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이 공감했습니다, 공익 위한 우리 블로그

공익 블로거 4인의 이야기 “공익적 가치 알리자”며 시작… 해외 공헌활동·제품 올리고 사회적기업 제품 후기 작성 문화예술 캠페인 홍보하기도 블로그의 홍수 시대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온라인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등록된 블로그 수는 약 3650만개에 달한다. 최근 공익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례와 정보를 전하는 블로거의 활약이 눈에 띈다. 더나은미래는 공익 블로그 운영자 4인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작년 4월에 미국의 사회적기업 ‘홀스티'(Holstee) 소개글을 블로그에 올렸어요. 인도의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로 재활용 지갑을 만든 곳이죠. 글을 보고 네티즌 몇 분이 ‘지갑을 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홀스티에 직접 연락을 해 공동구매를 진행했습니다. 이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글을 올리자 순식간에 100개 가까이 신청 댓글이 달렸어요. 좋은 의미를 가진 상품에 대한 사회적 니즈(Needs)가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회혁신가와 해외의 공익활동 사례를 소개하는 블로그 ‘사람바이러스'(saramvirus.com) 공동 운영자 노승훈(28)씨의 말이다. 노씨는 목표로 했던 대학 진학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재수를 거쳐 2005년 건국대 영화예술학과에 입학했으나 1년 만에 중퇴하고 영상과 디자인 제작 등을 하는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노씨는 “나만의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청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공익근무 시절 만났던 김으뜸(27)씨도 뜻을 함께했다. 군 제대 이후 2010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매일 하루 2~3시간씩 60여개의 해외 사이트를 직접 찾아 자료를 읽고, 그중 흥미로운 사례를 올리기 시작했다. 블로그가 인기를 끌며 2012년부터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됐다. 아름다운가게에서

[청년, 기업사회공헌을 만나다] ⑫ “30년 캠페인 유지비결? 사회공감 얻기 위해 꾸준히 설득했기 때문”

⑫ 유한킴벌리 홍보팀 손승우 팀장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할 때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면 사회공헌 방법 발전하는 셈” “IMF 금융위기 이후 수백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했었죠. 이들이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나온 프로그램이 환경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추진했던 숲 가꾸기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회의 비판도 만만치 않았어요. ‘이미 잘 자라고 있는 나무를 왜 베어야 하느냐’는 언론이나 환경단체의 비판이 많았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프로그램에 동참하도록 하는 데 2년 정도 걸렸습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역사는 숲과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설득의 과정이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30년 가까이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유지할 수 있던 원동력을 듣고 싶다”는 질문에 손승우 유한킴벌리 홍보팀장이 답한 내용이다. 지난 11월 28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즈돔이 주최한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12번째 강연이 열렸다. 손 팀장은 강연에서 지속적인 어젠다 발굴과 사회적 공감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0년 동안 나무심기 활동만 했다면 사회의 관심도 줄어들고, 회사 또한 반복된 업무로 지쳤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유한킴벌리는 ‘숲 조성’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사회적 어젠다를 계속 개발했다. 여고생이 참여하는 ‘그린캠프’도 그중 하나다. “25년 전만 하더라도 여고생이 캠프를 가는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21세기에는 여성과 환경, 청소년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부상하고 있어, 여성과 환경을 결합해 글로벌 여성환경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행사에 함께 참석한 안태건 사회협력팀장의 설명이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고액기부, 프러포즈하듯 이상대 충분히 알고 요청해야”

조 색스턴 nfp시너지 대표 작은 단체들, 기부자 모으려면 타깃·브랜드 가치 명확히 정해야 “모금시장이 포화됐다는 생각을 버려라. 기부를 끌어낼 방법은 언제나 있다.” NPO를 위한 연구컨설팅기업인 nfp시너지 조 색스턴(Joe Saxton·사진) 대표의 조언이다. 조 색스턴 대표는 영국 모금 컨설팅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2~3일 한국NPO공동회의가 주최한 ‘2013 나눔문화선진화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고액·유산기부에 대한 비영리단체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듯, 첫날 콘퍼런스에만 500명이 참석했다. ―영국에서의 모금 트렌드는 어떻게 변해왔는가. “20~25년 전에는 다이렉트TV를 통해 광고했고, 15년 전에는 길거리모금을 통해 매년 60만명이 정기 기부를 하게 됐다. 길거리모금이 흔해지자, 이후엔 방문모금이 등장했다. 전화모금을 거쳐 최근에는 SNS나 문자모금이 많아지고 있다. TV나 인터넷보다 문자모금이 훨씬 더 쉽다. 최근 필리핀 하이옌 태풍피해 모금에서 문자모금으로만 150만파운드(약 26억원)가 모였다.” ―영국 자선단체들은 모금활동을 위한 마케팅·운영비에 몇 % 정도를 사용하는가.(우리나라는 기부금품 모집법상 모금액 대비 최고 15%까지만 쓸 수 있다) “제한이 없다. 99%를 행정비로 써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모든 기부자는 내가 낸 돈의 100%가 프로그램 사업비로 쓰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정비가 없는 단체가 정말 좋은 단체인가. 사무실도 없고, 기금을 잘 썼는지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특히 막 시작한 자선단체에 15%만 행정비로 쓰라는 건 너무 어려운 구조다. 정부가 ‘15% 룰’ 규제를 하게 되면, 자선단체의 성장을 막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기부자들이 자선단체를 잘 감시하라’고 얘기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컵트러스트(cup trust) 스캔들이 일어났다. 2000만파운드(350억)의 수입 중

“산지 직거래 발달된 한국 생협 운동 폭발 예상했다”

구리모토 日생협총합연구소 이사 “한국에서 생협 운동의 대폭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구리모토 아키라 일본생협총합연구소 이사(전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조사연구위원장·사진)는 1990년부터 국내 ‘두레한살림”여성민우회생협’ 등과 교류해온 ‘지한파’이자, 동경대학생협을 시작으로 40여년을 일본 생협 운동에 앞장서온 일본 협동조합의 대가다. “일본 생협 운동의 시초는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10엔 우유 운동’이에요. 아이들에게 깨끗한 우유를 주고 싶다는 주부들의 염원으로부터 출발한 거죠. 이후 일본생협연합회를 통해 ‘산직 운동'(일종의 직거래운동)으로 퍼져갔습니다. ‘구례 클러스터’는 이런 직거래 운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형태라고 봅니다. 전국 조합원들의 결집된 힘에 여러 생산자가 함께 움직여주는 형태는 굉장히 실험적인 시도로, 향후 사회·경제적 효과가 매우 궁금합니다.” 구리모토 이사는 농가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세계적인 흐름으로 봤다. 구례 클러스터가 ‘한국형 생협 모델’이라는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도 그래서다. 그는 “직거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생협만이 갖는 독창적인 특징으로, 유럽이나 미국에는 이런 개념이 별로 없다”며 “일본은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 뿌리깊게 박혀 있어 소비자의 권리를 홀대한 측면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소비자 생협 운동으로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권리와 영향력을 키워나갔다”고 했다. 식품안전법(2003), 소비자기본법(2004)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 제정도 20년간 이어오던 생협 운동의 결과다. 현재 일본의 생협은 ‘이온(AEON)그룹”이토 요카도(itoyokado)’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유통 조직이다. 전체 조합원만 2700만명(전체 세대수의 40%)에 이른다.

즐겁고 재미있는 캠페인으로 자폐성 장애인 인식 바꾼다

앤디 쉬’오티즘 스픽스’부회장 “페루의 한 수퍼마켓에 하비에르(Javier)라는 자폐성 장애인 친구가 있었어요. 이 친구는 매장에 들어온 모든 물건을 강박적으로 똑같은 모습으로 진열했어요. 처음에는 매장 고객들이 그를 무작정 피해 다녔지만, 나중에는 그의 행동을 신기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을 구입했다고 해요. 자폐성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앤디 쉬<사진> ‘오티즘 스픽스(Autism Speaks)’의약학술과 수석부회장의 말이다. 오티즘 스픽스는 미국 최대의 자폐성 장애 옹호단체로, 2006년 설립 이후 40여국과 협력해 의료, 제도개선, 권익증진 활동 등을 해오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서 개최한 ‘자폐인 옹호를 위한 국제적 움직임, 공동의 노력’ 콘퍼런스 기조 강연을 위해 방한한 앤디 쉬 수석부회장을 인터뷰했다. ―오티즘 스픽스가 인식개선 캠페인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에서 장애인을 위한 법을 마련해도 일상에서 차별이 남아 있으면 그 제도는 효력을 잃는다.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자폐성 장애인들이 인간 이하로 취급받은 채 숨어 지낸다. 심지어 ‘악마나 귀신에게 홀렸다’는 이유로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인식개선 없이는 자폐성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할 수 없다.” ―미국의 자폐성 장애에 대한 인식 실태는 어떠한가. “미국에서도 인식개선 활동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지는 7~8년밖에 되지 않았다. 1960년대 자폐성 장애가 의학 용어로 등장한 것에 비하면 매우 늦었다. 그러다보니 잘못된 편견이 오랫동안 사회를 지배했다. 한 부모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는데, 주치의가 부모를 따로 불러 ‘아이가 이렇게 된 것은 당신들의 잘못된 교육 때문’이라며 비난했다고 한다. 미국

윤리적 패션이 좀 어렵죠… 쉽게 하는 ‘플랫폼’ 있답니다

사라 디티 ‘소스 인텔리전스’ 편집장 윤리적 제품 인식 확대 위해 재활용, 공정무역 상품 관련 디자이너·소비자 등에게 자료 공개하고 연결해줘 한국의 사회적기업 5개도 이미 윤리적 네트워크 결성 소비자 인식 높일 활동 기대 세계적인 패션스쿨 런던예술대학교(London College of Fashion)는 2008년 ‘패션과 환경’이라는 석사과정을 설립했다. 또 영국 최대 패션 그룹인 마크스앤드스펜서(Marks and Spencer), 국제 구호 단체 옥스팜(Oxfam)과 함께 ‘지속 가능한 패션연구소’를 만들었다. 현재 영국 대부분의 대학은 ‘패션 윤리’ 관련 수업이나 학위 과정이 있다. 이를 만들어낸 건 ‘윤리적 패션 포럼(Ethical Fashion Forum)’이라는 온라인 기반 글로벌 플랫폼이다. 2005년 ‘윤리적 패션을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결성된 후 현재 130개국에서 1만5000명의 패션 전문가·업체, 100여곳의 윤리적 패션 단체, 대학 등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다. 윤리적 패션 포럼의 전략기획 이사이자 윤리적 패션 잡지 ‘소스 인텔리전스(SOURCE Intelligence)’ 편집장인 사라 디티(Sarah Ditty·사진)를 지난 6일 ‘국제사회적경제포럼 2013’ 행사에 앞서 서울시청에서 만났다. ―윤리적 패션 포럼(이하 EFF)은 무엇인가. “윤리적 패션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이다. 디자이너, 소규모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 등이 쉽게 정보를 접하도록 장을 열어준다. 가령 윤리적 패션 포럼의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면 ‘오가닉’,’재활용’,’공정무역상품’과 같은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다. 패션디자이너나 의류회사에서 자기가 원하는 생산방식을 하는 생산자를 찾을 수 있다. 영국에 있는 디자이너와 인도 여성 가내수공업자, 아르헨티나의 패션회사와 스리랑카의 환경 친화적 염색 생산자를 이어주기도 한다. 매년 10월에는 온라인 박람회를 개최, 재료 공급자를 한자리에 모은다. 2월에는 지속 가능한 의류 브랜드 패션쇼인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⑪ 두산그룹 CSR팀 권재범 차장

“CSR팀 없이 CSR 하는 경영문화 생기길” 지난 13일 서울 역삼동 ‘동그라미재단’에서 열린 ‘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열한 번째 강연. 권재범 두산그룹 CSR팀 차장<사진>과의 만남에는 유독 많은 학생이 참여했다.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까요?” 권재범 차장의 강연은 CSR과 사회공헌 활동을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사회공헌 활동은 CSR의 일부로, 사회공헌 자체를 CSR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권 차장이 2009년부터 몸담았던 그룹의 사회공헌팀이 올해 초 CSR팀으로 바뀐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CSR팀으로 바뀌고 나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경영활동이나 재무·비재무 관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쪽으로 역할이 크게 확대됐어요. CSR을 사회공헌 범위 밖에서 생각하게 된 것이죠. 저희의 목적은 CRS팀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CSR이 모든 경영전략과 맞닿아 있도록 하는 것이죠. 실제로 해외 사례를 보면 HR(인사)나 마케팅팀 등 개별 부서 안에서 전략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합니다. 사회공헌팀 혼자서는 할 수 없죠.” 두산의 CSR은 ‘사람’을 중시하는 철학에 기반을 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람에게 투자하는 ‘인재 육성’. 1978년 10월 ‘두산연강재단’이 설립되면서부터 이어져 온 기업 정신이다. 권 차장이 처음 일을 시작했던 곳 또한 연강재단이었다. “창업의 초석이 됐던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이 교육과 인재에 특히 관심이 많으셨어요. 교육을 중요시하는 게 집안 내력이기도 했는데, 그게 자연히 사내 인재 육성, 인화(人和) 같은 부분들로 이어졌죠. 당시 ‘장학금 한번 제대로 줘보자’고 만들어진 게 연강재단입니다. 사회공헌 활동 역시 성장과 자립이라는 테마 안에서 이뤄집니다.” ㈜두산의 ‘시간여행자’와 두산인프라코어의 ‘드림스쿨’

소아암이 죽을 병? 편견 이겨내고 꿈은 이렇게 커졌어요

제작비 전액 기부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실제 주인공들 레슬링 코치 김형수씨 병 때문에 각서 써가며 운동 이제는 어엿한 레슬링 코치 비보잉 사역전도사 조정한씨 소아암 환아들에 용기 주려 정기적으로 비보잉 공연 열어 퍼스널 트레이너 장영후씨 재활에 관심 갖고 직업 찾아 완치자로 구성된 밴드도 활동 영화를 통한 인식 개선을 위해 기업이 사회공헌 비용을 기부한다?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감독 김진민)’ 이야기다. 다음(DAUM)이 제작비 전액을 기부했고, 수익금의 70%가 소아암 환아 및 문화예술 단체에 기부되는 ‘기부 영화’다. 소아암을 극복한 청년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미엔 실제 주인공들의 미니 다큐가 등장한다. 영화 속 실제 모델이 된 주인공 세 명을 만났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넘게 백혈병과 싸워 이긴 후 현재 레슬링 코치, 퍼스널 트레이너(PT), 비보잉(B-boying) 사역전도사로 활동하는 이들이다. “몸에 무리가 가는 직업을 선택한 게 아니냐”고 묻자 이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아뇨. 어렵지 않았습니다. 죽음도 이겨냈는걸요.” 열다섯 살 때 백혈병 진단을 받고 꼬박 4년 동안 항암 치료를 받았던 장영후(24·퍼스널 트레이너)씨는 “치료보다 더 힘들었던 건 소아암 환자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돌아간 학교. 장씨는 동급생이 된 후배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했다.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통원 치료를 받는 중이라 머리카락 없이 모자를 쓰고 있었거든요. 면역력이 약해서 청소를 못 하는 건데, ‘나이 많다고 유세를 떠느냐’며 시비 거는 아이들도 있었고요.” 입원 기간 동안 책을 전혀 못

[희망 허브] “마음 아픈 아이들 치료 부모와 함께 하게 도와야”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서장애로 병원을 찾는 아이는 약 12만명. 최근 5년 새 62%나 증가한 수치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부터 전국 13곳에 ‘좋은마음센터’를 만들어 심리·정서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좋은마음센터 서비스 모형’을 연구 중인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를 만났다. ―현장을 돌아보니 가장 필요한 것이 뭔가. “심리·정서치료가 아동들에게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은 맞는다. 다만 놀이·미술 등 개별 치료도 중요하지만 아동이 지금 단계에서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지 총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퍼바이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약물치료 등 심각한 아동에게 치료의 초점을 맞춰져 있어 경계선급 정서 장애 아동들의 치료가 다소 취약하다. 이들을 방치하면 심각한 상태로 발전한다. ‘잠재 위험군’ 아동을 위한 예방적 서비스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치료 과정에서 부모의 참여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중요하다. 부모와 같이 치료가 진행돼야 가정에서도 상승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실제 좋은마음센터를 이용하는 상당수 가정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아 부모가 참여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10분 상담을 위해 일을 제쳐놓고 오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는 이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바우처를 통해 상당 부분 지원받을 수 있지 않나. “대구에서 만난 한 아동은 이전에 다른 서비스를 바우처로 사용해 버려 치료 기간이 2년이 되지 않았지만 곧 지원 기간이 만료된다고 했다. 이후 자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할지를 고민하더라.”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지 않은가. 합리적인 대안을 꼽아본다면. “현장에서 만난 실무자들은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가 따로

“내 가족 내 마을 위한 일 하다보니 봉사에 중독”

임직원을 위한 가족 테마 봉사활동 “처음엔 외아들에게 베푸는 삶을 가르치고자 시작했는데 제가 오히려 나눔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조수영 포스코에너지 경영감사그룹 부장이 지난 1년간 가족 봉사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작년 7월부터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테마 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집중폭우에 대비한 모래주머니 만들기, 지역아동센터에 기증할 텃밭 상자 만들기, 벽화 그리기, 에너지 빈곤 가구에 전달할 DIY 가구 제작 등 다양하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하는데,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직원들의 관심이 뜨겁다. 조 부장은 “조카 결혼식 때를 제외하곤 온 가족이 빠짐없이 참석했다”면서 “내가 직접 봉사기관을 찾을 땐 어려움이 많았는데 회사에서 테마별로 가족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해주니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매월 가족 봉사 포토제닉도 선정하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사진 중 전 직원들의 설문을 통해 포토제닉을 선발하고, 선정된 가족에겐 상품권 등 선물도 준다. 안희진 지속경영그룹 대리는 “미혼인 직원들도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서 포스코패밀리사의 미혼 직원들끼리 짝이 돼서 봉사활동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가족 테마 봉사 외에도 토요일마다 전 직원이 함께하는 환경 봉사, 에너지 효율 개선 봉사, 포스코패밀리사와의 연합 봉사 등 봉사 프로그램만 4개나 된다. 이러다 보니 회사 봉사활동을 계기로 지역 내 봉사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진행하는 직원들도 생겨났다. 이충범 포스코에너지 인천행정그룹 대리는 인천 남동경찰서 소속 자율방범대에 지원해 벌써 5년째 치안, 범죄 예방, 청소년 선도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 매주 2회

“나눔이 주는 감동, 30년 후원 원동력이죠”

창립 65돌 맞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명예의 전당에 오른 특별한 후원자들을 소개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948년 10월, 미국 기독교아동복리회(CCF) 지원에 힘입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 아동복지의 큰 축을 이끌어왔다. 현재 국내외 5만여 명의 아동을 경제적으로 후원하고, 55만명의 아동에게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힘의 원천은 24만명의 정기후원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올해 창립 65주년을 기념해 어린이들의 꿈을 지켜온 장기·고액·특별 후원자 92명을 ‘명예의 전당’에 올렸다. 이 중 ‘가장 특별한 나눔’을 실천한 특별후원자 12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연예계에서 ‘흔들림 없는 나무’같은 이들이 있다. ‘국민 아버지’,’국민 개그맨’이란 호칭이 자연스러운 탤런트 최불암(71)과 개그맨 이홍렬(59). 데뷔한 지 30여년이 훌쩍 넘은 두 중년 연예인의 또 다른 공통점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반평생을 함께해 온 것. 각각 81년과 86년부터 맺어온 인연이 30여년간의 후원으로 이어져, 지난달 10일 초록우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나눔으로 이끈 힘은 무엇이었을까. “애초에 잘못 끌려왔지(웃음). 81년에 전원일기에서 내가 금동이를 입양했는데 감동했다는 팬레터를 엄청나게 받은 거야. 작가의 펜 끝에서 한 건데 ‘최불암이 훌륭한 일 했다’ 하니까 마음의 짐이 되더라고. 그러다 누가 권유해서 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시작하게 됐어. 그때부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이 됐지.” ‘비영리단체 홍보대사’라는 개념도 드물었던 시절. 효과는 엄청났다. 소문이 나면서 전원일기 출연진들, 출연진의 식구들, 식구의 지인들까지 후원이 파도에 파도를 타기 시작한 것.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설립·지원한 미국의 기독교아동복리회(CCF) 본부에서 갑작스럽게 후원금액이 급증하는 것에 놀라, 84년에는 최불암씨 부부를 미국으로 일주일간 초청해 강연을 요청할 정도였다. “당시 미국에 가서 충격을 많이 받았어. 한

[꿈으로 여는 메달] ④ 수영 세계新… 스스로 ‘희망’이 되고 싶어요

[더나은미래-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동캠페인] [꿈으로 여는 메달] ④ 수영선수 조기성군 뇌병변 2급 장애 갖고 태어나 초등학교 짝꿍 여자애가 같이 앉기 싫다고 해 충격 수영대회서 메달 받고 자신감… 하루 1만m 수영 맹훈련 “나도 똑같은 사람인 걸 알았다” 손끝이 ‘터치패드’에 닿았다. 조기성(17·광주고2·뇌병변2급)군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전광판 쪽을 향했다. ’40초11’. 자신의 종전 기록, 그리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우크라이나의 비노라데츠 선수가 작성한 세계기록(42초60)을 2초 이상 앞선 결과다. 그 순간 방송이 흘러나왔다. “조기성 선수가 한국신기록 겸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고. 지난 9월 30일부터 대구에서 실시된 ‘제3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첫째날, 수영 남자 50m 자유형 ‘S3(허리 아래를 움직일 수 없는 장애 등급)’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조군이었다. 조군은 이 대회에서 (비공식) 세계신기록 2개를 포함 3관왕에 올랐다. 조군을 지도했던 박문배 사회복지법인 SRC재활센터 운영팀 과장은 “같은 등급의 외국 상위 랭커들은 90% 이상이 중도 장애”라며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선수가 이 정도 기량을 내는 것은 희귀한 케이스”라고 했다. 조산으로 태어난 조기성군. ‘배밀이’도 못하고, 보행기도 못 타는 아들을 보며 엄마는 그저 “늦되나보다”고만 여겼다. 아들이 뇌성마비인 걸 처음 안 건 13개월째. 조군의 어머니 김선녀(44)씨는 “태어날 때 작은 뇌혈관들이 터져 하반신 기능이 마비됐다고 했다”며 “실감하거나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조군에게 세상은 ‘두려운 곳’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어요. 어떤 여자애가 저랑 ‘짝꿍하기 싫다’며 떼를 쓰는 거예요. 나보고 ‘더럽다’고 했죠. 결국 그 여자애는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음을 터뜨렸어요. 상처가 많이 됐죠.”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