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O 리더십 교체, 미국은 1년 전부터 준비”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공동저자 프랜시스 쿤로이더·헬렌 선희 김 한국 시민사회를 이끌어온 ‘베이비붐 세대(1955~1969년 출생)’가 은퇴기를 맞으면서 비영리 리더십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차세대 비영리 리더로 거론되는 이들은 암울한 경제 위기(IMF)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며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게 된 ‘X세대’다. 새로운 관점에서 조직을 돌아봐야 할 때, 우리보다 한발 앞서 세대 교체를 겪은 미국의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2008년 미국 베이비붐 세대(1945년)의 은퇴 시기에 맞춰 비영리 조직에 ‘세대’라는 새로운 지침을 제공한 책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Working across generations)’가 한국어로 출간됐다. 공동 저자 프랜시스 쿤로이더(Frances Kunreuther)와 헬렌 선희 김(Helen S Kim)이 본 한국 비영리조직의 ‘세대 갈등’은 미국과 어떻게 다를까. 프랜시스는 하버드대 하우저센터, 뉴욕대 리더십행동연구센터 등에서 30년 넘게 비영리 세대 교체와 사회 변화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현재 국제 비영리전문교육단체 ‘락우드 리더십’의 교육자인 헬렌은 24년간 비영리 영역에서 실무자, 이사, 교육자, 상담가,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해왔다. 지난달 23일, 두 저자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많은 비영리단체가 리더십 교체, 조직 내 소통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 갈등을 ‘세대’라는 키워드로 연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프랜시스 쿤로이더(이하 프랜시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갈등이다. 리더와 스태프가 같은 세대로 구성된 조직에서는 볼 수 없는 문제(세대 갈등)를 파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젊은 세대의 욕구가 높았다. 둘째는 생애주기에 따른 구성원의 환경 변화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결혼 후, 아이가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더나은미래 논단]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 중심 ‘바우처 제도’를 주목하라

[더나은미래 논단] 최근 한국의 사회복지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가족 기능 약화 등의 변화는 복지 욕구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 사회복지 지출이 2000년 GDP의 5% 수준이었으나, 2014년 배 이상 증가해 10%를 넘었다. 절대적 수준은 아직 OECD 평균(약 22%대)에 비해 여전히 낮지만, 2000년 이후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이 중 가장 변화의 속도와 폭이 큰 분야가 사회복지 서비스 영역이다. 2000년대 이전의 사회복지 체계가 주로 생계 보호를 중심으로 한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위주였다면, 2000년대 이후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확대가 특징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2012년 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은 한국의 사회보장 체계를 기존의 두 축(사회보험과 공공부조)에 사회 서비스를 포함한 세 개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산 측면에서도 2000년대 이후 보건복지부 예산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분야가 노인, 아동, 장애인, 여성과 가족 등 사회 서비스 영역이다. 양적으로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과연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의 복지 욕구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국민의 복지 체감도는 여전히 낮고, 사회복지 서비스는 아직도 값싸고 질 낮은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양적인 확대를 넘어 이제는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질적인 변화를 추동하는 대표적인 흐름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의 변화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서비스 공급 체계는 전통적으로 공급자 중심 체계로 발전해 왔다. 국민이 국가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권리인 ‘사회권’ 차원에서가

페이지 넘기면 열린다, 사회 바꾸는 혁신의 길

비영리 중간관리 실무자 8명…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야’ 공동 출간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기생 10년 직장 떠난 후 NGO 창업… 비영리 꿈 안고 인생 2막 시작 “진짜 비영리조직 현장 이야기 흔들리는 후배들에게 조언되길” “어린 아이와 아내를 두고 일주일에 3~4일은 지방 출장을 다녀야 했어요.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좋았던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제대로 된 인큐베이팅을 할 수 있을까’ 밤새워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김종진 시니어허브 상임이사는 2005년 사회연대은행에 입사하며 처음 비영리에 발을 들였다. 영세 소상공인에게 창업 노하우를 알려주고 무담보 대출까지 해주는 ‘사람 중심 은행’. 착한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에 개인사업도 접고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10년. 사별한 남편 대신 가장 역할을 도맡은 전업주부는 그의 도움을 받아 소셜 프랜차이즈 ‘신나는 이모네 곱창’ 대표가 됐다. 다섯 번이나 사업에 실패했던 김윤상 대표는 도곡동에서 가장 사랑받는 초밥집 ‘스시생’을 세웠다. 2001년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하나둘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이주 배경 청소년들을 꾸준히 지지해온 윤상석 공존플랜 소장은 지금도 ‘훈이’를 잊지 못한다. “대학 시절 처음 만난 탈북 학생 훈이는 제게 ‘형이 되어 달라’ 했습니다. 그런 훈이가 2003년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죠. 훈이의 이야기는 영화 ‘다섯 개의 시선’ 중 세 번째 이야기로 만들어졌고, 그 일 이후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과제가 만들어졌습니다.” ◇10년의 원동력…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야 다양한 사연을 가진 비영리 실무자

‘청년, 세상을 담다’ 비영리 명사 특강 “세상의 변화, 꿈꾸는 당신이 주인공”

“성과보다는 꿈·비전에 주목해야” 지난 10월 23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의 비영리 명사 특강이 막을 열었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을 시작으로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가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다. 세 명의 저명인사가 예비 저널리스트들에게 던진 조언은 무엇일까. “여러분이 생각하는 저널리즘, 혹은 저널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의 말에 청년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관찰자에 국한되던 저널리즘의 시대는 갔어요. 이제는 ‘솔루션 저널리즘’으로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원재 소장은 “최근 언론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킨다고 이야기하는데 언론은 반드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비영리 영역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곳”이라며 “성과보다는 그 단체 혹은 개인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통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김영걸 교수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제는 소통을 통해 조화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창조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어려움에 처한 주변 사람들이 부담없이 다가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일명 Go-To-Person)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고투퍼슨(Go-To-Person)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과 열린 마음 두 가지를 꼽았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무엇인가를 요청할 때 언제나 이렇게 대답하세요. I can do more than that!(부탁한 것보다 더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그대로 실천하세요. 끊임없이 도전하다 보면 여러분 모두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공동대표는 “경쟁을

[기고] 진정한 국민중심 소통 정책 펼치려면

[기고] 국민과 정부의 소통은 시대를 거치며 진화해 왔다. 첫 번째 시기는 정부 홍보의 태동과 민주적 전환기를 거친 ‘공보의 시대’다. 1945년 11월 미 군정기 공보과가 신설된 이후 공보는 1997년까지 그 명맥을 유지했다. 두 번째 시기는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한 ‘국정 홍보의 시대’다. 언론뿐 아니라 대국민 직접 홍보가 적극적으로 모색된 시기로, 뉴미디어 등 다채널 시대에 맞는 다각화된 홍보가 시도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열심히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면 정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호소형 소통의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 정부의 대국민 소통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직면한 새로운 소통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현 시기는 ‘국민중심 소통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중심 소통이란,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쟁점이 내재한 정책은 시간을 갖고 국민과 대화하며 사회적 담론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위 광고홍보전문가가 제작해 화려한 문구로 치장한 정책 광고를 집행하는 것보다 국민이 만들어 낸 투박하지만, 공감이 가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소통이 될 수 있다. 소통의 패러다임이 정부 주도에서 민관 협력,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듣고 동참하도록 하는 소통으로 변화된 것이다. 국민을 수동적 존재로 보아서는 안 되며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실천 의지를 고취하는 협력의 동반자로 받아들여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만 창의적인 국민 공감형 소통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정책은 국민의 일상 속 문제를 다루는 해결책이다. 정부는 큰 의제를 제시하고 소통의 동기를 유발해내는 역할에

“아이들은 씨앗… 나무로 잘 크도록 돕는 게 내 역할”

안면기형 어린이 재건 수술 돕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카스텔바작’ 故요한 바오로 2세 무지개 예복 디자인 “아이들 미소 찾아주는 것만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 바뀔 수 있어” 소아암 홍보대사 등 사회공헌 활발 레이디가가의 청개구리 코트, 고(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무지개 예복을 디자인한 프랑스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 카스텔바작(Jean-Charles De Castelbajac·66·사진)이 지난 3일 한국을 찾았다. 그가 방일(訪日) 일정을 조정해가면서까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면기형 어린이의 재건 수술을 지원하는 국제 의료 NGO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Operation Smile Korea)’ 홍보대사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학동의 한 아트갤러리에서 카스텔바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 하나 그려도 될까요?”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가 깜짝 제안을 했다. 흰색 몽땅분필이 몇 번 벽 위를 오가더니 흉터 자국을 가진 소년의 옆얼굴이 나타났다. 몇 번의 손길이 더해지자 소년의 얼굴은 금세 환한 미소로 뒤덮였다. 등 뒤에는 작은 날개가 솟았다. 카스텔바작의 ‘트레이드마크(trademark)’인 천사 그림이다. “저는 지금까지 수천 명의 천사를 그려왔어요. 하나하나 모두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죠. 이 천사는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미소를 선물해주는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의 활동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예요. 상처가 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죠.” 1982년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윌리엄 매기(William P. Magee)와 그의 아내 캐슬린(Kathleen)이 설립한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전 세계 35개국에 지부를 둔 의료봉사단체다. 60여 개 국가에서 구순구개열 등 안면기형을 가졌거나 화상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성형·재건 수술을 돕고 있다.

[Cover Story] 샘킴, 나의 요리 나의 나눔

요리와 음악 통해 즐거운 기부 이끌다…‘소울푸드 콘서트’로 환아 돕는 셰프 샘킴 “요리로 도울 수 있는 일 뭐든 하고 싶어”… 특정 단체 홍보대사 안 맡는 이유 “즐기면서 좋은 일 하실 준비 되셨죠?” 평소 방송에선 말이 없던 샘킴(38) 셰프가 앞치마를 벗고, ‘소울푸드(Soul Food) 콘서트’의 MC로 무대에 나섰다. 150명의 관객이 내지르는 환호성이 터질 듯했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세라’. 드라마 ‘파스타’의 촬영지이자 샘킴 셰프가 총주방장인 식당이다. 한 달 전 식사 예약을 해야 하는 이 ‘핫(hot)’한 식당은 이날 모든 영업을 접었다. 대신 요리와 음악, 기부를 공유하는 ‘나눔의 장(場)’으로 변신했다. ‘소울푸드 콘서트’는 초대 손님이 추억의 음식(일명 소울푸드)을 재현하면, 이를 샘킴 셰프와 보나세라 요리사들이 따라 하면서 수백 인분의 요리를 완성해 관객들과 나눠 가지고, 초대 가수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다. 관객은 그에 상응하는 기부로 답한다. 입장료(6만5000원) 이외에 음식·음료 값을 레스토랑 곳곳에 둔 모금함에 원하는 만큼 지불하는 것.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9월, 첫 공연엔 120장의 표가 이틀 만에 매진됐고 올해엔 정원을 30명 늘렸는데도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행사 당일에는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식당 앞엔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우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이날 150명의 관객에게 다섯 가지 메뉴를 선보이느라, 주방에선 쉴 새 없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칼질 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2분 남았다”는 신호에, 주방 요리사들은 모두

“바이오 인재양성 집중하면 난치병 치료길 열려”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차광렬 줄기세포상’ 제이틴 패텔 박사 “줄기세포 연구더 집중하는 계기로” “1970~80년대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우리나라 중공업과 IT를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었습니다. 한국의 미래 핵심 산업은 바이오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젊은 의사들이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이 앞으로 10년간 자신의 연봉과 배당을 모두 바이오산업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차병원그룹 산하 10여개 계열사 등에서 받는 연봉과 한 해 배당금은 약 20억원에 달한다. 차 회장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자 중 연구의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1억원 이상씩 투자해 미국 유학을 보낸 뒤, 바이오 전문 인재로 키울 계획”이라면서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힘쓰는 전도 유망한 과학자들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원을 ‘바이오 사관학교’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1984년 강남차병원을 설립한 차 회장은 불임생식의학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7차례에 걸쳐 미국생식의학회에서 최우수·우수 논문상을 받은 바 있다. 1996년에는 환태평양불임학회(Pacific Rim Society for Fertility and Sterility)를 창립, 한국·일본·대만·호주·미국 등 환태평양 국가의 불임 생식의학에도 기여했다. 1999년에는 콜롬비아 대학의 요청으로 CC불임센터를 설립해 ‘대한민국 의료 수출 1호’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현재 차병원그룹은 산하에 차병원 줄기세포 연구소, 차바이오텍, 미국 할리우드장로병원, 차병원불임센터와 차움 등을 설립해 줄기세포와 불임치료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후학 양성에 쏟는 애정도 남다르다.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차병원 판교연구원인 차바이오콤플렉스에서 세계의 석학들과 공부하고 있다. “차병원그룹은 줄기세포 등을 연구하고 싶어 하는 의사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⑧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 선율에 내 마음이 더 뿌듯해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8) 홍현악기 홍의현 대표·담양애꽃 박영아 대표 지난 2일 저녁, 전남 목포 용호초등학교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합주 연습 현장. 아이들은 자기 키보다 더 큰 악기를 등에 메고도 환하게 웃으며 강당에 들어섰다. 지휘석을 중심으로 160여명의 아이가 부채꼴 모양으로 앉았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앞을 응시하던 아이들은 지휘자가 힘차게 손을 뻗어 지휘를 시작하자, 빠른 템포의 곡인 아바(ABBA)의 ‘맘마미아(Mamma Mia)’를 과감하게 연주했다. 바이올린부터 첼로, 바순, 드럼까지 15개의 악기는 하나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단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5년 전부터 지역의 다문화, 한 부모 가정이나 지역 아동시설에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사업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연주도 하고 배려와 협동을 배우며 자신감도 얻는다. “자신감 없던 아이들도 악기만 들면 어깨가 당당히 펴지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악기는 훈장과도 같죠. 그래서 무거울 법도 한데 악기를 꼭 들고 다녀요(웃음).” 자원봉사자인 홍의현(44·왼쪽 사진) 홍현악기 대표가 쉬는 시간, 바이올린을 조율하며 말했다. 아이들의 모든 현악기는 홍 대표의 작품들. 29년 경력의 현악기 제작 장인(匠人)이자 전라도에 하나뿐인 현악기 공장을 운영하는 그는 5년째 오케스트라단에 악기를 만들어 기증하고 있다. 1998년 악기점을 개업하면서부터 17년간 지역 아동시설에 악기를 기부하며 느낀 보람이 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창립에도 합류했다. 낮에는 짬을 내 아이들에게 선물할 악기를 만들고 오케스트라 연습 날이면 늦은 밤 학교를 찾아 아이들의 악기를 손수 관리해준다. 홍 대표는 절대 고되지 않다고 한다. “차갑고 싸늘하던 눈빛의 아이들이

日 CEO 75% “CSR이 경영 핵심”… 기업의 사회적책임 점점 중요해져

日 기업 CSR 트렌드를 말하다… 토시오 아리마 UNGC 일본협회장 투명한 경영·책임 투자 정부가 규제 만들어 압력 기업에 강력한 효과 있을 것 “지난여름 일본엔 이상(異常)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태풍은 동시다발적으로 일본을 찾아왔고, 지금은 이상 한파(寒波)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미래 세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란 점을 기업이 깨달아야 한다.” 토시오 아리마(Toshio Arima·사진)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 일본협회장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무관심한 기업들을 향해 경고했다. 토시오 아리마 회장은 후지제록스 전(前) 회장(現 고문)이자 CSR위원회 위원장으로 후지제록스의 CSR 전반을 지휘했고, UNGC일본협회장으로서 일본 기업 CEO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알리는 네트워크를 조성, 200개 기업을 UNGC일본협회에 가입시켰다. 그는 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난민 등을 지원하는 국제구호단체 ‘재팬플랫폼(JPF)’의 회장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 한·중·일 각 협회가 주최하는 라운드테이블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토시오 아리마 회장에게 일본 CSR의 트렌드와 전망을 물었다. ―최근 한국은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윤리경영 이슈가 화두인 반면, 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편이다. 일본은 어떤가. “올해 초 1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도시바(Toshiba)’를 비롯, 일본 대기업 역시 윤리경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1956년 공장 폐수에 포함된 수은 중독으로 나타난 미나마타병 이후 일본 기업들은 환경 및 기후변화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일례로 1995년 후지제록스는 제품 생산 라인부터 고객이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 이산화탄소 및

기부자들에게 끊임없이 요청하라… 비전만 있다면 누구든 참여할테니

125개국 175개 NPO 모금전략 수립… 대릴 업설 DUCI 대표 CEO 영향력 큰 기업 기부 장기 파트너십 기대 어려워 개인후원자 발굴 중요한 이유 비영리 모금계의 ‘큰손’ 대릴 업설(Daryl Upsall·사진) ‘DUCI(Daryl Upsall Consulting International)’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대릴 대표는 1993년부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에서 7년간 펀드레이징 이사로 활약하며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모금한 베테랑이다. 그가 대표로 있는 국제 모금컨설팅 회사 DUCI는 125개국 175개 비영리단체의 모금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3일 ‘2015 국제기부문화 선진화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글로벌 비영리단체 모금 트렌드를 들었다. ―글로벌 비영리 모금 시장은 어떻게 변해왔나. “1990년대부터 인터넷 모금이 눈길을 끌었다. 비영리단체 중 처음으로 웹사이트 모금을 시작한 그린피스는 인터넷에서만 한 달에 5만달러(약 5600만원)를 모금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좀 더 발전해 ‘저스트기빙(justgiving)’ 등 온라인 기부 포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부자의 선택권이 중요시되면서 프로젝트(사업)별로 기부할 수 있는 마이크로크레딧, 크라우드펀딩 같은 채널도 급부상했다. 다이렉트TV(DRTV), 유튜브 등 저비용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 전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 비영리단체의 기부금 구성을 살펴보면 개인 기부금이 기업 기부금보다 훨씬 많다. 기업 기부자 발굴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가 많아지고 있는데. “한국 재벌기업의 경우 기부는 물론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도 오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비영리단체와 기업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주주가 경영에 깊게 개입하는 유럽 기업도 마찬가지다. 회사와 고객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에 따라 기부 여부가 결정된다. 반면 많은 일회성 개인 기부자들은 정기 기부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