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영역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직업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온통 공공 영역, 관(官) 주도뿐입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청년희망펀드’ 후원을 하다 보니, 자발적이어야 할 기부금이 마치 준조세 거둬지듯 하고, 민간이 아니라 정부 공무원들이 나서서 사업을 설계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취업 면접 때 입을 정장을 지원해줘야 하는가’라는 어이없는 사업도 논의되는 것이지요. 흔히 정부가 민간 파트너라고 하면 ‘기업’만 생각하는데, 이제 ‘NGO’도 파트너로 여겨야 합니다.” 미국 NGO에서 10년 넘게 일한 관계자가 해준 말입니다. 올해는 어딜 가나 ‘파트너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만큼 문제가 많이 심각하다는 뜻일 겁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계약을 맺을 때, 갑(甲)과 을(乙)이라는 용어를 많이 씁니다. 돈을 주는 쪽은 갑이고, 돈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쪽은 을이라는 고정관념이 이 용어 속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 전문가와 최근에 만나 점심을 먹었는데, 또 파트너십이 화두로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동등한 파트너십을 맺기가 매우 힘들어요.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돈이 아닌 다른 자원(resource)을 전혀 자원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더라고요. 사업을 하는 기관이 가진 네트워크, 브랜드, 사업 수행의 전문성 등 비금전성 자원을 별로 가치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영국은 바로 이 지점이 달라요. 파트너십을 맺기 전에는 매우 까다롭게 서로의 역할을 논의하지만, 파트너십 이후에는 돈이 아닌 서로의 전문성을 모두 돈과 똑같은 가치로 여기거든요.”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돈을 제공하는 기업이나 정부는 파트너 단체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