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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신간 브리핑] 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 외

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 홍상만·주우미·박산하 지음, 꿈결 펴냄, 1만4800원 경쟁에서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 독식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웃과 어울릴 만한 공간을 잃어버렸다. 이 책은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려주며 나눔과 어울림이 있는 공간 스물한 곳을 소개한다. 정장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린 옷장’, 카셰어링 기업 ‘쏘카’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협동과 연대의 인문학 김창진 외 지음, 가을의아침 펴냄, 1만5000원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이후 40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생겨났다. 이 책은 협동조합 ‘붐’을 낙관적으로만 봐서는 안 되며, 늘 협동과 연대의 가치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와 평등, 복지국가에 관한 이론적 논의에서 시작해 협동조합의 실천적 사례와 영향력, 문화예술과 협동의 관계를 다룬다.

기부금 공시 투명해지고 복지 안전망 튼튼해진다

2015년 공익 분야에서 달라지는 것들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 우리 사회의 공익 분야는 ‘혁신’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신년을 맞아 기부·모금, 비영리, 사회복지, 사회적경제 등 공익 분야에서 올해 달라지는 법·제도·정책들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①후원자 눈 매서워진다 ―‘공익법인 기부금 의무 공시’ 강화 올해부터 총자산가액 5억원 또는 수입총액 3억원 이상인 공익법인도 기부금 모금 및 활용 실적이 국세청 공시 열람 시스템(npoinfo.hometax.go.kr)에 공개된다. 앞서 공익법인은 자산총액 10억원, 수입총액 5억원 이상일 경우에만 의무 공시 대상에 포함됐으나 지난해 세법 개정에 따라 이제는 거의 모든 공익법인의 재무·회계 현황이 공개된다. 공시 항목도 지난해 3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강화된 양식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공익법인명·대표자·소재지·전화번호 정도만 공개됐지만, 이제는 주무관청·이사 수·고용인 수·자원봉사자 수·홈페이지 주소가 정확히 표기된다. 법인 수입은 기부금·보조금·기타사업수입으로 구분하고 세분화된 기준에 따라 액수를 밝힌다. 고유목적사업의 경우 내용(장학금 지원, 예술·문화, 사회복지, 지역 개발, 법률·정치, 모금 배분 등)과 대상(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등) 및 지역도 구체적으로 밝혀 공시된다. 필요경비 세부 현황은 사업비와 사업관리비를 나눠 게재해야 한다. ②복잡했던 공익신탁 손쉽게 이용 ―‘공익신탁법’ 시행 지난 2008년 지방 P대학에 “연구지원비에 쓰라”며 쾌척한 수백억 원의 기부금이 부지 대금으로 전용되며 물의를 빚은 사건이 있었다. 오는 3월 19일부터 시행될 ‘공익신탁법’은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쉽게 공익 목적의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공익신탁은 재산 소유자가 공익을 목적으로 금융기관(주로 은행)이나 장학재단 등에

“한 해 쌀값·생산량, 함께 회의해 정하고 책임집니다”

한살림 쌀 생산회의 “떡이나 과자 같은 가공 영역에서 분발하면 내년 쌀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농부들 8㎏짜리 쌀 하나 팔면 560원 법니다. 쌀값 조금 올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여기저기서 쌀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가격에 대한 성토(聲討)도 이어졌다. 농사꾼들의 주장 같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다. 농민들은 오히려 소비자들을 달랜다. 경남 고성에서 온 쌀 생산자 우동완(51·논두렁공동체) 대표는 “쌀 시장도 개방되고, 경기도 안 좋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산량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소비자들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한살림)의 ‘2015년산 쌀 생산 관련 회의’ 풍경이다. 한살림은 지난 1986년 설립한 생활협동조합이다. 소비자 조합원 수만 48만여 세대로, 국내 생협 중 가장 많다. 이곳에 납품하는 생산자 농민이 2100여 세대로, 이들이 직거래하는 농산물은 연간 3100억원에 달한다. 25년 전통을 가진 쌀 생산 회의는 한살림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보통 시중 쌀값은 도정(곡식을 찧는 작업)하는 시설에서 정해요. 주로 지역의 농협이죠. 그해 벼 생산량,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값이 결정되는데, 농민들과의 협의는 없어요. 농민들이 ‘현실성 없는 가격’이라며 집회에 나서는 이유죠.” 국내 1호 농촌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범(35) ‘우리가총각네’ 팀장의 말이다. 한살림의 쌀 회의는 다르다. 직거래 구조 덕분에 ‘흥정’이 가능하다. 소속 농민들이 수확하는 쌀을 50만 세대에 이르는 소비자들이 모두 사주기 때문에 생산량도 산정할 수 있다. 한살림의 철학인 ‘책임 생산·책임 소비’가 지켜질 수 있는 이유다. 어떻게 농사를 짓기도 전에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NPO] ④ 주민 협동조합서 자립 방법 찾아… 사막화·황사 문제 해결

작지만 강한, 强小 NPO (4)푸른아시아 서울 사무국 인원 10명 남짓에 연간 모금액 평균 25억원.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국내 한 비영리단체(NPO)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렸다. 16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황사 문제 해결을 위해 달려온 비영리 단체 ‘푸른아시아’ 이야기다. 지난해 6월, 푸른아시아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2011년부터 선정해 온 ‘생명의 토지상(Land for Life)’에서 최우수 모델(First Prize)을 수상했다. 이 상은 기후변화·사막화 방지 분야의 노벨상이라고도 일컫는다. 세계적인 인정은 물론이고 3만5000달러(약 3900만원)에 달하는 상금은 덤이다. 지난 2011년에는 6개월에 걸쳐 푸른아시아의 몽골 사업장을 방문해 조사·연구했던 세계은행 연구소(World Bank Institute)에서 ‘그간 이론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유례 없는 모델’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만든 거라곤 파일럿 모델 하나 개발한 거예요(웃음). ‘어떻게 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를 막고, 동시에 지역을 지속 가능하게 복구할 수 있을까’, 이 질문 하나로 아시아·아프리카 등 어느 지역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을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시도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1998년, 푸른아시아의 전신(前身)이었던 한국휴먼네트워크를 세우고 이후 10여년 세월을 함께 해온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의 말이다. “당시 국내에선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지만, 1997년 교토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일본에서는 이미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붐이 있었어요. 대만이나 실제 사막화가 일어나던 중국, 몽골 등에서도 문제의식과 공감대가 생겨나던 시기였고요. 아시아지역 기후변화에 대응해 국제적으로 활동해 나가는 단체를 만들고자 했죠.” 시작은 몽골이었다. 이미 90년대 말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기후변화를 겪고 있었기 때문. 남한 면적의 7배 크기, 대초원과 호수가 가득했던 땅에서 이젠 3600여 호수 중 1166개가

당신이 빌린 건… 정장이 아닌 희망입니다

정장 공유 서비스 ‘열린옷장’ 취준생 면접용 옷값 걱정 덜어주려 시작 기증자 사연 담긴 응원 메시지 함께 전달 月평균 100명 기증… 현재 800벌 보유 컴퓨터로 재고 관리 후 사이즈 무료 수선 청년 구직자 규모는 100만명에 육박한다. ‘급하게 면접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옷값 걱정이라도 덜어주자’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공유단체 ‘열린옷장'(비영리단체)은 2012년 여름, 기증받은 단 10벌의 정장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800벌의 정장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 수도 늘어 10명의 직원들이 ‘옷장지기’로 일한다. 취업 시즌인 지난해 12월, 기자는 이틀간 열린옷장의 자원봉사를 하며 ‘취업전쟁’을 둘러싼 청년들의 이야기를 간접 체험해봤다. 편집자 주 “딩동.” 벨소리와 함께 TV 스크린에 자신의 이름이 뜨자 김영선(가명·27)씨가 탈의실로 향했다. 내일 있을 면접 때 입을 검은 정장과 흰 블라우스를 빌리기 위해서다. 옷장지기들이 김씨의 팔다리 길이와 허리둘레를 1㎝ 단위로 측정해 컴퓨터에 입력하자, 400여벌의 여성복 중 김씨 몸에 가장 잘 맞는 옷의 번호가 떴다. 옷을 입어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꿔도 된다. 구직 기간이 길어져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김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가리지 않고 80군데 지원했지만 서류, 인·적성 전형에서 대부분 탈락해 내일 첫 면접을 치른다”고 말했다. 재킷(1만원), 치마(1만원), 블라우스(5000원), 구두(5000원)를 빌린 김씨가 낸 돈은 3만원으로, 일반 정장대여점에 비해 30~50% 저렴하다. 빌린 옷과 함께 ㈜식스타즈에서 기부해준 양말, 조향사 노인호씨가 재능기부해 만든 향수까지 덤으로 포장되니, TV 화면에 ‘의류가 준비되었습니다’란 문구가 떴다. “바지 기장이 조금만

부동산부터 주식까지 나누는 사람들, 고액 넘어 ‘초고액 기부’ 이끄나

증가하는 비현금성 자산 기부 “100억원대 부동산도 기부가 가능하겠습니까?” 지난해 1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로 들어온 문의다. “20억원대 상장 주식도 기부가 가능한가”라는 문의도 있었다. 지난 한 달 사이 사회복지 분야 기부 시장에 한 획을 그을 ‘억’ 소리 나는 금액의 기부 문의가 잇따라 들어온 것.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를 위한 클럽 ‘아너 소사이어티’가 만들어진 지도 7년, 이제는 고액(major) 기부를 넘어 ‘초고액(mega) 기부자들을 위한 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민구 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사무국 펀드레이저(모금전문가)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로부터 ‘1억원 이상을 기부할 의향이 있는 분이 꽤 많은데, 마땅히 기부할 곳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공동모금회에서 2008년 아너 소사이어티를 시작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의 판을 열었듯, 올해는 초고액 기부자들을 위한 모금상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런 잠재적인 초고액 기부자들의 자산이 건물이나 토지, 주식, 증권 등 ‘비현금성 자산’이라는 것이다. 2013년 KB금융지주 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의 자산 중 72%가 비현금성, 그중에서도 52%가 부동산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이나 증권, 보험 등의 기부는 개인이 알아서 처리하기엔 법적 절차도 복잡해 기부를 생각했다 해도 선뜻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자산을 기부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공동모금회는 부동산·증권·보험 기부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희망 자산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증여부터 현금화, 세제 혜택까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기부할 수 있게 됐다. 해외는 어떨까. 미국에선 이미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기부가 기부 시장의 한

1년간 272명 가입… 이웃사랑은 가족·친구 따라 전염된다

아너 소사이어티 성장 전략은 가족 구성원 전원이 함께하는 ‘가족 회원’ 부부·父子·母女 등 동시 가입 늘어 함께 가입식 가지며 나눔의 가치 공유 충청·호남권의 ‘지인 네트워크’ 고액 기부의 불모지서 서로 권하는 문화로 작년만 전남 11명·대전 17명 신규 가입 “원래 집에 음식이 많으면 옆집, 앞집에도 돌리잖아요. 그냥 지금 우리가 조금 더 여유가 있으니까 다른 데랑 나누는 건데, 이런 인터뷰까지 하는 게 아무래도 떠벌리는 것 같아 영 부담스러워서….” 지난 5일, 대전 대덕구의 산업용 밸브 생산 중소기업 ‘삼진정밀’ 사무실에서 만난 정태희(57)·이준임(56)씨 부부. “내세울 일이 아닌데 사진촬영은 민망하다”며 연신 손을 내저은 이들이지만, 지역 내에선 이미 알아주는 ‘기부쟁이’다. 지역 중·고등학교 장학금 지원, 다문화 가정 지원, 공단 내 초등학교 방과후활동 지원, 위기청소년 쉼터 지원, 지역아동센터 합창단 공연 후원…. 후원하는 비영리단체만도 수십 곳에 이른다. 20여년간 크고 작은 나눔을 함께해 온 이들이 이제는 아너 소사이어티 ‘가족 회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삼진정밀 대표인 정씨가 2012년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뒤, 지난해 이씨도 가입한 것이다. “남편이 처음 아너 소사이어티를 얘기했을 때, ‘기부야 좋지만, 꼭 이름 알리면서 해야 하느냐’고 했어요. 형편 넉넉하다고 자랑하는 듯 비칠까 걱정도 됐고요. 남편이 ‘안 좋게 보는 이들이 있다 해도 좋은 뜻이지 않으냐’며 설득하더라고요.”(이준임) 이 부부는 결혼한 지 1년쯤 지나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하던 일을 관두고 내려온 대전에서 여태껏 터를 잡고 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혁신의 시작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서

2012년 구글의 슈퍼컴퓨터 중 하나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유튜브 영상에 있는 섬네일 1000만개를 훑어본 후 75%의 정확도로 고양이를 구분한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일처럼 보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인간의 경우 네 살짜리 꼬마들조차 완벽하게 해내는 일이지요. “우리는 컴퓨터 혼자서 해낸, 별것 아닌 일들에는 감동하면서도 인간이 컴퓨터의 똑똑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며 이뤄낸 커다란 업적들은 무시한다”는 말을 한 이는 바로 피터틸입니다. 전자결제시스템 회사 페이팔 CEO이자,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 그룹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이지요. 페이스북 친구 중 몇몇이 하도 칭찬을 많이 해서, 연말에 읽어본 책 ‘제로투원(Zero to One)’의 저자입니다. 그는 ‘빅데이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냅니다. “빅데이터는 보통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데이터다. 오직 인간만이 쓸모 있는 통찰 결과를 찾아낼 수 있다.” 재밌는 내용은 또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경쟁을 건강하다고 믿는 걸까.’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초로 ‘게이츠(MS)와 슈미트(구글)’ 연극을 이야기합니다. 신생기업일 때 각자 번영하던 이들 가문은 점차 성장하면서 서로 경쟁에 집착했고, 그 결과 홀연히 애플이 나타나 두 가문을 모두 제쳤습니다. 그는 “경쟁하지 말고 (창조적) 독점을 하라”고 주장합니다. 경쟁에서 이겨봤자 1에서 n이 될 뿐이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0에서 1이 된다는 것입니다.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엔비처럼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도 발견 못한 비밀을 발견해야 위대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공익 분야가 시장이 얕다 보니 경쟁자가 없는 게 내심 불안했고, 컴퓨터도 기사를 쓰는 시대에 ‘인사이트(insight)가 있는 매체를 만들자’며 구닥다리

[특별기고] 구세군 자선냄비는 하늘과 땅의 통로

지난해도 어김없이 12월 한 달 동안 거리에는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자리를 지켰다. 1928년 시작된 이후 한국전쟁 기간을 제외하고 항상 계속된 일이다. 벌써 86년을 지켜온 사랑이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아마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추운 겨울 한자리에 가만히 서서 종을 치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손과 발뿐만 아니라 온몸이 꽁꽁 얼어 자선냄비가 끝나도 몸에 남아 있는 한기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2014년의 자선냄비는 전년도의 기록적인 금액을 넘었고, 애초 목표로 했던 65억도 훌쩍 넘은 68억3000여만원이 모금되었다. 한국구세군의 자선냄비는 1928년 시작 이래로 한 번도 모금액이 줄어든 적이 없다. 추운 겨울 한결같이 자선냄비를 지키는 사람들, 매년 최고 모금액을 달성하는 자선냄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었다. 1928년 12월, 홍수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이가 많았던 한 해의 끝자락, 가난한 이들이 얼어 죽은 변사체로 발견되는 일이 일어나면서 당시 박준섭 구세군 사령관은 정부에 공식 모금을 요청하여 허가를 받았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그해 12월 15일 서울 명동 등 20여 곳에 처음 등장했으며 첫해 848원 67전이 모금되었고, 그 돈은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의 식사와 땔감에 쓰였다. 그 후 자선냄비 모금액은 계속 증가했고, 심지어 IMF 시기에도 줄어들지 않았다. 2014년의 자선냄비는 그 어느 해보다 봉투 기부자와 그 안에 담긴 사연이 많았다.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마지막으로 주신 용돈을 기부한 자녀들, 이젠 편지를 받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를 넣어 주신 분,

[숨은 영웅을 찾아서] ③ 내 인생을 바꾼 건 아이들… 그들이 또다른 삶 돌보길

숨은 영웅을 찾아서(3) 최연수 한빛청소년대안센터장 “중·고등학생 여덟 명이 본드와 가스를 마신 채 뒹굴고 있더군요. 개수대에는 먹다 남은 라면 냄비가 가득 쌓여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혼 후 집을 나갔고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장기간 지방 출장이 잦다보니 동네 형들이 그 애의 집을 아지트로 삼은 것이었죠.” 최연수(52)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센터장이 처음 이 길에 들어선 건 20여년 전 맞닥뜨린 충격적인 현장 때문이다. 중간·기말고사만 되면 극성 엄마들이 돈봉투를 들고 와서 “문제 좀 찍어달라”고 하던 학원 강사 일에 회의를 느낄 무렵이었다. 최 센터장은 YMCA 송파청소년독서실에서 영어·수학을 가르치는 야간 교육봉사를 시작했다. 아이들의 얼굴을 다 익혀갈 즈음, 한 학생이 3일 나오다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학생을 찾아나선 거여동 판자촌, 그곳은 ‘별세계’였다. 이후 그는 매주 청소년 아지트 예닐곱 군데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먹였다. 아이들은 그를 ‘빵아저씨’라고 불렀다. 생업이던 학원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등교를 거부하는 ‘동네 짱’들을 모아 축구팀도 만들었다. 그러기를 2년, 1995년 아예 5평짜리 방 한 칸을 빌려 ‘한빛길거리상담소’라고 이름붙였다. “처음에는 통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3번 과외를 하면서 운영비를 충당했는데, 과외를 갔다 오면 난리가 나 있었어요.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책 사이에 꽁초를 끼워 버리고, 음식물 쓰레기는 한가득 쌓였죠. 주민들 항의가 거세져 문단속을 하자 유리창까지 깨고 들어오더군요. 기름보일러 안에 석유가 떨어져서 안 넣으니까 테이블 위에 이불을 깔고 자기도 했어요. 그렇게 몇 년을 먹이고 재우니까 처음 돌보던 그룹이 성인이 된 이후에는 본드며

나눔의 기적 수놓은 얼굴들… 다음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7년만에 회원 710여명 대다수가 소액 기부로 장기간 기부 활동 다양한 직종·회원 간 네트워킹이 비결 국내 대표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710명이 됐다(2014년 12월 31일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의 모임을 창단한 지 딱 7년 만이다. 2008년 6명으로 시작된 회원은 매년 약 2배씩 가파르게 늘어, 7년 동안 100배 이상 덩치가 커졌다. 특히 지난해에만 전체 회원의 약 40%에 달하는 인원(272명)이 가입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의 분석 결과 ▲단계별·맞춤형 나눔 플랫폼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간 네트워킹 ▲다양한 직종의 회원 참여 확대 및 홍보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12월 30일, 아너 소사이어티 700호 주인공이 된 정형철(49)씨는 2004년 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0만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나눔을 늘려왔다. 17년째 제주도 노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매년 100만~150만원씩 제주도 장애인체육회·공동모금회·모교인 제주 오현고 등에 기부를 이어갔고, 2009년 7월부턴 수익금의 일부를 정기 기부하는 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도 가입했다. 10년간 꾸준히 나눔을 지속한 구력(球歷) 덕분일까. 지난해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으로부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권유를 받았을 때도, 정씨는 선뜻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일반모금사업본부 본부장은 “다수의 회원분이 일시에 고액 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액 기부로 시작해서 최소 3년 이상 착한가게 등 정기 기부 캠페인에 꾸준히 참여한 뒤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다”면서 “기존 모금회 누적 기부금을 포함해 5년내 1억원 완납을 약정해도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할 수 있고, 가입

“잊고 살았던 나눔,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굿네이버스 ‘좋은 이웃 콘서트’ 나눔 여권 하나씩 받은 후 지구촌 곳곳의 지부들로 여행… 김장훈·10cm·옥상달빛 등 공연 “올해로 4년째… 회사 휴가 내고 참석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에도 관심 가져야겠다는 생각 했어요” “네팔 지부 코너에서 허브도 땄어요(웃음). 제가 후원하는 아이가 마침 네팔 훔라 지역에 살거든요. 아동 후원한 지가 2년 반 가까이 됐는데, 솔직히 거기서 무슨 일 하시는지는 잘 몰랐거든요. 허브 채취해서 소득을 늘리는 사업 하신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죠. 여기서 네팔 지역을 만나니까 아주 반갑더라고요.” 올해로 3년째 굿네이버스 ‘좋은이웃 콘서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성혁(35·서울시 강북구)씨의 말이다. 올해는 사촌 동생 민조은(31·서울시 용산구)씨와도 함께였다.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콘서트 행사장에선 시작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입구에서 초록색 ‘나눔 여권’을 하나씩 받은 후, 지구촌 곳곳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지부들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차드 지부에선 ‘제1회 요나스쿨 졸업식’ 축하행사가 한창이었다. 현지 졸업가운을 입고 졸업생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지부에서는 ‘아직 결혼보단 공부가 하고 싶어요’ 피켓을 들고 옹호 활동을 벌이고, 탄자니아 지부에선 오염된 검은 물 스티커를 떼어내고 깨끗한 식수로 채워넣었다. 각 지부의 다양한 사업을 체험하고 나면 나눔 여권에 도장을 하나씩 받게 된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 곳곳에는 ‘결연 아동에게 내가 쓴 편지가 도착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해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함께 하는 후원자 마음 사로잡는 연말 콘서트 2011년에 시작, 올해 4년째를 맞이한 굿네이버스의 좋은이웃 콘서트는 한 해 동안 물심양면 지지를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