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투명성’ 재무제표 공개가 전부 아니야”

삼일미래재단 서태식 이사장 “많은 비영리단체에서 ‘투명성’을 단순히 재무제표상 수치를 잘 맞추고 공개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한다.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것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의 문제다.” 삼일미래재단 서태식(77·사진) 이사장의 말이다. 삼일미래재단은 2008년 삼일회계법인 임직원 급여 출자금으로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2009년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삼일투명경영대상’을 지속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비영리법인 운영 매뉴얼’ 책자를 발간하고 온라인 교육과정도 오픈했다. 서 이사장은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공짜로 나눠주면 활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강의는 최대한 짧게 구성하는 대신, 강의를 들을 때만 책자를 배포하기로 했다”고 했다. 비영리법인 근무자가 강좌를 수강하면, 교육 비용 5만원은 전액 환급된다. ―’비영리법인 운영 매뉴얼’을 발간한 배경이 무엇인가. “비영리단체 투명경영대상을 진행해오면서,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 없이 돌아가는 비영리단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 회계법인에서 출발하다 보니, 재무제표만 잘 갖추면 상을 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곳도 많이 봤다. ‘비전과 미션이 무엇인지’, ‘의사 결정이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지’, ‘직원 보상체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물어보기 시작하면 그런 게 왜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상위에 손꼽히는 비영리단체들의 경우 기부금 액수가 중견기업 이상에 맞먹는다. 기부금을 받는 비영리단체에서는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비영리단체들일수록 정보 공개나 사례 공유가 잘 안 되더라. 영리법인의 경우 감사받으면서 억지로나마 정보가 공개되고 공유된다. 비영리단체는 자신감이 없다. 서로 말을 안 하다 보니, 어디가 잘하는지, 내가 객관적으로 잘하는 건지 물어볼 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