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③] 우리 회사의 CSR은 전략적인가?

우리 회사의 CSR은 전략적인가?    스포츠경기가 끝나면 그 결과에 따라 ‘전략의 승리’ 혹은 ‘전략의 부재’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대화 시기의 국가 정책(국가발전을 위해 특정 산업에 전략적 집중투자), 개인의 생활(전략적 대학 입시 및 취업 준비), 기업의 경영활동(산업융합화에 대비한 다른 업종 기업들간의 전략적 제휴)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말하는 ‘전략’이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이기는 방법’을 떠올린다. 이는 오답은 아니지만 만족스런 답변도 아니다. 전략이란 ‘목표를 달성하려는 수단’을 말한다. 따라서 전략을 이기는 방법으로만 국한시키면 안된다.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적 경영환경에 따라 이기는 것 외에도 다양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도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전략에 대한 이 단순한 정의에는 크게 두 가지의 중요한 시사점이 포함돼있다. 첫째, 전략을 이해할 때 그 방점을 수단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은 수립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전략이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달성했는지, 실행 이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전략은 무언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수단인데, 이는 해당 기업이 설정한 목표를 말한다. 따라서 여러 기업들이 동일한 목표를 설정하더라도 내외부 경영환경에 따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 즉 전략은 기업별로 다양하게 수립되고 실행될 수밖에 없다. 이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책임)로 국한시켜 생각해보자. ‘우리 회사의 CSR이 전략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면, 해당 기업이 CSR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①] 사랑으로 인성을 싹 틔우는 ‘틔움교실’

아동보호시설 아동들을 위한 인성 교육 프로그램, ‘틔움교실’ 틔움교실 조인경, 김정희 교사 인터뷰   “선생님 이것 좀 봐주세요!” 윤성(가명)이는 화가 많은 아이였다. 저학년 동생들보다 덩치가 작았지만 누구보다 목소리가 컸다. 아이는 수업 시간마다 다른 친구를 방해하고 흥분해 고성을 질렀다. 하지만 틔움교실 선생님은 윤성이를 혼내지 않았다. 대신 아이의 옆에 앉아 눈을 맞추고 억센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러자 윤성이가 변하기 시작했다. 불쑥 화를 낸 뒤엔 선생님을 쫓아와 ‘죄송하다’고 말했다. 수업도 제대로 안 듣던 아이가 직접 만든 책을 봐 달라며 조르기도 했다. 꾸준한 관심과 사랑의 결과였다.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하는 인성교육 “인성교육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해요.” 지난 17일, 경복궁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조인경(55), 김정희(49) 틔움교실 교사가 입을 모아 말했다. 틔움교실은 보육원 등 아동보호시설 아동들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현대해상과 사단법인 밝은청소년이 매년 양육시설 세 곳을 선정해 직접 교육을 진행한다. 두 교사는 밝은청소년 소속으로 틔움교실이 문을 연 2003년부터 5년째 한 팀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특별히 보호시설 아동에게 인성교육을 하는 이유는 뭘까. 조 교사는 “가족 와해나 해체로 시설에 있는 아이들은 기본 예절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틔움’이란 이름도 아이들이 언 땅에서 어려움을 딛고 싹을 ‘틔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여졌다.   ◇실생활에서 배우는 배려와 책임 “두 아이가 길을 가다 3만원을 주웠는데, 둘이서 생활관 선생님께 말도 없이 나눠 써버린 거예요. 그럴 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낙하산 의혹’ 코이카 이사장, 내부 반발 심한 무리한 사업만 강행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14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전 직원이 참여한 의견 수렴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김인식 이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무책임한 의사 결정 및 무능한 조직 경영으로 인해 조직 내 혼란과 직원 고통을 초래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이권 개입 의혹까지 불거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내부가 어수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발단은 지난달 말 김 이사장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밀어붙인 게 계기였다. 김 이사장은 “구글코리아같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은 요즘 대부분 ‘오픈 스페이스’로 운영된다”며 “코이카는 사무 공간 단절로 인해 소통 문화가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유를 밝혔다. 책정된 예산은 6억4000만원. 공사의 주요 골자는 ▲파티션을 없애고 ▲벽을 유리벽으로 교체하며 ▲직원 한 명당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겠다는 것. 하지만 직원 반발이 잇따랐다. 직원들은 ‘불통의 핵심이 파티션이 아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라’는 내용의 포스트잇과 대자보를 연이어 붙였고, 내부 익명 게시판에도 반대 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인테리어 개편안을 공지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부터 내부 사무실 철거가 강행됐고, 직원들이 근무하는 와중에 벽과 천장까지 뜯는 작업이 진행됐다. 코이카 내부 관계자는 “먼지 날림과 소음이 심해 경영관리팀에서 직원들에게 마스크까지 나눠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코이카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 원조에 관심도, 전문성도 없는 이사장이 취임했던 것이 갈등의 시작”이라며 “지난 9개월간 말도 안 되는 사업 및 행정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갈등을 빚다 이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소녀들의 당당한 발걸음… ‘소녀, 달리다’

경쟁이 아니라 협동심 배우는 新개념 달리기 프로그램    현대해상 사회공헌 프로그램 ‘소녀, 달리다’     “짹짹이 쌤, 저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저는 어제 친구랑 싸웠어요.” ‘짹짹이 쌤’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참샘 와이즈웰니스 사회공헌팀장(29)은 자신의 곁에서 항상 재잘거리던 여학생들을 떠올렸다. “제가 만난 여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 했어요. 요즘 많은 부모님들이 맞벌이를 하다 보니까 학생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대상이 없어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제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사막의 오아시스처럼요. 그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자고 다짐했습니다.” 이 팀장이 소녀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존재가 될 수 있던 것은 ‘소녀, 달리다’ 덕분이다. 현대해상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소녀, 달리다’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달리기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뜀박질이 아니다. 24회로 구성된 활동게임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친구들과의 협동심도 기른다. 소녀, 달리다는 0교시와 방과 후에 50분씩 진행된다. 매학기 25여개 학교에서 1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문 연구진의 교육을 받은 15명의 강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한다. ◇ 나를 받아들이고 너와 함께하고 ‘소녀, 달리다’가 소녀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성완 와이즈웰니즈 과장(33)은 “남학생의 경우엔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많은데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인격이 형성되는 어렸을 때부터 이들의 자존감을 키우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소녀, 달리다’의 커리큘럼은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의 장점’을 발견하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단점도 이야기한다. 단점을 말함으로써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이 팀장은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②] 돈을 벌어야 하나? 선을 행해야 하나?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기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취약계층, 복지 사각지대, 공유가치 창출 등의 용어를 떠올리면서 ‘사회공헌’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글자 그대로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면서, 기업과 사회가 서로 win-win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반면에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가 ‘돈을 버는 것’이라고 대답한다면, 친기업 정서에 빠져있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기 쉽다. ‘이윤 창출’이라고 고상하게 대답하더라도, 속물자본주의 성향을 드러낸 사람에게 보내는 차가운 눈빛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말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람은 아마도 밀튼 프리드먼 (Milton Friedman)일 것이다. 대표적인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그는 1980년 뉴욕타임즈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The social responsibility of business is to increase its profits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증진시키는 것)”. 기업의 책임 중에서 경제적 책임만 유일하게 강조하는 것 같은 이 표현이, 기업 역할에 관한 논쟁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Mulligan, T., “A critique of Milton Friedman’s essay ‘the social responsibility of business is to increase its profits’,” <Journal of Business Ethics>, 5(4), 1986).  기업의 존재 이유가 사회공헌인가? 재벌닷컴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에 53개의 기업들이 총 774억원을 기부하였으며, 그 중에서 12개 기업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자의건 타의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을 비하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글로벌화 시대, 산업 융합화 시대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협VS공정위…생협법 개정안 두고 시끄러운 내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협법 개정안, 시끄러운 내막  아이쿱생협은 23만 조합원에게 공제 사업을 할 수 있을까?    “6년 넘게 기다렸는데 뒤통수 맞은 격이에요.” (A 생협 관계자)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하 생협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공제사업을 할 수 있는 주체를 ‘생협전국연합회’에 국한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제사업이란 조합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손해를 당했을 때 공제조합, 노동조합, 협동조합 등이 각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출자금을 자본으로 공제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일종의 보험업과 비슷하지만, 조합원만이 가입자이고 공제 금액에 소정의 한도가 있는 것이 차이입니다.  사실 아이쿱생협, 한살림 등 생협연합회들은 오래 전부터 조합원의 사고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제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어렵게 2010년 생협법이 개정되면서 ‘생협 연합회도 공정위의 인가를 받으면 공제사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생협법 제4절 제54조 3항)됐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공정위가 6년 넘게 구체적인 시행령(인가 기준 및 감독 규정 등)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현장에선 발목이 묶여있었죠. 지난해 정무위 국감에서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의 행보에 대해 지적하자, 그제서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금년 말까지 (시행 규정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7일 뒤늦게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개정안에는 금융위와 협의해 공제사업 감독 기준을 마련하고, 내부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하는 등 구체적인 인가 기준 및 감독 규정도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더 뿔이 났습니다. “공정위의 생협법 개정안 입법예고는 사실상 공제 사업 거부”라고 강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정원’ 출신 아동단체 고위 간부 성희롱 논란… 비영리단체 고위직 채용 논의 필요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고위 간부가 성희롱 의혹으로 진상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유엔 산하기구로 아동 권리 옹호를 활동 목표로 하는 단체다. 지난 5일 보도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기구의 핵심 고위 간부가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인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낄 만한 언사를 수 차례 했고, 직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문제를 제기한 관련 직원들은 “술자리 등 업무 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 상황에서 성적인 발언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들 입장이나 2차 피해를 고려해 구체적인 사례는 밝힐 수 없다고 이들 관계자는 전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측은 문제가 불거진 직후 지난달 진상 조사위원회를 꾸려 세 차례 이상 조사를 했고 이달부터는 S씨와 직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연합뉴스는 지난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종로에 있던 단체 사무실을 마포로 이전할 때 임대 비용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S씨가 가장 이율이 낮은 은행 대신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다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서도 직원들이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유니세프 측은 “사태를 파악해 진상이 밝혀지면 내부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할 방침”이라며 “사안을 보고받은 유니세프 본부에서도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의 S 고위 간부 성희롱 논란을 두고 “비영리단체의 고위 간부 채용

편하게 핸드폰 사고 알차게 기부하자! 착한 핸드폰 판매점 ‘피플 모바일’

“회사 대표나 주주들처럼 소비자들도 이윤을 어디에 쓰는지 결정하고 결과를 보고받아야 진짜 ‘손님은 왕’이라고 할 수 있죠.” 서울시 마포구에서 만난 정경섭 ‘피플 모바일’ 대표(42)가 웃으며 말했다. 핸드폰 온라인 쇼핑몰 ‘피플 모바일’은 판매 이윤 중 70%를 기부하고 있다.  특히 기부 전(全) 과정에 고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소비자는 사이트(http://mobile.peoplemake.co.kr/)에서 효도폰부터 최신 기종 핸드폰까지 각 기종마다 기부되는 금액을 확인해 선택하고, 회사와 후원하는 165개 비영리 단체 중 기부처를 직접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홈페이지에서 적립된 기부 액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고, 운영비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쇼핑할 때 물건의 값을 지불하고 나면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잖아요. 피플 모바일에선 소비자가 이익금부터 그 분배과정까지 참여하고 관찰하게 하고 싶었죠.” 이익 대부분을 기부하는 회사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자, 영국에서 각광 받고 있는 ‘공동체 이익회사’란 개념을 알게 된 게 ‘터닝포인트’였다는 정 대표. 공동체 이익회사는 공동체나 공공의 이익을 회사의 목적으로 삼고, 이윤과 자산도 공익을 위해서만 쓰이게끔 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이미 영국엔 8000개가 존재한다. 정 대표는 “공동체 이익회사 모델을 접하고 매력을 느껴 영국에 직접 가보니 공동체 이익회사가 곳곳에 생겨나 지역 사회로 이익을 순환, 덕분에 사람들 간에 소규모 경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서로 지지하며 무한경쟁에서 보호받는 게 인상 깊었다”고 떠올렸다.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하겠다 싶었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 2년마다 한 번씩 핸드폰을 바꾸니, 이들이 모이면 크고 지속적인 ‘기부자 모임’이 되겠더라고요.” 실제 피플

한국 앱 개발자, 지진 공포에서 전 세계 시민을 구하다

스마트툴스 유민규 대표 인터뷰 “내가 필요한 앱을 만들었더니 1억 명의 사람들도 사용하기 시작하더라고요.” 7년간 나침반, 측정기, 소음기 등 도구 앱을 개발해온 유민규 스마트툴스(주) 대표. 유 대표가 개발한 앱의 누적 다운로드는 1억 건, 유료 판매는 150만 건에 달해 2012년 구글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구글 플레이(Google Play)’는 그를 국내 4번째 인기 개발자(Top developer)로 꼽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엔 지진 정도를 실시간으로 감지, 위험을 알리는 ‘지진계: Vibration meter’ 앱이 주목받으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 18년 컴퓨터 프로그래밍 취미생활이 만들어낸 ‘지진계’ 앱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유 대표는 “1992년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취미로 해왔는데, 보험회사 다니던 친구가 앱을 만들어 공모전에 수상되는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앱 개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SKT 안드로이드 앱 개발 페스티벌’ 공모전에서 도구 모음앱 Smart Tools®로 금상을 받았다. 그 후 그는 생활밀착형 도구 앱인 ‘스마트툴스 서비스’ 개발에 주력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건설에서 근무 당시 현장 경험을 살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개발에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고서는 다니던 회사마저 그만두고 앱 개발자로 전업, 2010년 첫 앱인 ‘스마트툴스 버전1.0’을 출시했다. 이 후 2016년 버전2.0을 선보이기까지 90번 넘게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며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6개 분야 길이, 거리측정, 나침반, 소음진동, 손전등, 단위에서 15개 (유료 앱 포함 23개) 도구 앱을 만들었다. 유 대표는 “매일 500개 이상씩 댓글이 쌓이는데,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①] CSR=사회공헌? CSR, 제대로 이해하자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제대로 이해하자   경영학은 기업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어떠한지, 그러한 경영환경이 초래하는 실무적 시사점이 무엇인지 등을 분석하는 기능을 주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경영환경에 변화를 주는 새로운 현상이 등장하면, 그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학계와 업계 모두에서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현상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뿐만 아니라 그 개념 자체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쉽지 않은 듯 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그 중의 하나이다. CSR에 대해서 ‘다양한’ 이해가 공존하는 이유를 CSR을 구성하는 세 개의 단어로부터 유추할 수 있다. ‘Responsibility’라는 단어 때문에, CSR를 일방적인 의무로 판단하기 쉽다. 그러다보니 기업 준조세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바른사회시민연대의 2017년 1월 10일자 성명에 따르면, 기업이 정부에 반 강제적으로 지불한 준조세 규모는 최대 20조에 달한다.) ‘Social’이라는 단어 때문에, CSR은 사회적 문제에 국한된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세 개의 성적표(triple bottom line: TBL)가 의미하는 것처럼, CSR은  좀더 광의의 대상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Blackburn, W. R. 2007. The Sustainability Handbook. Environmental Law Institute Press. Washington DC.). 마지막으로 Corporate’라는 단어 때문에, CSR은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간주하기 쉽다. 예를 들어보자. 산업화에 따른 자연환경 훼손은 생산자인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집단이 함께 고민해야 할 이슈이다. 최근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적극적 집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에게 ‘착한 기업시민(good corporate citizen)’이 되는 것을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착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이브더칠드런 내부가 뒤숭숭한 까닭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표적인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 내부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한달 간 본부장 2명을 포함해 부장급 이상 4명이 그만둔 상태다. 전 본부장 K씨는 중앙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2010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 등을 역임하며, ‘이서현 보고서'(울산 울주군 아동학대 사망사건) 집필 총괄 등 아동학대의 중요한 어드보커시(옹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전 마케팅디렉터 C씨는 세계적인 광고회사 이사를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로, 2008년 세이브더칠드런에 들어와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을 성공시켰고 최근 3년 아프리카 여아 교육에 집중하는 ‘스쿨미 캠페인’을 이끌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얼굴 역할을 해온 주요 스태프가 그만둔 이유는 무엇일까. 사정을 잘 아는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부임한 전(前) 사무총장의 불미스러운 언행으로 인해 직원들과 갈등을 빚은 게 발단”이라고 한다. 전 사무총장 S씨는 30년 가까이 금융업에 종사하며, KB국민카드에서 마케팅본부장으로 역임하다 지난해 비영리로 옮긴 인물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말 벌어진 회식자리였다. S씨는 한 부장의 다면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당사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했고, 동석한 본부장이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오히려 격분하며 도를 넘는 행동을 했다고 한다.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 직원들에게 인권 침해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건 이후 처리 절차였다. 본부장들은 고충 처리 절차를 통해 사무총장의 윤리강령 위반을 신고했으나, 김노보 이사장은 인사위원회에서 ‘화해하고 넘어갈 만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사무총장에 대한 징계는 유야무야 되고, 오히려 이를 신고한 K본부장의 사표가 수리되자 직원들은 1·2차 비상총회를 통해 ‘총장의 해임을 건의하는 성명서에 연임을

노르웨이 넘어 전 세계 건강한 모금 광고 문화 만드는 ‘라디에이드 상(Radi-aid awards)’

아프리카인들이 추위에 떠는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기부 받은 라디에이터를 재기부, 현지에 필요 없는 물건을 기부하는 행태를 풍자했던 ‘아프리카 포 노르웨이(Africa for Norway)’ 캠페인 영상.  연간 노르웨이 학생과 교수진 20만여명이 기부 등 자발적으로 참여해  교육에 관한 국내 인식 개선 활동 및 개발원조를 하는 비영리 단체, ‘사이(SAIH, Studentenes og Akademikernes Internasjonale Hjelpefond)’에서 2012년 제작한 이 영상은 전 세계 300만명이 봤을 정도로 화제를 낳았고, 관행적인 기부 방법을 되돌아보게 했다.   이후 ‘사이’는 매년 전 세계 부적절한 모금 광고와 창의적인 모금 광고를 선정하는 ‘라디에이드(Radi-aid)’ 시상식을 개최, 올바른 기부 광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나은미래 청년 기자는 2016년 시상식 후인 지난달, 사이의 학생 대표인 잉가 마리에 리셋(Inga Marie Riseth) 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시상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직 한국에서는 ‘라디에이드’ 시상식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크게 창의적이고 참신하게 제작한 모금 광고에게 수여하는 ‘황금 라디에이터(Golden radiator award)’상과, 비극과 빈곤 상황을 극단적으로 부각하는 등 자극적인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일명 ‘빈곤 포르노’에 주는 ‘녹슨 라디에이터 상(Rusty Radiator award)’이 있다.” -선정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매년 11월 중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 세계 30~50개의 황금 라디에이터상과 녹슨 라디에이터상 후보작을 추천 받는다. 이후 국제 개발 이슈나 빈곤 포르노 관련 주제에 박식한 교육자, 인권활동가, 미디어 전문가 등 심사위원 4~5명이 최고와 최악의 두 분야별로 최종 후보 3개씩을 뽑는다. 2016년엔 처음으로 한국인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최종 녹슨 라디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