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버릴까? 기부할까? 한 번 더 생각해 주세요

“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 매장을 관리하던 매니저 A씨는 냄새의 출처를 확인하던 중 ‘헉’ 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냄새의 원인은 작은 도시락통. 뚜껑을 열자 파랗게 곰팡이가 핀 썩은 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한 시민이 ‘아름다운가게’에 전달한 ‘기증품’이었다. 과연 기증 문화는 3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을까. 물건을 기증받는 대표 주자 아름다운가게와 굿윌스토어에 따르면, 나눔에 참여한 시민은 늘었다. 아름다운가게의 물품 기증량은 2013년 395만건에서 지난해 452만9000건(서울 32개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수거된 기증품과 전국에서 배달된 기증품 기준).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역시 지난해 1분기 누적 기증량과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27%가 뛰었다. ‘단추가 떨어졌습니다’ ‘해당 부품 하나가 빠졌습니다’ 등 특징을 작성하거나, 물건을 정성껏 포장해서 보내오는 기증자도 늘었다. 하지만 단체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기증품 폐기율 또한 대폭 늘어났기 때문. 아름다운가게 안국점을 관리하는 지정자 간사는 “지인이나 가족을 위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물건을 기증해달라고 이야기하는데, 제품의 품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기증받은 물건을 되살림센터로 옮겨 판매 준비를 거치는데, 폐기할 물건을 골라내는 데 더 많은 인력이 소모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실제 아름다운가게의 기증품 폐기율은 2013년 39.6%에서 2015년 56%로 크게 늘었다.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박경호 굿윌스토어 총괄국장은 “가정에 방문해서 기증품을 수거할 때, 1차로 ‘제품 상태에 따라 수거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알리지만, 어쩔 수 없이 수거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나마 의류는 2차 판매업자에게 판매가 가능하지만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비의류 제품은 자체 비용을

‘찰떡궁합’으로 나눔 한 길…권용석·노지향 부부

연극으로 치유 돕다… 노지향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解)’ 대표 “도울 때 가장 즐겁다는 남편 권용석 변호사… 모금·이메일까지 직접 챙겨” 1997년부터 소년원 아이들·탈북자 등과 함께 ‘치유 연극’ 활동 참가자들, 자신의 이야기 대본 삼아 연기… 자존감 회복 도와 2009년엔 변호사 남편과 ㈔행복공장 설립해 소외계층 후원 “우리나라에 ‘치유 연극’을 도입,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삶에 용기를 준 사람이 있다.” 지난달 비영리 전문가 100명이 아시아의 ‘숨은 영웅’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기금을 조성해 만든,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PA·Asia Philanthropy Awards)’ 사무국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7장의 추천서가 도착했다. 김영욱 인천 숭의동본당 주임신부가 보낸 것이었다. 추천서엔 김영욱 신부가 20년 전에 본 일화가 담겨 있었다. “한 소년원생이 호송버스에서 내리는데 수갑에 묶인 채 교도관 여럿에 이끌려 내려왔어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아이의 수갑을 풀라고 한 건 바로 노지향 대표였죠. 한두 번 하고 말겠지 했는데, 퇴소 후에도 아이를 만나 챙기더라고요.” 주인공은 바로 노지향(55·사진)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解)’ 대표다.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소년원, 탈북자, 이주노동자, 기지촌 할머니 등 수천 명의 소외계층을 만나 연극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2016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에서 ‘올해의 여성 필란트로피스트’로 최종 선정됐다. 노 대표의 가장 열성팬이자 최대 스폰서는 바로 남편, 권용석(53)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다. 권 변호사 열아홉살 때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은 30년 넘게 ‘환상의 짝꿍’을 자랑한다. 부부는 2009년 함께 ‘㈔행복공장’이라는 비영리단체까지 설립, 나눔의 한

기부자 1만명이 만든 기적… 국내 최초 어린이 재활병원 문열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설립 예산만 440억원 가수 션, ‘1만원의 기적’ 등 캠페인 통해 시민 참여 물꼬 터… 게임회사 넥슨은 200억원 기부 어린이 재활, 인력 많이 들고 건강보험 수가는 낮아 연간 40억원 적자 예상… 이젠 정부가 나서야  ‘기적(奇跡)’.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병원이 이달 28일 마포구 상암동에 문을 연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하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이야기다. 2010년 본격적으로 개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무려 7년 만에 거두는 성과다. 고난 뒤에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시도했던 백경학(53·사진)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가 있었다.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을 만들겠다’는 한 사람의 일념이 어떻게 지하 3층~지상 7층, 91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열매 맺게 됐을까. 지난 14일 시범 운영 중인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해 그간의 우여곡절을 들었다. ◇1만 개인 기부자, 500개 기업·단체 후원으로 만든 ‘기적의 병원’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1998년 여름 백경학 이사의 가족이 영국 여행 중 겪었던 교통사고에서 시작된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내의 옆을 지키면서 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백 이사는 재직 중이던 신문사를 뛰쳐나와 2004년 아내의 사고 보상금으로 푸르메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어린이 재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보바스어린이병원(이후 29병상 이하 의원으로 축소)과 대학병원 재활센터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인력은 많이 들고, 건강보험 수가는 낮아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영역이니까요. 실제로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은 연간 200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2010년,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의 시작입니다.”

대학은 지금 기부 문화 변신 중

대학 모금 쟁탈전 인재 영입하고 맞춤형 서비스 늘어 총장 직속 기금기획본부 신설‘모금 전문가’ 영입하고 기금팀 규모 확대릴레이 모금과 기부자 이름 딴 장학금 제도 지난해 6월 고려대는 염재호 총장 직속 기금기획본부를 확대 신설했다. 직원 수도 12명으로 기존보다 2배가량 늘렸다. 서울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외부 ‘모금 전문가(fundraiser·펀드레이저)’도 스카우트해왔다. 그 외에 별도로 영입한 외부 전문가는 기업인 등 잠재적인 고액 기부자를 많이 접할 수 있는 경영대학에 배치했다. 창립 111주년을 맞이한 올해의 모금 목표액은 1200억원으로, 지난해(530억원)보다 2배 넘게 커졌다. 고려대 기금기획본부 관계자는 “고려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전 국민이 함께 모금한 약 6000억원으로 설립된 역사성이 있다”면서 “최근 모금 전략을 새롭게 세팅하는 대학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고려대를 많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모금 전문가 영입하고, 부서 키워… 대학은 지금 변신 중 최근 국내 대학의 기금운용팀(대외협력팀·발전기금 등)은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등록금 동결이 지속되면서 각 대학 재정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 게다가 기부금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사립대 153곳 기부금 총액은 4037억원으로 2010년(4557억원)보다 4년 만에 약 500억원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게 바로 ‘개인 기부’다. 2013년 1089억원이었던 개인 기부금은 2014년 1212억원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사립대 전체 수입 총액의 1.7%에 불과한 기부금 비율을 끌어올리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하버드대는 모금 인력만 500명에 이르고, 해외 유명 대학은 재정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0~30%나 된다. 성균관대는 올해 1월 유지범 부총장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뽑아주세요

선거철입니다. 일자리 창출, 가계 부채 대책 등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을 바꿔나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더나은미래’는 그동안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애써온 수많은 영웅을 만났습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더나은미래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선정합니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나눔人 30명 중 가장 만나고 싶은 분(일반 부문 1표, 셀레브리티 부문 1표)을 뽑아주시면 5월 10일 창간호 지면에서 나눔人을 만날 수 있습니다. 투표는 4월 12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집니다.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나눔人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나눔人 투표 참여하기 일반 부문(가나다 순) 1 강동신·강석준 父子강동신 ㈜와이에스썸텍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1억5000만원, 서울대 공대 장학금으로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사재를 털어 매년 5000만원을 임직원 자녀 교육비로 지원한다. 강석준 ㈜와이에스썸텍 대표는 국내 1호 기부 신탁 주인공이다. 그는 “환자들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뿐만 아니라 운용 수익금까지 기부하는 ‘하나-SNUH 기부 트러스트’에 1억원을 내놓았다. 〈2015년 8월 18일 더나은미래 D3면, 관련 기사보기> 2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네이버 창업 멤버인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은 2007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설립했다. 해피빈은 100원 가치를 지닌 가상 화폐 ‘콩’을 통해 온라인 기부를 경험하도록 했다. 지난 10년간 해피빈을 통해 참여한 기부자는 1200만명. 이렇게 모인 510억여원은 공익 단체 5500여 곳에 기부됐다(2015년 7월 기준). 〈2015년 7월 27일 더나은미래 D1면, 관련 기사보기〉 3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대한성공회 주교)대한성공회

딱딱한 자선파티? 공연 즐기는 이색 자선파티!

청년 펀드레이저 마이크 김 “왜 부자들만 자선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걸까.” 한인 2세인 마이크 김(32·작은 사진)씨가 의문을 가진 건 8년 전. 당시 미국의 유명한 자선 파티는 돈 많은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다.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펀드레이징(모금) 파티는 없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김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형식의 자선 파티를 기획했다. 이름하여 ‘레거시 커미티(legacy committee)’.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유산’을 물려주자는 뜻이다. 의미는 좋았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처음 행사는 완전 망했어요(웃음). 57명을 초대했는데 10명만 왔으니까요. 혼자서는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힘들더라고요. 다음해에는 팀을 꾸렸어요.” 금융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사회적기업가 등 청년 6명이 모였다.’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파티에서 중요한 건 흐름(flow)입니다. 음악이 나오다가, 마이크 들고 말을 하면 분위기가 다운되잖아요. 바다에서 물고기 잡을 땐 그물을 던져서 최대한 많이 건져야죠. 우선 물고기를 모아야 회를 뜰 수 있지 않겠어요? 먼저 우리의 뜻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많이, 많이 모아야 해요.” 턱시도나 드레스를 입고 참여하는 여느 자선 파티와 비슷해 보이지만, 딱딱한 순서는 없앴다. DJ와 공연, 댄스까지 참가자들이 즐기도록 했다. 입장료(85~150달러 가량)를 내는 것만으로 기부자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짠 것이다.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250명, 400명, 500명.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는 늘었고, 이제는 매년 1000명이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축제가 됐다. 술, 음식 등 물품 협찬을 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도 늘었다. 개인 입장료, 기업 기부금 등으로 모인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의 글라이드 재단(glide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깝죠, 나누는 기쁨

2015 아너 소사이어티 5人 인터뷰 지난 한 해 1억원 이상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이하 아너) 회원은 총 299명이다.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가 이 회원들을 분석한 결과 ▲서민층 ▲고인(故人) 기념 ▲지인 추천 ▲3040 ▲여성 기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입한 아너 회원은 지난해에만 9명으로, 전체 고인 기부(19명)의 절반에 가까웠다. 2015 아너를 대표하는 5명을 만나 고액 기부 스토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가 느낀 나눔의 기쁨을 더 많은 이에게 나누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잘 쓸줄 알아야 진짜 부자 아니겠어요? 20년 모은 1억원 기부 허위덕씨 “아들 가족과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 처음 ‘기부’ 이야기를 꺼냈어요. 혹시 반대하면 어쩌나 싶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그런데 며느리가 제 손을 꽉 쥐고 말하더군요. ‘어머니, 어떻게 그런 훌륭한 결심을 하셨어요’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난 14일, 경기도 군포시 자택에서 만난 허위덕(78) 아너는 “밤에 자려고 누우면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라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씨는 지난달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77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20년간 모은 돈을 쾌척한 그의 이야기는 동네에서도 단연 최고의 이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척, 중학교 동창회 친구, 스포츠센터 아주머니들까지 연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축하의 말을 입에 올린다. 그러나 허씨는 자신을 그저 ‘평범한 할머니’ 라고 말한다. 그가 기부한 1억원도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며 틈틈이 저축한 쌈짓돈이다. “큰아들의 결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⑩·끝 6개월간 전국서 1억3514만원 마음 모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10·끝) “1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날, 이제 선물보다 ‘나눔’을 먼저 생각합니다.”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변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6월부터 생일·결혼·출산 등 기념일 혹은 특별한 날 기부를 통해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자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기부의 일상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획된 이번 캠페인에는 서울 및 인천·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순천·울산·부산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참여가 이뤄졌다. 6개월간 온·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개인들이 낸 기부금은 총 1억3514만원(12월 21일 기준)에 달한다. 기부금은 후원자의 지정에 따라 국내 또는 해외 아동 지원 사업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참여자들 중에는 아이의 첫돌을 맞아 기부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9월 첫 출산을 한 이한나(40)씨는 올해 아이의 첫돌에 맞춰 에티오피아 아동 한 명과 결연을 맺었다. 이씨는 “임신 중 지하철에서 쓰러졌을 때 주위 승객들 덕분에 아이를 지킬 수 있었다”며 “그 도움의 손길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정기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택종(68)씨는 첫 손자의 첫 생일을 기념해 허례허식에 돈을 쓰기보다, 어려운 환경의 또래 아이들을 돕자고 제안했다. 아들 권익재(35)씨는 “아버지께서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오랜 후원자”라고 소개하며, “손자에게 혼자 크는 것보다 더불어 사는 걸 알려주고 싶어 내린 결정이라고 하시더라” 전했다. 참여자들은 기념일을 정기 후원 약정일로 정했고, 일시 후원을 신청한 경우 중 정기 후원 전환 계획 비율이 3명 중 2명꼴이었다. 손혜영(58)씨는 “올해 9월 19일 자녀가 결혼해 91만9000원을 맞춰 기부했다”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⑨ 2000명 후원자 만든 30년 나눔 球歷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9) 후원금 1억원, 봉사시간 2만시간… 헌혈 독려로 ‘흡혈귀’ 별칭 붙기도… “어려울수록 쪼개 베푸는 것이 나눔” “스리랑카에서 북한까지,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봤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장 어두워요. 더 많은 어른이 나서야죠. 성인 다섯 중 한 명이 나눔을 실천하도록 하는 게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27일, ‘나눔왕’으로 꼽히는 송화태(56·사진) 한전 광주전남본부 순천전력처 급전부소 과장을 만난 곳은 광주의 한 영세아파트 놀이터였다. 정글짐 등 최신 놀이기구와 쿠션매트로 새 단장을 한 놀이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감격이 서렸다. 녹슨 그네 하나뿐이던 낡은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개조하려는 어른들과 맞선 지 반 년. 그는 한전 직원들과 십시일반 모은 850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놓았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 및 지역 교육 관계자들과 함께 놀이터를 지키는 데 힘을 모았다. 놀이터 완공식이 진행되는 이날도 근무시간을 주말로 바꿔가면서 순천에서 광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혹시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없을지 염려됐기 때문이다. “나눔이란 남는 돈, 남는 시간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것을 쪼개서 베푸는 것이지.” 영하(零下)의 날씨, 세 시간 넘게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꽁꽁 언 그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송씨의 나눔 구력(球歷)은 30년이 넘는다.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후원금만 1억원, 봉사한 시간은 2만 시간을 훌쩍 넘는다. 속옷 살 돈까지 아끼고, 봉사를 하기 위해 야간 근무를 자처하며 이어온 헌신이다. ◇IMF 때 오히려 후원금 늘려… 매일 1004원씩 기부하는 ‘1004 캠페인’ 기획 송씨와 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

비영리 단체, 대중 신뢰 얻으려면?

영국 자선사업감독위원회 케네스 디블 수석법률고문 “영국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동시에 이들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비영리단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자국법만으로는 규제가 어렵기 때문.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경제·문화적 여건에 맞는 비영리 관련 법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비영리 관련 법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있다.” 케네스 디블(Kenneth Dibble·사진) 영국 자선사업감독위원회(Charity Commission·이하 CC) 수석법률고문이 비영리 법제화의 트렌드를 전했다. 지난달 3일 ‘2015 국제 기부 문화 선진화 콘퍼런스’에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영국 비영리 민간 독립 규제 기관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그는 “건강한 비영리 관련 법은 자선 영역의 성장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비영리 관련 법체계는 어떻게 발전해왔나. “1850년대 초까지 영국은 법원에서 개별 재판을 통해 비영리단체를 규제했다. 이 무렵 종교계 자선 단체들의 비리가 대규모로 적발되면서 비영리단체 규제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1853년 최초의 규제 기관이 설립됐다. 그러나 CC처럼 비영리단체의 자격 심사와 기부금 사용 허가 등을 담당하는 통합 기관이 본격화된 것은 1960년 이후다. 당시 영국 정부는 비영리단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영리 자선 단체 등록을 법제화했다. 1992년에는 비영리단체의 법적 행위를 구체화하고, 2006년에는 영국 법률상 처음으로 비영리단체의 목적을 서술했다.” ―비영리단체 규제 기관이 설립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CC가 비영리자선섹터 및 대중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C에 대한 신뢰도는 정당·은행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섹터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면서 자선 영역도 계속 커지고 있다. 2014~2015 내부

“사회공헌 10년 분석… 질적 성장 더 고민해야”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지금이야말로 질적 성숙을 고민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지난 10월 28일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5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 현장에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쓴소리와 격려가 이어졌다. 1부에서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심층 인터뷰 결과 자원과 인지도 부족, CSR과 CSV의 관계 정립, NPO 파트너십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의 기업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기업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사회공헌 전략, 프로보노 등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 조사를 지속 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⑧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 선율에 내 마음이 더 뿌듯해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8) 홍현악기 홍의현 대표·담양애꽃 박영아 대표 지난 2일 저녁, 전남 목포 용호초등학교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합주 연습 현장. 아이들은 자기 키보다 더 큰 악기를 등에 메고도 환하게 웃으며 강당에 들어섰다. 지휘석을 중심으로 160여명의 아이가 부채꼴 모양으로 앉았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앞을 응시하던 아이들은 지휘자가 힘차게 손을 뻗어 지휘를 시작하자, 빠른 템포의 곡인 아바(ABBA)의 ‘맘마미아(Mamma Mia)’를 과감하게 연주했다. 바이올린부터 첼로, 바순, 드럼까지 15개의 악기는 하나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단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5년 전부터 지역의 다문화, 한 부모 가정이나 지역 아동시설에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사업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연주도 하고 배려와 협동을 배우며 자신감도 얻는다. “자신감 없던 아이들도 악기만 들면 어깨가 당당히 펴지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악기는 훈장과도 같죠. 그래서 무거울 법도 한데 악기를 꼭 들고 다녀요(웃음).” 자원봉사자인 홍의현(44·왼쪽 사진) 홍현악기 대표가 쉬는 시간, 바이올린을 조율하며 말했다. 아이들의 모든 현악기는 홍 대표의 작품들. 29년 경력의 현악기 제작 장인(匠人)이자 전라도에 하나뿐인 현악기 공장을 운영하는 그는 5년째 오케스트라단에 악기를 만들어 기증하고 있다. 1998년 악기점을 개업하면서부터 17년간 지역 아동시설에 악기를 기부하며 느낀 보람이 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창립에도 합류했다. 낮에는 짬을 내 아이들에게 선물할 악기를 만들고 오케스트라 연습 날이면 늦은 밤 학교를 찾아 아이들의 악기를 손수 관리해준다. 홍 대표는 절대 고되지 않다고 한다. “차갑고 싸늘하던 눈빛의 아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