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만난홍선욱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는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른 국가들과의 네트워킹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션은 매주 해양쓰레기 관련 논문을 다루는 세미나를 열고 매달 한번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NGO까지 참여하는 국제 세미나로 진행한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해양쓰레기 문제,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먼저…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합니다”

[인터뷰] 홍선욱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바다에 떠있는 하얀 스티로폼 부표 하나가 ‘미세플라스틱 공장’이나 다름없어요. 햇볕과 바닷물에 부식되면서 수조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양산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해안에 이 미세플라스틱 공장이 5000만개가 넘게 있었지만,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어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한 분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의 홍선욱(56) 대표가 말했다. 오션은 ‘연구하는 NGO’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해양쓰레기 문제에 접근한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15년 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국내 양식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티로폼 부표가 심각한 해양오염을 일으킨다는 걸 처음 밝힌 것도 오션이었다. 2008년부터 2년간 해양쓰레기를 모니터링해 얼마나 많은 양의 스티로폼 부표가 사용되는지, 생태계와 인체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지 등을 알아내 정책을 바꾸기 위해 뛰었다. 오션의 노력으로 바다에 떠 있는 스티로폼 부표는 10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올해 11월부터는 국내 양식장을 포함한 모든 어장에서 스티로폼 부표의 신규 설치가 금지된다. 올해는 오션에게도 특별한 해다. 그동안 펼쳐온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사업 등을 바탕으로 임팩트를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해양쓰레기를 10분의 1로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와 시민 누구나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제작에 나선다. 지난 13일 홍 대표와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국내에서 해양쓰레기 문제가 주목받지 않을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해양폐기물 연구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해양쓰레기 문제를 알게 됐다. 그해 9월 전 세계에서 동시에 열리는 국제 연안 정화(ICC)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WWF는 세계 100여 국 3500만명의 서포터즈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 비영리 자연보전기관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홍정욱 WWF한국본부 이사장은 “기후위기와 생물 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한 WWF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한국본부가 기여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아직도 기후위기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

[인터뷰] 홍정욱 WWF한국본부 이사장 단정한 슈트 차림에 정돈된 헤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뜻밖의 소품 하나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지난달 23일, 홍정욱(53) WWF한국본부 이사장이 판다(Panda)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인터뷰 자리에 나타났다. “판다는 WWF를 상징하는 캐릭터예요. 이건 종이로 만든 판다 인형인데 당시 야생에 존재하던 판다 개체 수와 동일하게 1600개가 제작됐다고 해요. 지금은 개체 수가 많이 늘었다고 하니 다행이죠.” WWF는 세계 100여 국 3500만명의 서포터즈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 비영리 자연보전기관이다. 홍정욱 이사장은 WWF 후원자로 시작해 2017년 이사직을 맡았고 지난해 8월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번이 이사장으로서 첫 공식 인터뷰다. 처음 만난 기후변화 ―WWF와 인연이 꽤 깊네요. “2012년에 국회의원 관두고 다시 경영자로 복귀했을 때 WWF를 알게 됐어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던 시기였는데 2014년에 WWF 한국본부가 생긴다는 거예요. 당시엔 국내 환경 단체들이 다소 전투적이고 이념적인 경향이 있었어요. WWF는 ‘투게더 파서블(Together Possible)’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참 좋았어요. ‘지구를 공유하는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헤쳐나가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철학에 매료돼 후원을 시작했어요.”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글로벌에서는 WWF의 위상이 상당히 높죠. “설립된 지 60년이 넘은 기관이고 본부는 스위스에 있어요. 영향력으로 치면 환경 분야 NGO 중에 압도적인 1위죠. 영향력이라는 건 결국 국제사회의 환경 어젠다를 WWF가 이끌고 있다는 뜻이에요. 1980년대에는 UNEP(유엔환경계획) 등과 함께 세계보전전략(World Conservation Strategy)을 만들었고, 1990년대에는 생물다양성협약, 기후변화협약 등 세계적인 환경 관련 협약의

지난 8일 풀무원의 여성 사외이사 3인을 만나 '여성이사 할당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맨 왼쪽부터 심수옥·이경미·이지윤 이사.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여성이사 셋이 모이면 ‘거버넌스’가 바뀐다

[풀무원 여성이사 3인 인터뷰] 상장사 여성이사 비율중국·일본보다 낮아 풀무원 여성이사들젠더 관점 질문으로여성임원 비율 높여 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여성이사 할당제’의 영향이다. 여성이사 할당제는 자산 2조가 넘는 상장 기업이 이사회를 특정 성별(性別)로만 구성할 수 없게 하는 제도다. 기존의 이사회가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여성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법으로 정한 것이다. 법 시행 이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사회 규모와 상관없이 여성 사외이사를 1명만 선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법적 요건만 겨우 충족시킨 ‘구색 맞추기’라는 비난도 나온다. 여성 사외이사를 3명이나 보유한 풀무원이 특이한 케이스로 꼽히는 이유다. 이사회에 들어간 여성이사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을까. 여성이사 할당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지난 8일 이경미(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심수옥(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이지윤(플레시먼힐러드 상임고문) 등 풀무원 여성이사 3인에게 물었다. ―여성이사 할당제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심수옥=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아쉬움이 있다. 작년 6월에 EU 의회가 대단한 결정을 하나 했다. 27개 전 회원국을 대상으로 여성이사 40% 할당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전년도에 법안을 상정하면서 9개국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굉장히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양성평등 면에서 발전이 있었다. 여성 경영진 비율이 높아졌고, 시행하지 않은 기업들보다 재무적 성과도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확대 시행을 하게 된 것이다. 2021년 기준 국내 상장사의 여성이사 비율이 8.7%로 나타났는데, 가장 낮은 축에

지난 10일 만난 유승규(왼쪽) 안무서운회사 대표와 고립 경험 당사자 안윤승씨. 안무서운회사는 고립청년들이 단계적으로 사회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종연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세상이 무서운 은둔형 외톨이 위해 ‘안무서운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고립 당사자들의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두려움’이에요. 세상이 무서운 거죠. 방 밖에서 이들을 맞아 줄 ‘안 무서운 집단’이 필요해요. 그런 회사가 되자는 뜻에서 이름을 ‘안무서운회사’로 지었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주택가에 위치한 안무서운회사를 찾았다. 이름은 ‘회사’지만, 사무실은 여느 회사들과 다른 가정집 형태였다. 안무서운회사는 방 세 개가 딸린 주택 두 채를 셰어하우스로 운영한다. 고립 생활을 하던 청년들이 함께 지내며 다시 세상과 관계를 맺는 연습을 하는 공간이다. 지난 2월부터 12월까지 10여 명의 고립청년이 생활하다가 퇴소했다. 이날 셰어하우스는 오는 3월 새 가족을 맞기 위해 재정비 중이었다. 유승규(30) 안무서운회사 대표와 고립 경험 청년 안윤승(22)씨가 취재진을 맞았다. 유승규 대표는 20대 절반을 집에서 은둔하면서 보냈다. 20살 때부터 3년, 군대 제대 후 2년을 방에만 있었다. 그러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청년을 지원하는 일본 비영리단체 ‘K2’ 자립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다시 사회로 나왔다. 2021년 12월 K2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두 달 후 K2에서 만난 친구 4명과 함께 안무서운회사를 만들었다. 안윤승씨는 20살 때 6개월 동안 고립 생활을 하다가 K2에서 유 대표를 만나 3년째 함께 지내고 있다.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는 나이 ‘스무살’ 지난 1월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집에서 6개월 이상 은둔 생활을 한 만 19~39세 청년은 지난해 기준 전국에 6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 대표는 “국내에 고립청년이 점점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사람들 앞에 잘 나서려고 하지 않는 고립청년 특성상

중앙사회서비스원을 맡은 조상미 초대 원장은 "민간 기업과 비영리단체, 대학, 병원 등 다양한 주체들의 사회 공헌 활동을 엮어 사회 서비스 규모를 키우고 민관 협력의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 “온 국민이 사회서비스 누려야 진정한 복지국가”

“올해 복지 예산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국민 체감도는 낮습니다. 사회서비스 대부분이 취약 계층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사회서비스는 모든 국민을 위한 제도입니다. 국민 삶의 불편을 해결하는 게 사회서비스의 본질이고,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해요. 그게 진정한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은 지난해 8월 초대 원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되던 사회서비스원을 지원하고,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위탁 관리했던 사회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올해를 ‘사회서비스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조 원장을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중앙사회서비스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사회서비스를 취약 계층 넘어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혁신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기존 사회서비스 사업과 사회복지조직, 비영리단체, 민간 기업 등에서 개별적으로 해오던 활동들을 연계해 전체 규모를 키우는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복지국가로 가는 길 ―사회서비스는 본래 취약 계층 대상 아닌가? “사회복지의 큰 축은 사회보험, 공적부조, 사회서비스로 구분된다. 사회보험은 익히 아는 4대 보험이고, 공적부조는 취약 계층에게 주는 기초생활 수급 같은 현금 지원이다. 이와 달리 사회서비스는 도움이 필요한 모든 국민에게 복지, 보건, 교육, 고용, 주거,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제공하는 개별 서비스를 말한다. 흔히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협소한 해석이다. 사회문제를 완화하거나 국민이 불편을 느끼는 것들을 편하게 해주는 모든 것을 사회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김종연 C영상미디어 기자
튀르키예·시리아 성금 모금, 기부자가 알아야 할 것은?

2월 6일(현지 시각) 발생한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시리아를 돕기 위한 재난 성금 모금이 한창이다. 정부와 국민, 모금 단체가 힘을 합쳐 성금 모금과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협력하고 있지만 잘못된 정보로 종종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재난 성금에 관해 기부자가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을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에게 물었다. ―모금은 누가 할 수 있나요? “1000만원 이상 모금하려는 단체나 개인은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해야 합니다. 1365기부포털(www.nanumkorea.go.kr)에서 모집 등록하면 보통 20일이 걸리는데, ‘튀르키예·시리아 성금’은 신청 후 1일 이내 신속 처리됩니다. 등록 없이 모금할 경우, 기부금품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집 등록 문의는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044-205-3183)와 서울시 시민협력과(02-2133-6327) 등 관할 지자체로 하면 됩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구호 기부는 어디에 하면 좋을까요? “모집 등록을 마친 단체에 기부하는 게 안전하며 그중에서도 ‘해외 재난구호사업’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단체, 성금 사용 및 전달 계획이 있는 단체를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대표적 기부금품 모집 등록 단체로는 ▲국경없는의사회 ▲굿네이버스인터내셔날 ▲대한적십자사 ▲대한구세군유지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옥스팜코리아 ▲월드비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컨선월드와이드 ▲플랜한국위원회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가나다순) 등이 있습니다. 모집 등록 확인은 1365기부포털 (nanumkorea.go.kr)에서 가능합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성금은 어떻게 사용되나요? “국제 구호 단체로 모인 성금은 각 단체의 국제 본부를 통해 현지에 전달됩니다. 성금은 주로 피해자 및 피해 지역 지원, 구호 활동, 심리 치료 지원, 재난 복구 등에 사용되며 지원 기간은 단기적으로 수개월에서 1년까지, 중장기 지원은 2~10년까지 걸립니다.”

지난 8일 만난 정영일 이랜드재단 대표는 "가정밖청소년을 돕는 단체들이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정영일 이랜드재단 대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집, 그리고 곁에 있어줄 어른”

사각지대 가정밖청소년‘플랫폼’ 구축해 지원 청소년 직접 돕는 대신‘돕는 기관’ 발굴해 서포트 아이들이 위태롭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갈 곳은 뻔하다. 제약이 많은 ‘쉼터’ 대신 거리로 나선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기로 한다. 쉽게 돈을 벌 방법이 참 많다. 도박, 성매매, 마약 배달 등 각종 범죄가 아이들을 유혹한다. 이랜드재단이 ‘가정밖청소년’을 돕는 사업을 시작한다. 가정밖청소년을 재단의 핵심 사업 분야로 선언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공표했다. 당사자를 직접 돕는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을 돕는 기관’을 찾아내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8일 만난 정영일(60) 이랜드재단 대표는 “위기에 빠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작은 단체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면서 “단체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메워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정밖청소년은 일반적으로 민간 기업에서는 지원을 꺼리는 영역이죠. “가출 청소년, 비행 청소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에요. 성과가 안 나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사고 안 치고 평범하게 살게 됐다는 것 정도가 가정밖청소년 사업의 성과니까 자랑하기도 애매하죠. 사실은 그래서 시작한 겁니다. 성과 안 나는 일, 남들이 안 하는 일이라 우리가 하기로 했어요. 그게 이랜드재단이 일하는 방식이니까요.” ―어떤 방식인가요. “재단이 설립된 게 1991년입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께서 재단을 설립하면서 ‘이 시대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서 도우라’는 미션을 주셨어요.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진짜 사각지대를 찾아 돕는 일에 몰두하라고 하셨죠. 이런 철학에 따라 30여 년간 위기 가정에 주거비, 치료비, 생계비,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김근호 리코 대표는 "폐기물 시장에서 순환경제를 만드는 '리소스 커넥터(Resource Connector)'가 되고 싶어 리코를 설립했다"면서 "디지털 전환(DT)를 통해 폐기물 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음식물쓰레기, 아는 만큼 줄인다”…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데이터로 관리

[인터뷰] 김근호 리코 대표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평균 1만3221t에 이른다. 외식산업, 소매업, 개별 가정 등에서 음식물 폐기물은 필연적으로 발생하지만, 처리가 까다로워 ‘골칫덩어리’로 불린다. 발생 규모도 상당하지만, 폐플라스틱·폐지 등과는 달리 악취 등의 문제로 수거와 운반도 까다롭다. 스타트업 ‘리코(Reco)’는 기피산업으로 분류되는 음식물 폐기물 시장에 지난 2018년 뛰어들었다. 기업 대상으로 업장에서 나온 폐기물의 양과 처리비용, 처리과정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폐기물 관리 서비스 ‘업박스(UpBox)’를 제공한다. 그간 음식물 폐기물 분야는 환경부 차원에서 집계한 총량만 있을 뿐 개별 사업장의 데이터는 없었다. 그렇다보니 폐기물 업체가 기업에 처리비용을 청구할 때 실제 배출량보다 더 많은 비용을 책정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리코는 업박스 서비스를 통해 기업에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 처리비용, 배출된 폐기물의 재활용률, 저감된 탄소배출량 등을 제공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서울오피스에서 만난 김근호(40) 리코 대표는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은 배출량과 비례한 처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1년새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을 평균 15%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리코의 핵심 서비스 ‘업박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쉽게 말해 폐기물 밸류체인 전체를 관리하는 통합 서비스 플랫폼이다. 기업이 폐기물을 배출하면 이를 수거해 운반하고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의 폐기물 업체들은 수거·운반이나 처리를 담당한다. 업박스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폐기물 배출량, 환경영향성 등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폐기물 관리에 데이터를 도입한 것이다. 또 각 사업장에 맞는 폐기물 처리 공정을 제안하기도 한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고 싶은 업장에는 가장 저렴한 업체를 연결하고, 재활용률을

브라이트 시테미 멘탈360 대표는 “케냐 정부가 한해 보건 예산 중에 정신건강에 배정하는 비율은 0.01%에 불과하다”라며 “경제 성장도 사람들이 건강해야 가능한 것이고 건강 문제는 정신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멘탈360
아프리카서 청년 5만명 정신건강 돌봤더니… 구글·페이스북도 주목하더라

[인터뷰] 브라이트 시테미 멘탈360 대표 케냐 자살률 지난 10년간 2배 폭증사회적기업 세워 5만명 정신건강 관리페이스북·구글 지원으로 앱 개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아프리카에 자살 경보를 내렸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살률 상위 10위권 국가 가운데 6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한국(12위)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아프리카의 높은 자살률 원인은 전 세계적 현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이 죽음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전문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정신과 의사 수는 인구 50만명당 1명으로 매우 적다. WHO 권고치의 100분의 1 수준이다. “동아프리카 지역을 볼까요? 1억7000만여 명 인구를 정신과 의사 100명이 책임집니다. 그마저도 대부분 경제적으로 성장한 케냐 나이로비에 몰려 있어요. 정신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낮을 뿐더러 부유한 사람들만 진료나 치료를 받는 상황입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더나은미래와 화상회의로 만난 브라이트 시테미 멘탈360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멘탈360은 2018년 케냐에 설립된 정신건강 관리 사회적기업이다. 이듬해 한국의 비영리단체 아프리카인사이트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됐다. 이후 페이스북과 구글로부터 자금과 기술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 아프리카는 정신건강 사각지대다.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가 당면한 과제인 물질적 빈곤을 해결하면 정신건강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는 인식 탓이다. WHO에 따르면 케냐의 자살률은 지난 10년 새 2배 증가했고 병원을 찾는 환자의 약 40%는 정신질환, 불안감, 우울증, 중독 문제 등을 겪고 있다. 특히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비교적 경제적으로 성장한 케냐마저도 정신건강 관련 병원도,

박태숙씨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에서 작은 동네책방 '책방카페 바이허니'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 아지트된 동네책방… ‘책세권’ 만듭니다”

[인터뷰] 박태숙 바이허니 대표 ‘동네책방 2곳 중 1곳은 개업 2년 안에 망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도는 말이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난 소규모 서점들은 나름의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책방카페 바이허니’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주민들의 아지트다. 매일 주민 10~20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입소문을 듣고 타지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지만, 단골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바이허니에서 독서 모임, 인문학 교실,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동네 주민들은 바이허니에 모여 협동조합·소모임 등을 꾸리고 활동을 기획, 실현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바이허니의 책방지기 박태숙(58)씨는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다. 박씨는 “은퇴를 하고 나면 책방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갑작스레 받게 된 뇌수술로 그 계획이 조금 앞당겨졌다”라며 “27년간 국어교사로 일하며 쏟은 열정과 애정을 이제는 책방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박태숙씨를 화상회의로 만났다. 그는 화상회의를 하는 도중에 종종 핸드폰 화면을 들어 책방과 그가 좋아하는 책들을 소개했다. 작은 화면을 통해 본 책방에는 책방지기의 색깔이 짙게 묻어있었다. 논밭 옆 작은 동네책방 -대형서점에 진열된 베스트셀러들이 바이허니에는 없는 것 같은데요.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요(웃음). 사실 없을 때가 더 많죠. 동네책방에 진열되는 책은 오로지 책방지기의 취향대로 선정되니깐요. 과학, 예술, 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인문에 관심이 많다보니 바이허니에는 문학 작품이 많은 편이에요. 책방 한 켠에는 울산의 지역작가들의

12일 만난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은 "CTS 선발 경쟁률은 평균 5대1 수준이고, 사업 분야도 보건·교육·수자원·에너지·농촌개발·교통·공공정책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성남=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스타트업 ‘데스밸리’, 개발협력으로 넘는다

[인터뷰]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 “개발도상국 지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멈추면 안됩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죠. 동시에 불황으로 투자 혹한기를 맞은 스타트업의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원할 필요도 습니다. 이렇게 공적개발원조(ODA)와 스타트업 지원을 동시에 하는 게 바로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12일 경기 성남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은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개도국의 사회문제를 국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은 CTS는 예비창업가 교육(Seed 0)부터 기술 개발 단계(Seed 1), 사업화 단계(Seed 2) 등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고 개도국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코이카 사업이다. 그간 CTS를 통해 에누마, 닷, 트리플래닛 등 여러 소셜벤처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질병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뷰노’와 ‘노을’은 코이카 지원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코이카는 올해부터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현지 사업 안착을 지원하는 Seed 3를 신설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원 약정 100건 돌파 -벌써 8년째다.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년간 지원 약정 103건을 체결했고, 사업에 돌입한 건수를 따지면 93건이다. 지금까지 CTS 출신 기업들의 외부 투자 유치액은 500억원을 넘고, 일자리 창출 성과는 1000명 정도된다. 지원을 받아 등록한 특허만 200건이 넘는다. 성과가 쌓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CTS를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는 판단이다. 올해 사업 규모를 확장해 더 많은 기업들이 개발협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CTS 출신 기업 중에

임찬양 노을 대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22년간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더 많은 인류가 건강할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이 있었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용인=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말라리아 진단, 실험실 없이 10분 만에 가능합니다”

[인터뷰] 임찬양 노을 대표 말라리아는 세계적인 퇴치 노력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감염 질환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2월 발표한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World Malaria Report) 2022’에 따르면, 2021년 한해에만 84개국에서 약 2억4700만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61만9000명이다. 특히 말라리아 발병의 95%는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가 있고, 최근 백신도 나왔지만 감염 환자는 쉽게 줄지 않는다. 원인은 진단의 어려움이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노을’은 혈액으로 질병을 빠르게 진단하는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에 7㎛(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적혈구 수만개를 현미경으로 일일이 분석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느라 보낸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노을은 이러한 작업을 AI 기술로 대체하면서 말라리아 진단을 전문 인력 없이도 약 10분 만에 간편하게 또 값싸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3일 경기 용인에 있는 노을 본사에서 만난 임찬양 대표는 “의료 시장은 데이터, 기술검증 등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한데 질병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을 통해 5167건 이상의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라며 “현재 20개 기관과 글로벌 임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 진단키트로 말라리아 퇴치 앞당긴다 노을의 개발도상국 진출은 2015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CTS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SEED1과 SEED2사업을 통해 캄보디아와 아프리카 말라위 지역에서 진단 플랫폼 사업을 정착시켰다. 현재는 나이지리아, 가나, 캄보디아 등 13개 국가에 진출했다. 지난해 3월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말라리아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질병이 아니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감염자 중