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하우스 쉼터지기 정진씨 자살에 상처받은 이들 아픔 치료하는 쉼터 명상·텃밭 가꾸기 등 부지런한 생활 통해 우울증 예방 효과도 ‘식구들’ 서로 의지하며 삶의 용기 되찾는 계기 김민석(38·가명)씨는 27년간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있었다. 병원 내에서도 벌써 다섯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약효가 가장 강한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그의 망상과 발작은 나아지질 않았다. 그런 그가 7개월 전, 마음쉼터 ‘위드하우스(with house)’를 만났다. 그의 우울증은 하루가 다르게 치료되기 시작했다. 온종일 병실에 누워 꼼짝하지 않던 그가 이제는 하루 일정을 미리 계획하기 시작했다. 명상, 식사, 청소, 운동, 텃밭 가꾸기, 독서 등 잠시도 누울 겨를이 없다. 아버지를 피해 폐쇄병동에 스스로 입원했지만, 이제는 아침마다 아버지를 포옹하고, 감사 인사를 전한다. 김씨는 “매일매일이 행복해졌다”며 미소를 짓는다. 위드하우스는 김씨처럼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 자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마음 쉼터’다. 지난 2년 동안 50여명이 위드하우스에서 마음을 위로받았다. “마지막 순간에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주면 삶을 포기하지 않아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지 못해 아파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위드하우스 쉼터지기 정진(55)씨가 나직이 말했다. 사회복지사이자 상담가인 정씨는 서울 연희동에 있는 자신의 주택 2층을 내어, 쉼터로 꾸몄다. “왜 이곳이었느냐”고 묻자, 정씨가 창밖 소나무 숲을 가리킨다. 8년 전, 서울 연희동으로 이사 온 그녀는 주택가를 감싼 소나무 숲이 민간에 매각돼, 보존이 어려울 것이란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소나무 숲에 살고 있는 초본 식물, 목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