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R&D 중단 47% ‘탄소중립 연구’…매몰 비용 329억원 [2025 국감]

수소·CCUS 등 기후기술 연구도 중단… 박지혜 의원 “탄소중립 R&D 확대 필요”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2024년 산업 분야에서 중단된 과제의 절반 가량이 탄소중립 관련 연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 부문 중단 과제 55건 가운데 탄소배출 저감·에너지 효율 제고·재생에너지 확대 등 탄소중립 기여 과제는 26건(47%)으로 집계됐다. 해당 과제의 매몰 비용은 329억원으로 전체 638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정부가 기후 대응 핵심 기술로 제시해 온 수소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분야에서도 연구 중단이 발생했다. ▲CO2 원료로 활용한 광합성 PHA 생산기술 개발 포집 ▲분산전원용 MW급 수소 가스터빈 고냉각효율 연소기 라이너 적층제조 소재 및 제작 기술개발 ▲포집 CO2 활용 고부가 케미컬 제조 실증기술 개발 등 3개 과제가 예산 삭감으로 중단되며, 이로 인한 매몰 비용은 약 70억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국가 전체 탄소 배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 R&D를 대폭 확대해 산업 경쟁력과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전국 농협 양곡창고 77.4% ‘노후’… 화재·침수 위험 커 [2025 국감]

준공 30년 넘은 창고 1876동 달해… 정희용 의원 “시설 개선 속도 내야” 전국 농협 양곡창고 2425동 가운데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창고’가 77.4%에 달하는 1876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 양곡창고 중 30년 미만은 549동(22.6%)에 불과했다. 농협은 준공 30년 이상 창고를 노후 시설로 분류하고 있어, 양곡창고의 전반적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724동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514동 ▲충남·세종 226동 ▲경북 204동 ▲경남 144동 ▲경기 30동 ▲충북 25동 ▲강원 9동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북(88%), 전남(86%), 경북(81%) 등 3개 지역은 전체 창고의 80% 이상이 노후 창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 창고는 화재나 침수,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보관 중인 원료곡이 변질될 우려가 있어 시설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은 노후 양곡창고의 주요 문제로 ▲화재 발생 위험 ▲안전사고 및 침수 우려 ▲보관 중 양곡 감모율 증가에 따른 농가 환원 이익 감소 ▲열손실 등으로 인한 원료곡 변질 ▲창고 바닥 균열로 인한 흡습 및 분진 발생 등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노후 창고에는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온도장치 등이 부재하여 양곡을 좋은 품질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양곡을 쾌적한 환경에서 보관하는 것은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인 만큼, 농식품부와 농협은 시설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LG U+ 대전 ‘빵지순례’ 관광객과 손잡고 소상공인 돕는다

성심당 중심 매장 12곳 참여…익시오 앱 인증하면 지역 빵집 쿠폰 제공 LG유플러스는 대전을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 특색을 살린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상공인을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프로모션은 11월 2일까지 3주간 대전 중구 대흥동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번 프로모션은 지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대전의 랜드마크인 ‘성심당’을 중심으로 발전한 ‘빵지순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모션에는 대흥동 일대에 위치한 상생 매장 빵집 12곳과 빵보관소인 ‘으능이랑 성심이랑 상생센터’가 참여한다. 참여 방법은 ‘으능이랑 성심이랑 상생센터 대흥점’을 방문해 익시오 공식 영상을 시청하거나 앱을 설치한 후, 현장 직원에게 인증하면 된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의 대표 AI 통화 앱으로, 통화 녹음 및 요약,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영상 시청을 인증한 모든 방문객에게는 빵보관소 4시간 무료 이용권과 상생 매장 12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3천 원권 2장을 증정한다. 쿠폰과 참여 매장은 현장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빵모았당’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즉시 사용 가능하다. 쿠폰 수령 기간은 11월 2일까지이며, 사용은 11월 30일까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빵지순례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흥동 상생 매장 스탬프 투어도 운영한다. 참여 방법은 상생 매장 12곳을 방문해 현장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빵모았당’ 이벤트 페이지에서 스탬프를 적립하면 된다. 스탬프는 매장에서 결제하지 않아도 방문만으로 적립 가능하다. 스탬프를 3개 이상 적립한 모든 참여자에게는 서울우유 미니팩 1팩을 증정한다. 김다림 LG유플러스 IMC 담당은 “가을을 맞아 대전으로 빵지순례를 오는 관광객과 소상공인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기후 위기는 곧 건강 위기”…멈춰선 시스템, 해법은 ‘협력의 장’[AVPN 2025]

[인터뷰] 카스텐 슈커(Carsten Schicker) 세계보건정상회의 대표 “이제 ‘기후 위기’가 곧 ‘건강 위기’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세계보건정상회의는 정책을 직접 만들거나 실행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사람들을 연결해 더 나은 해법을 찾는 역할을 한다. 지금처럼 불안한 국제 정세에서는 이런 역할이 더 중요하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할 수 있는 ‘공정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카스텐 슈커(Carsten Schicker) 세계보건정상회의(World Health Summit·WHS) 대표는 지난달 11일 홍콩에서 열린 ‘AVPN 글로벌 콘퍼런스 2025’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복잡해진 국제 질서 속에서도 여전히 협력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정상회의는 국제 보건 분야를 대표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정책, 거버넌스, 시민사회, 학계, 민간 부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해법을 논의한다. WHO, 유럽연합(EU), 세계은행, 각국 보건부와 연구 기관이 참여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논의를 통해 글로벌 보건 의제를 형성한다. 2009년 출범한 WHS는 매년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다. 약 3000명이 현장에, 2만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하는데 기후 변화와 건강, 팬데믹 대응, 백신 접근성, 보건 재정 등 주요 의제가 다뤄진다. 올해 회의는 ‘분열하는 세상에서 건강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 for Health in a Fragmenting World)’을 주제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린다. 세계보건정상회의에 2022년 취임한 슈커 대표는 글로벌 헬스 분야 입문 2년 반의 신임 리더다. 민간 부문에서 20년 가까이 전략과 재무를 담당한 경험을 토대로, WHS의 체질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바우어 미디어 그룹(Bauer Media Group)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일하며, 140년 된

한국과 영국, ‘정치로 푸는 기후 위기’ 해법을 논하다

성수동서 열린 ‘기후에너지 혁신간담회’…“정파 넘어 협력해야” 英 보수당 의원단·韓 혁신기업들, 전환 비용·기술 해법 논의 “에너지 전환은 본질적으로 정치의 문제다. 화석연료 산업이 퇴조하고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고, 누군가는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 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장다울 오션에너지패스웨이 한국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기후에너지 혁신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에너지 논의가 지나치게 정쟁화돼 피로감이 크다”며 “영국은 정파 간 차이가 있어도 활발히 토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과 김세연 전 의원을 비롯해 영국 보수당의 마크 가니어(Mark Garnier) 하원의원, 바로네스 커피(Baroness Coffey) 상원의원 등 영국 정치인 2명이 참석했다. 식스티헤르츠, 도시유전, 오션에너지패스웨이 등 20여 개 기후·에너지 혁신기업과 단체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정책 연계와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정치와 기술의 균형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아래는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이다(이름 가나다순). 김세연 前 국민의힘 의원  “에너지 문제를 정쟁에서 분리하려는 시도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였다. 당시 원전에 대한 진영 간 대립은 극심했지만, 시민배심원단 500명이 4개월간 학습과 토론을 거듭한 끝에 공사 재개로 결론을 냈다. ‘비정치화’라는 명분 아래 논의를 배제하기보다, 정치의 절차 안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토론이 이루어질 때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정치가 기후 문제를 다룰 때 생산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감축은 중요하지만, 생산을

iM뱅크, 한국형 녹색채권 1100억 원 발행

이차전지 배터리 제조 시설, 태양광 발전시설 등 프로젝트에 사용 예정 iM뱅크(아이엠뱅크, 은행장 황병우)는 환경 보호와 사회적 가치 창출 등 지속가능경영 실천을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9월 26일 진행된 금번 발행은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달성을 목적으로 하며, 조달된 자금은 이차전지 배터리 제조 시설, 태양광 발전시설, 토양정화시설 등 관련 녹색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iM뱅크(아이엠뱅크)는 이번 녹색채권 발행을 위해 환경부의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K-Taxonomy)등에 부합하는 ESG 녹색채권 관리체계를 사전에 수립하고, 외부 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의 적합성 검토를 거쳐 녹색채권의 적격성과 투자자 신뢰도를 한층 더 높였다. 추후 녹색채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ESG채권 발행을 통해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금융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목표다. 김진태 자금시장그룹장은 “iM뱅크(아이엠뱅크)는 금번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ESG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친환경 금융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우유만 담으란 법 있나요?”…곡물도 품은 종이팩 혁신 

애그테크, 농업의 미래를 짓다<1> 친환경 포장 기술로 농산물 가치 되살리는 ‘리필리’ “농업이 지속가능해지려면 포장재도 달라져야 합니다.”  김재원 리필리(Refeely) 대표의 말이다. 리필리는 비닐·플라스틱으로 포장되던 쌀, 콩, 밀가루 등 농산품을 자원순환이 가능한 종이팩으로 대체한 스타트업이다. 주로 식음료에만 쓰이던 종이팩을 생활용품과 화장품까지 확장하며,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리필리의 출발점은 김 대표가 탄소배출권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품은 의문에서 시작됐다. “플라스틱 대체재 중 종이팩만큼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것은 없는데, 왜 우유 같은 음료에만 쓰이는 걸까?” 실제로, 서울대학교 그린에코공학연구소에 따르면, 종이팩을 100% 재활용하면 연간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함께 320억 원의 원료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직접 세제와 샴푸를 담아 실험해 본 결과, 며칠 지나지 않아 종이팩은 터지고 내용물이 새어 나왔다. 일반 멸균팩은 방수 코팅, 빛과 공기 차단 등의 역할을 하는 펄프·플라스틱·알루미늄 세 가지 소재가 층층이 붙어 내용물을 보호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세제나 샴푸처럼 화학 성분이 강한 생활용품을 담기에는 취약했다. ◇ 5000번 실험 끝에 ‘무접착 초음파 종이팩’ 개발 리필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3중 구조를 유지하면서 소재 비율을 새로 조정했다. 그 결과,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을 3년 이상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또한, 5000번이 넘는 실험 끝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초음파 접합 기술’도 자체 개발해 특허를 냈다. 김 대표는 “초음파 접합은 생산 속도를 20% 높이고 전력 사용량은

[지금은 인구테크] 닫힌 지역은 죽고, 열린 도시가 산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다. 이미 120곳이 넘는 지방이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됐고, 전체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 향후 30년 내 인구 소멸 위험군에 속한다. 농촌뿐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인구가 급격히 줄며 학교·병원·기업이 사라지고, 지역 경제의 순환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 장려, 청년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결국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닫힌 공동체로 남아 쇠퇴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의 인재와 기업을 불러들여 새로운 활력을 창출할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열린 인구테크(Open Population-Tech)’ 전략이다. 해외 기업과 인재가 지역으로 들어와 정착하고, 이를 통해 지역이 다시 살아나는 구조적 전환이다. ◇ 한국의 현실, 그리고 기회 일본 후쿠오카시는 2014년, 일본 최초의 글로벌 창업·고용 창출 특구로 지정돼 외국인 창업자들이 몰려드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싱가포르는 월 소득 3만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3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나 예술·과학 분야의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한 장기체류비자(ONE Pass)를 운영한다. 5년간 유효하며 가족 동반 정주도 가능하다. 포르투갈 리스본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 행사 ‘웹서밋(Web Summit)’을 통해 도시 브랜드 전략으로 삼았다. 매회 7만 명이 넘는 참관객과 수천 개의 스타트업, 투자자가 모이는 이 행사는 리스본을 글로벌 IT 허브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인재와 기업 유치는 단순한 경제정책이 아니라, 도시와 지역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갖췄고, K-컬처의 브랜드 파워와 콘텐츠·바이오·제조 등

“자선은 시작일 뿐, ‘시스템’을 남겨야 지속된다” [AVPN 2025]

[인터뷰] 카바사와 이치로(Kabasawa Ichiro) 일본재단 전무(Executive Director) “교육부는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재단은 기업, 교육부와 함께 온라인 대학 설립에 나섰습니다. 첫해 4000명 이상이 등록했고, 앞으로 5년은 재단이 지원하지만 이후에는 기업이 재정을 맡아 운영합니다.” 지난 4월, 일본 최초의 온라인 대학 ‘ZEN 대학’이 문을 열었다. 배경에는 심각한 사회문제 ‘부등교(不登校·등교거부)’가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23년 초·중학교에서 30일 이상 결석한 학생은 34만6000여 명. IT기업 도완고(Dwango)와 모회사인 일본의 대형 미디어 그룹 ‘카도카와(KADOKAWA)’가 온라인 고등학교를 세운 데 이어, 일본 재단이 대학 설립까지 나선 이유다. ◇ “혼합금융, 시스템을 바꾸는 힘” 지난달 9일 홍콩에서 열린 ‘AVPN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더나은미래>와 만난 카바사와 이치로(Kabasawa Ichiro) 일본재단 전무는 이를 ‘혼합금융(Blended Finance)’ 사례로 설명했다.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스템을 바꾸는 혼합금융이 필요합니다.” 2017년 재단에 합류해 국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카바사와 전무는 NHK 기자로 20년 넘게 일하며 이라크전·아프간전을 취재했던 인물이다. “기자는 문제를 찾아내 보도할 뿐 해결은 남의 몫이었죠. 지금은 재단에서 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제 책임입니다.” 1962년 설립된 일본재단은 일본의 민간 자선재단으로, 해양 정책, 장애 포용, 교육, 고령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지난해 기준 재단의 사업비 지출은 1050억엔(한화 약 1조원), 순자산은 3408억엔(한화 약 3조2450억원)에 이른다. 카바사와 전무는 “단기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 문제 해결 시스템 구축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시스템 구축의 핵심은 ‘협력’이다. “정부·기업·비영리

독거 어르신에 온정 전해…정관장, ‘효배달’ 시즌9 전개

시민·임직원 기부 모아 1800명에 3억원 상당 제품·명절 음식 전달 정관장이 추석을 맞아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 활동에 나섰다. KGC인삼공사는 2일 ‘효(孝)배달’ 캠페인 시즌9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효(孝)배달’ 캠페인은 기업·임직원·시민이 함께 기부에 참여해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건강 제품과 명절 음식을 전하는 활동이다. 2021년 추석부터 시작해 매 명절 이어져 왔으며, 지금까지 일반인 기부자만 약 2만명, 수혜 어르신은 1만명에 달한다. 올해는 서울·용산·동작·마포구 등지에서 1800여명의 어르신을 찾는다. 근력 개선을 돕는 시니어 전문 브랜드 ‘장수율:근’을 비롯해 ‘에브리타임’, ‘활기력’ 등 총 3억원 상당의 제품이 전달된다. 지난 1일에는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중앙봉사관에서 KGC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스타 셰프 이연복과 함께 송편, 전, 동파육 등을 직접 조리해 배달에 나섰다. 오는 9일까지 용산구·동작구·마포구 등에도 정성 담은 ‘효(孝)배달’로 건강을 선물할 예정이다. 기부금은 ‘정관장 펀드’로 조성된다. 임직원 기부금에 회사가 같은 금액을 더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에, 네이버 해피빈을 통한 시민 후원이 보태졌다. 이렇게 마련된 기금은 명절 음식과 건강용품을 준비해 차상위계층 홀로 어르신들에게 전달된다. 캠페인 참여는 오는 10월 13일까지 네이버 해피빈에서 가능하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꾸준한 나눔을 통해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1인 6역은 기본…10년째 이어진 ‘목소리 봉사’ 참여해 보니 [더나미GO] 

더나은미래 기자, 자원봉사자가 되다 <7> 롯데홈쇼핑 ‘드림보이스’ 녹음 봉사 현장  “‘와하하하’를 조금 더 웃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가볼게요.”“마이크는 멀리 두고, 연기 톤 더 넣어주세요!”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 녹음실. 기자가 동화집 ‘여름과 가을 사이’를 한 문장 읽자 조정실에서 서지은 그래픽디자인팀 감독의 피드백이 쏟아졌다. 롯데홈쇼핑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 ‘드림보이스’ 시즌8 녹음 봉사 현장이다. 드림보이스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음성도서 제작 봉사다. 롯데홈쇼핑이 2016년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시즌별로 쇼호스트와 음향감독 등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내 공지를 통해 참여자를 모집한다. 시즌 3부터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드림보이스 서포터즈’ 제도가 도입됐다. 서포터즈는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취업포털 및 대학생 대외활동 플랫폼을 통해 연 1회 공개 모집하며, 지난해 경쟁률은 약 5대 1에 달했다. 지금까지 총 300여 명의 임직원과 80여 명의 서포터즈가 참여해 동화 196권을 녹음했고, 이를 담은 4450세트가 1700여 개 기관에 전달됐다. 드림보이스 사업을 담당하는 이종열 롯데홈쇼핑 커뮤니케이션팀 책임은 “시각장애 아동의 독서, 학습환경과 장애아동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동참하기 위해 10년 째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년 차 쇼호스트의 ‘1인 6역’ 이날 녹음실에는 10년 차 쇼호스트 이휘진 씨가 등장했다. “하이 큐!” 소리와 함께 녹음이 시작됐다. “그 즈음 나라가 평화로워서 각종 행사가 열렸어. 가장 큰 건 나라시험이었지.” 10분 만에 노인·소년·아저씨 등 여섯 가지 배역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조정실에선 “역시 다르다”는 감탄이 터졌다. 이휘진 씨는 “롯데홈쇼핑에

참여가 이끈 25년, ‘아름다운재단’이 묻는 비영리의 내일

[인터뷰]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선의의 경쟁을 통해 조직 안에서 직접 사무총장을 선발할 수 있는 재단이 자랑스럽습니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빙그레 웃으며 “제가 뽑혀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과보다 과정을, 그리고 그 과정을 가능하게 만든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아름다운재단은 2023년 8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내부 경쟁을 통해 총장을 선출했다. 팀장 경력 5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총장의 문’을 재단 안으로 열어둔 것이다. 그 결과 2008년부터 홍보, 사업, 경영 업무 등을 거쳐 정책기획실장까지 재단에서 15년을 보낸 김진아 씨가 ‘내부 선발 1호 총장’으로 선출됐다. ◇ 작은 ‘참여’가 쌓여 사회 변화를 이끌다 신학대학을 졸업한 그는 기독교 잡지사와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운동가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변화와 대안을 고민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해 책을 펴냈다. 그러나 글만으로는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끼고, 보다 직접적인 실천의 장을 찾아 재단으로 향했다. 올해로 취임 2주년을 맞은 그는 재단 25주년의 의미를 “참여가 끌고 온 시간”으로 정리했다. 그는 재단 창립 25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재단 사무국에서 진행한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관람한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전시 ‘리미널(Liminal)’을 언급했다. “‘리미널’은 문턱과 경계, 이중성을 뜻하는데, 그 지점에서는 가능성과 불안정성이 함께 드러납니다. 재단의 성격도 그렇습니다.” 2000년 소득의 1%를 기부하는 ‘1%나눔 캠페인’로 출발한 아름다운재단은 시민 참여 덕분에 안정적이면서도, 특정 오너십이 없어 늘 긴장 상태를 안고 있었다. 김 총장은 “이중성을 다양한 참여로 다뤄왔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