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그 후]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지영(가명·24)씨는 19살에 엄마가 됐습니다. 올해로 만 3살된 아들 영진(가명)군은 아장아장 걸음을 걷습니다. 아들을 볼때면 지영씨 얼굴엔 미소가 번집니다.  영진이 없이는 못살아요. 안 낳았으면 어쩔 뻔 했나 싶어요. 하지만 엄마가 되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지영양의 부모님은 오래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진군의 아빠도 아이를 함께 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혼자서 ‘아이를 책임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도 컸습니다. 오랜 고민끝에 지영씨는 용기를 냈습니다. 찾아온 생명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따뜻한 관심으로 자립 희망이 무럭무럭!   2014년, 지영씨는 아이를 출산하고 2년 후 ‘ 애란모자의집’에 들어갔습니다. 애란모자의집은 지낼 곳이 필요한 싱글맘 가정(싱글맘과 자녀)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평균 2년까지 제공하는 미혼모 자립 시설입니다. 덕분에 당분간 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영씨는 미용사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고 헤어미용자격시험을 공부해 지난해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유명 미용실의 스태프로 채용돼 열심히 미용을 배우는 중입니다.  지영씨는 “아빠의 빈자리도 메워줄 수 있는 든든한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지영씨의 자립에는 애란모자의집과 네이버 해피빈 후원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애란모자의집이 지영씨를 비롯한 싱글맘들의 자립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11월 해피빈 모금함을 연 것이지요. 약 한달만에 네티즌과 기업 후원자들의 따뜻한 손길로 300만원이라는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후원금은 지영씨의 미용학원과 자격증을 따기 위한 연습비로 쓰였습니다. 또 27개월 아들을 둔 소영(가명·26)씨에게 고졸 검정고시 학원비와 교재비, 자격증 취득 비용으로 전달됐습니다. 덕분에 소영씨는 낮에는 간호조무사 교육과 저녁엔 육아와 자습을 하며 간호조무사

[기부 그 후] 철거 직전 건물에서 구조된 10마리 고양이들

“고양이 보호소죠?” 지난 5월 26일, 고양이 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로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당장 다음주면 철거될 서울 북아현동의 한 건물에 고양이 7마리가 남아있다는 제보였습니다. 약속된 철거 날짜까지는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 자정이 넘은 시각, 이 소식을 들은 봉사자들 몇몇이 모여 서둘러 철거지역으로 달려갔습니다. 현장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떠난 건물은 문이 뜯기고 유리창이 깨져 사방이 유리조각 투성이었습니다. 방 안은 더 심각했습니다. 전에 살던 주인은 닥치는 대로 고양이를 수집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였습니다. 버려진 이불과 옷가지들 위에 몇 년치는 쌓인 듯한 고양이 분변과 쓰레기봉투가 널려 심각한 악취가 났습니다. 불결한 환경 속에 버려진 고양이들의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는 깨진 유리 파편에 다쳐 피를 흘렸고, 방 안 곳곳에 고양이들의 구토와 설사 흔적이 보였습니다. 당장 응급 처치와 정밀 검사가 필요한 상황. 봉사자들은 주말 이틀을 꼬박 써서 주인 잃은 7마리 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울음소리로 기적처럼 발견한 아기 고양이 3마리도 함께였습니다 기적처럼 구조된 10마리 고양이들, 당장 치료와 장기 입원이 시급했습니다. 이미 100여마리 고양이들을 구조해 보호하고 있던 나비야 사랑해는 고양이들의 치료비와 중성화 비용 마련을 위해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모금함 개설 4일 만에, 무려 400여명의 네티즌들이 321만5000원의 후원금을 모아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합니다. 모인 후원금 덕분에, 고양이들은 병원비 걱정 없이 곧바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질나쁜 사료를 먹어 생긴 구내염과 치주질환부터 세균성 장염을 앓던 아이들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새 이름도 얻었습니다. 별이, 달이, 하늘이, 마카롱, 캐러멜, 코코아, 이지, 그레이스, 써니, 럭스. 이중 여덟 마리가 따뜻한 새 가족을 만났고, 두 아이가 아직 보호소와 임시보호처에 남아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나비야 사랑해의 고양이 보호소 2곳에는 현재 130여마리 고양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직원과 봉사자들이

[기부 그 후] 따뜻한 가족의 품이 생긴 아이들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이별, 병과 싸우는 아이들   뱃속에서 늘 함께였던 쌍둥이 민하와 민준이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서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첫째 민하는 뇌에서 출혈이, 둘째 민준이는 심장에 3.5mm의 구멍이 발견됐습니다. 스스로 호흡하기까지 2주가 걸렸습니다. 가족의 품보다는 인큐베이터 안이 익숙했습니다. 쌍둥이 민하와 민준이를 낳은 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떠났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아이 다정이는 27주만에 1.14kg의 체중으로 태어난 미숙아입니다. 미숙아는 임신한 지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2.5kg이 안 되는 아이를 말합니다. 다정이는 태어나자마자 두달을 인큐베이터 안에 머물며 집중치료를 받았습니다. 인큐베이터를 나와서도 탈장수술을 받고, 폐렴으로 인해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다정이도 돌아갈 가족의 품은 없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와 이별한 친권포기 아동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되찾고, 가족이 생기고   이런 친권포기 아동을 돌보고, 위탁 가정과 연결해 가정의 보호를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대한사회복지회에서는 해피빈에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쌍둥이 민하, 민준이와 다정이 같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수술을 해주고, 가족을 연결하기 위해서였죠. 해피빈 후원자들과 신한은행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약 800여만원의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쌍둥이 민하, 민준이와 다정이를 포함한 친권 포기 아동들이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데 필요한 분유, 기저귀 등의 양육비, 발달치료비로도 사용했습니다.  인큐베이터에서 가쁜 숨을 내쉬던 민하와 민준이는 부쩍 힘이 좋아진 팔다리를 꼬물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주변을 둘러보기 바쁩니다.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것이죠. 더 기쁜 소식은 민하와 민준이가 한 가정에 입양됐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도 생겼습니다. 몇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다정이 역시 위기의 순간들을 이겨내고 건강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우리 곁에는 친부모의 품에서 자랄

[기부 그 후] 우리 동네 대기오염, 우리가 조사해요

뿌옇게 하늘이 뒤덮였습니다. 머리카락 두께의 1/5정도의 아주 작은 미세먼지입니다. 이보다 더 작은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릅니다. 현대인들에게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아토비 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죠. 미세먼지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제대로 된 수치를 알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대기오염측정망이 시민들의 생활공간과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측정망이 사람이 숨 쉬고 지내는 높이가 아닌 동사무소 옥상과 같은 높은 곳에 설치돼 있어 수치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동네에서 마시는 공기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는 대기오염모니터링 활동이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우리 동네 대기오염, 지도로 만들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푸른하늘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BLUE SKY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민 대기오염모니터링’도 관련 활동 중 하나입니다.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장기 환경 캠페인입니다.  지난해 해피빈 후원자님들과 바이앤기브 매칭기부를 통한 Jnk사이언스님이 모아주신 약 390여만원의 후원금은 ‘2016 대전시민 대기환경지도’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후원금의 대부분은 대기오염조사캡슐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의 하나인 이산화질소를 조사하는 장치죠. 이산화질소는 천식, 비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고, 산성비와 스모그를 일으키는 환경오염의 주범인데다 미세먼지를 생성시키는 2차 생성물입니다. 해피빈을 통해 전달된 후원금으로 총 320개의 캡슐을 구매해, 160개 지점에서 대기환경을 측정했습니다. 이렇게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기환경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시민 분들이 조사한 내용을 지도에 크게 표현해서 한 눈에 동네의 대기오염도를 파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실천 사항이나 대기 오염도를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 등도 함께 나타냈습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작은 실천이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지도를 시민 분들께 나눠 드렸습니다. 여기에서 활동이 그친 것이 아닙니다.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지자체에 관련 정책을 요청했습니다. 시민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기부 그 후] “나마쓰테(안녕) 찬드라반!”

지난 7월 인도 전역이 들썩였습니다. 인도 사상 두 번째로 최하층 ‘불가촉천민’ 출신인 대통령이 탄생한 거지요. 최하층 카스트인 ‘하리잔’ 출신인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은 “하루하루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겠다”며 카스트제도 혁파에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카스트제도는 법적으로만 금지됐을 뿐 여전히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있어요. 대부분의 주(州)에서 카스트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아예 주정부 신분증에 카스트를 기입하는 경우도 있는 등  헌법조항은 잘 지켜지지 않죠.   ◇불가촉 천민의 땅 ‘찬드라반’   아직 인도에는 1억명의 카스트 최하위층이 차별과 가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들은 계급에 따라 정해진 직업만 가질 수 있으며 교육, 주거, 문화 등 많은 부분에서 제한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인도의 찬드라반 마을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 중부 도시 오르차(Orchha)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이 마을에는 불가촉천민들이 모여 살고 있어요. 이 마을은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낙후되어 생필품을 파는 가게, 병원, 학교 등 필수 시설이 전무하답니다. 또 타 지역의 차별 때문에 주민이 마을 밖을 나서기도 어렵다고 해요. 그러나 찬드라반의 주민의 최대 고민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기 때문에 아이들은 교육의 기회를 전혀 가질 수 없어요. 부모의 부재로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도 많았죠. ‘우리 아이, 마을 아이들이 안전하고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민들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쓰레기장 청소, 빨래터 일꾼 등 부모님의 업을 그대로 이어 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학교과 공부는 사치일 뿐이에요. 심지어 교육은 커녕 방치된 채 자라는 아이들도 많아요. 위험한 일을 많이 하는 불가촉천민들은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죠.”(유지향 아시안프렌즈 간사) ◇꿈을 가진 적 없는 아이들… 도움의 손길과 마주하다   ‘꿈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노인·미혼모·출소자·발달장애… 4大 ‘나눔 사각지대’

2018년 정부가 책정한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146조2000억원이다. 기업이 사회공헌에 쓴 자금은 2조4093억원, 개인 기부금은 1조2592억원에 달했다(2016년 기준, 한국가이드스타).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나눔 사각지대’는 남아 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신년 기획으로 공익 섹터 전문가 5인에게 우리 사회 속 나눔 사각지대를 물었다. 전문가 5인은 ‘노인(안전·정신건강)’ ‘미혼모’ ‘소년원 출소 청소년, 수용자 자녀’ ‘발달장애(문화예술)’ 총 네 영역을 사각지대로 지목했다.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적경제 협동과정 교수는 “기업 사회 공헌이나 자원봉사 분야도 아동, 청소년 등에게 집중되어 있고, 미혼모나 정신 질환자, 장애인이나 수용자의 자녀 등 사회적 편견이 많은 대상에게는 나눔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편견에 또 한 번 상처 입는 ‘사회적 소수자’   “성폭행 피해자, 성매매 업소 여성, 가정 폭력 피해 여성, 장애인 미혼모… 우리 시설에서 생활하는 미혼모들입니다. 바깥에 이야기하기도, 펀딩을 열기도 조심스럽죠. 가끔 후원자가 나타나도 당장 (후원) 효과가 나타나는 청소년 미혼모를 선호하지, 이런 사례까지 지원하기는 주저합니다. 편견이라는 장애물도 있으니 어려움은 배가됩니다.”(이숙영 마포 애란원 원장)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마포 애란원’. 이곳은 출산한 미혼모가 처음 지내며 자립을 준비하는 1차 미혼모 시설이다. 특히 미혼모 중에서도 우울증, 대인 기피증, 공황 장애 등 정신 질환이 있거나 장애 등이 있어 몸이 불편한 이들이 생활한다. 운영 관리비의 90% 이상을 정부 보조금에서 충당하고 있지만 건물 임대료, 관리비, 치료비, 식비, 인건비 등을 제하고 나면 늘 적자다. 이숙영 원장은 “이곳 미혼모 대부분이 신체 및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어 치료비가 만만치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2018년 CSR 향방<下>기업 사회적책임 압박 거세진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④ <지속가능경영(CSR) 향방 -下>  지난 11월 7일, 국민연금공단 16대 이사장으로 임명된 김성주 신임 이사장의 취임사다. 612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년 하반기에 도입키로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으로, 투자의 전 과정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하고 주주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영국·일본·네덜란드·스위스·말레이시아·대만·싱가포르 등 20개 국가에는 이미 도입돼있다. 한국 역시 2016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큰 손’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그동안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이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사황이 반전됐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분석, 제4편은 지속가능경영(CSR) 향방이다.  ◇새정부 지배구조 개선 압박 강화···전자투표제·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주목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핵심 CSR 키워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무화할 뿐 아니라 다중대표 소송제, 전자투표제, 집중투표제 등의 의무화가 추진된다. 또 기업의 주식 및 이익 일부를 근로자와 공유하는 ‘미래성과 공유제’ 도입도 추진된다. 이같은 3가지 이슈는 문재인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재계에 폭풍을 몰고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부터 섀도우보팅((Shadow Voting)이 폐지되면서, 지배구조의 혁신이 예상된다. 섀도우보팅은 주자가 주주 총회에 참석할 수 없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다. 섀도우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를 열지 못하는 것을 막는 장점이 있는 반면, 주주들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섀도우보팅 폐지를 기업 지배구조에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2018년 CSR 향방<上>‘사회적가치’ 폭풍 몰려온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④ <지속가능경영(CSR) 향방 -上>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국회 당시 대표 발의했던 ‘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이하 사회적가치 기본법)’에 등장하는 문구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가치’ 를 ‘사회적경제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실현’으로 정의하고, 이를 공공기관 평가와 민간 기업 역할에 반영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새정부 출범 직후 산업계의 핵심 어젠다로 급부상했다. 20대 국회에서 김경수 의원·박광온 의원이 해당 내용을 포함한 사회적가치를 재발의했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사회책임투자·상생 등 지속가능경영 키워드가 정부 정책과 맞물려 강화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분석, 제4편은 지속가능경영(CSR) 향방이다.  ◇새정부 CSR 압박 거세져···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 수립 예정    산업계를 향한 정부의 CSR 드라이브가 강화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서 CSR을 강화하는 정책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키워드로는 ▲사회적가치 실현 ▲지배구조 개선 ▲사회책임투자 확산 ▲상생 드라이브 ▲지속가능경영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정부가 직접 지속가능경영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큰 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2018년까지 ‘2030 지속가능발전 국가목표 비전 및 이행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내용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점이 눈에 띈다. 지속가능경영전략이 비단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도 적용돼야할 어젠다임을 명시하고 있는 것. 세부적으로는 2000년 대통령 소속으로 발족됐던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사회 및 경제 전반의 지속성과 기후·대기·에너지 정책의 통합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만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미 독일은 2010년 국가 차원의 ‘CSR액션플랜’을 최초로 도입해 기업과 공공 및 행정기관의 사회적책임

머리 맞대고 여행 계획 작성 그것만으로도 온 가족이 행복

더나은미래·문체부 ‘우리 함께 캠페인’ 최종 시상식 현장 “아빠, 이건 어디에 가면 볼 수 있어요?” 정다현(6)양은 지난가을부터 동화책에 나오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보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정양네 가족이 동화책 속 장소를 찾는 여행 계획을 세운 건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공모전에 참여하면서다. ‘우리가족 행복시간표’는 가족이 직접 여가 시간 계획표를 작성해보는 공모전으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우리 함께 캠페인’의 일환이다. 올해로 3년을 맞은 ‘우리 함께 캠페인’은 가족이 함께 여가 시간 계획표를 만들어보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를 비롯해 지역문화 소통 활성화를 위한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중소도시·도서(島嶼) 지역 중학교 20곳에 인공지능 체험 및 진로 탐색 워크숍을 진행하는 ‘꿈에 날개를 달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만도 총 780가족, 2780명의 가족이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부문엔 총 101개 단체, 2028명이 참가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는 ‘우리 함께 캠페인’ 시상식이 열렸다. 공모전에 참여한 전국 780가족 중 54가족, 문화예술 단체 101팀 중 20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책 따라 여행계획’을 세운 정씨네 가족은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공모전’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이미진·권완순 가족’이 최우수상을, ‘오지선·임미혜·윤강남 가족’이 우수상을 받았으며, 수상팀에는 10만~100만원에 달하는 시상금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후원하는 ’63스퀘어 관람권’ ‘설악 워터피아 종합 이용권’ ‘제이드가든 이용권’ 등의 부상이 주어졌다.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부문에서는 크로키를 활용한 예술 퍼포먼스 형제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대상)으로 선발됐으며, 그 밖에도 최우수상으로 ‘극단 푸른해'(마술·인형·미디어아트를 컬래버한

‘임팩트 투자’로 일자리·사회문제 동시에 해결한다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주택·환경·교통·먹거리 등 각종 사회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어떨까.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9.2%로 전년 동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로 영국은 빅 소사이어티 캐피털(BSC)과 같은 정부 주도의 사회 투자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도 ‘임팩트 투자(재무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 방식의 프로젝트가 서울시에서 실험적으로 진행 중이다. 일명 청년사회혁신프로젝트 ‘리메이크 시티(Remake city, Seoul)’다. 청년들이 사회 혁신의 주체가 된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서울의 오늘을 혁신하는 소셜벤처들, ‘임팩트 투자’로 한 단계 성장 “이전에는 느린 학습자 교육을 주로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했어요. 교육장이 서울 강남 한 곳에만 있어서 비수도권 회원들은 참가하기가 어려웠어요. 수업도 일주일에 3번 정도밖에 못 했는데, 서울시로부터 투자를 받아 ‘1대1 온라인 화상 교육 시스템’도 만들었어요.”(함의영 피치마켓 대표) 피치마켓은 발달장애인, 학습 부진 아동 청소년 등 ‘느린 학습자’를 위해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국내 비영리 단체다. 올해로 설립 3년 차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오프라인 교육에만 매달리던 피치마켓은 서울시로부터 4억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구축했다. 투자금으로 기자, 문학 작가 등 콘텐츠 제작자 3명과 사회복지사, 교육학 전공자로 구성된 강사 2명도 신규 채용했다. 이뿐만 아니다. 피치마켓이 제공하는 콘텐츠도 ‘문학’ 한 과목에서 취업, 역사, 과학, 시사 등 총 5과목으로 늘렸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동 인권 다룬다는 한국 유니세프, 리더의 인권 지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22일, 이호균 아동행복포럼,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서울시 인권위원) 등 6명의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동친화도시 심사위원은 공문을 보내, “유니세프 내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의를 진행할 수 없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한국 유니세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최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유니세프 고위간부 S씨의 “영어하는 게 동두천 미군 접대부 같다” “허리가 가늘어서 애나 낳겠느냐” 등 성희롱 발언 의혹에 대해 내부 조사위원회는 무혐의 결론을 냈으며, 문제제기한 팀장은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니세프측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보도로 후원자 이탈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어 해당 매체에 언론중재위 조정신청을 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3일 더나은미래에도 같은 제보 메일이 도착했다. 비영리 고위간부로서 문제시될만한 S씨의 의혹을 담은 첨부파일 18건도 함께였다. 1300억원의 후원금을 다루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위상을 감안, 더나은미래는 추가 취재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되짚어봤다.   ◇쟁점 1. 성희롱 무혐의 결론, 공정했나   유니세프에서 밝힌 성희롱 무혐의 결론 근거는 이렇다. ▲신고인이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이며 ▲사건 발생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신고가 이뤄졌고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반응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하기 어려운 점 등이었다. 피해자측 주장은 상반된다. 피해자가 조사위에 보낸 재심청구서에 따르면, “피해 당일 자리로 돌아와 눈물을 쏟았고, 사내변호사는 ‘해당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확인했지만, 고위 간부를 상대로 성희롱 문제제기를 하는 데서 오는 두려움으로 그 즉시 신고하지 못했으며, 다른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을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앞으로의 향방은?

‘기부포비아’란 말이 생겨났다. 기부포비아는 기부와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phobia)’를 합친 신조어로, 기부에 대한 공포를 나타내는 말이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미르·K스포츠재단에 이어 100억원대 기부사기 집단 새희망씨앗, 그리고 12억대 후원금을 개인이 유용한 이영학까지… 2017년 한 해는 공익법인 ‘투명성’에 대한 이슈가 끊이질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현행 법과 제도로는 공익성 검증이 쉽지 않다”면서 “부처별로 산재된 공익법인 설립 허가 및 관리 감독 권한의 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도 100대 과제 중 공익법인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내용을 포함시켰다. 시민공익위원회를 설치해 하나로 공익법인을 통합 관리하고 공익성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것.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은권 의원(자유한국당)도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공익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 개정안을 나란히 발의한 상태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 제3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금태섭·조응천·박주민 의원 공동주최로 ‘시민공익위원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지난 8월 윤호중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익법인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이해관계기관(법무부, 국세청 등)이 법안 제정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통합적 역할의 ‘시민공익위원회’ 필요성 공감, 정치적 중립성 확보 중요해    이날 발제를 맡은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공익법인 (기부금) 수입원 대부분이 기업의 기부금으로, 상대적으로 시민의 기부금은 부족하며 의무공시 공익법인의 비율도 50% 수준에 그친다”면서 “시민공익위원회의 설립은 정부나 대중, 언론의 적절한 감독과 감시를 통해 공익법인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이고 기부문화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2016년 통계연보에 의하면, 국세청 홈택스 의무공시법인 중 공시를 한 법인은 8585개로 52.4%에 그친다(전체 공익법인 수에서 종교단체 제외).  토론자로 참여한 손원익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R&D센터 원장은 “공익법인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통합관리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에서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시민공익위원회에서 공익성 검증과 사후관리까지 담당하여 관련업무의 일관성, 객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