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
섬마을에선 콘서트, 버스 안에선 미술교육

아르코 예술나무 숲으로의 초대 지난 16일 오후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 ‘예술창작 체험버스’라는 안내판이 부착된 노란 버스가 섰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로니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12명이 검은 골판지를 오리느라 한창이었다. “공부방에는 있는데 여기 가져오지 못한 것을 그리고 오려볼까요?” 김용현 선생님의 말에 정아(가명·10)양의 손이 바빠졌다. “오늘 아침에 센터에서 읽은 책을 그렸다”는 정아양은 “버스 안에 미술학원처럼 신기한 공간이 있어서 놀랐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가 문화 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오지를 찾아다니며 미디어아트작가 김용현, 설치미술가 이호진, 사진작가 박형렬 등과 함께 미술교육을 진행하는 ‘재능나눔버스’다. 아르코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혜화동 대학로 일대에서 ‘재능나눔버스’,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크라우드펀딩 오픈마켓’ 등 사업을 소개하며 문화 예술 후원에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예술나무 숲으로의 초대’ 행사를 열었다. 아르코 이용진 사무처장은 “문화융성이 최초로 국정 방향 중 하나로 제시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문화 예술의 가치에 공감한다는 방증”이라면서 “일반 시민과 기업들의 자발적인 후원 활동이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기 웹툰 ‘미생’ 윤태호 만화가의 릴레이 토크 등 문화 예술계 명사와 대중의 접점을 넓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18일 오후 3시부터는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 바리톤 김동규씨 등 유명 인사의 공연과 함께 문화 예술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스피치도 이어졌다. 백건우씨는 “울릉도, 사량도에서 열었던 섬마을 콘서트 덕분에 ‘슬픔의 섬이 기쁨의 섬이 되었다’는 주민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예술이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문화 예술의 가치에 더욱 뜨겁게

소외감이 사라졌다, 예술적으로

예술, 사회를 바꾸다 올해 초, ‘소록도’가 들썩거렸다.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소록도병원 뒤편 중앙공원 연결 통로에 길이 110m, 높이 3m 크기의 옹벽 벽화가 완성된 것이다. 한센인이라고 거부당하고 격리당한 아픔을 가진 소록도 주민들의 얼굴을 모자이크로 표현했다. 주민들은 한없이 부끄럽게만 여겼던 자기 얼굴이 새겨진 석판에 직접 아크릴 물감을 칠했다. ‘소록도 벽화 프로젝트’는 남포미술관의 곽형수 관장이 제안하고 박대조 작가 등 공공미술 전문가 10여명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대중으로부터 웹이나 SNS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목표액인 3000만원을 초과 달성하면서, 대중도 공감하는 예술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곽형수 관장은 “전국 각지에서 따뜻한 응원과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것이니만큼 벽화를 통해 소록도가 희망이 넘치는 밝은 공간으로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화예술에는 어떤 힘이 있는 것일까. 예술이 사회를 바꾸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문학으로 노숙인 자활 돕는 ‘민들레문학특강’ “제목. 새벽 나그네. 반짝반짝 새벽별 분주한 나그네 통딱딱 통딱딱 노련한 칼솜씨….” 20명 남짓 모인 서울 혜화동의 ‘아르코 미술관’ 강의실. 청중을 마주 보고 의자에 앉은 김정훈(가명·45)씨가 작은 목소리로 두런두런 자작시를 읽어 내려가자 방 한가득 마이크 울림으로 가득 찼다. ‘통딱딱 통딱딱’ ‘부글부글’. 같은 단어가 반복되며 운율이 더해지고, 김씨의 호흡에 따라 시 행간마다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더러는 지그시 눈을 감고, 더러는 팔로 고개를 받치고서 김씨가 천천히 읽어 내려가는 시 구절에 잠겨든다. “제가 오랫동안 새벽에 식당일을 했거든요. 그때 참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는데….” 시 낭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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