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혼자 방치된 아동 늘었다

아동 돌봄 공백 실태 외부접촉 줄어들자 온라인 콘텐츠 의존 경제적 어려움 심화로 결식 아동 많아져 올해 3~5월, 아동 학대 신고 건수 감소 코로나로 현장 조사 어려움… 신고 중요 코로나19가 아동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학교나 돌봄센터가 제한적으로 문을 열면서 집에 남겨진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홀로 방치되고, 끼니마저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취약 계층의 경우 돌봄 공백의 그늘은 상대적으로 더 짙다. 지난 9월 14일 인천에서 발생한 화재가 대표적인 사례다. 초등생 형제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고, 동생은 사고 발생 37일 만에 사망했다. 보호자인 엄마는 외출 중이었다. 사건 발생일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날이었다. 돌봄 공백으로 인한 불안과 양육 스트레스가 아동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초등 고학년생 15% ‘나 홀로 아동’ 굿네이버스가 코로나 발생 전후 아동의 상황을 비교 분석한 ’2020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전국 아동 3375명과 보호자 33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일 5일 내내 보호자 없이 지냈다고 응답한 아동의 비율이 ▲미취학 0.5% ▲초등 저학년생 4.5% ▲초등 고학년생 15.5% ▲중학생 22.7% ▲고등학생 29.1% 등으로 나타났다. 아동 연령이 높을수록 보호자 없이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았다. 보호자 없이 지낸 날의 증감을 묻는 문항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증가했다는 응답이 68.1%로 절반을 넘었고, 코로나

‘사각지대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아동

코로나 장기화로 고립 극심 부모는 생계 위해 일터로 육아는커녕 끼니 걱정해야 지역센터 대부분 문 닫아 비영리·소셜벤처가 나서 아이 돌봄이나 먹거리 지원 “노 머니, 노 푸드, 아이엠 베리 헝그리.(돈도, 음식도 없어 너무나 배가 고파요)” 경기 한 지역에서 이주민을 돕는 A씨는 몇 달 전 일을 잊지 못한다. 2~3개월 된 작은 아이를 안은 한 흑인 여성이 “며칠 동안 자신도, 아이도 굶었다”며 센터 문을 두드린 날이다. 미등록 상태로 한국에 사는 그는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임신 중 코로나19가 퍼졌다고 했다. 건장한 이주민 남성도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상황에서 임신한 그에게 일을 주는 곳은 없었다. 이 와중에 출산하면서 수백만원 빚을 지게 돼 갓난아이와 함께 거리로 나앉게 됐다. 그나마 A씨를 찾아오는 경우는 운이 좋은 편이다. 현재 A씨가 돌보는 미등록 아동은 15명가량. 그는 “한 집에 갔더니 다섯 명이 넘는 아이가 불도 안 켠 작은 집에 옹기종기 모여서, 똥오줌을 싼 기저귀와 옷을 그대로 입고선 피부병에 걸려 몸을 벅벅 긁고 있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도 어려운 미등록 아동의 고통이 장기화하고 있다. 돌봐줄 친지가 없어 평상시에도 어려움이 컸던 미등록 이주민의 육아가 이제는 끼니를 걱정하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출신 B씨는 “모텔 청소 일을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일거리가 있을 때만 가서 일을 해주는 식으로 바뀌었다”면서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느라 아이를 볼 시간이 더 없다”고 했다. 이 와중에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더나미 책꽂이] ‘이제 시골’,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 외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 20대 손녀가 치매 걸린 90대 할머니를 돌보며 써내려간 2년의 기록. 취업준비생이라는 이유로 얼떨결에 맡게 된 일이지만, 손녀는 할머니를 돌보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 양갱만 좋아할 줄 알았지만 달디단 마카롱을 좋아하고, 자연과 농사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입체적인 할머니의 모습은 좋은 면만 보여주진 않았다. 할머니는 평생 고된 집안일과 농사로 가족을 돌보면서도 그 가치를 존중받아본 적 없는 피해자면서, 딸과 손녀에게 그 노동을 당연하게 대물림하려는 가해자였다. 가부장제의 피해자라고만 여겼던 엄마도 할머니 돌봄을 거부하는 올케를 비난하는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돌봄으로 얽힌 가부장제의 입체적인 모습을 찬찬히 이해해나간다. 노년 여성의 삶과 돌봄 노동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기록한 훌륭한 구술사. 윤이재 지음, 다다서재, 1만4000원   커밍 업 쇼트 ‘노동 계급 밀레니얼 청년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2030세대의 삶을 연구하는 저자는 청년 100여 명의 인터뷰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의 시작은 “왜 밀레니얼들은 결혼이나 정규직 일자리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성인됨’의 지표들을 가지지 않고 있는가”하는 질문이었다. 혹자는 비혼이나 자유로운 이주, 다양한 일의 방식 등 선택권이 넓어진 탓이라고 했지만, 저자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 노동 계급 청년의 인생 궤적을 추적했더니 타의로 인해 불안정한 삶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인터뷰이들의 목소리를 살려 기록했다. 기댈 곳 없는 청년들은 질병·실업 등의 위험으로 금세 헤어나올 수 없는 불안정한 삶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노력하면 된다’는 신념은 쉽게 무너진다. 저자가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④한국과 아시아의 컬렉티브 임팩트를 이끌 인재 발굴

최근 소셜섹터는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소셜섹터 조직 간 공동 복지를 만드는 등 들어온 인재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도 한창인데, 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나 협력체가 만들어질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단법인 루트임팩트, 임팩트얼라이언스 등이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의 마지막 세션에는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이의헌 점프 대표, 김용근 포스코 기업시민실 리더, 류지은 사회적기업 연구자, 엄윤미 C프로그램 대표(모더레이터)가 참여해 컬렉티브 임팩트 분야를 이끌어갈 리더 발굴에 대한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연사들은 “컬렉티브 임팩트는 조직 간 역할과 문화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 협력에서 시작한다”는 데 동의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다른 조직의 문화나 언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소셜섹터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 교육 프로그램 ‘임팩트 베이스캠프’를 진행한 경험을 들었다. 그는 “소셜섹터의 협력은 각자가 일을 나눈 후 물리적으로 합쳐 결과물을 내는 게 아니라 가치관을 나누는 치열한 토론이 따르는 ‘화학적 협력’”이라면서 “이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자기 관점이 뚜렷하면서도 영리·비영리를 비롯해 여러 조직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경계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엄윤미 C프로그램 대표는 “타조직과 호흡 맞추는 게 쉽지 않지만, 다른 조직에서 일하는 동료와 교류할 수 있는 건 매우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의헌 점프 대표는 “컬렉티브 임팩트 등 새로운 트렌드가 나오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이라고 했다. 이 대표 “임팩트와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③민간 부문 컬렉티브 임팩트 발전 방향

최근 몇 년새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서 단독으로 진행하지 않고 정부나 비영리단체와 협업하는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세 번째 세션에서도 이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세션에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NH농협, CJ대한통운, 캠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민관협력 현장에서 이뤄지는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와 방향에 대해서 토론했다. 사회를 맡은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과  배진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박재민 농협중앙회 국장, 윤한득 CJ대한통운 팀장, 이철용 캠프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박재민 국장은 컬렉티브 임팩트의 현주소에 대해 “한국에 있는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등에서 사회공헌이 필수적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각 단체들의 전문성을 구체화하고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배진희 부장은 “하나의 조직이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MS 역시 사회문제 전문가인 비영리단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컬렉티브 임팩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은 컬렉티브 임팩트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필리핀에서 사회적기업 ‘익팅’을 운영하는 이철용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필리핀의 모든 경제 활동이 멈춘 상황에서 마스크와 방호복을 만들어서 일자리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배경에는 지역민들에게 생산 기술과 마케팅 능력 등을 배양했기 때문”이라며 “컬렉티브 임팩트에서도 사회문제 당사자인 지역민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민 국장은 “협업을 하다 보면 기관끼리 소통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조직 내부에서도 협업의 중요성을 공유해야 컬렉티브 임팩트 생태계가

넥스트임팩트-세션2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②컬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본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

“우리 조직이 선두에서 이끌고, 나머지는 따라온다는 태도를 먼저 버려야 합니다.” 지난 29일 열린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은 컬렉티브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선 타조직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세션의 주제는 ‘컬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본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강에나 AVPN 한국대표부 매니저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했고, 정경선 HGI 의장, 김광욱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최재호 현대자동차 책임매니저, 크리스티 데이비스 싱가포르 경영대학교 리엔 사회혁신센터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각자 경험한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공유하면서 진정성 있는 컬렉티브 임팩트의 필요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정경선 의장은 “‘선두 조직’이라는 개념을 버리자”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이끌고 남이 따라온다는 식의 접근은 협력을 어렵게 한다”며 “비영리와 영리가 협력할 때 각자 자신의 언어와 기준만 고집하는 탓에 같은 언어로 소통하면서도 통역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내 방식에 상대 조직이 맞추기를 강요하지 말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같은 목표를 가진 파트너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성과를 측정해나가면서, 우리 조직이 해당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조직이 맞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호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책임매니저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H-점프스쿨’ 베트남 사례를 들어 파트너에 대한 존중과 정확한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그는 “H-점프스쿨은 현대차가 꾸준히 자동차 판매량 1위인 베트남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사회적기업 점프를 중추

넥스트임팩트-세션1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①컬렉티브 임팩트와 넥스트 노멀 시대

“이제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의 제로섬 게임은 끝났습니다. 기업들은 이 둘을 합친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단기적인 주주 수익뿐 아니라 고객과 협력업체 등 사회 구성원들을 고려하는 사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Next Impact Conference)’의 첫 번째 세션 토론에 나선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가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사회를 맡은 배수현 옐로우독 이사와 에릭 니 SSIR 편집인,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조상미 이화여대 교수,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는 컬렉티브 임팩트 현황과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의 컬렉티브 임팩트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먼저 조상미 교수는 학제간 컬렉티브 임팩트를 설명했다. 그는 “이화여대에서 진행 중인 학제간 컬렉티브 임팩트 프로그램에는 15개 학과 20여 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며 “여러 학문을 융합해 환경, 의학 분야 등의 문제를 해결할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서상목 회장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도 정부와 의료진, 시민이 협력한 모습에서 컬렉티브 임팩트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면서 “기후문제나 소득불평등문제 등 다른 사회문제 해결에도 성공적인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에릭 니 편집인은 글로벌 컬렉티브 임팩트의 예시로 ‘스트라이브 투게더(Strive Together)’를 들었다. 스트라이브 투게더는 미국 공교육 회복을 위해 지역 커뮤니티가 연합한 네트워크 조직이다. 그는 “스트라이브 투게더는 컬렉티브 임팩트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전인 2006년에 탄생했다”며 “초기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NPO와 대학교, 정부 등 지역

“협력 넘어 컬렉티브 임팩트로”…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개최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Next Impact Conference)’가 오늘(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렸다.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는 국내외 임팩트 생태계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행사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발간하는 사회혁신 전문 매거진 SSIR(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한양대학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개발협력학회가 후원했다. 콘퍼런스의 주제는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사회문제 해결이나 혁신을 목표로 정부, 지자체, 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힘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행사는 ▲글로벌·학제간 컬렉티브 임팩트 현황 진단 ▲컬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본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민관협력 분야에서의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 공유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의 컬렉티브 임팩트 인재 육성 전략 등 총 4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에릭 니 SSIR 편집인,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연사와 패널들이 모여 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 사례를 나누고 향후 전망을 논의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에릭 니 SSIR 편집인은 “컬렉티브 임팩트는 SSIR 독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내는 분야”라면서도 “단순히 여러 조직이 협력하는 것을 모두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컬렉티브 임팩트의 다섯 가지 조건으로 ▲공동의 목표 설정 ▲합의된 측정 시스템 ▲협력 조직이 서로의 활동을 강화·독려하는 환경 마련 ▲지속적인 소통 ▲협업을 지원하는 중추 조직 등을 내세웠다. 그는 “여기에 지역사회 구성원까지 논의 주체로 포함해야 지속가능한 컬렉티브 임팩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배리어프리 자막 제작사 ‘오롯‘과 협업

지난달 15일 열린 ‘제4회 사회공헌 파트너 매칭데이’의 협력 사례가 나왔다. 매칭데이는 사회공헌 파트너를 찾는 기업과 비영리·사회적 경제조직 간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배리어프리 영화 자막을 제작하는 ‘오롯’은 최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 19일부터 임직원 자원봉사 형태로 청각장애인들의 영화관람권을 보장하기 위한 배리어프리 자막에 참여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자막은 대사로 채워지는 일반적인 자막과 달리 영상 속 효과음이나 배경음악까지 모두 글로 표현해야 한다. 이를테면 창 밖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장면에서 ‘거센 빗소리’라고 표현하고, 배우들의 얕은 한숨 소리도 ‘OO의 한숨’ 등으로 담아낸다. 최인혜 오롯 대표는 “자막을 입력하고 난 뒤에 장면과 자막의 싱크를 맞추고 오류를 수정하는 검수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한 달 평균 3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오롯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협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롯의 교육 영상을 시청한 임직원 37명이 타이핑·싱크 작업을 맡고, 오롯이 결과물을 검수하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코로나19에 영향받지 않고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를 즐기면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 임직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river@chosun.com

“낡은 법제도 개선으로 생협 날개달자”…아이쿱·한살림 등 5대 생협 ‘생협법개정추진위’ 발족

국내 5대 생협이 생협법개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발족하고 생협의 활성화를 위한 생협법 15대 개정과제를 발표했다. 26일 아이쿱생협연합회, 두레생협연합회, 한국대학생협연합회, 한살림생협연합회, 행복중심연합회로 구성된 추진위는 서울 영등포구 아이쿱생협 신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동의 경제’라는 가치를 내건 생협은 지난해 총 매출 1조3803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을 이뤘지만, 더 많은 활동을 하는 데 낡은 법제도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라면서 “개선이 시급한 법제도 개정 입법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선언문을 통해 “지난 2010년부터 생협 관계자들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담 인력 배치와 민간 거버넌스 확립, 시행령 제정 등을 요구해왔으나 전혀 진전이 없었다”면서 “지난 2016년 생협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으나 정무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생협 제도 개선은 이렇다 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추진위 발족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추진위가 내건 15대 개정과제는 크게 ▲생협 정체성 강화 ▲조직 생태계 기반 조성 ▲금융 생태계 기반 조성 ▲정책 환경 조성 ▲생협 운영 개선 등 다섯 가지로 구분됐다. 세부적인 개정안으로는 ‘독점규제법 예외 조항 명문화’ ‘생협을 비영리조직으로 일원화할 것’ ‘비조합원의 생협 이용금지 규정 철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로 주무부처 이관’  ‘생협 운영의 자율성 및 정관에 따른 자치 권한 확대’ ‘학교 생협의 임직원 겸직 허용’ 등이 제시됐다. 박인자 아이쿱생협 회장은 “협동과 상생이라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강화하면서, 생협의 활동을 어렵게 하는 여러 제도적 문제를 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축사 연사로 참여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생협 현장의 움직임과 제도

[2020 국감] 部處 장애인 의무 고용, 아동 학대 기준 등 거론

2020 국정감사 공익 분야 브리핑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지난 7일 시작됐다. 더나은미래는 ‘2020 국정감사’에서 나온 이슈 중 공익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다.  1   정부 부처 7곳, 장애인 의무 고용률 ‘미달’ 교육부 등 7개 정부 부처가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정안전위원회의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산림청(3.3%) ▲검찰청(3.19%) ▲해양경찰청(3.14%) ▲국무조정실(2.87%) ▲소방청(2.86%) ▲국방부(2.41%) ▲교육부(2.27%) 등 장애인 의무 고용률 미달 기관을 공개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소속 공무원 정원의 3.4%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2   사회적기업, 3년간 정부 지원금 23억원 부정 수급 일부 사회적기업이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지원금 23억원을 부정하게 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노동위원회의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지난 3년간 사회적기업 71곳이 지원금 23억원을 부정 수급한 사례를 적발했지만, 환수율은 35.2%(8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부정 수급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원금 신청서·증빙서류 허위 작성’이 11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정 참여’ 9억6000만원, ‘목적 외 사용’ 3000만원 순이었다. 3   아동 학대 판단, 기관마다 ‘고무줄 잣대’ 아동 학대 판단 비율이 아동보호전문기관마다 들쭉날쭉해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전국 67개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 학대 건수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 평택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신고 399건 중 355건(89%)을, 서울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564건 중 260건(46.1%)만 아동 학대로 판단했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명확한 지침 없이 기관마다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4   ‘해외 석탄발전사업 중단해야’ 질타 이어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금 아이디어에 캠페인 이름까지… 비영리 업계 도넘은 베끼기

최근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온 ‘열여덟 어른’ 캠페인 때문이다. 열여덟 어른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을 나와 혼자 살아야 하는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게 되면서 똑같은 캠페인명을 내걸고 모금하는 단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열여덟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단체는 대략 5곳.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보호 종료 아동 문제가 관심을 받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재단에서 공들여 만든 캠페인 이름을 상의 없이 가져다 쓰는 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성공한 모금명이나 기획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하는 건 비영리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5년 차 비영리단체 활동가 A씨는 “비영리가 대체로 영세하니 서로 참고하며 돕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0년 차 활동가 B씨도 “모금 캠페인은 특정 사회문제에 대해 알리는 ‘옹호’ 측면도 있기 때문에 비슷한 사업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문제는 다른 단체의 모델을 참고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베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모금 전략이나 슬로건은 단체의 철학과 현장 사업 역량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면서 “남의 기획을 베껴서라도 모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단체들은 대체로 사업 내용보다 모금을 더 중요하게 여기거나 사업을 수행할 역량도 부족하다”고 했다. 다른 단체들의 성공한 캠페인만 골라 모금 활동을 하는 단체까지 생기면서 활동가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호 종료 아동 지원, 생리대 지원 등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