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허브] “마음 아픈 아이들 치료 부모와 함께 하게 도와야”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서장애로 병원을 찾는 아이는 약 12만명. 최근 5년 새 62%나 증가한 수치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부터 전국 13곳에 ‘좋은마음센터’를 만들어 심리·정서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좋은마음센터 서비스 모형’을 연구 중인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를 만났다.

―현장을 돌아보니 가장 필요한 것이 뭔가.

“심리·정서치료가 아동들에게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은 맞는다. 다만 놀이·미술 등 개별 치료도 중요하지만 아동이 지금 단계에서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지 총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퍼바이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약물치료 등 심각한 아동에게 치료의 초점을 맞춰져 있어 경계선급 정서 장애 아동들의 치료가 다소 취약하다. 이들을 방치하면 심각한 상태로 발전한다. ‘잠재 위험군’ 아동을 위한 예방적 서비스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치료 과정에서 부모의 참여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중요하다. 부모와 같이 치료가 진행돼야 가정에서도 상승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실제 좋은마음센터를 이용하는 상당수 가정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아 부모가 참여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10분 상담을 위해 일을 제쳐놓고 오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는 이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바우처를 통해 상당 부분 지원받을 수 있지 않나.

“대구에서 만난 한 아동은 이전에 다른 서비스를 바우처로 사용해 버려 치료 기간이 2년이 되지 않았지만 곧 지원 기간이 만료된다고 했다. 이후 자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할지를 고민하더라.”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지 않은가. 합리적인 대안을 꼽아본다면.

“현장에서 만난 실무자들은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가 따로 놀고 있다’고 하더라. 부서별로 책정한 예산이 적지 않더라도 현장에 오면 작게 쪼개진다. 전달 체계를 통합적으로 가져가면 중복이나 누락도 줄고,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장을 잘 아는 곳에 자율성을 부여하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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