있다”며 “하지만 살아가다가 장애를 얻은 순간부터 배우게 되는 장애인 스포츠는 학원 체육의 개념이 없고, 실업팀도 거의 없기 때문에 지도자들의 직업 환경이 좋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로 인해 지도자들의 지도 기술 개발이나 선수들의 역량 강화, 신인 선수 발굴은 뒷전으로 밀린다. 이는 국내 장애인 스포츠의 총체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유지곤 스포츠토토 휠체어테니스 실업팀 감독은 “휠체어를 타는 종목의 경우에는, 휠체어 타는 습관을 제대로 익히는 것부터 매우 중요한 훈련이기 때문에 장애인 스포츠에 정통한 전문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에 그런 부분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별로 없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과 신인 발굴에 늘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국내 장애인 스포츠 분야의 한 관계자는 “지도자 육성과 배치를 위한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예산은 주로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장애인

운동으로 새로 시작된 삶… 운동만 하고 살 수는 없는 걸까요

장애인선수로 산다는 것 장애인 선수 1만2000명 중 실업팀 소속은 166명뿐 대부분은 생업과 운동 병행 전문적인 훈련공간 부족해 경기용 아닌 시설서 훈련 일본의 ‘구니에다 신고(Shingo Ku nieda)’ 선수. 유년시절 척수종양으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휠체어 테니스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호주오픈’에서는 유럽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 선수는 기업 스폰서 계약만으로 한 해 10억이 넘는 수익을 올린다. 영국 장애인 육상의 샛별인 ‘조니 피콕(Jonnie Peacock)’이나 ‘엘리 시먼즈(Ellie Simmonds)’ 같은 스포츠 스타들은 자국 청소년들에게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로 꼽힐 만큼 큰 인기를 누린다. 열심히 노력해 열매를 맺으면 비장애인과 똑같이 부와 명예를 누리는 해외의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 우리는 어떨까? 대한민국에서 장애인 스포츠 선수로 살아가는 현실을 들여다봤다. ◇”운동만 하면서는 살아갈 수 없어요” 장애인 사격의 윤상민(29) 선수는 군복무 시절 이라크 파병에 다녀온 후 서서히 시력을 잃었다. 전역 이후 증상이 나타난 탓에 아무런 보상이나 지원도 없이 시각장애인의 삶을 살게 됐다. 장애인사격연맹 측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들게 운동하고 있는데, 메달을 따내 연금을 확보하는 것이 윤 선수의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휠체어 테니스 종목의 박주연(36·스포츠토토) 선수는 산업 재해로 장애인이 됐다. 좌절을 딛고 운동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꿨지만, 이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현영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감사는 “생계 고민 속에서 어렵사리 운동을 해오던 선수였는데 산재 보상마저 끊기면서 운동을 포기할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고 했다. 때마침 실업팀이 생기면서 운동에

상처는 날리고 행복은 높이고

장애인 스포츠 왜 필요한가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집 안에 틀어박혀 무기력한 삶을 살았겠죠.” 휠체어테니스 국가대표 선수인 여정혜(38)씨는 35세 때 음주 뺑소니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장애인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2년간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여씨는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도 테니스를 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생활체육을 거쳐 국가대표의 자리까지 올랐다. 여씨는 “운동을 통해 나만의 성취감과 만족감이 생기자, 장애를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의 등록 장애인 수는 251만명에 이른다(2012년 말 기준). 이 중 선천적 장애인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90% 이상은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된, 이른바 ‘중도장애인’이다. 장상만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부장은 “중도장애를 겪은 경우,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사회에 복귀하거나 참여하는 비율도 떨어진다. 어유경 대한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 국제위원은 “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된 사람들은 사회에 시선을 지나치게 겁내는 경향이 있어 점점 폐쇄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의 체육 활동이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나영일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소장팀에서 609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체육 활동에 따른 심리적 효과를 조사한 결과, 정기적으로 체육 활동에 참여했던 329명의 장애인이 그렇지 않은 장애인보다 ‘자아 존중감’, ‘자기 효능감’, ‘생활 만족도’,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심리적 점수를 나타냈다(2008년). 이종만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보도담당관은 “외부에서 장애인 스포츠를 안쓰럽게 보는 것에 비해, 선수들

[기고] 장애인 스포츠는 ‘박지성’ 같은 스타를 기다립니다

‘운동’이란 사전에 ‘장애’란 단어는 없어 ‘패럴림픽’ 참가 선수 열정적 경기모습에 관중도 열렬히 응원 국민적 관심으로 장애인 스타 키워야 공식 사진가 자격으로 참여한 지난 런던 패럴림픽을 비롯해 3번 패럴림픽에 참여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세계 최고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낸 것뿐 아니라, 그의 가족과 경기 심판,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운영진,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만나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시민사회와 언론, 정부 등의 열렬한 응원과 후원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 느끼는 장애 선수들에 대한 환호의 순간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나도 선수가 되어 트랙과 레인을 마구 달리고 싶을 정도다. 운동에 장애라는 단어는 애초에 없다. 오직 자부심과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과 극복만이 있을 뿐이다. 사이클 경기처럼 기구를 이용한 비장애인 경기가 있듯이, 휠체어를 탈 줄 알아야만 할 수 있는 장애인 경기도 있다. 휠체어 럭비나 휠체어 농구는 정말 재미있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시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시민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스포츠 재미에 푹 빠져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구경하러 왔지, 격려하러 오는 자리가 아니었다. 당연히 모든 경기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신기하게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고 구분되는 단어의 차이를 경기장에서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열렬한 응원 속 화려한 게임을 펼치는 선수들의 휠체어나 의족 등은 이 사진가의 눈에는 더 이상 장애의 상징이 아니었다. 오히려 멋진 패션으로만 보였다. 장애를 극복하며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은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