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⑥ 그래서, 세상이 바뀌었는가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아무리 물을 부어도 소용없는, 구멍 난 항아리가 있다. 한 사람이 큰 바가지로 물을 붓지만 금세 메마른다. 다른 한 사람은 실과 바늘로 구멍을 메우지만 요원하다. 전자는 사회문제에 대한 ‘지원’, 후자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의미한다. 결과와 성과가 있다. 결과는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100번 부었다.’ 또는 ‘항아리의 구멍에 100번의 바느질을 했다 ’이고, 성과는 ‘그래서, 무엇이 변화하였는가?’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그것이 무엇이든 100번의 물 붓기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상품이 판매됐다고 마케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판매는 결과일 뿐이다. 우리의 상품을 통해 고객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마케팅의 성과다.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신발, 앉아 있는 책상, 보고 있는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 마시고 있는 커피가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 그것들로 인해 당신의 삶이 더 나아졌다면, 그 기업의 마케팅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기업이 상품을 만드는 것도, 비영리 단체가 캠페인을 하는 것도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려 함이다. 사회적 경제의 기업은 상품을 몇 개 팔 것인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소비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변화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소비는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고 사용하며, 만족도에 따라 평판을 확산하는 등의 활동을 포함한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져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졌기에, 이제는 윤리적 소비 시대를 맞이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을 여러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가치의 교환’이다. 공급자가 상품이라는 가치를 제공하면 수요자는 그 가치에 상응하는 대가를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③ 동아시아시민사회포럼 EACSF

사회혁신에 관한 한·중·일 세 나라의 생각– ‘시민에 의한 사회혁신’을 주제로 열린 제7회 동아시아시민사회포럼 – ‘사회혁신’, 최근 많이 들려오는 이 단어는 좀처럼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현란한 단어의 향연 속에 ‘사회혁신’ 역시 한 때의 유행어로 그칠지, 아니면 실제 변화를 만들 흐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마침, 이 쉽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한·중·일 세 나라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고 해서 참가해보았다. 지난 11월 17일, 신주쿠 ‘JICA 글로벌플라자 국제회의실’에서 ‘제7회 동아시아 시민사회 포럼(EACSF. East Asia Civil Society Forum)’이다. ‘동아시아 시민사회포럼’은 2009년, 한·중·일 자원봉사분야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결성된 정기교류회로, 3개국을 순회하며 선정된 이슈에 대해 각국의 경험과 과제를 나누는 행사다. ‘시민사회와 사회혁신’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한·중·일 3개국 80여명의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 * 기조연설에 나선 나카무라 요이치(사진) 릿쿄대 교수는 “긍·부정 양면이 있겠지만 일본에서도 시민사회활동과 비즈니스의 결합, 기업의 사회적 과제에 대한 반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상태를 수긍할 수 없는 사람,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회 전반에 ‘우리가 정말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물질적 풍요로움’과 ‘마음의 풍요로움’을 넘어, 새로운 멘탈리티(mentality)에 대한 추구가 시작된 것이다. 나카무라 교수는 “‘빵’만으로도 살 수 없고 ‘정의’만으로도 살 수 없는 지금, (영리와 비영리의 결합은) ‘새로운 행복’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의 한 면”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사회혁신’을 목표로 한 ‘소셜디자인’이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⑤ 우리의 고객에 대해 서술하시오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당신의 조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겠다. 지금 조직의 구성원들을 한 자리에 모은 다음 A4 한 장씩을 나눠주자. 맨 위에 한 줄만 적어놓으면 된다. ‘우리의 고객에 관해 서술하시오.’ 대부분 조직에서 3가지 중 하나 이상의 현상이 나타난다. 첫째, 구성원마다 다른 고객을 서술한다. 대표는 30대 주부, 팀장은 30~40대 여성, 팀원은 젊은 여성. 이렇게 각기 다른 고객을 서술한다. 고객이 다르면 제품이 다르다. 대표는 30대 주부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팀장은 30~40대 여성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한 배를 탔으나 서로 다른 목적지를 보고 있다는 증거다. 둘째, 포괄적으로 고객을 정의한다. 31세의 신혼 주부와 39세의 10년 차 주부가 원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같은 39세의 10년 차 주부라도 자녀의 나이,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 소득 수준에 따라 필요한 상품은 다르다. 30대 주부 전체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상품은 없다. 셋째, 서술하지 못한다. 선물을 고를 때도 받을 사람의 직업, 지위, 나이, 성별, 패션 스타일, 습관 등을 고려하는데, 돈을 내고 상품을 구매하라면서 고객에 대해 모르는 것이 가능할까? A4 반 장 이상을 채우지 못한다면 고객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은 고객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해법은 간단하다. 하나의 고객으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고객을 ‘37세의 결혼 8년 차 주부이며, 5살 남자 자녀가 있고, 남편은 중소기업 과장’처럼 구체적으로 정의하자. 이쯤에서 의문이 생긴다. 저렇게 고객을 정의하지만 실제로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② 재난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 피스윈즈 레스큐

사진으로 보는 피스윈즈 레스큐 재난대응 긴급구조팀 훈련현장   ‘피스윈즈 레스큐(Peace Winds Rescue)’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구호단체인 ‘피스 윈즈 재팬(Peace Winds Japan)’의 긴급구조팀이다. 일본은 재난이 많은 국가이기에 재난구조와 관련된 조직들이 많은 편인데, 피스윈즈 레스큐는 그 중에서도 국내·외 재난에 함께 대응하기위해 상설 운영되고 있는 민간 유일의 구조팀이다. 1년에 몇 번이나 있을 지 알 수 없는 출동을 위해 장비를 갖춘 조직을 상설 운영하고, 각종 교육·훈련으로 구조요원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외 재난에 대응하는 상설 구조팀은 소방방재청의 119구조대, NGO ‘휴먼인러브(Human in Love)’ 정도에 그친다. 피스윈즈 레스큐팀도 처음부터 구조팀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2010년 가을, 국제 재난 구호사업을 하면서 초동대응력을 높이고 인명구조에 기여하기 위해 구조견을 훈련시켰던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구조견이 생존자를 발견해도 소방이나 경찰 등의 전문구조팀에 바로 인계된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2012년 1월부터 피스윈즈 레스큐팀을 꾸려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구조사업 전담자를 제외한 피스윈즈 레스큐의 구조대원들은 평소 전국의 피스윈즈재팬의 여러 사업장에서 각자의 일을 하다가 정기훈련 및 실제상황에 우선적으로 소집된다. 대원들의 국적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으로 다양하며 여성 구조대원도 있다. 구조능력 향상을 위해 구조견뿐만 아니라 헬기, 수륙양용차, 요트, 드론, 열감지카메라, 위성인터넷 장비, 내시경 등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2박3일의 정기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매월 훈련의 내용이 바뀌고 있으며, 외국 구조팀들과의 합동훈련이진행되기도 한다. 지난 10월 24일~26일까지 2박 3일 동안 피스윈즈 레스큐팀의 정기훈련현장에 동행했다. 10월의 주요

[보니따의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밤새 그물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

“물어도 준치 썩어도 생치”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 값 보다 높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으면, 짓무르거나 상해도 값이 나가며, 집 나간 사람도 돌아오게 만들고, 소고기 보다 더 비싸다고 하는지, 먹어 보고 싶게 만드는 표현들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월은 도미, 2월은 가자미, 3월은 조기. 매 달 대표하는 생선이 있을 만큼 우리는 예로부터 해산물을 사랑했습니다. 전 세계 해산물을 맛 볼 수 있는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참치와 마요네즈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삼각김밥, 입안에 넣기만 하면 사르르 녹는 연어 샐러드, 따끈한 밥에 올려 입에 넣으면, 톡하고 터지는 날치알까지. 해산물은 어느새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먹는 해산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해산물을 먹고 있을까요? 오늘 날, 해산물 전문 식당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해산물을 찾는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9.9kg였던 전 세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2009년에는 18.4kg으로 배가 되었습니다. 그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2014년 식용으로 사용된 어류의 양만해도 1억 4,600만 톤이라고 합니다. 2005년 1억 만 톤에 비해 50%가량 증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요? 1980년 1인당 해산물 소비량은 27kg에 불과했지만, 2014년 58.9kg으로 껑충 뛰며, 해산물 소비 강국이라고 불리던 일본을 제치고 당당히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 국민이 매일 150g짜리 자반고등어 한 마리를 구워 먹는 셈입니다. 해산물을

기업 사회공헌과 NPO 파트너십, 선순환 되려면

최근 NPO 친구들이 많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불이 났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구글이 시작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데, 국내 비영리단체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선발해, 한 단체당 5억원씩 최대 30억원의 지원금과 1년 이상의 멘토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 진행과정이 어떨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지난 몇 년 동안 해외에서 시행해온 프로젝트 과정을 보면, 한국 기업과 참 많이 다른 NPO 접근방식이 있다. 우선 구글이라는 기업이 낸 사회공헌 기금 30억원의 성격이다. 한국 기업은 대부분 이 돈을 ‘우리 회사 돈’이라고 생각해, 기금의 사용처에 대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쥐려고 한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하는 단계마다 개입하고, NPO와의 파트너십 과정에서도 삐걱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 기부금이긴 한데, ‘꼬리표가 붙은’ 기부금이다. 반면, 글로벌 기업의 경우 오로지 사회문제 해결이나 공익적 목적으로 쓰이는, ‘꼬리표 뗀’ 기부금이 많다. 구글의 이 기금 또한 그렇다. 예전에 만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재단(아멕스 재단) 티머시 제이 매클리몬 이사장이 들려준 사회공헌도 그랬다. 3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수천 개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서, 이를 실행할 비영리단체와 타 기업을 연결해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수백 억 달러의 지원금을 내놓았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NPO 분야의 리더를 키우는 일이 시급함을 알고, 지금은 NPO 차세대 리더를 대상으로 조직경영, 고객서비스, 마케팅 등을 가르치는 아카데미 사업에 3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 매년 4000여명의 리더를 배출한다고 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 현황은 겉으로 드러난 3조원이라는 액수에 비해

저성장 시대, 기업과 NPO의 윈윈전략

여기저기서 다들 아우성이다. 장기 불황과 저성장 시기로 접어들면서, 올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대폭 축소됐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D기업의 경우, 파트너단체와 하던 8억원 규모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을 5분의 1 규모로 삭감할 정도다. 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던 비영리단체들 또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후원뿐 아니라 개인후원 증가율도 꺾이고 있다. 소수의 대형 글로벌 비영리단체의 경우 매년 TV나 온라인, 모바일 광고 등에 사용되는 금액이 수십 억원에 달하지만, 예전만큼 광고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기부금 총액이 연 20~30%씩 증가해왔던 월드비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등 대형 비영리단체 또한 기부금 증가율이 정체이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가끔 필자에게 ‘비영리단체의 미래가 어찌될지’ 혹은 ‘이제 한국에서 기부금 성장은 포화상태인지 아닌지’ 등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미래를 예언하긴 힘들지만, 아직 성장 여력은 남아있다는 게 내 판단이다. 왜냐 하면, 아직 한국에선 흔히 말하는 ‘제3섹터’(정부와 기업이 아닌)의 생태계 자체가 아직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기에, 그만큼 가능성도 더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섹터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달려있다. 최근 ‘더나은미래 포럼’에 초청한 어완 뷜프(Erman Vilfeu) 네슬레코리아 대표와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솔직히 감동을 받았다. 연매출 888억스위스프랑(108조원)을 지닌 회사 네슬레의 150년 성장 비결을 알 것 같았다. 한국 기업에서 배워야 할 게 무엇인지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해관계자 소통’이었다.    “1930년대 대공황 직후 커피가격이 폭락하면서, 브라질 투자은행이 네슬레를 찾아왔어요. 네슬레의 커피 산업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지 물었죠.

변화의 물결, NPO의 새로운 도전

해외탐방을 가거나 해외 유명인사를 인터뷰할 때면, 안타까운 게 하나 있다. 해외에서는 흔히 ‘필란트로피(Philanthropy)’나 ‘채리티(Charity)’, ‘제3섹터(The 3rd Sector)’ 등으로 불리는 NPO 영역이 국내는 정치 진영에 따라, 혹은 행정적 편의에 따라 몇 갈래로 쪼개져있다. 흔히 환경이나 소비자문제 등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어드보커시(Advocacy) 역할을 강조하는 시민사회단체, 정부의 보조금을 통해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단체, 행자부 산하 전국의 250여개 자원봉사센터를 주축으로 하는 자원봉사단체, 그리고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해외아동결연과 국제협력사업을 하는 글로벌국제구호NPO 등이 그것이다. 불행히도 이렇게 쪼개진 NPO단체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도 않고 함께 만나는 네트워킹도 별로 없다.  1980년 이후 한국의 NPO들이 대다수 태동했다고 보면, 20년 넘게 이런 상황은 큰 변함이 없었다.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보듯, NPO가 정부 정책의 전문성 있는 파트너이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집단이라는 인식이 국내에선 매우 약하다. 그래서일까. 대형 글로벌NPO 사무총장을 하다 최근 소규모 NPO들의 협의체 대표를 맡은 한 지인이 전화를 걸어와서 이렇게 토로했다. “대형 NPO와 달리 소규모 NPO에게 미래가 있을까 싶어요. 정부가 찔끔찔끔 나눠주는 보조금 받아 사업하거나, 기업 사회공헌 자금에 기댈 뿐이지 후원회원이 거의 없어요.” 후원회원이 없거나, 줄어드는 건 거의 대부분의 NPO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위기감은 더 크다. 최근 서울시청에서 열린 ‘거버넌스 국제 컨퍼런스’에서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NPO의 역할에 대해 “예전에는 플레이어(player)였다면, 이제는 모더레이터(moderator)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고 등 예전 같으면 NPO가 사람들을 조직해서 언론이나

왜 지금은 협력이 중요한가

지난주 한 사회혁신 관련 포럼에서 발표를 했는데, 청중이 질문했다. “왜 예전과 달리 지금은 협력과 파트너십이 중요한가.” 그에 대한 답으로 저출산 고령화 대책에 관한 예를 들었다. 1996년 6월 5일자 각 언론사 사회면 톱에는 ‘정부 산아제한 정책 35년 만에 폐지’라는 기사가 실렸다. 1960년 6명이던 출산율이 35년 만에 1.75명으로 떨어져 정책목표가 달성됐다는 것이다. ‘딸아들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와 같은 각종 선전구호가 말해주듯이, 당시 정부는 ‘공무원 3자녀 불이익’과 같은 강력한 정책까지 밀어붙였다. 지금은 어떨까. 지난 10년간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위해 무려 150조원의 정책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1.2명으로 더 떨어졌다. 앞으로 2020년까지 198조원을 더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과연 정부 힘만으로 해결될까? 단언컨대, 불가능하다.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기업문화, 청년실업 해소, 주거비와 양육비 부담 해결 등 각종 실타래가 함께 풀려야 하는데, 이는 정부 혼자만의 힘으로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에서는 일찌감치 ‘정부 주도’가 아닌, ‘파트너십의 힘으로’라는 기조가 뚜렷하다. 영국은 캐머런 전 총리시절 이후 아예 ‘빅 소사이어티(Big Society)’를 표방하고 있다. 정부가 시민사회가 함께 나라를 끌고 가겠다는 협치와 ‘빅 거버넌스(Governance)’를 주장한다. 영국은 비영리단체 17만개, 사회적기업 19만5000개까지 합치면 제3섹터에 고용된 직원 수가 2382만명으로, 영국 국민의 절반(3100만명)이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한다. 제3섹터 전체 자산규모만 해도 318조원이다. 자선단체·사회적기업·기업의 사회공헌·공익재단·자원봉사단체 등을 통합 지원하는 ‘제3섹터청(이하 OCS·The Office of Civil Society)’까지 있다. 미국 또한 시민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비영리단체 수는 160만개가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스마트워크 시대, 스마트한 활동가 ⑦

“스마트워크는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다.” 스마트한 e시대, 일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깔끔한 정장차림을 하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분주히 자판을 두들기는 A씨와 편안한 운동복에 워킹화를 신고 강변을 열심히 달리다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는 B씨. A씨는 근무시간에 동호회 단톡방에서 회원들과 주말 모임에 대한 애기를 나누고 있고, B씨는 바이어와 가격 딜을 하면서 중요한 오더를 확정짓고 있다. 둘 중 누가 진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스마트워크(smart work)는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의 최대 관심이슈다. 스마트워크란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체제를 말한다. 전 세계 경제 불황으로 기업들은 건물과 사무실 운영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를 원하고 있고,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과 비용을 줄여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 여기에 2010년 이후 인터넷, 스마트 디바이스 등 IT 인프라의 획기적인 발달로 스마트워크 실현이 가능해졌다. 스마트워크의 거점인 네덜란드는 2000년부터 서서히 준비기간을 거쳐 현재는 모든 직장이 스마트워크화 되어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경비절감에 대한 욕구가 높았고, 자연환경도 열악해 세금의 상당액을 해수면 지탱에 사용하고 있어 스마트워크가 절실하였다. 거기에 인터넷 인프라 수준이 높고 젊은 세대들 사이에 새로운 일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대적 변화가 맞물려 스마트워크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현재 네덜란드는 모든 관공서가 스마트워크로 전환중이고, 500인 이상의 기업의 경우 91%가 원격근무를 하고 있으며, 시스템이 완비된 스마트워크센터 99개를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보니따의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우리의 바다가 텅텅 비어간다

노부부가 장터에서 거위 한 마리를 사옵니다. 다음날 아침, 놀랍게도 거위는 번쩍번쩍 황금빛을 내는 황금알을 낳았습니다. 가난했던 노부부는 거위가 하루 한 개의 황금알을 낳는 덕분에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이 집에서 더 이상 황금알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황금알을 가지려는 욕심에 노부부가 거위의 배를 갈랐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 이솝 우화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과한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그리고 누구나 생각합니다. 나 같으면 이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라고. 오늘 날, 황금 알을 낳는 거위는 매일같이 수천 종의 물고기가 탄생하는 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생물학자 토마스 헨리 헉슬리는 말합니다. “대구, 청어, 정어리, 고등어 등 바다의 어류자원은 무한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물고기 수는 줄지 않을 겁니다.” 헉슬리의 말처럼, 우리 모두의 기대처럼, 물고기는 정말 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 황금알일까요? ◇바다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다 속을 상상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형형색색의 해초와 산호초, 그 사이를 한가로이 떠도는 아름다운 물고기와 바다거북, 해마가 떠오르지는 않나요? 안타깝게도 해양 전문가들은 바다가 텅텅 비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세계자연기금(WWF)의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은 보고서에서 지난 40년간 절반 가량의 해양 생물이 사라졌다고 설명하며, 해양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등어, 참치와 같은 고등어과에 속하는 종들은 1970년에서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① 섹터와 국경을 넘는 재난대응 민관협력플랫폼,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

“거대한 재난은 거대한 플랫폼으로 막는다” ‘아시아 퍼시픽 얼라이언스(ASIA PACIFIC ALLIANCE)’. 줄여서 ‘A-PAD(Asia Pacific Alliance for Disaster Management)’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재난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 주도 재난대응 전문 국제기구다.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 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방재전문가인 ‘파이잘 잘랄(Faisal Jalal)’이 의장(Chairperson)을 맡고 있고 본부 사무국은 일본 도쿄에 있다. 각 국가의 A-PAD는 1,2,3섹터가 연합한 국가별 재난대응플랫폼을 만들고, 국가별 플랫폼들은 다시 국경을 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묶여 상호지원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작년 4월 25일에 발생했던 네팔 대지진 때 A-PAD 활동을 보면 이들의 특징이 드러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의료진을 파견했고, 스리랑카에서는 구호전문가들을 파견했다. 일본에서는 긴급구조팀과 구조견을 파견해 인명구조작업을 실시하였다. 각 나라 A-PAD는 기본적으로 독자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상호연계 되어 활동한 것이다. 당시 네팔에는 A-PAD의 멤버들이 없었지만 ‘ISAP(Institution for Suitable Actions for Prosperity)’,  ‘NEST(National Society for Earthquake Technology-Nepal)’ 등 현지 단체들이 재난공동대응에 참여했다. 이들 현지 단체는 네팔 정부군의 도움을 받아 헬기를 이용, 접근이 어려운 네팔-중국 국경의 오지마을까지 진출해 구호활동을 펼쳤다. 국제구호사업에 대한 한국의 상식으로는 방글라데시나 스리랑카 같은 개발도상국가가 다른 나라를 돕는 것이 생경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A-PAD 안에서는 모든 국가가 스스로의 재정과 인력으로 피해국가를 지원한다. 피해국가 역시 주체로서 구호활동에 함께 참여한다. 이는 재난대응에서만큼은 선진국이 후진국을 지원한다는 통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각각의 나라가 자국 내의 자원을 모아 스스로 문제에 대처해야 하며, 국제적으로는 모든 나라가 주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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