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싶은데 책이 없어요”… 아프리카 소년 위해 만든 그림 산수책

산수책 만든 ‘웰던 프로젝트’ 디자이너 조동희씨와 전문 자원봉사자 14명… 초등 저학년 타깃으로 제작 오는 27일, 산수책 400권…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전달 아프리카 아이들이 주인공인 ‘산수책’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손으로. 산수책의 주인공은 곱슬머리·흑갈색톤 피부의 아프리카 아이다. 이름은 디디에(Didier)로, 코트디부아르 출신 유명 축구선수인 디디에 드로그바를 연상시킨다. 사칙연산에는 기린, 파인애플 등 아프리카와 친숙한 소재가 이미지로 사용됐다. 넬슨 만델라·오바마 대통령 등 아프리카와 관련이 깊은 유명인들도 책에 소개됐다. 작년 여름, 책을 본 탄자니아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사립학교 교장은 200권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다. 이 산수책을 만든 건 한국의 디자이너 조동희(31)씨와 지인들이 속한 디자이너그룹 ‘웰던프로젝트(Well-done project)’다. 시작은 우물이었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아프리카의 메마른 땅에 깨끗한 물을 줄 순 없을까’. 월드비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디자이너 조씨는 2009년 사진·영상에 관심 있던 지인 4명을 모았다. 엽서 제작·판매, 네티즌 모금, 아티스트들의 텀블러 디자인 판매 수익 등 1000만원을 모아 콩고민주공화국에 식수펌프 1개를 만들었다. 두 번째 도전은 2010년 여름 방문한 잠비아 은테베학교에서 시작됐다. 교실이 모자라 밖에서 공부하고, 학교가 부족해 10㎞를 2~3시간 동안 걸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조씨는 학교를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잠비아 아이들의 그림으로 만든 티셔츠도 판매하고, 자신의 블로그(http://welldonep .tistory.com)에 ‘웰던프로젝트’ 이야기도 연재했다. 출장비로 사용하라고 1000달러를 쾌척하는 이도 있었고, 사진전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고(이준현 사진작가), 자선 공연을 여는 인디 밴드(게이트플라워즈)도 있었다. 후원금이 900만원 남짓 모였지만 역부족이었다. 10배나 되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Cover Story] [신년 대담] 손병두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과 유영학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에게 공익분야의 길을 묻다

새해 소원요? 나눔이 변함없이 잘 이어지는 거죠 손병두 이사장 – 올해로 재단 운영 7년째 “교육자로서 의식 가져라” 직원들에게 신년사로 강조 유영학 이사장 – 공헌 효과 높이기 위해 가급적 여러 기관과 협력 나눔국민대상 수상키도 한 손엔 논어·한 손엔 주판 들어야 하는 기업인… “도덕적으로 잘 벌어서 진정성 있게 잘 써야죠” 사업계획·결산자료 모두 정부에게 감독관리 받아 재단의 투명성 높아져 공익재단 운영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명의식 정부 사각지대 메우기 위해 질적 성장 고민할 것 ‘자본주의의 꽃’. 공익재단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이 번 돈을 선뜻 사회에 내놓고, 공익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록펠러재단, 카네기재단, 빌 게이츠&멜린다재단 등 선진국에선 자본주의만큼 공익재단의 역사도 깊다. 우리나라에도 국내 최초의 공익재단인 양영재단이 출범한 지 70년이 됐다. ‘더나은미래’는 국내 최대규모 재단인 삼성꿈장학재단 손병두(72) 이사장과 현대차정몽구재단 유영학(57) 이사장을 만나, ‘향후 5년, 공익재단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신년 대담을 가졌다. 사회=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국내 대표그룹 회장들이 신년사에서 사회공헌 관련 키워드를 언급했다. 두 분은 올해 신년사에서 어떤 점을 강조했는가. 손병두=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재단 신년사에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단순 사무직이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소명의식을 가지라’고 얘기했다. 장학생들에게는 ‘확실한 국가관을 가지라’고 했다. 7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장 밀착형 복지를 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유영학= 우리 재단은 2007년에 설립됐지만 2011년 말에 이름을 현대차정몽구재단으로 바꾸고 2년 동안 새로운 사업을 많이 벌였다. 올해는 사업을 내실 있게 운영하면서,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보완하려고 한다. 미국의

역할 커진 공익 분야… 그만큼 고민도 늘어

더나은미래팀이 선정한 2013 공익분야 10대 뉴스 올해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2조411억원으로 5년 만에 3배가 늘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을 통해 1000개의 가까운 창업팀이 ‘(예비)사회적기업’ 문을 열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년째, 지난달까지 협동조합 신고는 3148건으로 하루에 10건꼴이다. 2013년은 공익 분야의 양적인 성장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더나은미래가 지난 1년간 공익 분야 10대 뉴스를 짚어봤다. 01 고액 기부 전략 시동 건 비영리단체 지난 1월 더나은미래가 모금액 100억원 이상 비영리단체 9곳을 대상으로 ‘향후 5년 한국의 기부·모금 트렌드’ 심층설문을 실시한 결과, 모두 ‘고액 기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아너소사이어티(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회원은 6명이었지만, 현재 406명으로 올해 초(218명)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02 조세특례제한법 반대 여론 후끈 소득공제 종합한도 대상에 교육비, 신용카드 사용액 등에 지정 기부금을 포함, 25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인정하는 ‘개정 조세특례제한법'(제133조2항)으로 인한 비영리단체(NPO)의 반발이 뜨거웠다. 고액 기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는 ‘악법’이자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9월,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항목 중 ‘기부금에 대해서는 금액별로 세액 공제율을 차등적용하겠다’고 밝혔다. 3000만원 이하는 15%, 3000만원 초과 기부금은 30%의 공제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03 수면 위 떠오른 사회복지사의 현실 올 초부터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4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사회복지사의 복지 이슈가 떠올랐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사 결과, 사회복지 공무원의 95%, 민간 사회복지사 65.2%가 민원인의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였다. 하반기부터는 지자체별로 대책 마련 움직임이

기부천사 된대요, 짠돌이 스크루지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나눔공연… 27일 서울서 ‘스크루지 퍼포먼스’ 최불암 후원회장 지휘로 연극 나눔활동 계획 이홍렬·김경란 홍보대사 “무대 오르겠다” 맹연습 전국 21개 후원회는 운영 자금 모금 도와… 수익은 위기아동에 전달 “금고에서 썩어가는 돈으로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줄 수도 있었어. 하지만 넌 외면했지.” 김경란 아나운서의 숙연한 목소리에 최불암씨가 목소리를 높인다. “아냐, 더 추궁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던 김 아나운서는 최 회장이 짚어주는 톤을 몇 번씩 흉내낸다. “옳지, 그거야.” 마침내 떨어진 ‘오케이’ 신호에 김 아나운서는 “아, 너무 힘드네”라고 한다. 최불암씨는 “아냐, 소질 있어”라며 “모두 김경란 대사에게 박수”라고 외친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6명의 연극인이 박수갈채를 보낸다. 금요일 오후 이들이 모인 이유는 ‘나눔 공연’ 준비를 위해서다. 오는 27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릴 공연 제목은 ‘스크루지 퍼포먼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인 최불암씨를 비롯,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김경란 아나운서와 개그맨 이홍렬씨가 무대를 위해 함께 뭉쳤다. 이번 공연의 스크루지는 표독한 구두쇠가 아니다. 김경란 아나운서는 “동화(찰스 디킨스 作)와 달리 그저 노후를 위해 열심히 벌고 아낀 사람으로 스크루지를 각색했는데, 관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무엇이든 넘쳐나지만 이를 가치있게 사용하는 데는 인색한 현대사회에서 나눌 때 더 행복하다는 걸 함께 느끼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했다. ‘스크루지 퍼포먼스’ 공연은 온전히 ‘후원자’ 손에 의해 탄생했다. 구상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모두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가 맡은 것. “재단의 지역본부가 있는데, 본부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바뀌다 보니 지역의 사회복지기관이나 23만

“전 세계 나눔문화 배우려 지구 한 바퀴 돌았죠”

세계일주한 모금가 부부 이민구·구지연씨 1년 동안 세계 나눔문화 여행을 다녀온 모금 전문가(펀드레이저) 부부가 있다. 이민구(3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공헌사업본부 대리)·구지윤(34·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박사)씨다. 2006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태스크포스팀에서 함께 일한 이들은 50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한 2011년 10월 결혼했다. “매일 밤늦게까지 고액 기부 토론하느라 둘 다 집에 못 들어가다보니, 빨리 결혼해서 밤새도록 기부·모금 이야기를 나누자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100번째 회원이 탄생하던 날, 이들은 한국을 떠났다. 태국에서 시작한 세계일주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5대륙에 걸쳐 이뤄졌다. 세계 기부지수 1위인 호주에선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관광열차를 만들어낸 호주 퍼핑빌리 마을,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채식카페 프랜차이즈도 방문했다. 공유 경제의 발상지인 브라질 아라첼리 마을도 찾아갔다. 이 마을에 입주한 기업들은 수익의 3분의 2를 지역 발전을 위해 기부하고, 3분의 1을 기업에 재투자한다. 구지윤씨는 한국에 도입하고픈 기부 이벤트로 영국의 ‘산타런(Santa Run)’을 소개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2000여명의 영국 시민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런던 시내를 달립니다.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두 펀드레이저가 돼서 정해진 트랙을 완주하는 조건으로 지인들로부터 기부를 받아요. 산타 옷엔 기부금을 전달할 단체나 대상을 새겨넣고요. 산타런 거리엔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들의 홍보 부스가 빼곡하게 들어 있고 이를 후원하는 기업들도 셀 수 없이 많아요. 나눔 축전인 거죠.” 이민구씨는 터키에서 체험한 이슬람 나눔 문화를 언급했다. “15억명의 이슬람 신자들은 일출 후 일몰까지 한 달간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을 철저히 지킵니다. 알고 보니 금식을 통해

[청년, 기업사회공헌을 만나다] ⑬ 홈플러스 사회공헌팀 황애경 팀장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물건 사면 기부하는 착한 소비, 기업 사회공헌 이끌어” 지난 11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즈돔이 주최한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마지막 13번째 강연이 서울 역삼동 동그라미재단에서 열렸다. 마지막 강연자는 황애경 홈플러스 사회공헌팀 팀장. 이날 황 팀장은 청중 앞에서 ‘어린생명 살리기 캠페인’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백혈병을 앓는 아이들이 매년 1300명 정도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병이 악화되기 전에 치료를 받으면 완치율이 75%에 달하지만, 부모의 연령대가 30대 초반인 경우가 많아 치료비를 자체 부담하기 어렵습니다.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작년부터 284개 회사와 공동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어요. 매장 방문 고객이 생명의 쇼핑카트 로고가 붙은 상품을 사면, 해당 기업이 판매 금액의 1%를 기부합니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금액을 출연해 연 30억원의 기금을 마련합니다. 지금까지 197명의 아이들에게 치료비를 전달할 수 있었어요.” 황 팀장은 “착한 상품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있음을 드러내는 사례”라며 “사회공헌 활동 결과 중 유의미한 내용을 분석해, 협력업체의 추가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연이 무르익을 즈음, 한 청중이 질문을 던졌다. “유통업계는 최근 동반성장,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끊임없이 요청받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황 팀장은 ‘사회공헌 R&D’ 사례를 들었다. “2년 전 협력업체를 포함한 140개 기업 CEO를 대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지를 조사했어요. 약 40%가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예산과 노하우가 지원된다면 사회공헌을 진행할 것인지’를 물었더니 78% 정도가 참여 의사를 표시하더라고요.

시각장애인이 그렸습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엄정순 ‘우리들의 눈’ 디렉터 17년 전 회화과 교수 관두고 시각장애인예술협회 설립 처음엔 예술적 호기심에 시작 점차 깊은 사회적 편견 느껴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그들도 예술활동 할 수 있어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 같죠 ‘바람도 찍을 수 있나요?’ 한 여성의 귀를 촬영한 사진 옆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한빛맹학교에 다니는 김희수(15·중3)양이 찍은 사진이다.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을까’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 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화동 ‘우리들의 눈’ 갤러리에는 한빛맹학교·서울맹학교·청주맹학교·충주성모학교 등 시각장애인 학생 100여명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어나더 아트 클래스(ANOTHER Art Class)’라는 제목의 전시회엔 사진뿐 아니라 그림·입체·타일·판화 등의 작품도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다른 감각을 활용해 시각적인 표현을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를 뿐이죠.” 엄정순(52)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우리들의 눈(이하 ‘우리들의 눈’) 디렉터가 입을 열었다. 뮌헨 미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건국대 회화과 교수로 활동하던 그녀는 17년 전, 교수를 그만두고 시각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단체를 설립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생각을 표현하는지 알고 싶어 3년간 맹학교에서 미술 자원봉사활동을 한 게 계기였다”고 한다. 예술적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엄 디렉터는 점차 시각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은 아무것도 못 보고,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면서 사회는 이들의 가능성을 외면했다는 것. ‘우리들의 눈’은 현재 4개 맹학교를 찾아가 매주 1회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11개 맹학교와 함께 순회 아트프로그램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시각장애 학생들이

8년간 ‘공부하는 리더’ 중요한 건 진정성이더라

권택명 외환은행나눔재단 상근이사 2005년 12월 설립된 KEB외환은행 나눔재단은 국내 은행계에서 최초로 설립된 공익 재단이다. 재단 출범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 외환은행의 사회공헌을 이끌어온 인물이 있다. 권택명 상근이사<사진>다. 올해 12월로 임기를 마치는 그는 “기업 사회공헌의 중요한 두 가지는 ‘진정성’과 ‘전략성’인데 그중 제일은 ‘진정성’이더라”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1969년 1월 외환은행에 입사한 권 이사는 지난 45년간 ‘외환은행맨’의 길을 걸어왔다. 7년간 일본 도쿄 외환은행 지점에서 근무했고, 국내로 복귀해 외환은행 사무혁신부장·이사회지원반장·강남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8년간 공익 재단을 이끌어온 권 이사는 ‘공부하는 리더’였다. 국내외 기업의 우수 사회공헌 사례, 국제 개발, NPO 등 공익 분야 전반을 연구하고 관련 세미나·콘퍼런스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설립 당시 20억원이었던 재단 사업비는 260억원으로 8년 새 13배 늘었다. 매월 1만40원 이상을 재단에 기부하는 ‘사랑의 열천사운동’에 참여하는 직원 수도 3700명(전 직원의 47%)으로 확대됐다. 국내외 소외 아동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후원하는 직원도 683명에 달한다. 2009년 보건복지부 장관, 2010년 대통령 표창 등 표창만 6차례에 이른다. 권 이사는 “은행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나눔 덕분”이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외환다문화가정대상’을 꼽았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역경을 극복하고, 봉사·나눔에 기여한 다문화 모범 가정을 선정해 1억3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2009년부터 지속돼왔다. 1974년 등단한 권 이사는 ‘사랑·이후’ ‘예루살렘의 노을’ 등 5권의 개인 시집을 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집안 가득 꽂혀 있는 2000여권의 책을 천천히 읽고, 시를 쓰고, 국내외 사회복지 현장에서 또 다른 ‘섬김’을

[Cover Story] ‘빨리’ 대신 ‘함께’… 올해 이들이 세상을 달렸습니다

cover story 더나은미래가 만난 사람들, 그 후 올 한 해 더나은미래팀은 국내외 수많은 현장을 누볐다. ‘빨리’ 달리기보단 ‘함께’ 달리는 트랙 위에서 만난 사람들. 연말을 맞아 2013년 더나은미래가 만난 사람들, 그 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커진 무대, 확산되는 가치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재기에 성공한 창업자로 소개됐던 김윤상(49·스시생)씨<3월 26일자 D1면>는 지난 8월, 점포 확장 공사를 통해 좌석 수를 두 배(현재 30석)까지 늘렸다. 일본 방사능 등으로 초밥 업계가 고전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투자할 테니 같은 모델로 점포를 늘려보자”는 제안도 심심찮게 받고 있다. 최근에는 소자본 부부 창업자들에게 전수할 메뉴 개발에 한창이다. 탈북 청소년을 돕는 탈북자 부부, 겨레얼 대안학교의 최동현·순영옥 부부<6월 11일자 D8면>는 기사 이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최동현 대표는 “기존 아동 수가 28명이었는데, 기사 후 입소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대거 몰렸다”며 “현재 42명의 아이가 들어와 있고, 여건상 함께 할 수 없는 대기자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장애인 수영 선수 이인국(17·안산 단원고2·9월 24일자 E1면)군에겐 낭보가 잇따랐다. 기사 게재 이후, 생애 처음으로 출전했던 국제대회인 ‘2013 쿠알라룸푸르 아시아 장애청소년 경기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국제적인 선수로 거듭났고, 지난 18일에는 ‘2013 대한민국 인재상’까지 받았다. 손연재(2011 수상), 양학선(2012 수상) 등 국내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작년 연말 ‘솔로대첩’에 맞서 ‘나눔대첩’을 기획했던 송주현(26)씨<2월 26일자 E7면>는 기사가 나간 이후 “강의 기회가 배로 늘고, 후원을 원하는 분들도 많아져 이를 나눔

“글로벌 기업 되려 이익 1% 무조건 환원”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 베로즈 부회장이 말하는 사회공헌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은 인도 재계 10위권에 드는 대기업이다. 세계 1위인 농기계를 비롯하여 65년 된 자동차 제조업은 마힌드라의 주력 산업이다. IT, 우주선, 선박과 호텔업, 부동산 등 사업 분야만도 18개다. 지난해 매출은 총 162억달러(약 18조3000억원), 순이익은 7억5000달러(약 8527억원)에 달한다. 마힌드라는 2005년부터 세후 이익의 1%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업비로 써오고 있다. 2007년, 마힌드라 그룹은 그룹 내 ‘CSR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계열사에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CSR’을 적용하는 데 앞장서왔다. 마힌드라 그룹의 사회적책임활동을 총괄하는 베로즈 가즈다르<사진> 마힌드라 그룹지속가능팀 부사장을 지난달 29일 고려대 경영대학 아시아경영센터(센터장 이재혁 교수)와 국제지속가능성학회(ABIS)에서 주최한 제2회 글로벌 CSR 콘퍼런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CEO의 의지가 있다고 해도 18개나 되는 계열사에 CSR을 녹아들게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룹 차원에서 CSR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나려면 전 세계적인 CSR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계열사 각각에서 알아서 적용하도록 하기엔 한계가 있다. 계열사별로 사업의 종류나 성숙도도, CSR에 대한 인지도·민감도도 다르다. 가령 자동차 생산업은 글로벌 산업이고 65년이나 되어 CSR이 자연스럽지만, 부동산 사업은 이제야 5년 정도 됐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지’ 확인하는 게 꼭 필요했다.” ―각 분야 계열사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기는 쉬웠다. 문제는 ‘어떻게’다. 우리는 사회적 이슈와 경제적 이슈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를 강조한다. 각 계열사 비즈니스에 왜 좋고

이일하·박종삼·김노보… 개발원조의 산증인들

2010년 세상을 떠난 어린이재단 고(故) 김석산 회장에 이어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이 최근 별세하면서, 한국 NGO를 이끈 1세대들의 ‘큰 별’들이 하나둘씩 지고 있다. 이에 늦기 전에 현존하는 NGO 1세대들의 역사와 발자취를 기록하고, ‘우리나라 해외원조의 산증인’인 이들의 삶을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존하는 NGO 1세대로는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 박종삼 월드비전 전 회장, 김노보 세이브더칠드런 회장, 박동은 유니세프 부회장,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등을 들 수 있다. 1991년 7명의 지인과 함께 굿네이버스를 창립한 이일하(66) 회장은 ‘토종’ NGO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일궈냈다. 설립 당시 2억원에 불과했던 모금액은 518배인 1035억여원으로 증가했고, 128명에 불과했던 정기 후원자도 26만여명으로 늘었다. 대형 NGO로 성장한 굿네이버스는 전 국민 나눔 교육, 기부 전문 포털 ‘기부스타트’ 론칭, 적정기술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부 문화를 확대하고 있다. 박종삼(76) 전 월드비전 회장은 50년간 사회복지 현장에 있었다. 서울대 치과대학을 나와 진료 봉사에 나섰고, 무의탁 청소년들을 위한 마을을 세웠다. 20년 넘게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2003년 월드비전 회장에 올랐고, 9년 동안 월드비전을 39만명의 후원자와 1000억원대 모금을 하는 NGO로 키워냈다. 아동결연사업도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로 확대됐다. 김노보(68)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은 30년 동안 한국네슬레에서 일하다 2004년 직원 수 10명에 불과했던 세이브더칠드런에 합류했다. 그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길거리 모금은 이후 ‘모자 뜨기’ ‘빨간 염소’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모금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체계적인 후원자 관리 시스템과 직원 역량 강화

해외원조의 문을 연 남자 세상 끝에 희망을 남기다

故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 발자취 기아대책 창립멤버로 24년 작년 모금액 1500억 이끌어 “2030년까지 봉사단원 10만명 파견하고 싶어… 청년들 꿈꿀 기회 열어야” 모금보다 사람의 힘 강조 “돈이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명 의식’을 가지고 일해야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전력투구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며, 가장 성공한 사람 아닐까요?” 지난달 28일, 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치료 도중 세상을 떠난 고(故) 정정섭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하 기아대책) 회장. ‘우리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긍지와 자신감을 심기 위해 일생을 전력투구했던 정정섭 회장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편집자 주 “대학 시절부터 멘토였던 윤남중 목사님에게 찾아가 ‘선교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목사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교사가 되면 한 사람 몫밖에 못 하니, 선교사가 되기보단 더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일을 하라’는 것이었죠. 한국기아대책을 세우라는 말씀도 함께였습니다. 왜 그때 일제강점기, 6·25 동란을 거치면서 겪었던 굶주림의 기억, 가난한 사람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랐을까요? 나도 모르게 결단의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겠습니다!’라고요.”(정정섭 저서, ‘복떡방 이야기’ 중에서) 기아대책은 1971년 설립된 국제 NGO단체다. 1년에 2000만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심각한 지구촌 기아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굶주린 이들에게 식량과 사랑을 전하는 것을 미션으로 한다. 정정섭 회장은 1989년 설립된 한국기아대책의 창립멤버로 24년을 함께했다. 어느 무역회사의 자투리 공간에서 간사 한명과 시작했던 기아대책은 그새 후원회원 43만5207명, 자원봉사자 5만6900명, 기아봉사단 582명(누계 1322명)으로 불어났다. 2005년부터 그는 회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기아대책의 발전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