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각자의 현장에서] ①허영철 공감씨즈 공동대표 ②김하종 안나의집 대표 ③엄소희 키자미테이블 공동대표 ④이인숙 영등포 쪼물왕국 지역아동센터장 ⑤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사 얼마 전 지인과 약속을 잡고 만나는 자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서로 못 알아보고 지나친 일이 있었다. “이게 웬일이니. 우리가 마스크 때문에 서로 알아보지도 못하는, 이게 무슨 일이라니.” 순간 어린 시절 책이나 영화에서 접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서 이 모습을 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 쉬는 공기조차 안전하지 못한, 망가진 지구. 불과 몇 달 만에 코로나19는 일상의 많은 모습을 바꿔놓았다. 영화관 방문객이 줄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접속자가 늘어난다. 백화점이나 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을 한다. 자의든 타의든 근무시간 단축이나 재택근무를 시도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대체 가능한 선택지’를 제공할 기술이 있었다.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고도 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 이것은 유토피아적 미래인가 디스토피아적 미래인가.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를지 모르겠다. 나도 그 사이 어디 즈음에 걸려 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커다란 모순’ 하나를 안고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구현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현장을 오가며 어마어마한 탄소 배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벤처 ‘키자미테이블’을 창업하고 아프리카 르완다에 매장을 낸 지 1년 반 남짓 됐다. 내게 키자미테이블은 국제개발협력의 연장선에 있다. 소셜벤처라는 방식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루는 것이 내 목표이자 꿈이다. 나 역시 지속가능성의 모순에 빠져 있었는데, 르완다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생활과 경제활동이 무너지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일 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