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失明은 宿命이 아니라 열악한 안과 서비스 때문

[특별 기고] 우리는 세상을 인지할 때 상당 부분을 시각에 의존한다.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의 경우 반사된 빛이 망막에 투영되는 세상의 크고 작은 모습들을 평생 경험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되었다”는 뜻의 실명(失明)이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빛’을 잃었다는 의미이니, 실명한 사람은 물리적으로 ‘빛’이 없이 살아가는 셈이다. 실명은 숙명일까?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실명예방기구(IAPB)에 따르면 전 세계 시력 장애 인구(Visual Impairment), 즉 시력 교정을 받았지만 시력이 10분의 3(0.3)보다 낮은 사람은 약 2억8500만명이다. 이 중 3900만명은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인 실명(Blindness)에 이르렀고, 나머지 2억4600만명은 실명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저시력(Low Vision) 상태다. 놀라운 사실은 시력 장애 인구의 80%는 치료나 수술을 통해 예방하거나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시력 장애 인구의 90%가 저소득, 저개발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WHO와 IAPB의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저개발 국가 안보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안과 인프라 및 전문 인력의 부족, 낮은 의술 수준,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식 부족 등으로 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하트하트재단의 실명예방사업 자문위원 자격으로 처음 방글라데시에 방문했을 때, 저개발 국가의 열악한 안과 서비스 체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안과의사로서의 35년 경험과 전문 지식을 조금 더 공유해 달라는 현지의 요청에 따라 두 차례 더 방문하여 방글라데시 정부병원 및 대학병원과 하트하트재단 MLOP(안과준전문인력) 양성센터에서 안과 관련 강의 및 기술 전수를 진행했다.

생명의 ‘빛’ 선물 받은 아이들

어둠 밝히는 따뜻한 움직임 개도국서 흔히 발생하는 ‘트라코마’… 안질환 중 失明 주원인으로 손꼽혀 하트하트재단, 실명예방사업으로 필리핀 등 현지 의료인 3500명 교육 주민 약 12만명에게 안과 서비스 “걷지 못하는 지금도 불편하고 힘든데 눈까지 멀어질까 봐 무서웠어요. 희망을 보는 눈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다섯 살 사이디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탄자니아 남쪽 음트와라의 지와니 지역에 사는 사이디는 선천적으로 다리를 펴지 못한다. 다리를 질질 끌고, 팔로 기어서 매일 학교에 다닌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렇게 1시간을 가야 학교에 도착한다. 어느 날, 사이디의 눈에 자꾸 눈물이 고이고 가려운 증세가 나타났다. ‘트라코마’라는 병이라고 했다. 눈꺼풀 내부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전염성 안질환인데, 위생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발생한다. 사이디가 살고 있는 탄자니아는 세계에서 트라코마 유병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영영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하던 사이디에게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다. 트라코마 치료 수술을 해준 하트하트재단이었다. 20여 분 동안 이뤄지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이 지역에서 그것은 ‘기적’과도 같은 수술이다. 사이디는 다시 꿈꿀 수 있는 ‘눈’을 갖게 됐고, 더이상 기어다니지 않도록 휠체어를 선물 받았다. 이은정 하트하트재단 탄자니아 지부장은 “트라코마는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손 씻기와 간단한 수술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며 “사이디와 같이 실명 위험에 놓이는 아이들이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명은 예방할 수 있다! 어둠을 밝히는 따뜻한 움직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력이 손상된 인구는 전 세계 2억85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90%가 개발도상국에 산다. 아동이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과 CSR의 역할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2015 이 시대의 올바른 기업가 정신은 무엇이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여해야 하는 점은 무엇일까. 롯데그룹과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주최하는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Social Impact Conference) 2015’에서 그 해답을 들을 수 있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매년 주요 어젠다를 선정,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방안을 논의하는 데 있다. 콘퍼런스에는 씨어도르 루스벨트 맬럭(Theodore Roosevelt Malloch) 옥스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참석하고,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인 ISO26000의 집행위원장인 마틴 노이라이터(Martin Neureiter)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수가 현재 글로벌 이슈와 올바른 CSR 방법론에 대해 강연을 펼친다.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전 CSR 부사장인 빌 발렌티노(Bill Valentino) 칭화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가 아시아 특히, 중국의 CSR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 전제로 꼽히는 PPP(Public-Private Partnership·민관 협력)에 대해서도 다룬다. 휴머니스트 매니지먼트 센터(Humanistic Management Center)의 창립자이자 이사인 에른스트 폰 키마코위츠(Ernst von Kimakowitz)가 PPP의 의미와 글로벌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일시 : 2015년 11월 4일(수) 10:00~17:00 ▲장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호텔월드 3층 크리스탈볼룸 ▲주최: 롯데그룹,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후원: 롯데면세점 ▲문의: 콘퍼런스 사무국 070-4944-4407 siconference@arcon.or.kr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 키우는 고충… 사업 5년차 평가 들어보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월 150만원, 3년간 생활비 지원.’ 아름다운가게의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됐을 경우 받는 혜택이다. 사용 내역을 일일이 보고할 필요도, ‘사업비로만 써야 한다’는 제한도 없다. 지난 2011년부터 아름다운가게는 매년 사회혁신기업가를 ‘뷰티풀펠로우’로 선정해, 조건 없는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1인당 지원받는 금액은 5000만원이 넘으며,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선발 과정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서류 심사, 기업가 면접 심사, 합숙 심사 등 5차까지 검증 절차를 거친다. 지난해, 뷰티풀펠로우에 도전했던 사회적기업가 C씨는 “현장에서는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 사람은 믿을 만한 사회적기업가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사업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펠로우를 둘러싼 잡음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K씨는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중도 협약 해지가 됐다. 이에 대해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뷰티풀펠로우는 협약 시 각자가 소셜 미션 및 3년간의 사업 목표를 사업계획서로 제출한다”면서 “협약 중도 해지 사유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총 14명(1~4기)의 뷰티풀펠로우가 선정됐으며, 중도 해지된 사람은 2명이다. 이 중 Y씨는 개인이 정치 활동에 참여하면서, 펠로우 지위를 자진 반납했다. 단, 협약이 중도 해지된 2명의 펠로우 모두 그동안의 지원 금액을 환수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선정된 펠로우의 자질 논란도 있다. 한 소셜 벤처는 경영 악화가 이어지면서, 대표에 대한 불신 및 조직 내부의 악화된 분위기로 직원들이 줄지어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기업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계약직 직원 및 인턴 비율이 90%에 이르기도 했다.

경제적 성공만 보고 책임 회피하는 기업… 더이상 용납해선 안 돼

콘퍼런스로 방한하는 맬럭 루스벨트그룹 회장, 폴크스바겐 사태로 본 기업윤리를 말하다 “지난 10년간 범죄와 악이 미국 월가를 지배했다. 당장의 결과에 눈이 멀어 도덕적 책임을 무시하고,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는 CEO가 많았다. 경제 위기 이후 기업 윤리에 대한 CEO의 관심이 증가했지만, 이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씨어도르 루스벨트 맬럭(Theodore Roosevelt Malloch·사진) 회장이 최근 미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맬럭 회장은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네트워크·리더십 전략을 컨설팅하는 미국 루스벨트 그룹의 CEO로, 23개 산업군별 7500개 기업 CE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의 집행위원, 미국 국무부와 상원, 템플턴 재단 위원으로 일했고, 예일대를 거쳐 현재 옥스퍼드 대학 교수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윤리 경영·기업 지배 구조를 가르치고 있다. 20년 넘게 CSR을 연구한 전문가이자, 윤리 경영과 관련된 저서를 15권 출간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맬럭 회장은 오는 11월 4일 롯데그룹·ARCON이 공동 주최하고 ‘롯데면세점’이 후원하는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참석을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로 기업 윤리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윤리 경영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유명 증권 중개회사 MF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의 CEO들은 투자 심리를 악용해 위험성을 숨기는 방법으로 상품을 속여 팔았다.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기업도 있다.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과 시민들의 비판 의식이 부족했던 결과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들이 공정 무역·노동자 인권·친환경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乙’과 ‘파트너’ 사이

“NGO 영역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직업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온통 공공 영역, 관(官) 주도뿐입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청년희망펀드’ 후원을 하다 보니, 자발적이어야 할 기부금이 마치 준조세 거둬지듯 하고, 민간이 아니라 정부 공무원들이 나서서 사업을 설계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취업 면접 때 입을 정장을 지원해줘야 하는가’라는 어이없는 사업도 논의되는 것이지요. 흔히 정부가 민간 파트너라고 하면 ‘기업’만 생각하는데, 이제 ‘NGO’도 파트너로 여겨야 합니다.” 미국 NGO에서 10년 넘게 일한 관계자가 해준 말입니다. 올해는 어딜 가나 ‘파트너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만큼 문제가 많이 심각하다는 뜻일 겁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계약을 맺을 때, 갑(甲)과 을(乙)이라는 용어를 많이 씁니다. 돈을 주는 쪽은 갑이고, 돈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쪽은 을이라는 고정관념이 이 용어 속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 전문가와 최근에 만나 점심을 먹었는데, 또 파트너십이 화두로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동등한 파트너십을 맺기가 매우 힘들어요.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돈이 아닌 다른 자원(resource)을 전혀 자원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더라고요. 사업을 하는 기관이 가진 네트워크, 브랜드, 사업 수행의 전문성 등 비금전성 자원을 별로 가치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영국은 바로 이 지점이 달라요. 파트너십을 맺기 전에는 매우 까다롭게 서로의 역할을 논의하지만, 파트너십 이후에는 돈이 아닌 서로의 전문성을 모두 돈과 똑같은 가치로 여기거든요.”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돈을 제공하는 기업이나 정부는 파트너 단체에 대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그냥 지나칠 뿐, 누구에게나 나눔의 기회는 오죠

[해피플 캠페인] (7) 김원경 ㈜건영 부회장 女性 에이즈 환자 위해 2000만원 기부… 회사에선 한 달에 한 번 근무 대신 봉사 “두 조직을 어떻게 합쳐야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까 고민 끝에 ‘나눔’에서 답을 찾았죠.” 지난 4월, LIG건설사를 2년간 공들여 인수·합병한 ㈜건영 김원경〈사진〉 부회장의 말이다. 회사 합병 이후 김 부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업봉사단 ‘사랑나눔동호회’를 꾸린 것이었다. 이후 상도동 사회복지관과 MOU를 체결했고, 9월에는 홀트아동복지관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겉치레보다 신경 쓴 건 봉사활동을 위한 기초공사였다. 협약을 맺은 복지관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초청, 사전 교육을 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반나절 동안 근무 대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를 몇 달, 이젠 직원들 스스로 나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한다. “사무실 층마다 저금통을 마련해서 함께 동전을 모으더라고요. 연말에 모아서 좋은 데 쓴다고요(웃음).” 나눔을 매개로 반년 만에 회사 분위기는 눈에 띄게 밝고 따뜻해졌다. 그녀가 ‘나눔 문화’를 이끌 수 있었던 저력은 30여 년간 개인적으로 실천해온 기부와 봉사활동 덕분이다. 나눔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갔던 은평구의 한 보육원에서였다.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 그때부터 고아원을 도우며 ‘여성’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결혼 후엔 남편인 이형수 ㈜건영 회장과 함께 10여 년간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을 지원했던 그녀는 최근 딸과 함께 에이즈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을 지원하는 단체 ‘코와(KOWA·Korean Women against ADIS)’ 활동을 시작했다. “에이즈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병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기도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

오는 10월 28일(수)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40분까지 서울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에서 ‘제15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가 개최됩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주최하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후원 파트너로 참여하는 이번 기빙코리아 2015의 주제는 ‘한국 사회공헌, 10년의 변화’입니다. 지난 10년간의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성장을 짚어보고, 향후 방향성을 제안하는 자리입니다. 1부에서는 국내 다국적기업 사회공헌 실태조사 결과(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발표됩니다. 2부에서는 2014년도 기업 기부 지수 결과(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기업 사회공헌 10년을 짚어보는 통계 및 분석 결과(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공유됩니다. 뒤이어 기업 사회공헌의 대안을 모색하는 패널 토론이 이어집니다. 기부 및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은 NPO 실무자,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관련 연구자, 대학생 등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5년 10월 28일(수) 오후 1시 30분~4시 40분 ▲장소: 서울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 ▲후원: (사)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KCMC), ㈜한독 ▲참가비: 3만원. 10월 14일 이전까지 신청할 경우 2만5000원(참가자 전원에겐 기업 사회공헌 분석 자료집이 제공됩니다.) ▲신청: 온오프믹스(onoffmix.com/event/54700)에서 등록. ▲문의: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02-6930-4564, research@beautifulfund.org),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

[Cover Story] 노숙인 축구팀의 도전 “시민 1000명과 함께 뜁니다”

[Cover Story] 홈리스월드컵, 노숙인들의 삶을 바꾸다 6점차 大敗후 선수들과 ‘강남스타일’ 춤춰… 노숙인이라는 선입견, 이곳엔 없었다 “아주 흥미진진한 경기입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아주 영리해요.” 지난달 17일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홈리스월드컵 대한민국 대 그리스 경기 현장. 한 점 차로 뒤지던 대한민국이 경기 종료 1분 전 동점골을 만들어내자, 경기장은 이내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평균 나이 34세의 왜소한 한국 아저씨 군단이 족히 열 살가량 어리고 체구가 큰 해외 젊은이들과 그토록 흥미진진하게 대결할지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가 손에 땀을 쥔 순간, 왼쪽 다리에 선수용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성윤보(48) 선수가 과감하게 공을 차 올렸다. “슛~골.” 아나운서의 외침과 동시에 종료 휘슬이 울렸고, 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노숙인이라고 외면받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었죠.” 이날 경기에서 팀의 왼쪽 날개가 돼 두 골을 넣은 박강현(33)씨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전승의 주역이자 팀의 최고령자인 성씨는 경기 종료 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10여 년의 ‘지옥’ 같은 시간이 주마등처럼 떠오른 것. “또다시 패배자가 될까 겁이 났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긴장이 풀리자, 지난날의 서러움이 한꺼번에 복받치더라고요.” ◇홈리스월드컵 출전 한 달 전까지도 후원사 못 구해 발 동동 굴러 지난달 12일부터 19일까지 네덜란드에서 아주 특별한 월드컵이 열렸다. 전 세계의 노숙인들이 함께 모여 치르는 ‘2015 홈리스 월드컵’이다. 2003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돼 올해로 13회째. 2010년부터 이 월드컵에 출전해온 우리나라는 올해 월드컵이 더욱

법이 풀지 못한 숙제… 대화로 어루만지세요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 캐서린 한 美 이민 중에 알게 된 비폭력대화, 경찰·대학 등 소통 필요한 곳 전파 ‘관찰, 느낌, 욕구, 부탁’ 4가지 훈련 부녀지간, 친구처럼 친밀하게 바꿔 “내면의 욕구에 귀기울여야 원하는 변화 만들 수 있어” 2014년 어느 겨울, 20대 여대생 A씨가 화물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편의점 카운터 아르바이트를 나서던 길이었다. 사고 시각은 새벽 5시. 화물 트럭 운전사 B씨는 검은 옷을 입고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A씨가 골목에서 나오는 모습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매일 12시간 이상의 운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사고였다. “A씨의 아버지는 합의 과정 중 B씨로부터 ‘죽은 딸로 장사한다’는 말까지 들은 상태였습니다. B씨의 휴대전화에는 ‘널 감옥에 보내고 네 딸에게도 똑같이 해주마’라는 A씨 아버지의 문자가 저장돼 있었죠. 사건보다 더 끔찍한 갈등이 6개월째 계속되고 있을 때 제가 개입하게 됐어요.” 법으로도 풀지 못한 양측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낸 사람이 있다. 지난 10년간 ‘공감과 소통의 힘’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캐서린 한(71)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유가족에게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던 A씨의 이야기를 꺼냈고, A씨의 아버지는 6개월간 가족 앞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처음으로 보였다. 한 대표의 설득에 이끌려 마지막 본 조정에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B씨에게는 유가족에게 제대로 그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표현법을 선보였다. 공감과 비폭력 대화의 힘일까. 본 중재날 A씨의 아버지는 B씨의 처진 어깨를 감싸 안았다. “가장이 힘들다고 술만 먹고 그래서야 되겠소. 정신

국악부터 쿠바 음악까지… 숲 속 가득 울려퍼지네

미르숲 음악회 ‘bloombloom’ “간혹 주무시는 분들 계신데요. 잠이 오면 주무셔도 됩니다. 마음 편안하게 들어주세요.” 와하하 웃음이 터졌다. 곧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희미하게 안개 낀 호수 주변을 감쌌다.지난 9월 5일 충북 진천에서 열린 ‘bloombloom’ 현장이다. 미르숲은 현대모비스와 진천군, 자연환경국민신탁이 협력해 조성한 친환경 숲이다.푸른 용을 닮은 초평호를 등지고 마련된 공연장에서 ‘숲 속 여행에서 마주친 힐링’을 테마로 지난 5월부터 시민들을 위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국악, 쿠바 음악, 하와이 음악 등 세계의 다양한 음악이 시민들을 찾아갔다. 이번 공연에는 가수 이상은씨가 ‘미르숲 속 비밀의 화원’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굵은 빗줄기에도 서울, 여주, 군포, 부천 등 전국에서 200명이 넘는 관객들이 모였다.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몸을 움직일 때마다 색색깔의 우산과 우비가 빗물에 반짝거렸다. 8세, 6세 자녀와 함께 찾은 한진숙(36·진천읍 성석리)씨는 “진천에서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너무 좋다”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심영숙(39·경기도 안양)씨도 “삶의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녹색 공간이 중요한데 멋진 자연 속에서 공연을 본다는 게 의미가 크다”고 했다. 미르숲 음악회’bloombloom’은 해마다 진행될 예정이다. 음악회의 주관을 맡은 장래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예술키움본부장은 “내년부터는 공모를 통해 신진 예술가들을 선정할 예정”이라며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공연 무대, 시민들에게는 고품격 문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10일(토), 10월 24일(토)에도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더 나은 미래 논단] 정부의 사회적경제 지원정책, 이대로 ‘제2의 휴면예금’ 될까

‘갈라진 사회’ 우리 사회의 명함이다. 빈부, 교육, 지역, 세대, 사고와 이념….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분열과 갈등이 보이지 않는 곳이 드물다. 나눔(Sharing)이 아닌 나눔(Dividing)에 대한 많은 시도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소통과 협업은 다원화된 사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일 것이다. 정부와 민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일제 식민 통치와 전쟁의 아픔을 딛고 세계에서 보기 드문 경제성장을 이룩한 이면에는 정부의 계획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의 힘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압축 성장을 가능하게 한 대기업들의 역할도 컸다. 복지와 사회문제 해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정부는 사회적 경제 영역의 발전을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의 제정, 2009년 휴면예금을 바탕으로 출범한 미소금융의 출범,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과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 출범, 최근의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 하기 위한 노력. 이와 같은 정부의 집중적인 노력은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아시아 국가들에 부러움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의 성과를 자국 정책에 반영하고자 ‘Look East Policy’의 대상으로 한국을 지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례를 해외에 소개하면서 성장 이면에 숨겨진 ‘부끄러운 진실’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2007년 제정된 휴면예금법이다. 일자리를 통해서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하는데 잠자고 있는 예금을 활용하자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그러나 이 일에 정부가 운영 중심에 서서 미소금융을 설립하고 대기업과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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