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크라우드펀딩으로 사회적기업 판로 지원

SSG닷컴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의 판로 개척 지원에 나선다. 8일 SSG닷컴은 자체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우르르’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친환경 패션잡화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프로모션 ‘우르르 지구 위크’를 오는 21일까지 2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르르는 특정 제품에 대해 구매 의향이 있는 고객을 모아 목표 금액과 수량을 달성하면 판매를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서비스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400여 건의 펀딩을 진행해 1000곳 이상의 중소기업·스타트업에게 판매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컨티뉴(Continew), 엘에이알(LAR), 동구밭 등 사회적기업이 보유한 친환경 브랜드가 참여한다. 컨티뉴는 폐자동차의 자투리 가죽, 안전벨트 등을 재활용하는 모어댄의 친환경 브랜드로, 백팩이나 카드지갑 등의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프로모션에서는 컨티뉴의 스테디셀러 제품인 ‘엘카 백팩’과 ‘알루미늄 카드 지갑’이 펀딩 목록에 올랐다.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신발을 만드는 LAR은 인기 모델 ‘포레스트’를 포함한 상품 5종을 선보였다. 동구밭은 친환경 입욕제, 여행세트, 샴푸바 선물세트 등을 판매한다. 고체 화장품 전문 제조 브랜드 동구밭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월 40만 개의 고체 화장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번 행사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달 환경재단과 함께 진행한 비대면 숲 조성 프로젝트 ‘쓱 키워 포레스트’에 이은 후속 캠페인으로 마련됐다. ‘쓱 키워 포레스트’ 캠페인은 SSG닷컴이 나무 묘목 1000그루를 심고, 고객은 추첨을 통해 제공받은 ‘스위트 바질’을 가꾸며 탄소 줄이기에 동참하는 행사다. 인치은 SSG닷컴 ESG 담당자는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손쉽게 친환경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소셜벤처 법제화, 아직 과제가 남았다

소셜벤처가 드디어 법적 근거를 갖게 되었다. 그간 소셜벤처는 민간과 공공 할 것 없이 널리 사용되어온 표현이었지만 법령에는 명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10여 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이제는 벤처기업과 같은 지위를 갖게 된 소셜벤처기업의 법제화를 지켜본 감회는 새롭지만 또 복잡하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기업을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이라 부른다. 이외에도 사회목적기업(Social Purpose Company), 소셜미션중심기업 (Mission driven Company), 베네핏기업(Benefit Corporation) 등의 표현이 있지만 사회적기업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다. 한국에서 이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을 쓰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하다. 지난 2007년에 제정된 사회적기업지원법에 의해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증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벤처기업으로 불리기 위해서도 별도의 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스스로 지칭할 길이 막히자 정부 인증이 필요치 않은 조직들은 자신을 ‘소셜벤처’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국은 세계에서 소셜벤처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가 되었다. 소셜벤처가 본격적으로 공공의 지원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사회적 경제의 여러 기관과 전문가들은 수년간 현행 사회적기업 인증제도를 보완하여 소셜벤처를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도 정비를 요청해다. 그 결실로, 정부에서는 소셜벤처를 ‘혁신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벤처’라고 정의하고 기존 벤처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육성하기로 하면서 비로소 10년 만에 행정용어로 포함되었다. 그 뒤 몇 년에 걸친 민간과 공공의 노력으로 소셜벤처는 법적 근거를 갖춘 실체가 되었다. 지난 2021년 7월 개정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소셜벤처기업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성과 혁신 성장성을

“학원비 빌려드립니다… 취업 성공하면 갚으세요”

[인터뷰] 장윤석 학생독립만세 대표 “스승의 날이라 생각나서 보내드려요.” 장윤석(33) 학생독립만세 대표는 지난달 스승의 날에 커피 쿠폰을 받았다. 발신인은 지난해 NHN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한 30대 초반 여성이었다. 그는 “학생독립만세가 아니었다면 아르바이트에 치여 취업 준비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2018년 설립된 소셜 벤처 학생독립만세는 취업 준비생들의 학원비를 대신 내주고 취업에 성공한 후 돈을 돌려받는 ‘교육비 후불제’ 서비스를 운영한다. 계약 기간 내에 취업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다. 학생독립만세가 지금까지 대신 내준 학원비 누적액은 23억원이 넘는다. 서비스 이용자는 1800명에 달한다. “돈을 빌려주지만 은행처럼 신용 평가를 하진 않습니다. 자산도, 소득도 없는 취업 준비생들이니까요. 대신 학생들의 성격과 금융 역량을 검사해요. 특히 ‘성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학원 수업을 끝까지 듣고 취업까지 해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요.” 장윤석 대표를 지난달 20일 서울 공덕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취업 준비생 부담 덜어주는 교육비 후불 서비스 학생독립만세의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형태다. 영어로 ISA(Income Share Agreement·소득 공유)라고 부르는 서비스로, 미국에서는 이미 퍼듀대학교 등에서 학자금 대출의 대안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학자금을 대신 내주면서 ‘졸업 후 취업하면 월급의 몇 퍼센트를 몇 년에 걸쳐서 받겠다’는 식의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퍼센트로 계약하기 때문에 취업 후 소득이 높은 학생일수록 돈을 조금 더 내게 되지만, 취업 전까지는 상환 의무가 없어 원금이나 이자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학생독립만세를 설립하기 전에는 ‘어몽’이라는 회사를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관리 미흡 조속히 시정할 것”

고용노동부가 감사원의 사회적기업 지원·관리 실태 지적에 대해 “관리 미흡을 조속히 시정하고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예비사회적기업의 사업보고서 관리 부실, 예비사회적기업의 사회적기업 인증 전환을 위한 지원체계 미흡 등 총 6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2017~2018년 사업보고서에서 영업수입이 노무비의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기업 인증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101개 기업 중 56개(55.4%)가 1차 및 2차 검토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사회적기업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상 인증요건 충족 여부를 제대로 검토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 통합정보시스템에 자동검증 기능을 구축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예비사회적기업 175곳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4년간 사업보고서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총 46억151만6000원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업무지침’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자체장 및 각 부처의 장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예비사회적기업에 대해 시정지시, 지원금 지급 보류 및 사업 참여 제한 조치 등을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적기업 인증 요건을 충족하는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재정 지원을 받은 기업도 8곳 있었다. 예비사회적기업은 ‘사회적목적 실현’ 등 5개 인증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사회적기업은 이에 더해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구조’와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등 2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보고서는 “사회적기업 인증이 가능한 기업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됨으로써 정작 지원이 필요한 영세 예비사회적기업이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현대차정몽구재단, H-온드림 인큐베이팅 지원팀 21곳 공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27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21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임팩트데이’를 열고 인큐베이팅 지원 팀 21곳을 공개했다. H-온드림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올해 H-온드림은 인큐베이팅 지원 프로그램인 ‘H-온드림 A’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H-온드림 B’,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H-온드림 C’ 등 세 단계로 세분화돼 진행된다. 이날 공개된 인큐베이팅 지원팀에는 경북 문경에서 유휴공간 재생과 중소도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플레이스’, 만성질환자와 경력단절 간호사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비대면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메디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누수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위플랫’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개로만족 ▲구루이엔티 ▲나인앤드 ▲나인와트 ▲델로 ▲돌봄드림 ▲베어런 ▲브로나인 ▲식스티헤르츠 ▲알프래드 ▲와들 ▲위플랫 ▲이모티브 ▲조인앤조인 ▲캥스터즈 ▲코너스톤티엔엠 ▲테랩 ▲트레드앤그루브 ▲퍼플더블유 등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재단은 이들 기업에 멘토링, 컨설팅, 세미나, 온·오프라인 전문 강좌 등을 제공하며 프로그램 종료 후 성과 평가에 따라 최대 4000만원의 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임팩트데이에 참석한 이형근 현대차정몽구재단 부이사장은 “지난 2012년 ‘사회적기업 창업 오디션’으로 시작한 H-온드림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아 ‘스타트업 그라운드’라는 이름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했다”면서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청년 창업가들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10년 차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새 이름 달고 도약할 것”

[인터뷰] 이형근 현대차정몽구재단 부이사장 H-온드림, 연평균 매출 28% 성장… 일자리 4519개 창출기업 네트워킹 활성 집중… 환경문제 해결 파트 신설 “사회적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면 가치가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착한 일을 한다’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 식의 시각에 동의할 수 없어요. 사회적기업은 조직의 대소(大小)에 상관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게 본질이니까요. 고용노동부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건 제도적인 절차일 뿐이죠. 인증받지 않은 소셜벤처들도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형근(69) 현대차정몽구재단 부이사장의 사회적기업 사랑은 남다르다. 지난 2010년부터 8년간 기아차 부회장직을 맡았던 그는 2018년 11월 재단의 이사가 되면서 사회적기업 육성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페이지명동에서 만난 이형근 부이사장은 “사회혁신가 육성은 재단의 자랑”이라며 사회적경제 영역의 스타 기업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H-온드림은 매년 23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지원 사업으로 두손컴퍼니, 모어댄, 녹색친구들, 테스트웍스 등 스타 기업을 배출했다. 이 기업들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8%, 일자리 창출 규모는 4519개에 이른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H-온드림은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에서 ‘스타트업 그라운드’로 새 이름을 달고 변화를 준비 중이다. 성장 단계별 지원 세분화… 네트워킹 위한 공간 마련도 “지원 사업이 벌써 10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데, 다른 육성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사회적경제 분야도 이제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고 있고요. 코로나19 같은 사회적 변화에도 발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년간 준비했어요. 세분화된 구성으로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자, 그거죠.” 올해 H-온드림은 기존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으로 나뉘었던 구성을 H-온드림 A·B·C 등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 프로그램으로 세분화했다. H-온드림 A는 인큐베이팅, B는 액셀러레이팅, C는 환경

[사회혁신발언대]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올해로 12년째 베트남 하노이에 살고 있다. 처음엔 한국 단체 소속된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로 파견됐고, 베트남에 정착한 이후엔 여러 한국 기관들의 지원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노이의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발을 딛게 되었고, 훌륭한 현지 사회적기업가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동료를 넘어 친구가 된 이들은 베트남에서 하는 나의 여러 활동을 함께 해주고 도와주는 든든한 ‘백’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현지 활동가들과 함께 교육, 예술, 장애, 여성, 환경 등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작당 모의’를 해오고 있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도와달라는 의뢰를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물론 그중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심으로 베트남 사회에 기여하려는 훌륭한 기업도 있지만, 아쉽게도 베트남 현지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기획을 갖고 오는 곳도 많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 기금을 따내기 위한 일회성 사업을 마치고는 한국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이런 ‘문제적 기업’ 가운데 스스로를 ‘사회적기업’으로 칭하는 기업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베트남 사회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고, 현지 문제 해결에 기여를 하지 못하는데도 이들은 자신을 사회적기업으로 당당하게 소개한다. 이들이 내건 사업 목표에 ‘베트남의 취약계층과 함께한다’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취약계층이라는 단어는 베트남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을 포괄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소외 지역에 사는 청소년, 한국에서 돌아온 귀환 결혼 이주 여성, 한국인 핏줄이지만 버려진 아이들, 농어촌 빈곤층, 성별, 지역, 직업 등에 따라 각자의 특수성을 가진 사람들이 ‘취약계층’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진다. 현장의 정확한 문제 파악이나

“비영리의 도전… 사회적경제로 영역 넓힌다”

[인터뷰] 현진영 굿네이버스글로벌임팩트 대표 25국 1100여 곳 협동조합 지원중현지 사회적기업 50곳 설립이 목표혁신적인 ‘K-NGO’ 전파해 나갈 것 “제3세계 취약 계층 아동들이 제대로 양육받고 성장하려면 궁극적으로 마을이 빈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당장 지원이 시급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접근 방법을 바꿨어요.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거죠. 국내 소셜벤처가 현지 사회적기업과 협력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도 합니다. 지역 주민에게는 혁신성을 주입하고, 소셜벤처엔 현지화 전략을 제공하는 거죠.” 지난 5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만난 현진영(50) 굿네이버스글로벌임팩트 대표는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임팩트가 지원하는 협동조합은 25국 1100곳이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합원만 7만6000명에 이른다. 사업을 키워가는 사회적기업은 14곳. 올해부터는 제3세계에 진출할 소셜벤처에 임팩트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비영리와 소셜벤처가 만났을 때 “현지 사회적기업의 운영 원칙은 명확합니다. 첫째, 현지 주민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둘째, 발생 수익 일부를 아동 결연이나 식수 위생 등 비영리 사업에 써야 합니다. 개발도상국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게 국제 구호 사업을 더 단단하게 하는 근간이 되는 거죠.” 현진영 대표가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현지 성공 열쇠는 바로 소셜벤처다. 그는 성장 궤도에 오른 현지 사회적기업에 투자를 요청하기 위해 해외 임팩트투자사의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투자사 10여 곳에 제안서를 보냈지만,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거절당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혁신성 미흡.’ 현 대표는 “제3세계 진출을 원하는 기술형 스타트업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사회적가치라는 방향성이 맞는 기업이라면 임팩트투자 유치뿐

학계·공공·비영리 ‘논의의 장’ 마련한다…이화여대 ‘2021 소셜임팩트 포럼’ 개최

사회적경제 활동의 학술적 의미와 혁신적인 활동 사례를 소개하는 ‘제3회 소셜임팩트 포럼’이 다음날 5일 이화여대에서 열린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에서 주관하는 이번 포럼은 ‘다양성과 포용을 향하여 Ⅲ’라는 주제로 국내외 기업과 학계, 공공영역, 비영리를 아우르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SK와 메트라이프가 후원하며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더브릿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등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올해로 3회째 맞는 포럼에서는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의 3년 성과를 중심으로 총 4개 세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종걸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의 전반적인 사회적경제에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정성애, 윤정구, 조상미 교수가 각 전공 분야인 의학, 경영학, 사회복지학을 사회적경제와 엮은 기획 강연을 진행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사회적경제학 정희수 박사의 한국 사회적기업의 성과 발표와 ‘이화 사회적경제 연구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수상한 4개 팀의 프로젝트 연구를 소개한다. 세 번째 세션에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테스트웍스,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등의 혁신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이화 사회적경제 창업아카데미’에 참가한 우수팀 5곳이 무대에 올라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미래역량육성사업단장은 “이번 포럼이 교내외 다양한 사회혁신의 사례들을 한 곳에서 관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학계, 현장전문가, 대중을 연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되며, 오는 31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참가 신청할 수 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쉬워진다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의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이 쉬워진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CCM 인증제도 운영·심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CCM 인증 기준에 윤리 경영, 사회적 책임,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 등을 심사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 항목이 개설된다. 중소기업의 인력, 시스템적 한계를 감안해 일부 심사 기준은 삭제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하면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 측면에 강점에 있는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의 CCM 인증이 쉬워질 전망이다. CCM은 공정위가 부여하는 인증으로, 기업의 활동이 소비자 권익 관점에서 이뤄지는지를 평가한 후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에 주어진다. CCM 인증을 받으면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시 가점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 한도 상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CCM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은 185개다. 공정위는 “모든 기업 경영 활동이 소비자 권익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며 “이번 개정으로 공공기관·대기업·중소기업 등 소비자 중심 경영 취지에 맞는 다양한 기업들이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은 올해 상반기 심사부터 반영되며,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바뀐 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울산지법 “소명 기회 없이 사회적기업 인증 취소하면 무효”

사회적기업이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명백하더라도 소명 기회 없이 인증을 취소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 17일 울산지법 행정1부(정재우 부장판사)는 A 협동조합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을 상대로 제기한 ‘사회적기업 인증 취소 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인증 사회적기업 A협동조합 운영자는 허위로 근로계약서 등 서류를 지자체에 제출해 일자리창출사업 지원금 87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아 지난해 벌금 5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A 협동조합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취소하고 제재부과금 4억3000만원가량을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A 협동조합은 “고용노동부가 의견 청취 절차 없이 인증을 취소했고, 제재부과금 역시 근로자들이 실제 근무한 기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단정적으로 산정했다”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인증을 취소하고 제재부과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A 협동조합 측에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았고, 의견 청취를 하지 않았던 것이 절차상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증 취소와 제재금 부과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결정해야 한다”면서 “보조금을 불법으로 받은 사실이 명백해도 소명 기회를 주는 게 불필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사회적기업계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경상도의 한 지역에서 장애인 고용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B씨는 “부당 수급이 명백한 경우 즉시 조치해야 진정성 있는 사회적기업을 골라낼 수 있다”면서 “당장은 힘들어도 그래야 사회적기업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서울에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C씨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는 경직된 경우가 많아, 일부 제재

시각장애 아동에게 그림책을… “국내 유일의 ‘점자촉각책’, 무료 보급합니다”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장애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랄 게 거의 없다. 시각장애 아동용 교구재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 박귀선(47) 담심포 대표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놀이교구재와 점자촉각책을 만들고 있다. 점자촉각책은 원단이나 구슬, 단추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손끝 촉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 도서를 말한다. 지난 13일 경기 양주의 담심포 사무실에서 만난 박귀선 대표는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점자촉각동화책 ‘아기새’를 개발했지만 한 개인이 책을 만들어 보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고 최근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으면서 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놀이교구재 만들기에도 속도를 올리게 됐다”고 했다. 담심포에서 제작하는 점자놀이교구재는 총 7가지다. 대표적인 점자놀이교구재는 ‘숫자놀이책’. A4용지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부직포에 천을 덧붙여 숫자와 점자를 입체적으로 만든 교구재다. 구슬을 실에 꿰어 숫자를 손으로 만져 세볼 수도 있다. 박귀선 대표는 “아이들 손을 다치지 않게 모든 제품을 원단으로 제작했고,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숫자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서 “선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어릴 때부터 손의 작은 근육들을 발달시켜줘야 나중에 점자를 배울 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점자놀이교구재 제작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드는 작업이다. “일일이 손바느질로 만들기 때문에 교구재 하나 만드는데 2시간 정도 걸려요. 또 제품 하나를 설계하고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구재인지 전문가 감수까지 거치려면 1년 가까이 걸립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담심포 설립 전 박귀선 대표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놀이교구재를 만들었다. 그렇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제작된 물건이 70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