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명 운동으로 많은 청소년 공감 얻어… 국제 개발 협력 늘리는 데 도움될 것”

백일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 “많은 청소년과 네티즌들이 지구촌 일원으로서, 개도국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것은 앞으로 국제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아동노동 반대의 날'(6월 12일)을 앞둔 지난 4일, 세종특별시 한솔초등학교에서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에 참석한 백일현<사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의 말이다. ―개발도상국의 보편적 초등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ODA(공적개발원조) 기금 확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ODA 기금을 GNI(국민총소득) 대비 0.25%까지 확대키로 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1945년부터 99년까지 우리나라는 약 128억불을 원조받았다.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원조가 큰 힘이 되었다. ODA 예산은 최근 7년 동안 연평균 21%가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전 세계적인 ODA 규모는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17% 증가해 올해 최초로 ODA 총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ODA 확대는 현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포함돼 있을 만큼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다. 복지 공약 재원, 경기 침체 등으로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할 예정이다.”(2007년 GNI 대비 ODA 예산은 0.07%에서 2012년 0.14%까지 늘었다) ―지난 2월, ‘더나은미래’는 분절화된 한국형 ODA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취재보도했다. 올해도 26개 부처에서 각각 ODA를 시행하는 등 분절화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분절화는 여러 기관이 나눠서 ODA를 해서 문제라기보다는 관계 기관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을 연계하는 노력이 부족한 게 문제다. 우리나라는 1987년 대외경제협력기금이 생겨서 유상원조를 먼저 시작했고,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이 생기면서 무상원조를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⑥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 8만명이 쓴 메시지 “더 이상 학교 못 가는 어린이 없게 해주세요” 돌깨는 소년 비샬 동영상 학교서 아이들 보여주자 서명에 7만4906명 참여 온라인에도 6353명 모여 “나만 행복해서 미안해요” 매달 5000원씩 용돈 모아 비샬에게 기부하는 학생도 “탁탁탁탁.” 화면 속 소년은 자기 키만 한 망치를 두 손에 들고, 온 힘을 다해 바위를 내리치고 있었다. 네팔의 산골 소년 비샬(10)이다.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비샬은 ‘돌 깨는 일’을 하며 생계를 책임진다. 망치로 내리친 돌의 파편이 비샬의 눈에 들어가자, 화면을 바라보던 아이들도 눈을 찡그렸다. 영상이 끝나자, 12명이 차례차례 연단 위로 올라갔다. 일렬로 어깨를 맞대고 선 아이들이 양손에 파일을 펼쳐들었다. 그리곤 각자 준비해온 소감문을 야무진 목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비샬처럼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고 노동을 착취당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전 세계 고통받는 친구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월 4일, 세종시 한솔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 현장. 낭독을 마친 아이들은 품에 안아든 상자 12개를 백일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에게 전달했다. 상자 속에는 아동노동 착취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서명 용지가 가득 담겨있었다. ◇8만명이 참여한 아동노동 반대 서명 캠페인 현재 전 세계 76개국 아동 2억1500만명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4배에 이른다. 이 중 매년 2만2000명이 노동 착취로 사망하고 있다. 아동노동은 빈곤과 직결되어 가난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개선되기 어렵다.

“이윤만 추구하니까 사고가 나는 것… 사람이 최우선인 경제관념 필요해”

[인터뷰] 피아시 카림 방글라데시 브락대학 교수의류공장 잇따른 산업재해는 정치·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생계 도맡던 이들 다쳤으니 국가 경제도 타격받게 돼 의류봉제공장의 열악한 노동 조건과 관련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장의 붕괴나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방글라데시·파키스탄·캄보디아·베트남·중국 등지에 있는 의류·신발공장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브락(Brac)대학 경제사회학자인 피아시 카림(Piash Karim·사진) 교수를 만나 의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실태와 사고 원인에 대해 들어봤다. ―라나플라자 사고를 비롯한 의류 공장에서 연이어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뭔가. “개발도상국의 산업재해는 그 안에 깔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우선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천민자본주의 사고다. 둘째로, 점차 심화하고 있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다.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간극이 점차 확대되다 보니 소외당하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었다. 끝으로 정치의 부패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국회의원의 35%가 의류 공장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도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실제 의류 공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실태와 이번 사고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아침 7시 30분쯤 샤바르처럼 의류봉제 공장이 밀집해있는 지역에 가보라. 1000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가 공장으로 걸어가는 걸 볼 수 있다. 8시부터 일을 시작하면 보통 밤 9~10시까지 일한다. 초과근무를 규제하는 노동법이 있지만 지키는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인 월 3000다카(한화로 약 4만원)만 받아서는 생활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이들 중

[기고] 모금회 사업 신청절차가 더 가벼워집니다

김석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외협력본부장 5월 28일자 ‘더나은미래’의 사회복지사 관련 특집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자살사건을 계기로 짚어본 적절한 기획이었다. 복지가 국가적 화두가 된 요즘에도 여전히 열악한 민간 사회복지사들의 근무 여건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복지의 일선 현장을 지키는 그들의 의욕이 꺾인다면 그 손실과 피해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들이 얘기한 애로점 가운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공동모금회에 관한 지적은 한마디로 ‘사회복지기관·시설들이 공동모금회에 배분 신청을 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으로, 그동안 현장에서 종종 제기돼온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동모금회는 이러한 현장의 불편을 덜기 위해 절차 간소화 작업에 들어가 있다. 신청 기관과 사업 내용에 대한 사전 심사, 그리고 사후 평가 과정에서 제출 서류 등을 줄여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대신 현장 실사와 다면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일선 현장의 어느 정도 수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국민의 소중한 성금이 투명·공정하게 배분되기 위해선 세밀한 검증 장치가 함께 가동되어야 한다. 허위 기재나 지원금 부당 사용 등 소수의 일탈 사례로 인해 선의의 많은 시설이 피해를 보아선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모금회에 지원 신청을 할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시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동모금회는 이들의 취약한 행정 여력을 감안해 지난해 소규모 시설만을 대상으로 22억원을 별도 배정했고, 올해는 두 배로 늘려 45억원을 전국 16개 시·도 지회를 통해 배분한다. 많은

[청년, 기업사회공헌을 만나다] ① 신요한 SK 사회공헌팀 PL

“기업이 가진 IT역량, 사회공헌에 발휘할 수 있어 뿌듯하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청년·대학생 대화의 장 취약계층 일자리 만든 ‘행복도시락’ 에피소드 등 사회공헌하며 겪었던 경험과 시행착오 전달 “2004년 초반에 유괴 사건이 많이 발생했어요. 사회공헌으로 ‘휴대폰 미아 찾기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당시 SK텔레콤에서 발신번호표시, SMS 서비스 등 상품 기획을 해본 경험을 살린 거죠. 경찰청,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연계해서 미아정보를 송출했는데 목포에서 잃어버린 자폐아를 두 달 만에 전주에서 찾았습니다. 그날이 일요일이었는데 방송 3사 뉴스에 보도되었어요. ‘휴대폰이 돈 먹는 하마인 줄 알았는데 잃어버린 아이들도 찾는다’는 최일구 앵커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울컥했습니다.” SK의 사회공헌을 담당하고 있는 신요한 PL(Project Leader)이 10년 전, 개인적인 ‘끼(강점)’를 살렸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전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열린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첫 번째 행사 현장. 신요한 PL을 만나기 위해 여고생, 소셜벤처 대표, 휴가 나온 군인, 대학생까지 30명에 가까운 다양한 청년들이 모였다. 10년 넘게 SK 사회공헌을 맡고 있는 신요한 PL은 ‘가장 완성도 있게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행복도시락 사업을 꼽았다. 그는 “SK는 통신·정유 등 장치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 직접 고용이 적은 아쉬움이 있었다”며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모델로 전국에 행복도시락 센터를 만들기 시작, 전국 29개소에서 380명을 고용하고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2012년 말 기준). 이 중 21곳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올해 초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SK의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① 김영기 LG CSR 부사장

“CSR, 1년에 한 번 건강검진해야회사 경영도 더 좋아질 수 있어” 글로벌 사업무대 서려면 사회공헌은 이제 필수 건강한 CSR 발전 위해 자체 체크리스트 만들어 요즘엔 신제품 기획부터 CSR 담당자도 참여해 사회적 이슈 담으려 노력 기업이 못보는 사회문제 외부에선 볼 때 많아 냉철한 조언 받으려고 고객·투자자 등 포함한 자문회의 꾸준히 열어 멀게는 방글라데시 공장사고·유럽의 말고기 파동부터 가깝게는 남양유업·CU편의점 사태까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한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거세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CSR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의 리더를 만나는 기획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LG그룹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총괄하는 김영기 ㈜LG CSR부사장이다 LG그룹은 최근 자체 CSR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7개의 국제 기준을 참고해 1300개의 지표를 발굴했다. 유니레버·필립스·바스프·GE 등 18개 글로벌 혁신 기업의 CSR 보고서를 벤치마킹했다. 이중 중복되거나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을 걸러내 150개 지표를 구성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이를 시범 실시한 후, 최종 83개의 지표를 결정했다. 올 초 이뤄진 작업이 지난 5월 끝났고, 7월부터 국내 전 계열사와 해외 일부 지사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김영기(58·사진) ㈜LG CSR부사장은 이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1979년 럭키화학(현 LG화학)에 입사한 이래 34년째 LG그룹에서 근무해온 ‘LG맨’이다. ―왜 CSR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나. “LG의 CSR 건강도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계열사별로 CSR 민감도가 차이 난다.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계열사에선 ‘사업하기도 바쁜데 왜 CSR 하느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LG전자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CSR을 하지 않으면 아예 사업하기조차 힘든 계열사도 있다.

“기업 사회공헌 평가 제대로 해야 경제 정책 바로 세울 수 있어”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 애플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10조원을 탈세했다는 의혹에 대한 미국의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상황은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국가’는 재정이 쪼그라드는 데 반해 초다국적 ‘기업’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면서, 기업과 국가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회계학회장을 역임한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사진)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 대목이다. ‘기업의 국가·사회 공헌도’를 정확히 평가해야,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회계학과 교수 7명이 함께 뭉쳐 3개월에 걸쳐 1800개에 달하는 기업의 공시 회계 자료를 분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이뤄지는 평가 작업이다. ‘더나은미래’와 한국기업공헌평가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6월 13일, 이번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콘퍼런스에 앞서 이번 작업을 주도한 이종천 교수를 만나 그 취지와 의미를 물었다. ―기업의 국가·사회 공헌도를 어떻게 평가했는가. “회계는 용어가 어렵다. 매출이란 게 뭔가. 기업이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이 그것을 산 것이다. 그 가치를 인정한 셈이다. 이를 ‘가치창출’이라는 용어로 바꿨다. 수출은 외화를 벌어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외 의존형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첫번째 부문 ‘가치창출과 외화가득’으로 분류했다. 2부문은 총급여와 법인세를 통해 ‘국민소득과 국가재정’에 얼마나 공헌했느냐를 봤다. 급여란 국민이 기업 활동에 참여하여 받게 되는 소득이요, 법인세는 국가 재정의 핵심 요소이고 그 원천은 기업이다. 3부문은 경제 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되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업의 공헌을 평가하는 것으로, 고용인원 수로 살펴봤다. 4부문은 ‘국가 경쟁력 제고’에 대한 기업의 공헌을 살펴보는 것으로 국제특허건수,

“추장문화 남아있는 가나 사회공헌을 의무로 여기죠”

구장연 AK가나우드 사장 “가나에는 마을마다 외국 기업이 지켜야 할 사회공헌 규칙이 있습니다.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은 해당 지역에서 비즈니스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11년 동안 가나에서 합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구장연 AK가나우드 사장의 조언이다. AK가나우드는 지난 2002년 수도 아크라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아킴 오다 지역에 설립됐다. 현지인 300명을 채용한 중소기업이다. 2008년부터 2년 연속 토고·가나·예멘·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수여하는 ‘아프리카 비즈니스 상(Africa business award silver)’을 받았고, 가나 수출기능청은 지난해 AK가나우드를 ‘가나 합판 부문 골드어워드’로 선정했다. AK가나우드가 마을 주민과 화합해 아킴 오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가나의 추장 문화를 잘 이해하고 소통한 덕분”이라면서 “가나에서 외국인으로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지역사회 책임을 어느정도 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수도 아크라를 제외한 가나의 대부분 지역에는 추장, 족장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대통령·국무총리가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추장(나나·Nana)을 찾아갈 정도로 이들의 권한은 막강하다. 구 사장은 “추장과 마을 유지(엘더)들의 허가 없이는 해당 지역의 나무를 벌채·수출할 수 없고, 산림청에서도 벌목권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 지역에서 기업이 지켜야 할 사회공헌 규칙도 추장과 마을 유지들의 합의로 결정한다. 이들은 기업의 개발 사업이 지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훼손과 보상의 정도를 세밀하게 따져 제시한다. 벌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야생 동물 보호 비용, 나무를 이동할 때 훼손되는 농지의 관리 비용 등 다양하다. 외국 기업일수록 조건은 더 까다롭다. AK가나우드는 아킴 오다 지역에서

美 선키스트·AP처럼… “협동조합은 자선 아닌 사업이다”

협동조합 대표 3인 좌담회 바야흐로 협동조합 설립 붐이다.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후 5개월 만에 1000개에 가까운 협동조합이 결성됐다. 출자금 제한도 없고, 설립동의자 5명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으니, 동네 빵집·시장상인·대리운전기사·퀵서비스 기사 협동조합을 비롯해 심지어 무속인 협동조합도 생겼다. 문제는 ‘얼마나 많이 만들어졌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살아남느냐’다. ‘더나은미래’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준비 중인 3인을 만나 현재의 고민을 들어봤다. 좌담회에는 해피브릿지 송인창 이사장, 지역농업네트워크 박영범 대표,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경창수 이사장이 참여했다. 사회= 주식회사나 사회적기업에서 협동조합으로 법인격을 전환했거나 전환 준비 중이다. 이유는 뭔가. 송인창= 2000년 창업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이 300억원이 넘고, 직원이 100여명에 달했다. 회사가 커지고 직원도 늘어나니 첫 마음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신입직원들은 애초에 우리 창업자들의 미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변화를 고민하던 차에 협동조합을 알게 됐고, 회사가 더 커지기 전에 과감히 밀어붙였다. 경창수= 우리는 2000년도에 창립을 해서 13년째다. 직원은 70명가량, 연 매출은 30억 정도다. 2월 23일 전환 총회를 하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지금의 의료시스템은 공급자인 의사가 많은 정보를 갖고 환자에겐 선택권이 없다. 또 기존 의료는 예방 사업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의료시스템을 만들자’라는 취지로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비보험·비급여 항목에 대한 적절한 가격으로 진료받을 수 있다. 박영범= 우리는 농업경영 컨설팅을 하는 곳이다. 1998년 다섯 명이 시작할 때, 우리의 꿈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즐겁게

“참사 낳은 노동착취… 소비자가 윤리적으로 구매하면 막을 수 있어”

[인터뷰] 이기대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아름다운가게’가 지난달 24일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의류 공장 참사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긴급 모금을 시작했다. 전국 130개 아름다운가게 매장에 모금함을 설치했고, 네이버 해피빈과 다음(Daum) 희망해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소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 안국동에 1호점을 오픈한 지 11년. 누적 기부금 220억원, 상근 간사 300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가 세계로 나눔을 확산할 채비를 갖췄다. 이기대<사진>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는 “앞으로 해외 어려운 이웃을 위한 아름다운가게의 기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가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 사고 피해자를 위해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참사로 최소 1120명이 죽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지금도 셀 수 없이 많은 노동자가 콘크리트 잔해 속에 남아 있다. 사태가 심각한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한데, 이슈화되지 못하고 묻혀 버렸다. 외신들도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불통이 튈까 봐 소극적으로 보도하더라. 많은 사람에게 방글라데시 현장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도움을 전하고 싶었다.” ―아름다운가게도 해외 구호 사업을 진행해왔나? 주로 국내 매장을 중심으로 물품 기부 문화를 확산해 왔는데. “아름다운가게 매장 수익금은 국내 소외 계층뿐만 아니라 해외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쓰인다. 2007년 갠지스 강 폭우로 인한 기후 난민 지원을 시작으로 베트남·방글라데시·우간다 등에서 긴급 구호를 진행했다. 시민들의 정기 후원금이나 기증 물품을 전달하기도 하고, 소외된 지역 마을에 도서관을 건립하고, 소수민족 어린이 교육도 지원한다. 주로 영국의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구호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개도국 현지 비영리단체를

“SNS보다 중요한 건, 잘못된 관행 바꾸는 것”

[SNS 분석 전문가 장덕진 교수] 포스코·남양유업 사건 SNS 통한 ‘을’들의 반란… 독점적인 ‘갑’ 무너뜨려 사태 대응과 홍보는 일시적인 수단에 불과 SNS 활용 성과 높이려면 소통의 중요성 인식하고 담당자에 권한 부여해야 최근 포스코에너지, 프라임베이커리, 남양유업 사태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한층 높아졌다. SNS 분석 전문가인 장덕진(46)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많은 기업으로부터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느냐”는 문의를 받기 바쁘다. 장 교수는 ㈜사이람에서 2012년 기업과 정부기관의 SNS 계정을 유형별로 분류, 성과를 분석한 자료를 인용하며 “SNS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대표가 SNS 중요성을 인식하고, 짧은 시간 내에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담당자에게 상당한 권한을 부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CEO들은 ‘젊은 사람이 이거 한다더라’ 수준으로 보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을 비롯한 최근 사태가 갖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인가. “과거의 시스템은 독점의 ‘갑(甲)’이 서로 분산된 ‘을(乙)’들에 압박을 가했으나, 지금은 을들이 SNS를 통해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수퍼 갑은 결국 독점적 지위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면 지금의 민주당은 비효율적인 조직이기에 안철수 의원에게 휘둘리는데, 똑같은 현상이 기업에도 발생한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갖추더라도 자본주의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경제계의 민주당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이 SNS에 대해 문의할 때 사태 대응과 홍보에만 집중하는데, 룰을 고치지 않고서는 홍보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기업에 억울한 일들도 물론 많이 일어날 수 있겠지만, 리스크 관리를 원한다면 동시에 기업의 비합리적인 관행을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⑤ 아동노동착취반대 서명운동

망치 든 비샬의 여린 두 손에 책을 쥐어주세요 네팔의 산골 소년 비샬(10)은 매일 이른 새벽, 집에서 2㎞ 떨어진 공사장에서 ‘돌 깨는 일’을 시작한다.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6시에 시작한 일은 저녁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난다. 비샬은 책을 들고 학교에 가고 싶지만, 그의 손에 든 것은 망치일 뿐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4배가 되는 2억1500만명의 아이가 아직도 아동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먼지·화염이 발생하는 일, 고층 빌딩에서의 일,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일 등 ‘위험한 일(hazardous work)’에 종사하는 아이는 1억1500만명에 이른다(2010년 국제노동기구 보고서 기준). 비샬은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에서 전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5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의 주인공이다. 이 대회는 국내 학생들이 지구촌 빈곤 아동에게 희망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내는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비샬과 같은 아동 노동 착취 현장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희망모금 캠페인이 포털사이트 다음 희망해(http://hope.agora.media.daum.net)에서 시작되었다. 모금 사이트를 오픈한 지 이틀 만에 네티즌 600명의 서명을 받아, 심사를 거쳐 모금이 진행되었다. 지난 3일부터 시작한 모금의 참여자 수는 1850여명(5월 9일 기준). 해외 취약계층아동 50명을 지원하는 희망 모금액도 6일 만에 238만원이 모였다. 목표 모금액인 500만원의 47%가 모인 것이다. 다음 아이디 ‘beckie’씨는 “작은 시작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후원하겠다”며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망치 대신 책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댓글을 달았다. 아동 노동 착취에 반대하는 서명 캠페인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