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③ “일자리 창출·나눔 실천하려면 기업부터 잘 돌아가야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3> 최신원 SKC 회장 10년 동안 20억원 기부… 이웃 돕던 가족들 보며 어릴 적부터 나눔 배웠죠 사업장서 바비큐 파티 때 모금함 마련해 놓고 직원들 격려·소통하면서 기부 공감대 만들었어요 “사진만 찍는 봉사? 받는 사람들 얼굴 보면 대충대충 할 수 없어요” SKC 최신원(61) 회장을 만난 3일, 신문에는 ‘경제 민주화 법안 대거 통과’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000억원 기부’ 소식이 나란히 실렸다. 민감한 질문 대신 “차 한잔 마시자”던 최 회장은 두 가지 소식을 묻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정몽구 회장이 사회적으로 기부한 건 높이 평가해줘야 해. 약속을 지켰고…. 잘한 것에 대해 손뼉을 쳐야지. (가나의 빵 공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있으니까 주는 거 아냐. 없으면 이렇게 나눠줄 수 있겠어? 기업이 잘 돌아가야 일자리도 만들어져. 일자리 창출이 바로 나눔이야. 여유를 가져야 해. 해외에선 다 우리나라 기업의 성공 비결 배우러 오는데….” 최 회장은 “인터뷰 서두르지 말고 이거나 먹고 하자”며 보라색 비비빅 아이스크림을 꺼내왔다. 밖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였다. 함께 비비빅을 먹으니, 우습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나눔’ 이야기로 시작됐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과 달리, 우리나라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 돈으로 기부하지 개인 차원의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단골로 지적된다. 10년 동안 20억원가까운 돈을, 매년 1억원이 넘는 개인 돈을 기부한 이유는 뭔가.   “경기도 수원 화성이 내 고향인데, 어릴 적 할아버지는 300가마를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사회공헌의 방향성이 보여요”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김민석 LG전자 CSR팀장 개도국 식량 해결 위한 ‘LG희망가족’ 프로그램 물 부족한 멕시코에서 드럼세탁기 캠페인 열고 빈곤층에 물탱크 만들어 깨끗한 식수 제공해 기업 CSR 담당자와 청년들 한자리에 모여 꿈 구체화할 계기 마련해 지난 19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청년, 기업 사회공헌 만나다’의 두 번째 행사가 열렸다. 대학생, 비영리단체 종사자,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20여명의 다양한 청년이 모였다. LG전자의 CSR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석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성에 대해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자립 의지가 있는 사람을 돕는다’는 것. 그는 “저개발국의 도로·배수로 건설 등 마을 환경 개선 사업에 부모를 참여시켜 일자리도 제공하고 대가로 식량을 주면서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극빈층 7000가구를 대상으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LG희망가족’ 프로그램이다. 둘째 방향은 ‘기술·인적자원·물류 등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사회공헌을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는 산불과 불법 벌목으로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2011년 10월부터 환경 NGO인 ‘폰도파라라파즈(Fondo para la Paz·평화를 위한 재단)’와 함께 ‘드럼세탁기를 이용하면 물을 절약한다’는 캠페인을 열었다. 김민석 팀장은 “제품 구매 시 대당 30달러씩 적립해 멕시코 빈곤층 4400명에게 물탱크를 만들어 깨끗한 식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폰’ 개발, 홍보 인프라가 부족한 UNEP(유엔환경계획) 등 국제기구에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광고판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등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민석 팀장은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② “사회공헌으로 소비자 믿음 얻으면, 경영도 든든해지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2>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 내년 30주년 맞는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사회적으로 관심 모으자 직원들도 자부심 느껴 경영 힘들 때도 계속했죠 이젠 열심히 가꾼 숲을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요 실버상품 산업 확대 위한 ‘액티브 시니어’ 캠페인 반나절만 근무할 수 있는 육아 단축근무시간제 등 사회 책임 경영으로 저출산 고령화도 풀어야죠 “사회 없이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가. 사회를 외면하고 기업만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만난 최규복(57)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각종 조사에서 ‘존경받는 기업’ ‘사회공헌 잘하는 기업’으로 손꼽히는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대표주자다.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 유한킴벌리가 이 가치를 지켜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흥미진진한 답을 기대했으나, 최 대표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유한킴벌리는 화장지·기저귀·생리대 등 주요 생활위생용품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매출 실적도 좋고,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좋다. 사회공헌은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사회공헌을 많이 하면 경영 실적이 좋아지는가’라고 묻는다면, 이 둘은 별개의 차원이다. 우리 회사가 경영 실적이 좋은 것은 경쟁사보다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사회책임 경영과 경영 실적이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다만, 사회공헌을 하다 보면 사회나 소비자가 좋은 점수를 주다 보니까 비즈니스에 도움을 받는다. ‘유한킴벌리는 신뢰 있는 기업이구나’라는 외부의 시선이 있으면, 직원들도 거기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좋게 만들고 착한 활동을 한다. 사회책임 경영을 추구하면, 외부와 내부가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회사 내부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왜’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참 오래도록 가슴에 남은 책입니다. 2차대전 당시 강제수용소에 갇힌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수면 부족, 배고픔, 구타, 언제 끌려갈지 모르는 극한적 공포 속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붙잡고 살아갈까요. 빅터 프랭클 박사는 “강제수용소에서도 남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시련과 죽음을 통해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 마지막 남은 내면의 자유만큼은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니체가 한 말을 인용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왜’라는 질문이 많은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하고, 기업은 왜 존재해야 하고, 국가는 왜 존재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묻고 물어야 합니다. 이 질문을 열어놓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에만 집중하면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방향을 잃은 채 질주하게 됩니다. ‘더나은미래’와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업의 국가·사회공헌도를 분석한 이유는 바로 ‘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에서 보듯,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과 기업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 민주화 관련 입법, 공정위·검찰·국세청 조사까지 이어지면서 ‘기업이 마치 준범죄집단 같다’는 기업인들의 자괴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업은 왜 존재할까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처음 기업을 세운 취지는 바로 ‘사업보국(事業報國)’이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기업이 국가와 사회에 얼마나 공헌하는지 말해보자’는 취지로, 우리는 매출액과

피해자와 가족 486명에 6개월 생활비 도움 전해 [긴급 구호 자금 전달 현황]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참사 그 후 아름다운가게·더나은미래 공동기획시리즈 <3> 당신의 옷은 떳떳합니까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 사고 긴급 지원 모금’을 진행 중인 아름다운가게는 21일 1차 긴급 구호 자금 3356만원가량을 현지 피해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지 파트너 기관인 보이스(VOICE)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임금은 우리 돈 4만원가량. 보이스 측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족 중 유일하게 생계를 책임지던 사람”이라며 “이들은 사고가 나기 전 잔업과 야근을 통해 한 달 7만5000원으로 평균 5명을 먹여 살렸다”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와 보이스는 인터뷰와 가정 방문 등을 통해 긴급 지원 수혜자 100명을 선정했다. 아름다운가게 측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합해 총 486명이 의류 공장 붕괴 사고의 상처에서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긴급 의료 지원 및 6개월간 생활할 수 있는 최소 생활비(가구당 평균 30만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로부터 도움을 받은 피해자들의 평균 나이는 25세였다. 수혜자 중 여성은 73명이고, 남성은 27명이었다. 아름다운가게는 매장 행사와 모금으로 조성된 2차 지원금을 7월 말~8월 초쯤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름다운가게 하용만 홍보팀장은 “피해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소득 창출 프로그램 및 사고에 따른 심리적 트라우마 치료 등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일상적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사고 피해자돕기 캠페인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피해자를 도우려면 아름다운가게(02-725-8080, www.beautifulstore.org)로 연락하면 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후원계좌 : 하나은행

“이윤만 추구하니까 사고가 나는 것… 사람이 최우선인 경제관념 필요해”

[인터뷰] 피아시 카림 방글라데시 브락대학 교수의류공장 잇따른 산업재해는 정치·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생계 도맡던 이들 다쳤으니 국가 경제도 타격받게 돼 의류봉제공장의 열악한 노동 조건과 관련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장의 붕괴나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방글라데시·파키스탄·캄보디아·베트남·중국 등지에 있는 의류·신발공장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브락(Brac)대학 경제사회학자인 피아시 카림(Piash Karim·사진) 교수를 만나 의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실태와 사고 원인에 대해 들어봤다. ―라나플라자 사고를 비롯한 의류 공장에서 연이어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뭔가. “개발도상국의 산업재해는 그 안에 깔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우선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천민자본주의 사고다. 둘째로, 점차 심화하고 있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다.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간극이 점차 확대되다 보니 소외당하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었다. 끝으로 정치의 부패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국회의원의 35%가 의류 공장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도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실제 의류 공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실태와 이번 사고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아침 7시 30분쯤 샤바르처럼 의류봉제 공장이 밀집해있는 지역에 가보라. 1000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가 공장으로 걸어가는 걸 볼 수 있다. 8시부터 일을 시작하면 보통 밤 9~10시까지 일한다. 초과근무를 규제하는 노동법이 있지만 지키는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인 월 3000다카(한화로 약 4만원)만 받아서는 생활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이들 중

“내 옷장에도 그들이 만든 옷 있는데… 마음이 아파 안 도와줄 수가 없어요”

아름다운가게, 방글라데시 긴급지원 모금 3628만원 달성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아름다운가게의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사고 긴급지원 모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총 누적 모금액은 3628만원에 달한다.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116개 매장에 자체 모금함을 설치했다. 지난달 말, 아름다운가게 상록수점에서는 안산시 여성비전센터와 함께 긴급모금을 위한 바자회를 진행했다. 평택 안중점에서는 포승중학교 환경 동아리 학생 16명과 함께 2시간가량 거리모금 캠페인을 펼쳤다. 네티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희망해(hope.agora.media.daum.net)에서는 모금 사이트를 오픈한 지 4일 만에 네티즌 548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달 22일부터 온라인 모금이 시작됐다. 다음 아이디 아**씨는 “내 옷장에 그녀들이 만든 옷이 한 벌쯤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프네요. 응원합니다!”라며 메시지를 보냈다. 기부 포털사이트 해피빈(happybean.naver.com)을 통해 모금에 참여한 네티즌도 200여명.현재까지 총 145만3885원(6월 7일 기준)의 모금액이 다음 희망해와 네이버 해피빈,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www.beautifulstore.org)를 통해 모였다. 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창립기념일 주제를 ‘방글라데시 긴급모금을 위한 나눔활동’으로 정하고 임직원과 메트라이프코리아 재단의 기부금, 기증품 경매 등으로 모인 2032만원을 아름다운가게에 전달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의 모금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패밀리세일(www.famsale.com)은 지난달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방글라데시 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벼룩시장을 개최해 100여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아름다운가게를 방문한 중국청년방문단도 긴급지원모금에 참여했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모금과 더불어 ‘메이드 포 방글라데시(Made for Bangladesh)’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잘 입지 않는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Made in Bangladesh)’ 티셔츠를 아름다운가게에

유통업자는 9290원 받는데 만든 사람 손에는 130원뿐

1만5600원짜리 티셔츠 가격의 비밀 “당신의 옷이 어떤 공장에서 생산되는지 알아보세요. 당신의 옷 가격을 알려 드립니다.” 미국 온라인 의류판매회사 에벌레인(Everlane)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 적힌 문구다. 하얀색 여성 티셔츠를 클릭하자 가격 밑에 제품이 생산된 공장 정보가 나타났다. “이 공장은 LA 사무실로부터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공장 주인인 김 사장님은 LA 의류 산업 분야에서 30년 넘게 일했고, 이 공장을 2004년에 열었습니다. 생산 과정이 투명한 것을 확인하고, 니트 생산의 대부분을 이곳에 부탁했습니다.” 제품 설명 하단에는 옷이 제작돼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지출되는 모든 비용이 공개돼 있다. “면화 가격 2.75달러, 재단 비용 35센트, 바느질 1.35달러, 염색 50센트, 마무리 작업 1.25달러, 운송 50센트 등 티셔츠 원가는 총 6.75달러입니다. 중간 유통 비용을 더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당신은 15달러에 티셔츠를 구매하게 됩니다.” 에벌레인은 지난 5월부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정보와 옷 제작을 위한 모든 비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의류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알리기 위함이다. 벨기에의 고급 의류 사이트인 ‘아니스트바이(Honest By)’도 제품의 생산망과 가격을 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옷을 만드는 과정까지 알려준다. “해당 니트는 벨기에 베비코(Bewico)라는 회사의 18명 직원이 33분 동안 재단했고, 5명의 직원이 10분 동안 니트를 짜고, 5분 동안 다림질을 했고….” 지난 4월 1200명 이상 사망자를 낸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 사고 이후, 글로벌 의류 업계가 인식 개선에 나섰다. 소비자들에게 옷의 가격만 공개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옷이 제작되는 모든 과정과 비용들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

[청년, 기업사회공헌을 만나다] ① 신요한 SK 사회공헌팀 PL

“기업이 가진 IT역량, 사회공헌에 발휘할 수 있어 뿌듯하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청년·대학생 대화의 장 취약계층 일자리 만든 ‘행복도시락’ 에피소드 등 사회공헌하며 겪었던 경험과 시행착오 전달 “2004년 초반에 유괴 사건이 많이 발생했어요. 사회공헌으로 ‘휴대폰 미아 찾기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당시 SK텔레콤에서 발신번호표시, SMS 서비스 등 상품 기획을 해본 경험을 살린 거죠. 경찰청,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연계해서 미아정보를 송출했는데 목포에서 잃어버린 자폐아를 두 달 만에 전주에서 찾았습니다. 그날이 일요일이었는데 방송 3사 뉴스에 보도되었어요. ‘휴대폰이 돈 먹는 하마인 줄 알았는데 잃어버린 아이들도 찾는다’는 최일구 앵커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울컥했습니다.” SK의 사회공헌을 담당하고 있는 신요한 PL(Project Leader)이 10년 전, 개인적인 ‘끼(강점)’를 살렸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전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열린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첫 번째 행사 현장. 신요한 PL을 만나기 위해 여고생, 소셜벤처 대표, 휴가 나온 군인, 대학생까지 30명에 가까운 다양한 청년들이 모였다. 10년 넘게 SK 사회공헌을 맡고 있는 신요한 PL은 ‘가장 완성도 있게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행복도시락 사업을 꼽았다. 그는 “SK는 통신·정유 등 장치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 직접 고용이 적은 아쉬움이 있었다”며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모델로 전국에 행복도시락 센터를 만들기 시작, 전국 29개소에서 380명을 고용하고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2012년 말 기준). 이 중 21곳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올해 초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SK의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① 김영기 LG CSR 부사장

“CSR, 1년에 한 번 건강검진해야회사 경영도 더 좋아질 수 있어” 글로벌 사업무대 서려면 사회공헌은 이제 필수 건강한 CSR 발전 위해 자체 체크리스트 만들어 요즘엔 신제품 기획부터 CSR 담당자도 참여해 사회적 이슈 담으려 노력 기업이 못보는 사회문제 외부에선 볼 때 많아 냉철한 조언 받으려고 고객·투자자 등 포함한 자문회의 꾸준히 열어 멀게는 방글라데시 공장사고·유럽의 말고기 파동부터 가깝게는 남양유업·CU편의점 사태까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한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거세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CSR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의 리더를 만나는 기획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LG그룹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총괄하는 김영기 ㈜LG CSR부사장이다 LG그룹은 최근 자체 CSR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7개의 국제 기준을 참고해 1300개의 지표를 발굴했다. 유니레버·필립스·바스프·GE 등 18개 글로벌 혁신 기업의 CSR 보고서를 벤치마킹했다. 이중 중복되거나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을 걸러내 150개 지표를 구성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이를 시범 실시한 후, 최종 83개의 지표를 결정했다. 올 초 이뤄진 작업이 지난 5월 끝났고, 7월부터 국내 전 계열사와 해외 일부 지사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김영기(58·사진) ㈜LG CSR부사장은 이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1979년 럭키화학(현 LG화학)에 입사한 이래 34년째 LG그룹에서 근무해온 ‘LG맨’이다. ―왜 CSR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나. “LG의 CSR 건강도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계열사별로 CSR 민감도가 차이 난다.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계열사에선 ‘사업하기도 바쁜데 왜 CSR 하느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LG전자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CSR을 하지 않으면 아예 사업하기조차 힘든 계열사도 있다.

[Cover Story] 하루 1100개의 셔츠 만들다 다친 소녀… 가족을 위해선 다시 그 공장에 가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참사 그 후] 아름다운가게·더나은미래 공동기획시리즈 <2> 당신의 옷은 떳떳합니까 “이제는 제발 시체만이라도 받고 싶어요. 죽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으니 떠날 수도 없고….” 나디아(여·50)씨가 손에 쥔 딸아이와 손녀딸 사진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10시간 정도 떨어진 디나스푸르 마을에 산다. 딸 크리스티안(여·20)씨는 한 달 전 붕괴한 라나플라자 뉴웨이브 공장에서 재봉사로 일했다. 딸을 찾기 위해 이곳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째. 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은 사라진 지 오래다. 나디아씨는 “한 살짜리 손녀를 앞으로 무슨 수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1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사고 현장 옆 파란색 간이천막에는 끝도 없이 긴 줄이 있었다. 사람들의 손에는 앳된 얼굴을 한 소녀의 사진이 들려 있었다. 돌아오지 못한 딸들을 찾는 피해자 가족들이었다. ◇ 희생자는 어린 여성들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라나플라자’ 참사 현장에서 희생된 이 대부분은 어린 여성, ‘여공’들이다. 방글라데시는 의류공장이 4500개 있고, 350만명이 고용돼 있다. 방글라데시 의류제조수출협회 부사장 아짐 무하마드씨는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80%는 교육률이 낮은 빈곤 계층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에 의류를 하도급했던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자라(ZARA)’ 설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375억달러로 세계 5위 부자,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 H&M의 스테판 페르손 소장은 260억달러로 세계 8위 부자다(2012년). 제조·유통 일괄형(SPA) 의류 산업의 글로벌 1위 브랜드인 H&M은 2006~2010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23.2%로, 애플(21.7%)을 능가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여공들은

“참사 낳은 노동착취… 소비자가 윤리적으로 구매하면 막을 수 있어”

[인터뷰] 이기대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아름다운가게’가 지난달 24일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의류 공장 참사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긴급 모금을 시작했다. 전국 130개 아름다운가게 매장에 모금함을 설치했고, 네이버 해피빈과 다음(Daum) 희망해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소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 안국동에 1호점을 오픈한 지 11년. 누적 기부금 220억원, 상근 간사 300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가 세계로 나눔을 확산할 채비를 갖췄다. 이기대<사진>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는 “앞으로 해외 어려운 이웃을 위한 아름다운가게의 기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가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 사고 피해자를 위해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참사로 최소 1120명이 죽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지금도 셀 수 없이 많은 노동자가 콘크리트 잔해 속에 남아 있다. 사태가 심각한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한데, 이슈화되지 못하고 묻혀 버렸다. 외신들도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불통이 튈까 봐 소극적으로 보도하더라. 많은 사람에게 방글라데시 현장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도움을 전하고 싶었다.” ―아름다운가게도 해외 구호 사업을 진행해왔나? 주로 국내 매장을 중심으로 물품 기부 문화를 확산해 왔는데. “아름다운가게 매장 수익금은 국내 소외 계층뿐만 아니라 해외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쓰인다. 2007년 갠지스 강 폭우로 인한 기후 난민 지원을 시작으로 베트남·방글라데시·우간다 등에서 긴급 구호를 진행했다. 시민들의 정기 후원금이나 기증 물품을 전달하기도 하고, 소외된 지역 마을에 도서관을 건립하고, 소수민족 어린이 교육도 지원한다. 주로 영국의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구호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개도국 현지 비영리단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